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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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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욕망의 천지" 김장혁 저(2-2) 댓글:  조회:2156  추천:2  2013-11-15
제5장 조왕돌의 모험기 금별 대통령의 집에는 금이야 옥이야 하는 보배 아들 조왕돌이 태어났어요. 금별 대통령은 조왕돌을 낳기 전에 이런 태몽을 꾸었대요. 금별 대통령의 아버지 김지학 박사가 시퍼런 작두를 갈아 가지고 왔더래요. 대통령의 부인 김사랑은 만장굴 앞마당에 얼룩 호랑이가 와서 따웅 하고 울더래요. 그래서 놀라 깨어보니 배 속에 조왕돌이 세상에 나오자고 꿈틀거리더니 발버둥질 치더래요. 조왕돌이 태어나자 사랑은 본가 집 어머니 말대로 시퍼런 칼과 함께 함지에 담아 부엌간 덕대에 올려놓았지요. 조왕돌의 외할머니 말에 의하면 조왕돌을 그렇게 하면 그에게 달려드는 병마를 시퍼런 칼로 막을 수 있는가 하면 덕대에 올려놓은 조왕돌은 만 사람이 우러러 보는 큰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했어요. 그런데 조왕돌은 자라면서 먹고 컴퓨터나 로봇을 가지고 노는 데는 악돌이고 공부하는 데는 배돌이 아니겠어요. 그는 로봇을 가지고 놀라치면 신이 나서 삭은 이발이 다 드러나게 만면춘풍이었어요. 사랑은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놈이 시누이 금붕어와 클론바우네 아들 클론바우 18세나 허수아와 림해자의 딸 허선영보다도 공부를 하지 못할까봐 아들을 구박하면서 공부를 하라고 득달했지만요. 금별 대통령은 로봇을 가지고 노는 것도 공부라고 하면서 조왕돌을 놀고 싶으면 마음대로 놀라고 했어요. 그는 인종을 개량해야 한다는 금붕어의 관점과 달랐어요. 어디까지나 과학을 발전시켜 사람들이 선진적인 과학기계를 만들어 자연을 정복하고 지구촌의 악마들을 정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이죠. 하여 조왕돌을 마음껏 로봇이나 컴퓨터, 스마트폰을 가지고 게임을 놀아도 된다고 했어요. 조왕돌 건반을 누르자 우주비행선로봇이 항공모함에서 하늘로 날아올랐어요. “야호!” 조왕돌은 사기 나서 로봇우주비행선을 몰고 구름을 뚫고 별들이 반짝이는 태공으로 높이 치솟아 올라만 갔어요. 그런데 로봇우주비행선 앞에 괴상한 얼룩 뱀 비행물이 나타났어요. “사격!” 조왕돌이 줄포건반을 누르자 줄 포탄이 날아갔어요. 얼룩 뱀들은 날아와 조왕돌의 우주비행선을 땔땔 감고 태공에서 내리 뿌리려고 했어요. 조왕돌은 감전건반을 눌렀어요. 순간 로봇우주비행선은 시퍼런 불티가 번쩍이더니 얼룩 뱀 비행물은 비명을 지르더니 태공에서 아래로 떨어져 내려가지 않겠어요. 그런데 이번엔 독수리비행선이 날아왔어요. 줄 포탄을 쏘았지만 그 독수리비행선은 교묘하게 피하더니 이쪽에 맞불질을 했어요. 우주비행선로봇에 불이 확 일었어요. 로봇우주비행선이 태공에서 아래로 떨어져 내려갔어요. “이걸 어쩌지?” 이때 독수리비행선이 날아왔어요. 독수리비행선에서 대머리 서양인이 나타나더니 불이 붙는 우주비행선로봇에서 조왕돌을 빼내 독수리비행선에 싣는 것이 아니겠어요. “당신은 누군가요?” “난 크롱 박사야.” “어느 나라 사람인가요?” “노르망디 사람이야. 난 네 아버지 금별 대통령의 수하에서 클론기술로 숱한 클론바우를 재생시켰던 거야.” “오. 그럼 우리 아빠도 내가 지금 사고를 친 거 알겠구먼요.” “그래, 날 파견해 널 구한 거야.” 그런데 독수리우주비행선은 코치아 쪽을 벗어나 서쪽으로 날아가는 것이 아니겠어요. “아니, 어디로 가는 건가요?” “가 보면 알아.” 독수리우주비행선에 앉아 몇 시간을 달린 후 이젠 파도가 출렁이던 검 푸르른 바다는 보이지 않고 별들이 총총 내려앉은 것 같은 불야성이 보였어요. 독수리우주비행선은 비행장에 서서히 내렸어요. 조왕돌이 우주비행선에서 내리자 노랗고 파란 눈들이 판들거리면서 이상한 눈길을 보냈어요. 허나 그는 공포감을 억지로 털어버리면서 크롱 박사의 마차에 올랐어요. “어째 승용차를 두고 마차를 타는가요?” 대머리에 난 땀을 살진 손으로 닦으면서 “환경오염을 줄이려고 그래. 사람마다 승용차를 타지 않으면 그만큼 온실가스가 적게 배출될 거 아니야?”라고 했어요. 조왕돌은 일리가 있다고 여겨 머리를 끄덕였어요. 때는 동녘이 희붐히 밝아오는 때어서 딸까닥딸까닥 절주 맞게 달려가는 마차에 앉아서 뾰족하고 높다랗게 치솟은 서양식 건축물이 신화처럼 보였어요. 진짜 잉글랜드 여왕이 탄 금빛마차를 탄 기분이었어요. 한참 후 마차는 별장 같은 집 앞에 가 멈춰 섰어요. 저쪽에서 갑자기 숱한 노랑머리와 깜둥이들이 쓸어 달려왔어요. “톰, 이후에 이 애와 싸우지 말고 잘 놀아야 해.” 크롱박사의 말에 제일 큰 깜둥이가 “예쓰(예)” 하고 대답하면서 벌건 입술 속에서 허연 이발이 드러나게 씨물 웃어보였어요. 크롱박사는 한시름을 놓더니 한쪽에 오도카니 서있는 조왕돌을 데리고 집안에 들어갔어요. 그는 주사기로 조왕돌의 팔에서 뭔가 뽑아가지고 지하실험실로 들어갔어요. 한참 후 손벽 소리와 함께 글쎄 조왕돌과 심통히 똑 같이 생긴 애가 지하실에서 걸어 나와 조왕돌을 보고 쌔물쌔물 웃는 것이 아니겠어요. “아니, 넌 누구냐?” 그 애가 말하기도 전에 크롱박사가 소개했어요. “이 앤 너를 클론기술로 복제해 만든 조왕돌 1호다.” “예?” 조왕돌은 눈이 똥그래졌어요. 그는 그 애 손을 정답게 잡으면서 물었어요. “그럼 이 애는 내 동생인가요?” “아들도 동생도 아니야, 그저 조왕돌 1호라고 부르자꾸나.” “조왕돌 1호야!” 조왕돌은 조왕돌 1호를 꼭 껴안았어요. 크롱박사는 조왕돌의 눈과 귀에 미형시청각전자뇌를 장치하고 크롱박사의 컴퓨터와 무선으로 연결해놓았어요. 그리고 그 전자뇌에 조왕돌의 부모와 학교 사생들의 정황을 상세히 입력해놓았어요. 이른 아침이 되자 크롱박사와 조왕돌은 조왕돌 1호를 우주비행선로봇에 앉혀 집에 돌려보냈어요. 조왕돌1호에게 장치한 시청각전자뇌를 통해 수시로 감시하고 지령을 보냈어요. 크롱박사의 집 컴퓨터 형광판에는 조왕돌 1호가 탄 우주비행선로봇이 푸르른 바다 위로 날아 어느 새 조왕돌의 집인 만장굴 앞 우주비행장에 서서히 날아 내리는 것이 보였어요. 금별 대통령과 부인 사랑이 직접 자외선방지 우산을 쓰고 우주비행장에 마중 나왔어요. 사랑은 우주비행선로봇에서 내린 조왕돌1호의 머리위에 우산을 펼쳐 들어주면서 “얘야, 어디로 갔다가 이제야 돌아왔니?” 하고 물었어요. 조왕돌1호는 능청스레 금별 대통령을 쳐다보면서 희죽이 웃었어요. “아빠가 다 알면서도 왜 그래요?” 금별 대통령은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아니야, 네가 우주비행선로봇에 앉아 태공에 올라가 놀다가 불이 달린 건 알아. 그롱박사가 널 우주비행선에 구해 간 거도 알아. 하지만 네가 어데 갔는지는 몰라.” 보아하니 금별 대통령과 부인은 조왕돌1호가 조왕돌이 아닌것을 눈치 채지 못한 것 같았어요. 조왕돌1호는 조왕돌을 대신해 산더미 같은 책을 무져놓고 숙제를 하기 시작했어요. 옆에서 어머니가 지켜보면서 새물새물 웃고있었어요. 한편 서유럽 노르망디 크롱 박사의 집에서 컴퓨터에서 눈을 떼지 않고 지켜보던 조왕돌은 폴짝폴짝 뛰었어요. “참 묘해요. 이젠 난 여기서 전자유희를 마음껏 놀아도 되겠죠?” “그럼, 마음껏 놀아라. 근심할게 있니?” “야-호!” 조왕돌은 좋아서 깡충깡충 뛰더니 전자유희를 놀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어느날 사달이 생겼어요. 조왕돌이 한창 재미나게 전자유희를 놀 때었어요. 난데없는 흑인 애들이 모여와서 조왕돌을 툭툭 쳐 밀어내고 자기들이 들어앉아 놀았어요. “이 깜둥이 새끼들, 못 피하겠나?” 조왕돌은 톰을 쾅 밀쳤어요. 덩치뿐인 톰이 허공 엉덩방아를 찧었어요. 손으로 엉덩이를 만지면서 상을 찡그리던 톰이 벌떡 일어나 조왕돌의 귀 쌈을 불이 나게 찰싹 갈겼어요. 조왕돌은 지려하지 않고 톰의 면상에 주먹을 날렸어요. 그때 흑인 애들이 왁 덮쳐들어 조왕돌을 치고 박았어요. 물매를 맞은 조왕돌은 분해 두 다리를 바둑거리면서 엉엉 울었어요. 밖에 나가더니 달려온 크롱 박사가 황급히 꽥 소리 쳐서야 톰이랑 도망쳤어요. “크롱 박사님, 난 형제도 없고 친구도 없어 맞기만 해요. 분해서 어디 살겠어요.” “근심 말아.” 크롱 박사는 조왕돌의 귀에 대고 뭐라고 수근거렸어요. “예- 옳아요. 톰, 어디 두고 보자.” 이튿날 큰일이 났어요. 크롱 박사님의 앞 마당에서 조왕돌이 뽈을 찰 때었어요. 톰이랑은 자기들의 힘을 믿고 조왕돌의 뽈을 저 멀리 차버리고 조왕돌을 탁 밀쳤어요. 조왕돌은 슬쩍 피하면서 안걸이를 걸었어요. 톰은 제 힘에 앞으로 쿵 넘어졌어요. 성난 흑인 애들은 욱 쓸어와 조왕돌을 치고 박았어요. “꼼짝 말라!” 야무진 소리와 함께 갑자기 조왕돌과 똑같게 생긴 숱한 애들이 덮쳐왔어요. 순간 조왕돌이네 애들이 톰이랑 흑인 애들을 포위하고 주먹으로 치고 박고 걷어찼어요. 두 말할게 있나요? 흑인 애들이 엉망진창이 되게 얻어맞았지요. 여기저기서 신음소리와 아우성소리가 처참하게 들렸어요. 이때 경적소리 요란하더니 숱한 경찰차가 달려와 양쪽의 애들을 몽땅 잡아 경찰국에 실어갔어요. 광장 같은 큰 칸에 갇힌 애들이 머리를 푹 떨어뜨리고 섰지요. 털보숭이경찰이 전기곤봉을 휘두르면서 톰과 조왕돌을 보고 고래고래 고함쳤어요. “어느 녀석이 두목이냐? 썩 나서지 못할까?” 흑인 애들 무리 속에서는 톰이 나섰지요. 그런데 이쪽에서 조왕돌이 나서자 조왕돌 2호, 3호, 4호, 5호… 10여 명이 몽땅 나섰지요. 그런데 그 애들이 다 똑 같게 생겨 분간하기 힘들었어요. 이때 톰이 털보경찰에게 뭐라고 소곤거렸어요. 그러자 털보가 꽥 소리쳤어요. “난 다 알아. 너희들 두목은 조왕돌이지. 나와!” “내가 조왕돌이예요.” “나예요.” 털보경찰은 자기 눈을 의심할 정도였어요. 그는 이제껏 쌍둥이는 보았어도 생김새가 똑같은 애들이 이렇게 많은 건 처음 보았던 거예요. 도리머리 질 하던 그는 경찰국에 알려 전 세계에 이름을 날린 정탐가 홈스를 모셔왔어요. 높다란 중절모를 쓴 홈스는 지팡이를 휘두르며 조왕돌들을 하나하나 여겨보았어요. 허나 그의 예리한 눈길로도 똑 같이 생긴, 동양의 황색피부에 남북 골에 눈 확이 쏙 꺼져 들어간 애들을 분간하지 못했어요. 홈스는 도리머리 질 하더니 털보에게 뭐라고 쑤군거렸어요. 그러자 털보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도리머리질 했어요. 그는 애들을 한바탕 훈계하더니 놓아 주었어요. 그 후 크롱 박사의 클론기술의 위력을 알게 된 조왕돌은 별의별 요구를 다 제기했어요. “박사님, 빵과 우유가 먹기 싫어요. 클론기술로 클론 입쌀과 바나나를 만들어주세요.” 크롱 박사는 대머리를 만지더니 “되고말고.” 하고 선선히 대답했어요. 이듬해 봄, 크롱 박사는 비행기로 동방과 아메리카중부에서 실어간 벼와 빠나나 세포를 분리해 대 면적 온실에 심었어요. 어느 날 밤, 창밖에서 하얀 싸락눈 같은 것이 쏟아져 내리는 게 아니겠어요. 조왕돌이 바깥에 나가 보니 희읍스름한 구름이 낀 하늘에서 싸락눈이 쏟아져 내리는가 했더니요. 저게 뭐예요? 글쎄 하늘에서 새하얀 입쌀이 쏟아져 내리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 후 크롱 박사는 조왕돌의 요구에 따라 클론호박, 클론도마도, 클론물고기, 클론양 지어 클론소, 클론토끼까지 수태 복제해냈어요. (클론기술이 있으면 무엇이든 요구하면 복제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한번은 크롱 박사가 금별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부랴부랴 코치아로 떠나갔어요. 그러자 조왕돌은 가만히 크롱 박사의 실험실에 들어가서 컴퓨터를 열고 떨리는 손으로 문서건반을 눌렀어요. 그는 클론기술에 관한 파일을 전부 유판에 복제해 내려고 했어요. 그런데 몽땅 영어여서 보기 힘들었어요. “에라, 모르겠다. 컴퓨터의 모든 파일을 복제해 내자.” 복제가 끝나자 조왕돌은 클론기술을 익히려고 노르망디를 떠나 켐프리치대학으로 갔어요. 그제야 조왕돌은 공부의 중요성을 알게 된 거죠. 원래 총명한 금별 대통령의 아들인 조왕돌은 하나를 배워주면 둘을 아는 총명 영리한 애여서 인차 영어를 배워냈어요. 그리하여 그는 크롱 박사가 오기 전에 벌써 클론기술을 다 장악했던 것이죠. “2천 년 전의 기술이 아직도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지.” 조왕돌은 조왕돌 1호랑 10여 명을 데리고 독수리우주비행선에 올라 고향 코치아의 밤하늘로 날아올랐어요. 코치아에 돌아온 조왕돌을 보고 금별 대통령과 부인 김사랑은 아주 대견스레 바라보았어요. 대통령 내외간은 조왕돌이 공부하기 싫어하는 것을 보고 크롱 박사를 파견해 클론기술을 전수하게 미리 작전을 꾸몄던 것이죠. 금별 대통령은 속으로 은근히 금붕어 혼자 클론기술을 장악한데다가 클론바우와 같은 숱한 자식들을 거느려 장차 자기 대통령 자리에 위기를 가져다 줄까봐 근심됐던 것이죠. 그런데 이번에 조왕돌이 클론기술을 터득한데다가 숱한 조왕돌을 데리고 와서 적이 기뻤던 것이죠. 사랑은 이젠 자기 아들이 허수아와 림해자의 딸 선영이나 차슬기의 딸 차보름 보다 공부를 못할까봐 근심하지 않아도 됐어요. 허나 시누이 금붕어의 손자 클론바우들은 시름을 놓을 수 없었어요. 클론바우 18세는 듣는 말에 의하면 뇌가 둘이어서 밤과 낮이 따로 없이 서로 바꿔 쉬면서 공부를 해 그 어린 나이에 벌써 정치경제학 박사와 군사 박사 학위를 탔다고 하지 않았어요. “헤이, 이 놈은 진짜 집안 씨앗싸움이야.” 사랑은 속으로 못내 한탄했어요. 코치아에 돌아온 조왕돌은 어머니의 심정을 알기나 한 듯 기적을 낳기 시작했어요. 클론기술로 클론소와 클론양, 클론입쌀, 클론호박을 생산해냈던 것이죠. 그것도 클론 소랑 어찌나 큰지 옛날 소의 열배씩 컸어요. 클론호박은 어찌나 큰지 집채 같았어요. 집채 같은 호박 속을 파 삶아 먹고서도 맨 껍데기는 집으로 쓸 수도 있었어요. 코치아의 백성들은 이젠 살 때를 만났다고 야단쳤어요. 그들은 놀고도 이밥에 호박을 배불리 먹을 수 있어 손과 발바닥에 털이 날 지경이었어요. 그 특대뉴스가 지구촌에 방송되자 제일 부러워하면서도 속으로 질투한 나라는 이웃에 사는 뱀 섬나라의 나까아멘 왕이었어요. 그는 속으로 당장 코치아를 먹어치우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어요. 조왕돌은 온종일 침대에 누워 먹고 싶은 걸 컴퓨터 건반을 톡톡 쳐서 클론기술로 생산해 마음껏 먹고 자기만 했어요. 그런데 몸을 너무 움직이지 않고 진종일 침대에 누워 날마다 음식 서너 근씩 먹기만 하고 있어 사지가 퇴화되기 시작했어요. 팔과 다리가 가늘어지고 배는 기름개구리처럼 똥똥해졌어요. 실로 조왕돌은 해뜩 번지어져 네다리를 바둑거리는 거부기 같았어요. 이젠 입도 놀리기 싫어 집에 둔 보모들이 턱을 받들어 올렸다 내리었다 해야 먹을 수 있게 됐어요. 공부도 하지 않고 머리를 쓰지 않아 머리가 주먹만큼 작아졌고 뭐나 보기도 싫어해 눈마저 빈대 눈이 돼버렸어요. 그런데 도적들이 뛰어들어 클론기술을 훔쳐가려 하였어요. 조왕돌은 고향 만장굴을 떠나 더 깊숙한 시골 동굴에 숨어 혼자 클론기술을 가지고 잘 살고 싶었어요. 적어도 클론기술을 코치아 백성들이 아닌 뱀 섬나라에 전파되는 것은 싫었던 것이죠. 허나 금별 대통령과 부인 김사랑은 조왕돌의 전도가 근심스러웠어요. 지어 코치아의 미래가 근심스러웠어요. 이게 웬일인가요? 조왕돌은 시골로 낙향해야 하겠는데요. 침대에서 일어나기도 힘들어했어요. 자기 몸을 이기지 못한 거예요. 별 수 없이 조왕돌 1호랑 6호랑 여섯이서 침대채로 들어 만장굴에서 나가 우주비행장으로 나갔어요. 금별 대통령과 부인 김사랑은 눈물로 조왕돌과 이별했어요. “얘야, 아빠 고향에 가면 신체단련에 주의해라.” 조왕돌은 겨우 손을 들어 저었어요. 조왕돌은 우주비행선에 올라가자 조왕돌 1호를 보고 우주비행선을 조종하게 하고 자기는 입으로 지령을 내렸어요. 우주비행선은 간신히 하늘로 솟아올랐어요. 그들은 북으로 날아가 옛날 수도 연화시 쪽으로 날아갔어요. 연화시는 금별 대통령의 고향이었어요. 조왕돌은 연화시 북쪽 칼산과 나란히 앉아 있는 패랑천산으로 날아가 내렸어요. 거기에는 제10차 핵전쟁시기 파놓은 군용갱도가 있었던 것이죠. 그 갱도에서 조왕돌은 할아버지와 아버지 뒤를 이어 코치아 백성들을 위해 과학을 발전시킬 궁리를 했어요. 서쪽 하늘에 저녁노을이 곱게 피기 시작했어요. 환경오염이 심한 시대에 정말 본지 오래된 황홀경을 바라보면서 조왕돌은 새로운 기발한 꿈을 꾸고 있었어요.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욕망의 천지”는 모두 20장 28만자로 돼있습니다. 이미 한국 교문사에서 출판했습니다. “욕망의 바다”는 이러저러한 원인으로 전문을 볼로그에 게재하지 못하고 일부를 골라 줄여서 냈음을 알리면서 양해를 구하겠습니다.   이제껏 저의 장편판타지소설 “야망의 바다”와 “욕망의 천지”를 사랑해준 네티즌독자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저자 김장혁 올림    
3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욕망의 천지"(1) 댓글:  조회:3863  추천:3  2013-11-14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욕망의 천지             김장혁 저                                  머리말          지구 온난화가 가심화되면서 하늘이 진노해 지구촌의 땅덩어리에 갖은 심술을 다 부리기 시작했다. 일본과 필리핀을 비롯한 지구촌의 여러 나라들에서 지진이 일어나고 화산이 폭발했으며 태풍이 불어오고 해일이 도시를 휩쓸고 지나가면서 수많은 인명피해를 냈다. 러시아와 일본 원전사고로 해 방사선오염이 지구촌을 휩쓸어 인류와 모든 생물의 생존을 위협했다. 거리를 꽉 메운 자동차와 수풀처럼 일어선 공장 굴뚝에서 치솟는 온실가스가  오존층을 펑펑 구멍을 내 인류가 살기 힘들게 됐다. 이는 인류가 끝없는 욕심이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판 결과이다 북극의 얼음산이 녹아내려 북극곰이 먹을 것이 없어 헤매다가 굶어 죽어갔다. 오늘은 북극곰이 죽어갔지만 인류가 끝없는 욕망을 절제하지 않는다면 장차 북극곰의 비극을 겪게 될 것이라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2012년 12월 21일 지구 종말론이 인터넷에서 떠돌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당황해 하는 모습을 보고 나는 장편과학판타지소설을 써서 과학지식으로 미신의 허위성과 비과학성을 폭로하고 싶은 충동이 더욱 강해졌다. 허나 중국조선민족의 백년역사를 다룬 약 300여만자나 되는 대하소설 창작을 미룰수 없었다. 하여 과학판타지소설에 정력을 나눌 수 없어 잠시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창작은 뒤로 미루지 않으면 안 됐다. 허나 대하소설을 쓰면서도 과학판타지소설 영감이 떠오르면 카드와 종이, 컴퓨터에 제강 식으로 적어두었으며 각종 도경을 거쳐 우주과학을 비롯한 최신 과학정보자료를 수집해 두었다. 대하소설 (총  7권, 300여만자) 창작을 마치자마자 나는 숨을 돌릴 새도 없이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야망의 바다”의 속편인 “욕망의 천지”를 창작하려고 필을 들었다.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은 력사사실주의 창작기법으로 쓴 작품이라면 과학환상소설은 진짜 환상에 넘치는 랑만주의 창작기법으로 창작된 시도작품이리고 할 수 있다.         구경 과학환상소설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 과학환상소설 창작에 관한 이론저서도 공백이나 다름없었기에 나는 모든 것을 자체로 탐구하면서 힘겹게 외나무다리를 걸어야만 했다.       몇해 전에 세상에 내놓은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야망의 바다”는 한국아동문학연구회 엄기원 회장님과 서정일 부회장님, 한국아동문학학회 김완기 회장님과 중국 연변아동문학학회의 지성어린 관심과 높은 평가를 받아 “옹달샘”한중아동문학상을 받아 안았다. “옹달샘”한중아동문학상 심사위원장 김완기 회장님은 심사평에서 “‘야망의 바다’에 등장하는 각종 가상인물의 변화무쌍한 활동모습은 한 편의 환상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야망의 바다’는 작가의 풍부한 작품 구상력과 상상력을 보인 과학판타지소설이다.”고 평가했다. 평론가 김룡운 선생은 “문화시대”잡지에 실은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야망의 바다’에는 무엇이 묻혀있나”라는 문예평론에서 “‘야망의 바다’는 장편과학판타지소설이 없던 중국조선족문단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었다는데서 문학사적 가치를 인정받아야 할 작품이다.”라고 평가했다. 한국 홍덕화 기자선생님은 서울 연합뉴스에 “야망의 바다”가 “옹달샘컵”아동문학상을 받은 수상소식을 보도하기까지 했다.       일부 자연과학일군들은 “문과를 졸업하고 사회과학에 종사하던 사람이 무슨 엉뚱하게 과학판타지소설을 쓰는가?”라고 했다. 이는 저자가 자연과학을 모르면서 과학판타지소설을 쓰는가는 말이었다. 허나 나는 그것이 나에 대한 편달이라고 생각한다. “야망의 바다”에는 확실히 미래과학성이 적고 슈제트구성상 기복이 심하지 못한 것과 같은 미흡한 문제도 존재한다.         십여년 전에 내가 출판사 편집부 부주임으로  갓 부임되자 일부 사람들은 “성인문학”을 하던 작가여서 아동문학을 창작할수 없다.”고 뒤공론을 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머리를 동여매고 아동문학에 정진해 “성인문학을 하던 사람도 아동문학을 잘 할수 있다.”는 본때를 보여주려고 모지름을 썼다. 지금 나는 또 “사회과학일군도 자연과학을 학습하면서 멋진 과학환상소설을 써낼수 있다.”는것에 도전하고있다. 나의 한생은 도전과 모지름으로 얼룩져야만 하는것 같다.      장편과학환상소설 "야망의 바다"는 기실 중편과학환상소설 "지구보위전"과 "괴물 꼬마대통령 클론바우 모험기"를 관통하는 자매편이나 다름없다. 이번에는 “야망의 바다”의 흠집을 메우면서 새로운 시각으로, 새로운 구성으로 자매편인 “욕망의 천지”를 쓰려고 엉뚱한 궁리도 해보았다. 과학환상소설은 물론 과학성을 존중해야 한다. 그 과학성은 현재과학으로는 해석하기 힘든 환상을 띤 미래과학성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현대과학에 얽매여 써나간다면 그것은 앞선 미래첨단과학을 환상의 수법으로 선언하는 과학판타지소설로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거물급 시인 한분이 제기한 물음은 과학환상소설 창작문제를 두고 나에게 많은 사색을 하도록 계발해주었다. “‘야망의 바다’는 과학성을 지켰는가? 만약 현재과학성만 지켰으면 과학판타지소설이 아니다. 환상과 낭만이 있어야 과학판타지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옳은 말씀이다. 과학판타지소설은 과학성을 지켜야 하지만 어디까지나 환상과 낭만적인 독특한 예술수법을 써야 한다. 이것이 과학판타지소설이 다른 과학 동화나 과학이야기나 일반 소설과 다른 특점이다. 사실 과학판타지소설은 독특한 창작기교가 필요했기에 쓰기 아주 힘들었다. 상상력과 환상은  그 어떤 지식이나 현대과학으로 해석할 수 없는 엉뚱한 에너지를 방출하며 세상에서 보기 드문 과학판타지 소설을 낳을 수 있다. 허나 나는 수많은 독자들이 장편과학환상소설 “야망의 바다”를 애독하고 국내외 문예계의 과분한 평가를 받았다. 연변인민방송국 청소년편집부 채선주임은 저의 장편과학환상소설 와 중편과학환상소설 , 를 통합해 대하드라마로 각색해 매주 목요일 아침에 련속 방송하였다.      창작 신심과 용기를 얻은 나는  새로운 탐구를 거듭하면서 “야망의 바다” 속편인 이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욕망의 천지”를 세상에 내놓게 됐다. 이 장편과학환상소설 창작에 신심과 용기를 주고 많은 도움을 준 한국 엄기원 회장님, 김완기 회장님, 서정일 부회장님, 홍덕화 기자님, 연변아동문학연구회 김만석 회장님, 평론가 김룡운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분께 경의를 드린다. 그리고 이 책을 내주신 한국 교문사 이완표사장님과 편집선생님들께 삼가 감사를 드린다.                    저자 김장혁                                             2013년 12월 2일       제1장 사랑과 인종개량 세월은 청산유수와도 같이 흐르고 흘러 방사능으로 오염된 지구촌에는 어느덧 기원 3978년 여름이 되었어요. 허나 금별 대통령이 태어나던 30년 전과는 달리 이 땅에는 방실방실 웃음 지으면서 활짝 핀 알락달락한 예쁜 꽃들을 볼 수 없어요. 기러기가 날아예던 맑고 푸른 하늘도 볼 수 없어요. 갈매기들이 날아예고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던 푸르른 바다를 더는 찾아볼 수 없게 됐어요. 20년 전에 죤슨 대통령을 괴수로 하는 아카시아 양키 놈들은 끝없는 욕망을 자제하지 못하고 지구촌을 재패하려는 야욕을 실현하려고 걸림돌로 보이는 코치아를 멸망시키려고 제10차 핵전쟁을 발동했었어요. 하여 지구촌은 방사능으로 엉망진창이 되게 오염됐지요. 살 곳이 없게 된 코치아의 백성들은 바다 밑으로 피난해 살아야만 했어요. 설상가상으로 가스온난화로 해 지구촌을 둘러싼 대기온도가 급상승해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바다 수위가 높아져 뉴욕과 뱀 섬나라 수부 소꼬, 코치아의 후산, 싱가포르 등 대도시가 바닷물에 잠기고 말았어요. 코치아의 꼬마대통령 금별, 아니 이젠 서른 살도 넘었으니까요. 20년 전의 꼬마대통령이 아니지요. 검실검실한 얼굴에 예지로 반짝이는 한 쌍의 눈, 우뚝 솟은 코는 아주 성숙된 모습을 과시했어요. 그는 장대처럼 억수로 쏟아지는 소낙비를 무릅쓰고 여비서 김사랑을 데리고 우산을 들고 우주비행선에 다가갔어요. 우주 비행선은 산성비로 해 거무스름하게 칠해져가고 있었어요. 금별 대통령은 한숨을 땅이 꺼지게 내쉬더니 우주비행선에 올라 하늘로 날아올랐어요. 태공에는 아직도 코치아의 죤슨 악마의 유령처럼 아직도 태공쓰레기가 널려있었어요. 여기저기에 아카시아 사람들이 들어간 냉동 관을 실은 낡아빠진 우주비행선이 둥둥 떠 다녔어요. 하여 금별 대통령이 모는 우주 비행선은 태공쓰레기를 이리저리 피해 겨우 앞으로 날아가느라고 무진 신경을 써야 했어요. 2000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북극점도 점차 뒤로 몇 십 킬로미터나 물러섰어요. 코치아는 원래 온난대에 속하는 나라였지요. 허나 지금은 아열대 지대에 속하는 나라로 돼버렸어요. 반대로 남극은 북으로 들어와 뉴질랜드 앞바다에도 겨울에는 빙하가 덮치기 시작했어요. 금별 대통령은 우주 비행선에 앉아 신음하는 지구촌을 돌아보면서 오염된 생태환경을 복구할 원대한 구상을 세웠어요.    그는 한탄하며 자기의 여린 어깨가 너무나도 무거운 감을 느꼈어요. 옆에 앉은 사랑 여비서는 연신 한탄하는 대통령의 무거운 짐을 나눠 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악마의 야망으로 시꺼멓게 오염된 바다는 금별 대통령의 물음에 무엇인가를 대답하는 상 싶게 우주비행선 아래에서 출렁거리기만 하였어요. 악마와 같은 먹장구름이 동해바다 뱀 섬나라 쪽에서 뭉게뭉게 피어오르더니 곧추 이쪽으로 덮쳐 왔어요. 불 뱀이 만장굴 쪽으로 혀를 날름거리며 번쩍이더니 우르릉 꽝꽝 요란한 천둥소리가 울렸어요. 탁구공을 상상시키는 우박 알이 마구 쏟아져 만장굴 앞의 가파른 산비탈에 하얗게 깔렸어요. 뒤이어 거무스름한 산성비가 대살처럼 쏟아져 하얀 우박들을 거멓게 물들여가고 산골짜기에 검푸른 큰물이 사품 치며 달려갔다. 금붕어는 광풍폭우를 무릎 쓰고 만장굴에 간단히 꾸며진 대통령 집무실에 찾아왔어요. 대통령 집무실이라고 해야 만장굴의 한 40여 평방미터 밖에 안 되는 자그마한 사무실이었어요. 헌데 저게 뭐예요? 금별 대통령이 글쎄 여비서 사랑의 손을 잡고 뭐라고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 않겠어요. “이게 어느 때라고 저래? 하긴 오빠도 이젠 서른이 훨씬 넘었으니 결혼할 때는 지났지.” 문도 잘 닫히지 않아 항상 빠끔히 열리는 문틈으로 금붕어는 보지 못할 것을 본 것 같아 민망스러웠어요. 똑똑똑 노크소리에 화들짝 놀란 금별 대통령은 사랑의 손을 놓고 점잔을 빼면서 사무 상 앞으로 다가가 앉았어요. 금붕어가 집무실에 들어서자 금별 대통령은 반갑게 마중했어요. “우리 누이 어떻게 돼 왔어?” 사랑 여비서는 허리를 꼽싹 굽히며 반가운 눈웃음으로 인사했어요. 금붕어는 아니꼬운 눈길로 여비서 사랑을 쏘아보다가 오빠에게 나무라는 눈길을 금별 보냈어요. 사랑은 바늘로 찌르는 듯 쏘아보는 금붕어의 눈길을 피해 머리를 다소곳이 숙이더니 곁동굴방에 나갔어요. 금붕어 부장과 금별 대통령은 코치아의 지질학가 김지학 박사와 해양수산물학 박사 박수혜 사이에 난 쌍둥이 오누이였어요. 금붕어는 다른 사람이 없으면 허물없이 오빠와 말했어요. 허나 다른 사람 하나만 있어도 존대를 붙여 말했어요. 그녀는 오늘도 여비서 사랑이 옆방에 있기에 존대를 붙이면서도 단도직입적으로 말했어요. “오빠, 오빠도 결혼할 때가 됐어요. 우린 지구를 보위하고 오염된 환경을 처리하다나니까요. 결혼과 후대 문제를 홀시한 거 같아요.” 금별 대통령은 한 숨을 후 내쉬었어요. “언제 그런 일을 다? 내 알아서 할게. 근심 말라.” 금붕어는 입을 열려다가 사랑 여비서가 커피 잔을 차 판에 들고 사뿐사뿐 다가오는 것을 보고 입을 다물어버렸어요. 사랑은 커피 잔을 금별 대통령에게 드리고 나서 금붕어에게도 한잔 드리면서 웃음꽃을 살짝 날려 보냈어요. 금붕어는 웃는 얼굴에 침을 뱉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사랑을 보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어요. 사랑이 나가자 금붕어는 본론을 시작했어요. “딱 대상문제 뿐 아니야.” 금별은 커피 잔을 들어 후후 불면서 물었어요. “그럼 또 뭐야?” 금붕어는 커피 잔을 들어 홀짝 마시더니 내리어 놓고 정색했어요. “내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죤슨과 같은 악마가 또 나타날 수 있다고 봐. 우리 지구를 보위하고 오염된 지구촌을 복구하려면 과학기술도 발전시켜야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슈퍼맨이 있어야 돼. 방사능오염에 적응해 살아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인종을 개량해 내야 한다고 봐.” 그 말에 금별 대통령도 머리를 끄덕이면서 심각한 표정을 지었어요. “새로운 인종개량이라?” 금별 대통령은 버릇처럼 사무 상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와 뚜벅뚜벅 거닐다가 머리를 들어 금붕어를 바라보았어요. “거 참 기발한 생각인데. 인종개량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보렴.” 금붕어는 문을 활 열고 산을 내다보듯이 말했어요. “지금 우리 일반인종의 피부로는 방사선과 자외선에 견딜 수 없어. 숱한 사람들이 핵 피폭으로 해 피부병과 백혈병에 걸려 죽었어. 우리 외할아버님도 피부병에 걸려 다리를 자르고 나중에 사망하지 않았나? 좋기는 악어나 거북이 껍질과 같은 피부를 가진 새로운 인종을 개발해야 돼.” “넌 해양 동물학자니까. 모든 걸 해양 동물로 생각하기 일쑤지. 사람을 어떻게 거북이나 악어의 껍질을 가지게 할 수 있겠나?” “연구해야 하는 거야.” 금붕어는 사랑이 들어오자 존대말투로 좀 부드럽게 말했어요. “우리는 유리 박사를 본 받아야 할 거 같아요. 동양인끼리 결혼해서야 지금 코치아 인종을 개량하기 힘들어요.” “그래 우리를 보고 서양인들과 결혼해야 한다는 말이냐?” 대통령은 눈을 치뜨며 여동생 금붕어를 쳐다보았어요. “그래요.” 금붕어는 신심에 차 했어요. “대통령의 훌륭한 유전자와 서양 여인의 유전자를 결합시킨다면 우리는 훌륭한 슈퍼맨을 만들어낼 수 있어요.” “그래 나보고 사랑을 버리고 서양인의 유전자를 받아내는 인종개량의 실험 품이 되라는 말이냐?” “실험 품이 아니죠. 우린 지구를 보위하기 위해 이렇게 해야만 해요. 지금 뱀 섬나라의 오랑캐들은 벌써 새로운 인종을 개발해 우리와 겨루려고 칼을 갈고 있어요. 뱀 섬나라 오랑캐들을 이기고 우리 코치아 영토를 지키고 나아가서 지구촌의 평화를 지키려면 그 길 밖에 없어요. 우리가 지구를 보위하려면 아무런 희생도 없이 어떻게 되겠어요?” 금붕어의 말에 금별 대통령은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안 돼, 안 될 소리야. 우리는 지구촌을 보위하기 위해 잃은 것이 너무나도 많아. 아코 태공전에서 아버지 김지학 박사를 잃었어. 아코 해전에서는 어머니 박수혜 박사를 잃었어.” 그 말에 그들 오누이의 눈앞에는 아카시아에 정찰하러 갔다가 돌아오는 금붕어의 우주비행선을 보위하려고 싸우던 아버지 모습이 삼삼히 떠올랐어요. 두 오누이는 코치아, 아니, 지구촌을 보위하기 위해 순국한 아빠와 엄마를 그리면서 눈물을 흘렸어요. “아빠와 엄마를 잃은 것만 해도 우린 너무나도 희생을 많이 냈다. 우린 더는 희생을 낼 수 없다. ” 금붕어는 손으로 눈물을 훔치면서 말했어요. “대통령의 훌륭한 유전자로 수많은 슈퍼맨을 생산해내는 건 무슨 희생도 아니야. 생명을 내놓을 일이 아닌 거야.” 그녀는 자기 생각을 고집했어요. “우리는 지구촌을 통일하기 위해 서양의 생물학자 맥슨 박사와 결혼해 슈퍼맨 클론바우를 낳은 유리 박사를 본받아야 해요.” “그래 나보고 어찌 하라는 거냐?” “오빠, 한심한 요구인지는 모르겠어요. 예리나와 결혼하세요.” 금별 대통령은 사무 상을 꽝 치면서 벌떡 일어났어요. “뭘? 어째? 지금 날 보고 진정한 사랑을 버리고 원수 죤슨의 딸년과 결혼하라고? 너 미쳤니?” “그래요. 오빠는 근친결혼이 후대에 좋지 않다는 걸 몰라?” 금붕어는 숙어들지 않았어요. “건 무슨 소리냐? 사랑이 무슨 내 여동생인가?” “그도 경주 김씨의 후손인지 누가 알아?” 그 일은 금별 대통령도 생각이 미치지 못한 일이었어요. 그때 뜻밖에도 사랑이 머리를 들더니 “전 경주 김씨가 아니라 김해 김씨 가문의 딸인데요.”라고 한마디 하지 않겠어요. 허나 금붕어는 오빠가 적이 놀라는 눈치를 보고 한 발자국 더 다가들었어요. “우린 지구를 구하고 코치아를 보위하기 위해선 자기 사랑을 희생해야 해요.” 금별은 사무 상에 돌아가 앉으면서 한숨을 후 내쉬었어요. “그럼 어째 훌륭한 유전자를 가진 너나 허수아와의 사랑을 버리고 새로운 인종을 배양하지 않아? 왜 나 보고 진정한 사랑을 버리라는 거냐?” 그 말에 금붕어는 발딱 일어났어요. “오빠, 내가 못할 거 같아?” 그녀는 “난 지구를 보위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내 사랑과 목숨마저 바칠 각오가 돼 있어. 못할 거 같아?”라고 하면서 문 밖으로 휭 하니 나가버렸어요. “진짜 미쳤어, 미쳐!” 금별 대통령은 도리머리를 흔들면서 땅이 꺼지게 한숨을 후 내쉬었어요. 이때 여비서 사랑이 다가와 차 잔을 내밀었어요. 금별 대통령은 차 잔을 받으며 사랑을 쳐다보더니 손을 잡아 가까이 앉혔어요. 그는 우유 빛으로 물든 듯 하얀 사랑의 걀쭉한 얼굴과 한 쌍의 까만 포도 알 눈을 들여다보면서 중얼거렸어요. “난 우리 사랑 비서가 없인 못 살아? 나를 보고 원수 죤슨의 딸 예리나와 결혼하라고 해? 정신 나갔어. 미쳤어.” 사랑 여비서는 머리를 다소곳이 숙였어요. 그녀의 어깨가 가늘게 파도치고 있었어요. 금별 대통령은 사랑을 꼭 품에 껴안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어요. 한편 금붕어는 대통령 집무실에서 나가자 곧바로 승용차를 타고 검푸른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가로 달려갔어요. 서해 바다에는 푸르른 바닷물 속에 수중 아파트가 줄느런히 늘어서 있었어요. 바다 위에는 바다의 파도를 이용해 발전하는 발전기들이 출렁이는 파도 위에 넘실거리고 있었어요. “어휴~ 지구가 어찌 오염됐으면 저 좋은 육지에서 살지 못하고 코치아의 백성들이 바다 속에 수중 아파트를 짓고 살아야 한단 말인가? 어떻게 하나 이런 지구에서 자유로이 살 새로운 인종을 개발해야 돼.” 그녀는 곧장 해변 가에서 잠수함을 갈아타고 검푸른 바다 속에 들어가 유리 박사가 들어 사는 아파트로 찾아 갔어요. 바다 물속에서는 해녀들이 멱이랑 바다풀을 건지느라고 바삐 맴 돌아치고 있었어요. “바다가 사막화 되면 이제 멱도 건져 먹지 못할 거야. 지구 오염이 이 정도인데 슈퍼맨이 없어서야 되겠어?” 금붕어는 이를 깨물며 수중아파트 문별을 눌렀어요. 수중아파트 안에서 유리 박사가 형광 막으로 누구인가를 확인한 후 단추를 누르자 문이 열리었어요. 금붕어는 바닷물과 함께 원통문안에 들어서서 단추를 눌렀어요. 그러자 물이 쑥 빠져나가면서 원통 문이 스르르 돌아갔어요. 원통 문이 집안 쪽에서 열리자 유리 박사가 반갑게 맞이했어요. “금붕어 부장이 어떻게 돼 왔어요? 어서 앉아요.” 유리 박사는 천여 년 전 코치아의 유명한 천문학자였어요. “박사님의 도움을 받으려고 찾아 왔어요.” 금붕어는 자리에 앉자마자 유리 박사를 존경어린 눈길로 바라보면서 단도직입적으로 인종개량을 하자고 말을 꺼냈어요. “지구를 보위하자면 클론바우 꼬마대통령과 같은 슈퍼맨이 많이 필요해요. 박사님이 이전에 어떻게 클론바우와 같은 슈퍼맨을 생산했는가를 가르침을 받으러 왔어요.” 그러자 유리 박사는 한숨을 호 내쉬었어요. 그녀는 금붕어를 보는 순간 천여 년 전에 맥슨 박사와 결혼해 클론바우를 낳던 젊은 시절의 자기를 보는 상 싶었어요. “저는 오존층을 파괴해 지구를 통일하도록 클론바우를 잘 못 이끈 죄인데요. 뭘 가르칠 것도 없어요.” “아니죠. 박사님은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을 낳은 위대한 어머니지요. 저도 박사님과 같은 어머니로 되고 싶어요. 우리 지구를 보위하는 천사슈퍼맨을 낳고 싶어요.” “그만 둬요.” 유리 박사는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클론바우를 보세요. 지구의 평화를 위해 싸우다가 목숨까지 잃지 않았어요. 저는 아직도 괴물이라도 귀여운 아들 클론바우를 잃은 것으로 해 마음이 아파요.” 금붕어는 유리 박사의 아물지 않은 상처를 찌른 것 같아 송구했어요. 이윽고 그녀는 지청구를 들이댔어요. “슈퍼맨 클론바우 꼬마 대통령님을 어떻게 생산했는지 가르쳐 주세요. 예? 이는 우리 지구보위전의 승패와 관계돼요.” 금붕어가 어찌나 조르는지 유리 박사는 눈물을 훔치더니 얘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지금부터 천여 년 전인 기원 2957년에 있은 일이죠. 코치아에서 천문학을 연구해온 저는 아카시아의 유명한 생물유전학 박사 맥슨과 결혼했지요. 그 이듬해인 2958년 5월 7일에 저는 클론바우 1세를 낳았죠.” “이상해요. 박사님께서 어떻게 금방 낳았을 때 100 킬로그램이나 되는 클론바우를 낳을 수 있어요?” “천천히 들어보세요.” 유리 박사는 조급해 하는 금붕어를 보고 뒷말을 이었어요. “클론바우 1세는 보통아기였어요. 후에 클론바우 17세는 금붕어 부장과 금별 대통령이 본 괴물이었죠.” “예~” 그제야 금붕어는 머리를 끄덕였어요. 유리 박사는 이야기를 계속 했어요. “맥슨 박사는 클론바우 1세의 유전자를 사자의 정자에 주입해 사자 난자와 수정시킨 수정란을 사자 어머니 배에 넣어 길러 낳게 했지요. 그 애가 바로 애급의 금자탑 옆에 누워 있는 인면수신의 조각상처럼 사람의 머리에 사자의 몸을 가진 제2세 복제클론바우였지요. 제2세 복제클론바우는 수사자의 대가리만큼 큰 머리에 온 몸에 사자의 털이 더부룩해 엄동설한에도 털옷을 입을 필요가 없었지요. 게다가 총명한 맥슨박사와 저의 뇌세포를 물려받아 총명한 머리 안에 뇌가 둘이나 있어 두뇌가 엇갈아 쉬면서 밤낮없이 머리를 쓸 수 있었죠. 클론바우는 밤낮없이 공부를 해 열 몇 살에 벌써 정치경제학과 군사 두 개 박사 학위를 탈 수 있었죠.” “예~” 금붕어 부장은 끊임없이 감탄했어요. “그래서 클론바우는 그때 온 지구촌에 잠을 자지 않는 어린이로 소문이 났었지요. 지금 사람들이 자는 시간이 얼마나 아까워요.” 금붕어도 동감을 표시했어요. “그래요. 기실 백년을 산다고 해도 눈을 뜨고 사는 시간이 50년 밖에 더 될게 있나요?” 유리 박사는 머리를 끄덕이었어요. “클론바우는 자지 않는 특수인간으로 세상에 태어났지요.” “가만요. 그 복제기술은 맥슨 박사가 어떻게 발명한 건가요?” “아니죠. 복제기술은 21세기 초에 이딸리아 밀라노 비코카대학교의 면역병리학자 마리아루이사 라비트라노 박사가 발명한 것이죠. 그는 인간의 유전자를 가진 돼지를 생산해냈지요. 그 후 900여 년 동안 지구촌의 유전학자들은 이 중대한 과학성과를 끊임없이 발전시켜 복제기술로 별의별 사람의 유전자를 가진 동물들을 생산해내는데 성공했죠.” “예~ 그런 일이구먼요. 저도 해양 동물을 연구했지만 그 일은 잘 몰랐는데요.” “그래요. 지구에 샘물이 생긴 건 약 30억 년 전의 일이죠. 그때 지구에 생긴 바다에서 햇빛을 받아 광합성작용으로 해 생명유기체가 형성됐지요. 그러니까 지구촌의 모든 생물이, 말하자면 모든 동물들은 생김새는 서로 다르지만 유전자를 감정해보면 유사한 것이 많아요. 말하자면 고양이와 호랑이 유전자는 98.3%나 같죠. 사람과 원숭이, 성성이 유전자도 비슷하죠. 완전히 다른 유전자나 줄기세포로 새로운 생명체를 생산할 수도 있어요. 허나 2천여 년 전에 발명한 인류의 과학지식과 문명은 제10차 핵전쟁으로 해, 핵폭탄의 방사선과 지진, 해일에 몽땅 재 가루로 돼 사라져버렸지요. 그때 과학기술서적은 남은 것이 없었어요. 다만 중국의 만리장성과 애급 금자탑, 아카시아의 지구통일에 마멸할 수 없는 막대한 기어를 한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의 공적을 기리어 세운 지구통일기념비 그리고 지구통일에 한 대천문학자 유리 박사의 공적을 기리어 세운 유리 박사 동상 외에 여러 묘비에 새긴 비문과 중국 막고굴 돈황벽화나 고구려벽화 밖에 남은 것이 없었어요. 때문에 우리 조상들이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일이나 중국 막고굴에 남은 관음보살이 몇 천 년이 남은 역사적인 기적을 잊지 말아야 해요. 이제부터라도 과학발명을 녹 쓸지 않는 구리에 새겨 석굴암에 보존할 것이 아주 필요해요. 컴퓨터나 디스크에 보관해서는 인차 사라져버려요. 새로운 과학기술을 다시 발견하려면 인류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지 몰라요. 봐요. 지금 2천 년 전에 발견한 복제기술과 줄기세포 기술을 지금도 다시 개발하려면 또 시간이 걸려요. 과학기술 자료가 없기 때문이죠. 다행히 우리가 태공에서 천년 동안이나 잠자다가 수혜박사와 금별 대통령 그리고 금붕어 부장의 혜택을 받아 살아남았기에 인간복제 기술도 계승할 수 있게 되지 않았어요?” “도리가 있어요. 그래 몇 년 걸려 클론바우 17세 꼬마대통령을 생산할 수 있었어요?” 금붕어의 물음에 유리 박사는 “맥슨 박사는 17년 동안 아주 복잡한 실험을 거쳐 우리 17대 복제 클론바우를 생산해내는데 성공했죠.”라고 말머리를 떼더니 찻잔을 들어 금붕어 부장에게 건네고 자기도 한 모금 마시고 뒷말을 이었어요. “제2대 복제클론바우의 유전자를 부엉이와 독수리의 수정란에 주입시켜 사람과 사자, 독수리, 부엉이 특성을 가진 제3세 복제클론바우를 복제해냈어요. 독수리에게서 물려받은 클론바우의 사발 눈은 특수한 독수리눈이여서 천 미터 밖의 땅바닥에서 쥐새끼가 뛰놀아도 다 볼 수 있는 천리혜안이었죠. 그래서 레이더도 필요 없이 비행기나 뭇 짐승들이거나 사람들의 움직임을 다 보아낼 수 있지요. 그의 눈은 또 얼굴에 두 개 있는 외에 뒷골과 오른손 중지에도 하나씩 더 있죠. 그래서 뒤에서 오는 뜻밖의 공격도 막아낼 수 있었죠. 한번은 아리바바공국의 한 텔레비전방송국 기자가 아카시아 백악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돌아서 들어가려는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을 뒤에서 비디오촬영기에 숨긴 소형미사일로 암살하려고 했어요. 그때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은 뒷머리에 달린 눈알로 제때에 발견하고 코끼리 코와 같은 코를 휘둘러 비디오촬영기무기를 휘감아 내동댕이쳐 박살냈지요. 그래서 목숨을 구했던 것이죠.” 금붕어는 연신 감탄소리를 냈어요. “맥슨 박사와 저는 복제클론바우의 유전자를 선후해 사자와 독수리, 부엉이, 상어, 코끼리, 타조, 고래 등 숱한 동물의 수정란에 주입시켜 제4세 복제클론바우로부터 제17세 복제클론바우를 복제해냈던 것이죠. 그래서 클론바우는 사람과 사자, 독수리, 상어, 코끼리, 타조, 고래 등 동물들의 모든 훌륭한 특성을 다 유전자를 받은 세상에 둘도 없는 인면수신의 괴물로 되었어요. 클론바우의 입은 독수리 주둥이처럼 뾰족한데다가 이발은 상어이발처럼 날카로워 어지간한 생 짐승 고기도 칼을 쓸 필요 없이 마구 뜯어먹을 수 있었어요. 김 부장도 보아 알겠지만요. 클론바우에게는 또 앞뒤에 팔 네 개에 3.5미터 되는 날개까지 두 개나 달려있었어요. 그래서 클론바우는 앞뒤손으로 앞뒤로 달려드는 놈들을 때려눕힐 수 있을 뿐 아니라 승용차나 비행기가 필요 없이 푸르른 하늘에서 초음속 비행기보다도 더 빨리 훨훨 날아다닐 수 있었죠.” “예, 저도 직접 보아 알아요.” 금붕어가 머리를 끄덕였어요. “20 년 전에 어머니 수혜 박사와 오빠 금별 대통령이 지하 동굴에서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을 냉동관 안에서 꺼내 주사를 놓아 살려 낸 후 지구를 통일한 비결을 얘기해 달라고 강요했지요. 그래도 말을 듣지 않자 어머니는 수하들을 시켜 마취독침을 쏘라고 암시했어요. 눈치를 챈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은 날개를 뻗쳐 화닥닥 날아오르면서 독침을 피하더니 글쎄 수하들을 네 팔로 쓸어 눕히고 오빠와 어머니 그리고 유리 박사님과 맥슨 박사를 안고 동굴을 벗어나 백두산까지 날아간 적도 있었지요.” 금붕어는 감탄에 뒤이어 또 유리 박사에게 졸라댔어요. “우린 지구촌을 보위하려면 클론바우 꼬마대통령 같은 슈퍼맨이 대량 필요해요. 저에게 어떻게 슈퍼맨을 낳게 해줄 수 없어요?” 유리 박사는 머리를 가로 저었어요. “클론바우를 만들 필요 없어요.” “건 왜서요?” “저는 아들 클론바우가 날아가는 핵미사일을 안고 방향을 돌려 죤슨 악마가 탄 핵잠수함으로 덮쳐들다가 장렬히 희생되던 일이 재연되게 할 수 없어요.” “그래도 지구를 구하려면 반드시 오염된 지구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인종 슈퍼맨이 필요해요. 저를 도와주세요. 아니, 지구촌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부탁드려요.” 유리 박사는 금붕어 부장의 절절한 눈길을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한숨을 땅이 꺼지게 내쉬었어요. “어떤 희생이 따르는지 알기나 해요?” 허나 금붕어는 결의를 다진 듯 대수로워하지 않았어요. “저는 각오했어요. 저의 모든 것을 희생하겠어요. 꼭 인종개량 방안을 내주세요. 지구촌 인류의 운명이 달렸어요.” 수중 아파트 안에서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어요. 아파트 바깥에서는 검푸른 파도가 출렁일 뿐이었어요.                               제2장 위대한 탄생 흐릿한 하늘아래 거무스름한 산성 눈송이가 풀풀 날리고 있었어요. 금붕어는 새로운 인종개량방안을 토론하려고 만장굴 대통령 집무실로 금별 대통령을 찾아갔어요. 대통령 집무실 앞에 가서 동굴 밖에 눈을 톡톡 털고 문손잡이를 잡다가 금붕어는 깜짝 놀랐어요. 집무실 안에서 애교 섞인 여인의 목소리와 남자의 거친 숨소리가 섞여 간간히 들렸어요. 금붕어가 호기심에 차 빠끔히 열린 문틈으로 들여다보았어요. 아, 저게 뭐예요? 글쎄 금별 대통령이 여비서의 허리를 꽉 끌어안고 키스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안 돼. 이건 아니야.) 헌데 사랑의 애교 섞인 가냘픈 목소리가 귀전을 간질이는 것이었어요. “이러지 말아요. 누가 보겠어요.” “보면 뭐라나? 내가 널 좋아하는데.” 금별 대통령은 사랑을 고백하더니 계속 키스벼락까지 안기지 않겠어요. “오빠, 뭘 해? 지금 사랑에 취해 있을 땐가?” 화들짝 놀란 금별은 그제야 여비서를 놓아주고 사무 상에 돌아가 건 가래를 떼면서 점잖게 앉았어요. “노크도 하지 않고 뭐야? 예절도 없이. 흥!” 허나 금붕어는 오빠의 곱지 않은 눈길은 개의치도 않고 사랑을 꼿꼿한 눈으로 쏘아보았어요. 사랑은 금붕어의 바늘로 폭폭 찌르는 것 같은 눈길을 피해 머리를 숙이더니 대통령 집무실에서 나갔어요. “무슨 일이 있느냐?” 그제야 금붕어는 소파에 가서 털썩 들어앉았어요. “인종개량을 토론하려고 유리 박사를 불렀어.” “흥, 또 그 소리구나. 나 보고 예리나와 결혼하라고 자꾸 들볶지 말라. 난 사랑과 이미 백년가약을 맺었다. 또…” 똑똑똑 이때 노크 소리와 함께 유리 박사가 들어서는 바람에 금별 대통령은 하던 말을 그만 두고 우쭐 일어나 마중했어요. “박사님, 어서 이쪽에 와서 앉으세요.” 그들은 서로 인사수작을 마치고 자리에 앉았어요. 금별 대통령은 유리 박사를 기대에 찬 눈길로 바라보면서 물었어요. “박사님께서 새 인종을 개량할 방안이 있다던데요.” 유리 박사는 엄숙한 표정으로 금별과 금붕어를 돌아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어요. “전번에 금붕어 부장이 저를 찾아와 방사선으로 오염된 지구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인종을 개발하자고 했어요. 기실 금붕어 부장의 기이한 영감이 저를 많이 계발해 주었는데요. 클론바우 17세와 같은 슈퍼맨을 개량하는 것이죠.” 금별 대통령은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어요. “제가 알건대 클론바우 17세를 생산하는데 17년이나 걸렸다고 하던데요. 언제 그렇게 오래 개발할 시간이 있습니까? 또 유리 박사처럼 가기 사랑을 희생해 클론바우 같은 괴물을 낳으려고 하겠습니까?” “내가 하겠어요. 나는 지구촌의 인류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클론바우 아니라 악어에게라도 결혼할 생각이요. 지구를 보위하고 인종을 개량하는 위대한 사업을 위해 나는 자기 모든 것을 바칠 각오를 했어요.” “네가 그래 클론바우라도 살아 있으면 결혼이라도 할 수 있다는 말이냐?” “예, 그래요.” “아니, 아니죠. 클론바우와 결혼할 필요가 없어요.” 유리 박사가 황급히 손사래를 저었어요. “클론바우와 결혼할 필요 없이도 숱한 클론바우를 만들어낼 수 있어요.” “네?” 순간, 금별도 금붕어도 신기한 눈길로 유리 박사를 바라보았어요. 유리 박사는 신중한 표정을 지었어요. “우리는 인간복제기술로 클론바우를 생산해 낼 수 있어요.” “클론바우 대통령께서 살아계시면 모르겠지만. 어떻게?” 유리 박사는 아주 자신 만만해 했어요. “클론바우 17세는 세상을 떠났지만 저 하늘 우주공간에는 아직도 클론바우 1세로부터 16세까지 몽땅 냉동 관에 누워있어요.” “예~” 금별 대통령과 금붕어는 깜짝 놀라 눈이 똥그래졌어요. “그래요. 그때 지구의 오존층을 파괴했기에 살 곳이 없어 모두들 자외선방지우산을 쓰고 남극주로 피난해 갔지요.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해서 남극주의 얼음이 다 녹아서 우린 더 살 데가 없었어요. 그래서 나중에 우리는 우주비행선을 타고 태공에 올라가 냉동관 안으로 들어갔죠.” 그러자 금별 대통령은 이상해 했어요. “냉동 관에는 분명 맥슨 박사와 유리 박사 그리고 클론바우 17세 대통령 밖에 없었는데요.” “예~ 이런 일이예요.” 유리 박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뒤 말을 이었어요. “그때 우리 부부와 클론바우 17세만 함께 한 우주비행선에 실은 세개 냉동 관에 들어갔지요. 나머지 제1세로부터 제16세까지 클론바우들은 3명씩 각각 다른 우주비행선에 실은 냉동 관에 들어갔지요.” “예~” 금별과 금붕어는 머리를 끄덕였어요. 금별은 사무 상에서 일어나 집무실에서 왔다갔다 거닐다가 주춤 멈춰 섰어요. “인종개량을 다그쳐야 하겠습니다. 요즘 섬나라 오랑캐들이 자기들이 이제껏 시조로 모시던 뱀에게 생체실험을 하면서 인종을 개량하려고 안간 힘을 쓰고 있다는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2500여 년 전부터 여러 번 우리 코치아를 침략했던 섬나라 오랑캐들이 요즘 또 야욕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클론바우 꼬마대통령 같은 인종을 개발해 섬나라 오랑캐들을 대처해야 하겠습니다.” 금붕어는 머리를 끄덕이다가 이런 의문을 제기했어요. “클론바우 16세가 천년이나 냉동관 안에 누워 있었는데 살아 있을까요?” 유리 박사도 확답을 주지 못했어요. “거야 이제 태공에 가서 클론바우 16세의 우주비행선의 냉동관을 가져다가 열어봐야 알지요.” 금별 대통령은 과단하게 지시를 내렸어요. “즉시 인종개량연구소를 세우고 유리 박사와 다혜 박사가 소장과 부소장을 맡고 짧은 시간 내에 코치아의 인종개량을 해내십시오.” 유리 박사는 자기를 믿어 주는 젊은 지도자를 믿음에 찬 눈길로 바라보았어요. “대통령님의 지시대로 힘쓰겠어요.” 이때 여비서 사랑이 커피 잔을 들고 집무실에 들어서 사뿐사뿐 다가왔어요. 금별 대통령은 사랑의 날씬하고 탄력 있는 몸에서 눈을 떼지 못했어요. 사랑은 금붕어의 눈길이 두려워 감히 머리도 들지 못하고 커피 잔만 달랑 세분 앞에 내려놓고 나가려고 했어요. 이때 갑자기 사랑이 욱- 욱- 하고 메스꺼워 토할 번 하는 것이었어요. 그녀는 여러 사람 앞인지라 황급히 손으로 입을 싸쥐고 왝-왝-거리면서 차 판을 들고 나가버렸어요. 유리 박사는 뭔가 눈치 채고 희죽이 웃으면서 금별 대통령을 건너다보았어요. “대통령님, 축하해요. 후계자가 있게 된 것을 감축 드려요.” 금별은 뻘쭉 웃으면서 금붕어 누이를 내려다보았어요. 금붕어는 상을 찡그리면서 문밖으로 나가 사랑 비서를 찾았어요. 사랑은 토할 듯이 벽 구석에 가서 목 밑의 가슴을 안고 왝, 왝 거렸어요. “김 비서, 일을 쳤구나.” 사랑은 머리도 감히 쳐들지 못했어요. 금붕어는 일이 꼬인바 하고는 꿇어 앉아 친절하게 김 비서의 손을 잡고 어조를 좀 부드럽게 고치어 물었어요. “몇 달이나 됐어요?” “서너 달 돼요.” “몸을 잘 보양하세요.” “예. 고마워요.” 유리와 금붕어가 집무실에 들어오자 유리 박사는 또 “감축 드려요. 김 대통령님.” 하고 진심으로 축복했어요. 뒤이어 그녀는 호호호 웃었어요. “제가 어제 저녁에 이상한 태몽을 꾸었어요.” 그 말에 금별 대통령과 금붕어 부장은 모두 유리 박사를 호기심에 찬 눈길로 유리 박사를 바라보았어요. 이때 집무실 문이 열리더니 사랑이 살그머니 들어와 두 손을 잡고 서 있었어요. 금붕어는 아까와는 달리 일어나더니 아주 친절하게 사랑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이쪽으로 다가와 자리를 권했어요. “앉아 들어봐요.” 사랑은 이젠 금붕어의 눈치를 보지 않고 스스럼없이 집무실 한쪽에 놓인 소파에 앉았어요. 유리 박사는 조용히 입을 열었어요. “제가 어떻게 돼 땔나무를 하러 코치아 수도 연화시 뒷산 칼산에 오르게 됐어요. 제가 나뭇가지를 잡고 힘겹게 가파른 칼산을 오르는데요. 꽉 들어선 소나무 밭에서 느닷없이 금빛이 반짝이지 않겠어요?” “와~우” 금붕어와 금별은 함성까지 질렀어요. 유리 박사는 뒷말을 이었어요. “제가 너무 이상해 나뭇가지를 잡고 소나무 밭 속으로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다가갔지요. 아니, 저게 뭔가요? 소나무 가지에 금빛이 반짝거리는 금 낫이 한 자루 걸려 있지 않겠어요?” “와~우” 금별과 금붕어 두 오누이는 또 한 번 탄성을 질렀어요. 허나 내성적인 김 사랑은 머리를 다소곳이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듣기만 했어요. 유리 박사는 싱글벙글 웃음을 짓는 금별 대통령을 바라보았어요. 금별은 10여 년 전의 애숭이 티를 다 벗고 아주 성숙되고 노련한 모습이 역역했어요. 유리 박사는 인종개량연구소 일로 다혜 박사를 찾아보려고 대통령 집무실에서 나갔어요. 다혜 박사는 500년 전에 지구보위전을 벌린 김성 대통령 시대 무빈 총사령관의 어머니죠. 그런데 10여 년 전 아코 태공전쟁에서 지구를 충돌하려고 날아오는 소 혜성을 폭파한 후 아카시아의 우주비행접시 부대와 싸우면서 지구로 회귀하다가 장렬히 희생됐던 것이죠. 다혜 박사는 아직도 아들을 잃은 아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어요. 유리 박사는 수중 아파트에 들어가서 침대에 누워 몸을 가누지 못하는 다혜 박사를 위문하면서 금별 대통령이 인종개량연구소를 세우기로 한 지시를 전달했어요. 다혜 박사는 침대에서 일어나면서 단연히 말했어요. “지구를 보위하려고 나는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까지 잃었어요. 지구를 보위하고 뱀 섬나라의 오랑캐들을 전승할 수만 있다면 560살도 넘은 이 늙은 노친의 모든 것을 바치려오. 허나 저는 핵미사일전문인데요. 어떻게 인종개량을 연구할까요?” 유리 박사는 다혜 박사의 손을 잡고 “저도 천문학을 연구한 사람이지만 지금 인종개량을 연구하게 됐어요. 우리는 천문학과 핵에너지 지식을 이용해 오존층이 파괴된 지구촌에서 자외선과 방사능 오염에 적응할 수 있는 새 슈퍼인종을 개발해 보자요.”라고 했어요. 그제야 다혜 박사는 머리를 끄덕였어요. 한편 유리 박사가 떠나간 후 금별 대통령은 사랑이 있는 자리에서 금붕어를 보고 근심을 털어놓았어요. “네가 진정 클론바우 16세, 그 괴물과 결혼할 예산이냐?” “유리 박사가 결혼하지 않아도 복제기술과 줄기세포 기술로 슈퍼맨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어?” 금붕어는 대수로워 하지 않았어요. 허나 금별은 여동생의 전도를 고려했어요. “넌 그래, 괴물 같은 후대를 볼 예산이냐? 우린 너무나도 귀중한 분들을 너무 많이 잃었어. 외조부모와 부모를 모두 죤슨 악마와의 전쟁에서 잃었다. 난 하나 밖에 없는 여동생을, 한 배 속에서 나온 쌍둥이 누이동생을 잃을 수 없다. 허우아가 널 좋아하는데 심중히 고려해봐라.” “림해자가 허수아를 따르는데 별 근심을 다한다. 오염된 지구를 구하기 위해 슈퍼맨 후대를 보면 좀 좋아서?” 금별 대통령은 후~ 하고 땅이 꺼지게 한숨을 지으면서 도리머리를 홰홰 가로 흔들었어요. “이건 애들 장난이 아니야. 네가 어찌 허수아와의 진정한 사랑을 버리고 사람도 아니고 짐승도 아닌 괴물 후대를 보자고 그러니?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다.” “더 말하지 말라. 이미 결단을 내렸으니까.” 금별 대통령과 사랑은 근심어린 침울한 표정을 지었어요. 며칠 후 유리 박사의 인도를 받으면서 금붕어 부장은 다혜 박사와 함께 우주비행선을 타고 태공으로 날아올랐어요. “태공에서 둥둥 떠다닌 지도 이젠 천년도 넘는데요. 낡은 우주비행선이 온전하겠어요?” “근심하지 말아요.” 유리 박사가 확신에 찬 눈길을 금붕어에게 주었어요. “전번에 제가 저의 열여섯째 아들 16대 클론바우를 찾아본 일이 있어요.” “예~” 그들은 태공쓰레기가 날아다니는 태공에서 우주비행선마다 참빗질했어요. 태공에는 오염된 지구에서 살기 싫어 태공에 올라와 냉동 관에 들어간 사람들의 유체를 싫은 우주비행선이 수태 둥둥 떠다니고 있었어요. “바로 저거요.” 유리 박사는 낡은 우주비행선을 가리켰어요. “끝내 찾아냈군요.” 금붕어는 기뻐 손뼉까지 쳐댔어요. 그들은 사흘만에야 16대 클론바우의 냉동 관을 싫은 낡은 우주비행선을 찾아냈어요. 천년이나 태공에서 날아다닌 우주비행선이지만 과학기술함량이 높은 것이어서 색이 좀 낡았을 뿐 아직도 용케도 태공에서 거연히 날아다니고 있었어요. “저게 뭐예요?” 그들이 우주비행선에 접근하려고 할 때었어요. 독수리 몇 마리가 이쪽으로 덮쳐 오면서 무서운 소리를 지르고 있었어요. “겁나 마세요.” 유리 박사가 안심시켰어요. “저건 16대 클론바우를 보호하려고 우주비행선에 붙여두었던 로봇독수리들이예요.” “오~” 로봇독수리들은 이쪽 우주비행선과 가까이 날아와 사람의 소리를 질렀어요. “당신들은 뭘 하려고 여기 접근하는 거요?” 유리는 마이크를 쥐고 우주비행선 바깥에 대고 소리 질렀어요. “난 16대 클론바우의 어머니 유리 박사이다. 지금 클론바우를 데려가려고 왔다.” “유리 박사?” 그중 제일 큰 독수리 로봇이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저희들끼리 전자음으로 뭐라고 토론하는 거 같았어요. 이윽고 큰 독수리 로봇은 이쪽에 대고 “좀 기다리세요. 우리 주인한테 물어 보겠습니다.”라고 하더니 16대 클론바우의 우주비행선 쪽으로 날아갔어요. 뒤이어 우주비행선 안에서 웅글진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난 16대 클론바우입니다. 유리 박사는 누구를 데리고 왔습니까?” 그제야 유리 박사는 마이크에 대고 “오, 한 분은 코치아의 금별 대통령이고 한분은 대통령의 여동생 금붕어 부장이야.”라고 했어요. 그런데 저쪽에서는 생각지 못한 소리가 울렸어요. “오, 나도 금별 대통령님이 지구를 보위하기 위해 죤슨 악마를 전승한 위대한 업적을 쌓은 분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허나 난 유리 박사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돌아가십시오.” “얘야, 난 네 어미야!” 유리 박사는 결이 나서 발까지 탕탕 굴렀어요. “당신이 어찌 내 어머니란 말입니까? 내 어머니는 코끼리와 타조입니다. 내 몸속에는 유리 박사의 유전자보다도 나를 낳은 코끼리의 유전자가 더 많습니다. 코도 코끼리어머니를 닮아 이렇게 대여섯 발이나 되는데요. 내가 어찌 유리 박사의 아들이란 말입니까?” 16대 클론바우의 말을 듣고 유리 박사는 도리머리를 홰홰 가로 흔들었어요. “얘야, 네가 무슨 그런 불효한 말을 하는 거야. 내가 없이 네가 태어날 수 있단 말이냐?” 유리 박사의 눈에서는 벌써 서러움에 찬 눈물이 흘러내렸어요. 그러나 저쪽 우주비행선에서는 더욱 성난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돌아가시오. 난 유리 박사를 좋아하지 않아요. 이전에 내 아들 17대 클론바우를 사촉해 오존층을 파괴해 지구촌을 통일해 얻은 게 뭡니까? 우리는 살 곳이 없어 맥슨 박사와 유리 박사를 따라 남극에 갔죠. 남극의 얼음마저 지구온난화에 녹아내려 이렇게 냉동 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까? 어째 또 나를 날 오염된 지구에 내려가 살라고? 성가시게 굴지 말고 어서 돌아가세요.” “얘야, 이 어미를 믿어라.” “흥! 어미는 무슨 놈의 어밉니까? 내 어머니는 코끼리입니다. 이젠 유리 박사가 콩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믿지 않을 겁니다. 자기네는 결혼해 호의호식하면서 살면서. 난 사람도 아니고 짐승도 아니게 만들어 놓고 뭡니까? 또 나를 아들 클론바우처럼 태공에서 핵미사일을 안고 날뛰다가 죽이자고 그럽니까? 어서 돌아가십시오. 안 그러면 로봇독수리들의 고기밥이 되지 말고. 흥!” 그러자 호위 로봇독수리들이 날아와 금붕어가 모는 우주비행선 유리에 날개를 딱 붙이고 매달려 칼날 같은 부리로 우주비행선 유리를 마구 쪼아댔어요. 저게 뭔가요? 유리가 날카로운 부리에 펑펑 구멍이 뚫릴 것만 같았어요. 금붕어는 황급히 “우리가 돌아갈 테니 그만 해!” 하고 고함쳤어요. 그제야 로봇독수리들은 유리에서 떨어져 저쪽 우주비행선으로 날아가 날개 밑에 붙는 것이었어요. 금붕어가 선불 맞은 노루처럼 우주비행선 기수를 돌려 낡은 우주비행선에서 멀리 떨어져 갔어요. 허나 유리는 또다시 마이크를 쳐들었어요. “클론바우야, 다 내가 돕는다는 게 잘못해 지구를 해쳤다. 지금 우리는 금별 대통령의 영도아래 새로운 인종을 개발해 계속 지구를 해치려는 악마들을 제거하고 오염된 지구를 복구하려고 한다. 너의 힘이 필요해.” 그 말에 저쪽 우주비행선에서는 아무런 말도 없었어요. 원래 클론바우의 우주비행선에는 지구의 모든 역사 인물과 과학기술 정보를 입력한 시스템이 장치돼 있었어요. 그리하여 누가 다가오면 시스템이 작동되면서 자연히 클론바우 16세를 대신 대화를 나누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몰아냈던 것이죠. 저쪽 우주비행선이 잠잠해지자 유리 박사는 클론바우 16세가 자기 말을 듣고 있다는 것을 육감으로 느꼈어요. “난 아들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에게 미안하다. 장가 한번 가보지 못하고 저 세상으로 가게 했으니 말이야.” 저쪽 우주비행선에서 땅이 한숨소리가 들렸어요. “그래 도대체 어찌 하자고 왔습니까?” “얘야, 지구촌을 보위하려면 너 같은 슈퍼맨이 필요하다. 우린 너 같은 슈퍼맨으로 인종을 개량하려고 한다.” “그럼 인종개량을 할 거지. 날 찾아와 뭘 합니까?” “너와 예쁜 금붕어 부장을 결혼시키려고 그래.” “허허허허. 나 같은 괴물에게 시집오려는 사람도 있답니까?” “그래.” 유리 박사는 금붕어에게 눈을 찔끔 해보였어요. “어떤 눈이 먼 여자인가요? 머리는 온전해요?” “그래요.” “어머니 목소리가 아닌데?” “저는 금붕어인데요.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인종개량을 꼭 해야 하겠어요.” “구체적인 방안을 말해 보세요.” “복제기술과 줄기세포를 이용해 당신과 저의 유전자를 분해해 클론바우 17세 대통령과 같은 슈퍼맨 인종을 개발하는 것이죠.” “또 그 말이군. 우리도 인간인가? 괴물이지. 세상을 온통 괴물 세상으로 바꿔 놓으려는 겁니까? 피를 너무 믿지 마십시오. 나 같은 슈퍼맨이 일단 악마로 변하면 지금 인류의 힘으로는 이기지 못합니다.” “근심하지 마십시오. 우린 꼭 지구를 보위하도록 슈퍼맨들을 어릴 때부터 교양할 거예요.” 그러나 클론바우는 한숨을 계속 쉬었어요. “계획은 아주 좋은 계획인데요. 인민이 역사를 창조하지 영웅이 역사를 창조하지 못한다는 걸 명심하십시오. 몇몇 클론바우로 어찌 전 지구촌을 개조할 수 있겠습니까? 전체 인류가 지구 생태환경의식을 수립해야지. 참 답답하구먼. 천년 후에도 후배들이 이렇게 우둔한 생각을 하다니? 쯧쯧쯧.” 금붕어는 우주비행선 기수를 돌려 낡은 우주비행선에 접근시키면서 마이크에 대고 말했어요. “우린 한두 슈퍼맨을 생산하려는 것이 아닌데요. 좋기는 천백만 클론바우를 생산해내려고 해요. 후세의 인류는 방사선과 자외선에 견딜 수 있는 악어 껍질과 같은 피부에 팔 네 개 달린 슈퍼맨으로 만들어보려고 해요. 한 마디로 오염된 지구에서도 능히 생존할 수 있는 인간을 창조하려는 것이죠.” “참 그럴 듯한데. 이젠 인종만 개량하고 오염된 지구를 복구하지 않을 예산이구먼.” “아니죠. 오염된 지구를 복구하는 한편 새 생태환경에 적응될 수 있는 슈퍼맨을 생산하려는 것이죠.” “허허허. 구리방울을 굴리는 듯 목소리를 들으니 한번 보고 싶구먼. 어떤 예쁜 처녀인가고?” 그때라고 유리 박사는 모를 박았어요. “그래, 이젠 천년 잠에서 깨나 인간 세상에 돌아와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사람답게 재미나게 살아보아라. 너도 이젠 우리를 도와 지구를 구할 때가 됐다. 어서 우주비행선 문을 열어라.” “에참, 진짜 인간 세상에 나가고 싶게 미인계를 써서 유혹하는구먼.” 금붕어는 우주비행선을 천천히 몰아 머리를 낡은 우주비행선의 꽁무니에 딱 도킹했어요. 호위 로봇독수리들은 두 우주비행선 주위를 날아다니면서 주위를 감시했어요. 뒤이어 호위 로봇무사들이 컴퓨터를 작동해 두 우주비행선의 문을 열었어요. 금붕어는 유리 박사를 따라 낡은 우주비행선으로 건너갔어요. “아니, 저게 뭐예요?” 금붕어는 놀라 고함쳤어요. 낡은 우주비행선 안에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데 바닥에 놓인 낡은 회색 냉동 관 옆에는 박 같은 두개골들이 해골에 묻혀 데굴거리지 않겠어요? “놀라지 마세요. 지금 당신들의 속심을 관심법으로 투시하고 있는 중이예요? 묻는 말에 속심대로 대답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독 김이 풍겨 나와 당신들은 당장 백골이 될 거요.” “맞다!” “거짓말을 하는 날엔 너희들의 각을 뜯어 매 밥을 해 놓을 테다!” 철갑을 입은 고대 무사를 방불케 하는 호위 로봇무사들이 을러멨어요. 유리 박사는 두려워 와들와들 떠는 금붕어의 손을 잡고 우주비행선을 둘러보았어요. 허나 클론바우 16세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고 호위 로봇무사들이 레이자검을 들고 노려보고 있었어요. 이때 피어오르는 김 속에 묻힌 냉동관 안에서 우렁우렁한 목소리가 들렸어요. “할머니, 할머니 옆에 있는 처녀가 금붕어 부장이겠지요?” “그래요. 제가 금붕어예요.” 금붕어가 입을 열려는 유리 박사를 앞질러 대답했어요. “허허허허, 체구를 보니 내 10분의 1이나 될까?” 금붕어는 그 말에 입을 쫙 벌리더니 냉동 관을 공포에 찬 눈길로 내려다보았어요. 냉동관의 길이는 10미터도 넘는 것 같았어요. “아니, 클론바우 16세님은 클론바우 17세 대통령보다도 더 크단 말인가요? 대통령께서는 키가 5미터 쯤 되는 거 같았는데요.” 냉동관 안에서 너털웃음소리가 울렸어요. “허허허, 놀랐지? 내가 적어도 당신들의 대통령의 아버지라고 할까? 선배라고 할까? 어쨌든 내 유전자를 가져다 만든 클론바우 대통령이니까. 내가 더 클 수 있지 않아?” 냉동 관에서는 한숨소리가 흘러나왔어요. “클론바우 17세는 16대의 자식이라고 하는 게 옳지. 유리 박사는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이젠 박사님께서는 저의 어머니라고 하는 것 보다 저의 16세 할머니시조라고 하는 게 타당할 거 같아요. 족보를 고치세요. 후손들이 웃겠어요.” “그 말에는 도리가 있어. 물을 거 다 물었으면 우리를 따라 인간 세상에 내려가자.” “할머님, 제 말을 들어보세요. 금붕어 부장의 부드러운 말을 듣고 나도 결혼해 아들딸을 낳으면서 인간답게 살아보려고 했는데요. 금붕어의 속심을 관심법으로 투시해보니까요. 인종을 개량해 지구를 보위하려고 저와 결혼하려는 진심이 장하고도 가긍해요. 허나 될 일이 아니죠.” 그 말에 금붕어는 따지고 들었어요. “무엇 때문에요?” 냉동 관 안에서는 한숨 소리에 뒤이어 이런 말소리가 울렸어요. “보세요. 금붕어와 저는 궁합이 맞지 않는 게 알리지 않아요? 내 체중만 해도 1톤은 돼요. 금붕어 부장의 그 호리호리한 몸을 보니 체중이 백 근도 돼 보이지 않는구먼.” “무슨 말인가요? 제가 109근이나 돼요.” “난 신장도 열배나 되지. 그 물건도 얼마나 큰데. 말도 안 돼. 안 돼!” 금부어도 그 말에 캐드득 웃어버렸어요. 허나 유리 박사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얘야, 내 말을 들어봐.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너와 금붕어가 결혼해야 돼.” “그만 두세요. 할머니, 이건 정치결혼인가요? 아니면 인종개량과학을 위한 과학결혼인 거요? 너무너무 짝이 맞지 않는데요. 억지로 배필이 되라고요? 안 돼요. 성가시게 굴지 말고 돌아가요. 오늘 천년 만에 너무 많은 말을 했어요. 아, 곤해요. 어서 돌아가세요.” 호위 로봇무사들이 둘씩 붙어 유리 박사와 금붕어 부장의 양 팔을 잡고 우주비행선 밖으로 끌어내려고 했어요. “잠간! 내 말을 들어보세요.” 유리 박사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또 뭘 말인가요?” 유리 박사는 냉동 관에 다가서 내려다보면서 확신에 차 말했어요. “클론바우 15세는 코끼리와 결혼해서 자네를 낳은 거 같아? 자네도 금붕어와 성생활을 하지 않고 체외 수정하는 기술과 유전자로 복제분해는 기술 그리고 줄기세포기술을 이용해 얼마든지 인종을 개량할 수 있어. 너에게 부탁하자. 인간세상으로 내려가 너의 유전자를 금붕어에게 제공해 달라.” “체외사정하란 말이지. 거 그럴듯한 결혼이구먼. 그게 어디 결혼인가요? 인륜을 해치는 일이지.” 냉동 관에서는 또 한숨소리가 들렸어요. 뒤이어 뜻밖에도 이런 말이 흘러나왔어요. “허나 인종을 개량해 지구를 구하려는 할머니와 금붕어 부장의 마음이 가상스러워 내 천년 잠에서 깨나서 인간 세상에 내려가야 하겠구먼.” “고마워, 클론바우야.” “고마워요.” “금붕어 부장, 아니, 내 색시, 어서 인간 세상에 내려가 새로운 인종을 생산해 보자. 허허허허. 별 일도 다 있구먼.” 그제야 호위 로봇무사들은 레이자검을 치우고 우주비행선을 조종하는 유리 박사와 금붕어 부장을 호위해 바깥쪽을 향해 돌아섰어요. 호위 로봇무사들이 특유한 신호로 바깥에 연계하자 호위 로봇독수리들이 태공에서 훨훨 날아예면서 대기층 쪽으로 기수를 돌려 날아가는 하나로 된 두 우주비행선을 호위했어요. 코치아 하늘에 로봇독수리들이 호위하는 냉동 관을 실은 초대형우주비행선이 날아오자 백성들은 기적이나 일어 난 듯이 환호했어요. 만장굴 앞의 우주비행장에서는 벌써 금별 대통령이 다혜 박사와 함께 허수아 부장과 림해자 부장, 차슬기 부장 그리고 아카시아의 후대 예리나와 안나, 예룬나까지 비행장에 나와 있었어요. 우주비행선이 우주비행장에 내리자 모두들 박수갈채를 보냈어요. 기중기차가 달려와 우주비행선 윗덮개가 열리자 길이가 15미터나 되는 냉동 관을 훌 들어 대형트럭에 실었어요. 트럭은 호위경찰차들의 옹위를 받으면서 코치아 국립 과학 원으로 달려갔어요. 햇빛이 한 가닥도 흘러들지 않는 밀봉된 어둠 컴컴한 실험실에서 다혜 박사와 유리 박사는 연구일군들을 지휘해 냉동 관을 전지불로 비춰 보았어요. 냉동관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훈민정음과 영어로 새겨져 있었어요. 지구 생태균형이 복구된 후 저의 냉동 관을 열어 좋은 세상을 보게 해주세요. 그전에 누가 함부로 저의 냉동 관을 연다면 천벌을 면치 못할지어다. 클론바우 16세   유리 박사는 냉동 관 앞에 가서 두 손을 모아 잡고 머리를 조아리면서 정중히 말했어요. “클론바우 16세야, 너의 유언대로 해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지금 지구촌의 생태환경이 완전히 복구되지 못했다. 그런데 너를 이 더러운 오염된 지구에 나와 고생하면서 살게 하는 나를 용서해 달라.” 그때 냉동 관에서 우렁우렁한 말소리가 들렸어요. “지구촌을 구하기 위해 제가 선택한 길이니까. 할머님께서는 어서 옆에 서 있는 연구일군들을 시켜 냉동 관을 어서 여십시오. 나도 천년 동안이나 꽁꽁 언 채로 관안에 누워 있어 잔등도 겨리고 사지가 쑤셔나서 못 견디겠습니다.” 그 말소리에 연구일군들은 놀라 서로 쳐다보았어요. “그래, 네가 그렇게 넓게 생각하니 마음이 좀 편하구나.” 유리 박사의 말에 냉동 관에서는 이런 말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난 어서 인간 세상에 나가서 금붕어 부장과 결혼해 슈퍼맨을 낳고 깨알이 쏟아지게 살고 싶습니다. 어서 냉동 관부터 여세요.” 그 뉴스 같은 말에 허수아는 더 없이 놀랐어요. 금붕어는 허수아 부장 마음 속의 금빛 태양이었거든요. 헌데 관안에 괴물과 결혼하다니요? 믿어지지 않았어요. 허나 그 옆에 서있는 림해자는 금붕어에게서 허수아를 떼올 수 있게 돼 적이 웃음주머니가 흔들흔들 했어요. 금붕어는 허수아와 차슬기, 림해자 등 부장들의 따가운 눈길을 느껴 머리를 다소곳이 숙였어요. 허나 인차 머리를 들었어요. 유리 박사가 손을 홱 휘두르자 연구 일군들이 특제전자도구로 냉동 관을 열어 재꼈어요. 순간 전지 불 밑에 허연 김이 뭉게뭉게 피어올랐어요. 김이 차자 사라지면서 괴물 클론바우 16세의 원형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어요. 서리서리 피어오르는 허연 김 속에 먼저 커다란 3미터도 넘는 코끼리코와 5미터도 넘는 독수리 날개가 관 안에서 드러났어요. “와우~” 해자랑 허수아랑 모두들 놀라 감탄했어요. 허나 유리 박사와 금붕어의 눈총을 받자 인차 입을 다물어 버렸어요. 뒤이어 연구일군들이 정맥주사를 놓자 뒤이어 클론바우 16세의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했어요. 한참 후였어요. 클론바우의 몸을 감쌌던 얼음이 녹고 몸도 녹았어요. “아~함~” 클론바우 16세가 하품인지 감탄인지 하더니 벌떡 일어나 앉으면서 중얼거렸어요. “내가 무슨 잠을 이렇게 오래 잤어. 유리 할머님, 오늘 몇 년 몇 월인가요?” “3968년 11월이야.” 그는 독수리 발가락 같은 손을 꼽으면서 사발만큼 한 눈을 굴리더니 중얼거렸어요. “그러니까 딱 천년 넘어 잤구나. 이젠 인간 세상을 보자꾸나.” 클론바우는 십여 미터나 되는 육중한 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코끼리 대가리 같은 머리로 국립 과학원 천정에 부딪쳤어요. 지붕이 부르르 떨면서 먼지가 날아 내렸어요. “에이, 지붕이 너무 낮아 내 살기는 불편하구먼. 어험.” 클론바우 16세는 자기 발로 얼음이 깔린 냉동 관에서 성큼성큼 걸어 나왔어요. 순간 금붕어는 괴물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이 재생한 거 같아 저도 몰래 고함쳤어요. “위대한 클론바우 꼬마대통령 만세!” 모두들 따라 “만세!” “만만세!” 하고 구호를 불렀어요. 클론바우 16세는 거대한 날개와 네 개의 팔을 휘둘러 몸에 묻음 얼음조각과 물기를 털어냈어요. 땅바닥에 유리 조각 같은 얼음조각이 짜르르 떨어졌어요. “모두들 오해하지 마세요. 저는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이 아닙니다. 저는 클론바우 17세 꼬마 대통령의 아버지 벌 되는 클론바우 16세요.” 그는 유리박사의 앞으로 쿵쿵 다가가더니 머리를 숙이면서 인사했어요. “할머님, 그간 심려를 끼쳤습니다. 이제 제가 효성을 다해 할머니를 모시겠습니다.” 유리 박사는 클론바우 16세의 축 늘어뜨린 긴 코랑 매만졌어요. “고맙다. 우리 고생하는 인간들을 구해 달라.” 클론바우는 어둠속에서도 독수리와 부엉이 눈 같이 밝은 눈으로 용하게도 금붕어를 찾아 내 쿵쿵 마주 걸어갔어요. 저게 뭐예요? 클론바우는 금붕어를 훌 들어 올리더니 10미터 상공에서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정중하게 말했어요. “금붕어, 내 목숨을 다 바쳐 그대를 사랑하고 아끼고 보호할 거야.” 금붕어는 감동에 찬 뜨거운 눈물을 주르르 흘리면서 “사랑해요. 클론바우 16세.” 하고 조용히 말하면서 파초 같이 넓은귀를 매만져주었어요. 모두들 박수갈채를 보냈어요. 며칠 후 만장굴 회의장에서 클론바우와 금붕어의 결혼을 축하해 은은한 결혼찬가가 울렸어요. 허수아는 허무한 웃음을 지었어요. 그는 은근히 어려서부터 금붕어를 사랑해왔던 거예요. 그런데 하루아침 새에 자기가 사랑하던 죽마고우와 같은 여자 친구를 사람도 아니고 짐승도 아닌 괴물 클론바우 16세에게 빼앗겼으니 말이죠. 금붕어도 그 눈치를 챘는지 아니면 자체 설음인지요. 눈 굽을 손으로 살짝 찍으면서 어깨를 들먹였어요. 그런 줄도 모르고 클론바우는 논밭의 숱한 개구리들의 알을 연상하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어요. “그래, 개구리들도 암컷이 숱한 난자를 논밭에 흘려놓으면 수캐구리가 암캐구리의 잔등에 매달려 수정시켜 놓지. 그래도 올챙이만은 잘 깨나더라. 나도 체외사정인지 복제인지 줄기세포기술로 개구리처럼 숱한 새끼를 낳아 길러보자.” 클론바우 16세는 금붕어와 척척 합작했어요. 어느 날 복제기술의 권위대학자 유럽 노르망디공국의 크롱 박사가 코치아 국립 과학원에 나타났어요. 그 과학원 숙사에서 클론바우와 금붕어가 살고 있었어요. 클론바우는 커다란 무대를 방불케 하는 소파에서 일어나 정중하게 인사했어요. “크롱 박사님, 어서 이리로 와서 앉으세요.” “두 분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원해요.” 크롱 박사는 아주 정중하게 인사하고 소파에 걸터 앉았어요. 그런데 소파가 어찌나 높은지 그는 아주 불편했어요. 뒤이어 그는 금붕어와 유리 박사의 사전 포치대로 가방을 내리워 열더니 주사기를 꺼내 클론바우 16세의 팔에서 유전자를 뽑아냈어요. “막 조급해나는데. 언제쯤 우리 자식을 볼 수 있을까요?” 크롱 박사는 금붕어의 팔에서도 유전자를 주사기로 빼내면서 희죽이 웃었어요. “내심하게 기다리십시오.” 크롱 박사가 국립 과학원을 떠난 지 석 달도 되지 않은 어느 날이었어요. 국립 과학원 마당에는 코끼리코를 해단 클론바우와 똑 같이 생긴 클론바우 제16세의 새끼 클론바우 17세가 태어났어요. 한 일년이 지난 뒤 클론바우 17세의 몸에서 유전자를 분리해낸 크롱 박사와 유리 박사는 성공적으로 클론바우 18세와 그의 동생들인 클론바우 1호부터 50호까지 생산해냈어요. 똑 같이 생긴 클론바우들이 만장굴 앞에 와서 줄을 죽 섰어요. 클론바우 16세와 금붕어는 자기들에게 인사하는 클론바우들의 위대한 탄생을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몰랐어요. 그들은 인종개량연구소 소장 유리 박사와 부소장 다혜 박사와 오염된 지구 생태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악어 껍질을 가진 인종을 개발하기로 토론하고 결정했어요. 그들은 즉시 크롱 박사에게 위탁해 악어 줄기세포를 채취해 새끼 콜론바우들의 줄기세포와 접목해 악어 껍질처럼 두텁고 투덜투덜한 클론바우 18세들을 100여명 더 탄생시켰어요. 클론바우 18세는 하늘을 날수도 있고 물에서 헤엄칠 수도 있었으며 땅에서 타조가 달리는 속도로 달릴 수도 있었죠. 게다가 촘촘하고 한자나 되는 눈썹과 움푹하게 패인 눈확 속의 눈알에 자외선을 비치지 못하게 막아줄 수 있었어요. 클론바우 16세와 금붕어는 괴물 같은 자기 자손들이 말을 잘 듣지 않을까봐 손오공에게서 빌려온 금고주를 클론바우 18세와 그의 동생 150명의 머리에 몽땅 씌워 놓았어요. 그리하여 누가 말을 듣지 않으면 주문을 외우기만 하면 머리에 씌운 쇠금고주가 죄여 들면서 머리가 빠개지는 듯 아파나게 됐죠. 그리하여 클론바우 18세와 그의 동생들은 누구도 감히 클론바우 17세와 금붕어의 말을 어길 수 없게 됐어요. 코치아에서 클론바우 18세가 탄생했다는 뉴스가 온 지구촌에 퍼지자 세계 각국에서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이 사망한지 10여년이 지났는데요. 또 클론바우 꼬마대통령보다도 기괴한 신종 클론바우 18세를 탄생시켰으니 말이죠. 보세요, 클론바우들의 생김새들을. 악어껍질피부에 길다란 코끼리코, 파초 같은 코끼리 귀, 독수리 눈깔 같은 사발 같은 눈, 타조 다리 같은 훤칠한 다리, 공룡의 손과 팔 같은 네 개의 팔과 손, 독수리 발 같은 손가락과 송곳 같은 손톱과 발톱은 호랑이 가죽도 마구 째고 통째로 잡아먹을 듯 했어요. 게다가 6미터나 되는 날개로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어나 고래처럼 먼 바다도 기선을 탈 필요 없이 헤엄쳐 건널 수 있으니 말이지요. 그보다도 클론바우 18세와 그의 동생들은 제16대나 클론바우 17세보다 더 발전된 인종이었어요. 그들의 코와 입 등 오관과 팔과 다리 사지, 지어 배속의 장기까지 따로 따로 장치한 부속품과도 같아 어느 사지가 손상되면 그 사지를 뜯어내고 그 클론바우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그 클론바우의 혈형과 맞는 맞춰 넣을 수 있는 것이었어요. 딱 마치 로봇의 어느 부속품이거나 집성회로처럼 뜯었다 바꿔 맞췄다 할 수 있었어요. 클론바우 18세들의 위대한 탄생으로 해 금붕어의 위신이 하늘로 날아오르게 됐어요. 그것은 금붕어가 지구촌을 구하고 인류를 구하기 위해 한 희생정신 때문이었죠. 허나 금별 대통령은 그리 기뻐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고 심드렁한 표정을 보였어요. “흥! 인종개량만 해서 되는가? 과학지식이 폭발하는 시대에 과학으로 로봇과 신식무기를 발전시켜야지. 어디 두고 보자. 누구 말이 맞는가?” 좌우간 클론바우 18세의 위대한 탄생은 특대뉴스로 돼 지구촌의 과학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었어요.  
2    장편과학환상소설 야망의 바다(1) 댓글:  조회:2472  추천:22  2009-02-20
     장편과학환상소설  "야망의 바다"                                  김장혁              1.괴상한 태몽 세월은 류수와도 같이 빨리 흘러 어느덧 이 땅에는 기원 3948년 봄이 깃들었어요. 아름다운 지구 땅덩어리에는 알락달락 이쁜 꽃들이 방실방실 웃음지으면서 활짝 피여났어요. 누구 말인지는 몰라도 참말 옳은 말이예요. 한 300년이나 400년에 한번씩 이 세상에는 천하를 뒤흔드는 천재가 태여난다고 했어요. 500년 전에 소혜성 하나가 지구를 충돌할 수 있는 궤도에 들어 서서 지구에로 날아 왔댔어요. 그때 무빈 총사령관을 비롯한 지구촌의 군사들은 과학자들과 군민들과 함께 리철학 총사령관을 괴수로 한 달나라 군사들을 제압하고 지구를 충돌하려는 소혜성을 핵미사일로 까부시고 지구를 보위하였댔어요. 그러나 500년이 지난 후 사람들은 또다시 욕심을 부려 판도를 넓히고 자원을 쟁탈하려고 아웅다웅 하였어요. 지어 이 땅덩어리의 풍부한 자원을 독점하려고 미쳐 날뛰면서 전쟁을 벌렸어요. 그번 제9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뒤 한동안 인간세상은 전쟁을 염오하고 상대적으로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국부지역 갈등이 몇번 있었을뿐이지 세계대전은 없었어요. 사람들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 거예요.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미국에서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탄을 투하하여 수십만명이 죽고 온 시내가 재더미로 되였댔지요. 제9 차 세계대전 기간에는 나라마다 원자탄과 질자탄의 위력을 과시하면서 핵전쟁을 끊임없이 하여 비옥한 땅덩어리를 차지하고 자원을 략탈하였어요. 하늘만큼 무한정한 욕심을 가진 인유의 아귀다툼으로 하여 지구라는 땅덩어리는 볼품없이 파괴되여 갔던 것이예요. 그리고 수십년이 지나도록 원폭피해의 상처가 가실줄 모르고 사람들은 방사성오염물질로 하여 원폭피해를 입은 2세대 내지 3세대까지 백혈병 같은 피부병에 걸리고 기형아를 낳았어요. 워낙 지구촌 사람들은 히로시마원폭피해의 상처를 매만지면서 그때로부터 원자력을 지구촌과 인류를 해치는데 쓴 것이 아니라 평화적으로 핵발전소를 세워 전기를 생산하는데 썼어요. 지어 달나라의 헬리움-3까지 가공하여 지구촌에 날라다가 전기를 내고 있었어요. 그러나 사람들은 욕심이 끝이 없었어요. 본래 자기 밥그릇이 어느만큼 하면 그만큼 먹고 살면 되는 건데요. 작은 밥그릇에 밥과 채를 넘쳐나게 담아먹으려고 또다시 아웅다웅 싸우기 시작하였어요. 여러 나라들은 또다시 자기 판도를 넓히려고 갖은 방법을 다하여 짧은 시간 내에 사람들을 몰살시킬 최첨단살인무기를 연구제작하기 시작하였어요. 바로 이런 란세에 아시아주의 코치아라는 나라의 유명한 지질학자 김지학박사와 해양수산물학자 박수혜박사의 가정에서 괴상한 남북골남자애 금별이와 복숭아 같은 녀자애 금붕어 오누이쌍둥이가 태여났어요. 이 오누이쌍둥이가 태여나기 전에 이 집 식두들은 별의별 이상한 룡봉태몽을 다 꾸었어요. 어느날, 김지학박사가 지질탐사망치로 광석을 탐사하면서 가파로운 절벽을 기여오를 때였어요. 절벽 우의 소나무가 우거진 곳에서 금빛이 눈부시게 반짝이는 것을 발견하였어요. (저게 무슨 빛이지?) 김지학박사는 너무나도 이상해 황급히 절벽 우로 기여올라 갔어요. 아차, 저게 뭐예요? 절벽끝 돌 틈에서 자란 두길도 넘는 소나무 우에 금빛이 반짝이는 금망치와 금밥주걱이 걸려 있지 않겠어요. (이건 필시 하늘이 나한테 내린 보물이구나. 와싸, 오늘 정말 땡이로구나. 이런 멋에 지질탐사를 하는 지질학자로 되는게 아닌가?) 김박사는 안깐힘을 다하여 절벽 끝에 우뚝 서 있는 소나무 우로 아득바득 기여올라갔어요. 그는 소나무를 두 다리로 죄여 안은 채 량 손에 금망치와 금밥주걱을 쥐고 번갈아보면서 좋아 어쩔줄을 몰랐어요. “따웅! 건 내 금망치야!” 갑자기 천지를 진동하는 호랑이의 울부짖음소리가 울렸어요. 김박사가 머리를 들어보니 이마빼기에 왕(王)자를 새긴 얼룩호랑이가 벌써 덮쳐들고 있었어요. “아차, 이 놈 호랑이야, 이게 어디 네 금망치냐?” “잔소리 말구 어서 다구, 안 주면 네놈부터 사지를 뜯어먹어버리겠다.” “사람 살려요!” 김박사는 깜짝 놀라 눈을 딱 감은 채 혼이 날아나버렸어요. 한참 후 정신을 차린 김박사는 이젠 죽었구나 하고 까딱 하지 않고 소나무 우에 앉아 있었어요. 그런데 웬 일인지 호랑이의 자취가 없었어요. 무슨 뜨거운 입김 같은 것이 김박사의 발에 풍겨왔고 아래쪽으로 하여 무엇이 버둥거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어요. 김박사가 눈을 살며시 뜨고 보니 이게 웬 일이예요. 글쎄 김박사의 발이 놓인 바로 앞의 두 소나무 가지 사이에 호랑이가 대문짝 같은 아가리르 쫙 벌린 채 목이 떡 걸려 있지 않겠어요. 허허. 그 놈 호랑이는 퉁사발 같은 눈깔을 껌뻑거리면서 두다리를 버둥거리고 있었어요. 김박사는 금망치와 금밥주걱을 품에 넣고 탐사망치로 호랑이 대가리를 딱딱 두드려 보았어요. 소나무가지 사이에 목이 떡 걸린 호랑이는 퉁사발눈을 펀히 뜨고서도 용빼는 수 없었어요. 김방사의 망치에 대가리를 딱딱 맞야대는 팔자로 돼버렸어요. 김박사는 호랑이가 불쌍해서두 손으로 안깐힘을 다해 소나무가지를 벌리고 호랑이을 구해주었어요. 땅바닥에 털썩 떨어진 호랑이는 소나무밭으로 다리야 날 살려라고 꼬리 빳빳해서 달아나버렸어요. 한참 후 김박사는 소나무에서 천천히 내려 금망치와 금밥주걱만 가지고 절벽길을 에돌아 산에서 내려 갔어요. 그런데 여기저기서 승냥이 울음소리가 들려 잔등에 식은 땀이 후즐근해졌어요. 이때 등뒤에서 또 “따웅!” 하고 호랑이의 울부짖음소리가 울렸어요. “에크! 이젠 영낙없이 죽었구나!” 김박사는 눈을 딱 감아버렸어요. 그런데 김박사의 앞에 뭔가 육중한 것이 털썩 주저앉는 것 같지 않겠어요. “내 잔등에 올라타라구. 누가 감히 내 구명은인을 건드린다구.” 김박사가 눈을 살며시 뜨고 보니 얼룩호랑이가 웅크리고 앉아 너럭바위같이 넙죽한 잔등을 들이대고 있었어요. “아니, 산중대왕님은 무엇 때문에 날 구합니까?” “자네가 소나무가지에 걸린 날 구해줬기에 구해주는 거요. 얼른 내 잔등에 올라타게나.” 김박사는 “에라, 모르겠다.” 하고 얼룩호랑이 잔등에 올라탔어요. 승냥이들과 호랑이, 곰, 사자 등 야수들은 김박사를 잡아먹으려고 으르릉거렸어요. 그러나 야수들은 산중대왕 호랑이가 두려워 호랑이 잔등에 올라탄 김박사를 뒤쫓아가면서도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어요. 김박사는 산중대왕 호랑이 잔등에 업히워 야수들이 득실거리는 수림 속을 벗어나 집으로 무사히 돌아왔던 것이예요. 그런데 이게 뭐예요? 집이라고 돌아온 곳은 글쎄 호랑들이 득실거리는 호랑이 굴이 아니겠어요. 이걸 어쩌는가요? “사람살려요!” 깜짝 놀란 김박사는 고함치면서 후닥닥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그제야 그는 그것이 한낱 꿈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였어요. 그가 품 속을 만져보니 호랑이의 잔등에서도 건사한 금망치와 금바부걱은 온데간데 없지 않겠어요. 김박사는 태몽에서 주어온 금망치를 미루어보면 장차 태여날 어린애는 자기와 같은 지질학자일 것이라고 여겼어요. (그런데 금밥주걱은 또 뭐지?) 김박사가 안해 수혜박사와 아무리 의논해보았자 꿈에서 나타난 금밥주걱이 무엇을 뜻하는지 의문이 잘 풀리지 않았어요. 수혜박사는 그저 생글 웃었어요. “아마 딸을 낳을 거 같애요.” 김지학박사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어요. “아니요. 꼭 지질학자 아들을 낳을 거요.” 이튿날 수혜박사도 이상한 꿈을 꾸었지요.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를 좋아하는 그녀가 배를 타고 푸르른 바다로 나갔어요. 그녀가 한창 갈매기가 나래치고 집채 같은 파도가 출렁이는 먼 바다를 바라보면서 환성을 올릴 때였어요. 갑자기 하늘에 먹장구름이 몰아치더니 번개가 번쩍이고 우뢰가 하늘과 바다를 진동하였어요. 뒤이어 폭우가 휘몰아치고 배가 기우뚱거리기 시작하였어요. “어머. 어쩌지? 구름 한점 없는 하늘에서 불시에 태풍이 휘몰아치고 폭우가 쏟아지다니?” 당황해난 수혜박사는 배머리를 급히 돌려 백사장이 하얗게 펼쳐진 해안으로 돌아가려고 하였어요. 이때 갑자기 저쪽으로부터 돌개바람이 휙 불어쳤어요. 아니, 저게 뭐예요? 아, 글쎄 소용돌이에 휘말려 바다물이 하늘로 올라가면서 물기둥이 구름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이 아니겠어요. 수혜박사가 급히 유람선의 키를 구십도로 돌렸지만 때는 이미 늦었어요. 배고 사람이고 다 돌개바람에 휘말려 하늘로 날아올라갔어요. 별일이예요. 배가 빙글빙글 돌면서 휘말려 구름 속으로 빨려들어갔지만요. 배 우의 사람 하나, 물통 하나 바다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구름 속에 멈춰섰어요.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야.) 수혜박사는 배가 잠간 멈춰서자 한숨을 호- 내쉬였어요. 바로 그때였어요. 갑자기 구름 아래에 칠색무지개가 놓였어요. 저게 뭔가요? 유람선은 구름 우에서 칠색무지개를 타고 천길 나락 같은 바다로 쭉 미끄러져 내려갔어요. “어마나!” 수혜박사가 소스라치게 놀라 소리쳤어요. 그때 칠색무지개가 언제 있었더냐 싶이 쭉 걷히면서 수혜박사의 품 속으로 뭔가 날아드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바다 우로 미끄러져 내려온 배는 잠수함으로 변하여 바다물 밑으로 숙 자맥질해 들어가는 것이 아니겠어요. 얼마나 내려갔을가요? 바다물 밑은 시꺼멓게 어두워졌어요. 대학교 시절에 바다물 밑을 잠수해 본 적이 있는 수혜박사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우면 적어도 천여메터 깊이의 바다물 밑이라는 것을 어림짐작으로도 알수 있었어요. 잠수함이 멈춰서더니 이윽고 뭔가 벌컥 열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어요. 눈을 뜨고 보니 잠수함은 오색령롱한 불빛이 반짝이는 룡궁대문 앞으로 내려왔던 것이죠. 룡궁 대문이 활짝 열리더니 안에서 철갑상어문지기가 아가리를 쩍 벌리고 나왔어요. “수혜박사, 우리 룡궁으로 오신 걸 환영합니다. 우리 룡왕께서 보자고 합니다. 어서 들어갑시다.” 수혜박사는 잠수함 문을 열고 금빛이 반짝이는 금돌을 밟으면서 철갑상어를 따라 룡궁으로 들어갔어요. 룡궁은 천정과 벽에서 황금빛과 비취빛이 반짝거려 참말 수정궁처럼 아름다었어요. 금붕어아가씨가 지느러미를 하느적거리며 춤을 추면서 반기였고 게와 거부기는 연회상을 차리느라고 분주히 돌아쳤어요. 룡왕은 룡좌에 앉아 퉁방울눈으로 수혜박사를 상냥하게 내려다보며 대문짝 같은 입을 열었어요. “수혜박사, 몹시 놀랐겠소. 오늘 모셔온 건 다름아니라 그대가 우리 바다를 보호하려고 쌓은 공덕을 기리여 그대에게 아주 총명한 오누이를 점지해주려는 거요. 장차 이 쌍둥이를 잘 길러서 우리 바다를 확고히 지켜주오. 지금 우리는 날이 갈수록 사람들의 오염피해에 바다물이 점점 더러워져서 살기 어렵게 됐소. 명심해 오누이쌍둥이를 잘 키워서 우리 바다를 잘 지켜주오.” 수혜박사는 감히 룡왕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머리를 숙인채 대답하였어요. “예, 그렇게 하겠나이다.” 이윽고 연회가 시작되자 거부기들과 게들이 다리로 가야금을 뜯었어요. 그  아름다운 가야금 멜로디에 맞춰 금붕어들이 남실남실 춤을 추었어요. 이때 룡왕이 수염 한대를 뽑아 훌 뿌렸어요. 그 수염은 룡궁을 휘- 휘 한고패 날더니 갑자기 수혜박사의 품 속으로 날아 들어가는 것이 아니겠어요. “하하하하.” 룡왕은 너털웃음을 웃었어요. 갑자기 룡궁의 전등불이 꺼지면서 온통 새까만 천지로 변했어요. 수혜박사는 깜짝 놀라 고함쳤어요. 이때 누군가 그녀를 업고 룡궁 밖으로 나와 잠수함 안에 앉혀 주는 것이였어요. 수혜박사가 잠수함 문을 닫으면서 볼라니 문지기 철갑상어가 아니였겠어요. 수혜박사가 잠수함을 몰고 수면을 쏜살같이 달렸어요. 철갑상어 두마리가 잠수함 량쪽에 붙어 헤염치며 따라오면서 잠수함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리하여 수혜박사는 안전하게 수면으로 떠올라왔어요. 수혜박사는 뭍으로 올라오자마자 가슴이 꺽 막혔어요. 너무 갑갑해 막 소리치면서 가슴을 두드리다가 깨보니 한낱 꿈에 지나지 않았어요. 그녀는 너무나도 이상한 꿈이여서 본가집 어머니에게 꿈이야기를 쭉 하였어요. 어머니는 이렇게 말하였어요. “네가 장차 큰 일을 할 쌍둥이를 낳겠는 모양이야. 내 금강산 절당에 가서 스님한테 사위 꿈 이야기를 하고 어떤 애를 낳겠는가고 스님한테 물어봤어. 스님은 이래더라. ‘장차 예쁜 공주와 신을 3개나 업은 남북골애를 낳을텐데 그 쌍둥이애들은 소가 밟아도 우그러들지 않을 애들이오. 그 애들은 장차 우리 땅과 바다를 지킬 큰 일을 할 애들이오. 집을 팔아서라도 공부를 잘 시키라우.’ 이게 얼마나 기분 좋은 말이냐?” 괴상한 태몽을 꾼지 얼마 안되여 수혜박사는 진짜 어린애를 품게 됐고 또 열달 후에 룡과 봉황 쌍둥이오누이를 낳았어요. 김지학박사는 아들이 장차 자기 뒤를 이어 우주와 지구를 연구하는 지질학자로 되라고 이름을 우주라는 우 자에 별 성 자를 달아 우성이라고 지었어요. 수혜박사는 장차 자기 뒤를 이어 해양전문가로 되라고 딸의 이름을 금붕어라고 지었어요.                          2.룡꿈 부모들은 모두 자식들이 장차 커서 큰 인물이 될 룡꿈을 꾸기 마련이지요. 우성과 금붕어 쌍둥이오누이 첫돌 생일에 부모들은 대문짝만한 큰상을 차렸어요. 특히 공부를 모나게 잘하라고 김지학박사는 김씨네 집안 전통대로 돌생일상에 모두부를 올렸어요. 수혜박사는 아들애 우성이 장차 지질전문가로 되라고 우성 앞쪽으로 해 생일상에 금망치를 놓아주었고 딸애 금붕어 앞에는 금밥주걱을 놓은 외에도 룡과 상어, 잉어 등 바다물고기를 놓았어요. 김지학 박사는 아예 아들애가 뭘 골라 쥐기를 기다리지 않고 안고 큰상 앞에 가서 금망치를 쥐여 주었어요. 금망치가 어찌나 빛이 번쩍이고 무거운지 우성이는 와- 하고 울음을 터뜨렸어요. 수혜박사도 자기 뜻에 따라 금붕어를 안고 큰상에서 잉어 한마리를 쥐여 주었어요. 그런데 금붕어는 상을 찡그리더니 자기 앞에서 입을 쫙 벌린 룡을 매만지는 것이였어요. 그러자 숱한 지질학자들과 해양전문가 손님들은 혀를 끌끌 찼어요. “보나마나 이 집에 지질학자하구 해양학자 태여난 거 갔소.” “참대 그루터기에서 참대 자라겠지. 버드나무 자라겠소?” “허허허.” 부모들은 누구나 다 자식들이 룡이 되기를 바라지요. 그런나 그 룡꿈이 어디 그렇게 쉽게 이뤄질 수 있겠어요. 우성은 자라면서 아버지와 엄마의 기대와는 판판 달리 공부에는 빼돌이요, 먹고 노는데는 악돌이였어요. 우성은 학교에서 공부를 할 때는 정신을 추지 못하였어요. 그러나 하학하기만 하면 책가방을 벗어 쏘파에 던지고 친구들인 차슬기랑 허수아비랑 함께 용돈을 가지고 놀음감상점에 달려갔어요. 차슬기가 버릇처럼 길죽한 당나귀 귀를 빨죽거리면서 세귀눈을 슴벅이더니 물었어요. “남북골아, 이번엔 무슨 놀음감을 사겠나?” 우성은 골 나서 자기도 슬기의 별명을 불렀어요. “술기(수레)나 당나귀를 사자구 그래.” 슬기는 우성의 귀를 쥐여 비틀었어요. “요새끼, 정말 울고 싶어?” “애개개, 놔라, 놔! 넌 어째 내 별명을 불러? 당나귀 같은게 귀 아파 죽겠어.” 우성은 슬기 당나귀 귀를 쥐여 흔들면서 우스개를 피웠어요. “그럼 저 허수아비를 살가?” 허수아는 길죽한 상판을 찡그리며 이를 옥물고 우성의 코를 쥐여 비틀었어요. “요새끼, 정말 돌아가면서 남의 별명 불러?” “애개개, 잘못했어. 놔다구. 이러다간 왕따 당하겠어.” 그제야 차슬기과 허수아는 우성을 놔주었어요. 그러나 키가 훤칠한 허수아는 이마살을 찡그리면서 대신 만만찮은 요구를 들이댔어요. “오늘 저 놀음감직승비행기하구 로케트폭죽을 사내라. 안 그럼 널 없애버릴줄 알어.” 차슬기도 맞장구를 쳤어요. “그래, 사지 않았다간 큰 일 날줄 알어! 흥!” 우성은 한 어깨 으쓱해졌어요. “박사집의 아들이 허수아비하구 술기(수레)를 돌봐주지. 대신 너희들 이 우성총사령관의 말을 잘 들어야 돼. 알았어?” “옛! 알았습니다. 총사령관님!” 슬기와 수아는 차렷자세를 하고 군례까지 척 붙였어요. 우성은 입귀가 귀 밑까지 째지게 될 지경이였어요. 헤 벌린 입 안의 삭은 이발이 다 드러났어요. 우성은 부모 몰래 금붕어의 용돈에 자기 집의 록음기까지 훔쳐 전당포에 전당맞히고 얻은 돈 2,600원이나 주고 원격조종직승비행기와 로케트폭죽을 샀어요. “야-호!” 허수와와 차슬기는 환성을 질렀어요. 우성은 상점에서 나오면서 어깨 으쓱해 고함쳤어요. “얘들아, 우리 해 지기 전에 저 널직한 태평강변에 가서 이걸 가지고 놀아보자꾸나.” “좋아!” “그러자!” 우성이랑 택시를 척 잡아 타고 태평강변으로 달려갔어요. 애들은 신이 나서 노래를 부르면서 야단치며 버드나무가 우거진 강뚝을 내려 넓은 백사장으로 달려갔어요. 우성은 모래불에 직승비행기를 내려놓고 원격조종기를 눌렀어요. 그러자 직승비행기는 꽁지를 달싹거리다가 앵 소리와 함께 하늘로 날아올라갔어요. “야, 우리 직승비행기 난다!” “떴다! 떴어!” “하늘 높이 떴어!” 애들은 환성을 질렀어요. 슬기가 금별의 손에서 원격조종기를 빼앗다싶이 하면서 ‘나두 놀아보자.”라고 했어요. “그래, 놀아 봐!” 슬기가 한참 직승비행기를 날리며 놀았어요. 우성은 볼우물이 옴폭 패우도록 죄꼬만 입술을 꼭 깨물었어요. “직승비행기만 가지구 놀겠어? 로케트폭죽두 쏴보자.” “옳아!” 슬기가 맞장구를 쳤어요. 우성은 로케트폭죽을 걸어놓을 자리를 요리조리 살폈어요. 그때 수아가 말했어요. “야, 허망공중에 쏴서야 무슨 재미 있겠어?” “그래?” 우성은 초롱초롱한 포도눈으로 강변을 쭉 둘러보다가 엉뚱한 소리를 했어요. “저기 저 높은 층집에 대고 쏴볼가?” 슬기는 겁나했어요. “그러다가 층집이 무너지면 어쩌겠나?” 우성은 대수로와하지도 않았어요. “괜찮아. 폭죽을 맞고 무너질 허수아비집이 세상에 어데 있어? 저기 뾰족한 지붕을 묘준해 쏘잔 말이야.” 이때 수아가 나란히 누워 있는 납작한 돌 두개를 가리켰어요. “여기다 폭죽을 걸구 묘준해 쏘면 딱 좋을 거 같애.” 그들은 두 돌 사이에 로케트폭죽을 걸고 층집 지붕을 겨냥했어요. “그럼 그렇지. 허수아비라도 이럴 때 보니 쓸모 있어.” 슬기가 익살을 부리자 허수아비는 종주먹을 쥐고 슬기의 옆구리를 폭 찔렀어요. “됐어.” 우성이 먼지를 톡톡 털면서 일어났어요. 그때 조급한 슬기 녀석이 글께 어느결에 그만 원격조종기를 꼭 누르고 말았어요. 쒹- 로케트폭죽은 돌틈 사이에서 빠져나가 쏜살같이 엘레베터층집으로 날아갔어요. 꽝! 찰라당! 요란한 소리와 함께 로케트폭죽이 글쎄 층집 유리창문을 박산냈어요. 깜짝 놀란 애들은 직승비행기를 안고 선불 맞은 노루들처럼 강뚝으로 죽기내기로 도망쳤어요. 층집들에서 번대머리랑 치머리랑 내다보더니 애들을 삿대질하면서 욕했어요. 우성이랑 종주먹을 쥐고 강뚝을 따라 한참 뛰였어요. 강뚝으로 내려오는 택시를 향해 손을 들었을 때였어요. “꼼짝 말엇!” “요 못된 놈새끼들아, 어디로 도망쳐?!” 택시에서 억대우 같은 번대머리와 치머리 사내가 내려 그들의 머리카락이고 귀고 멱살을 틀어쥐고 끌지 않겠어요. “가자!” “너네 집이 어데 있느냐? 네 애비 앞에서 혼쌀을 먹여줄테야!” 우성은 귀가 너무 아파 복숭아얼굴을 찡그리면서 닭똥 같은 눈물방울을 뚝뚝 떨구며 잉잉 울었어요. 그래도 쓸데 없었어요. 애들은 번대머리와 치머리한테 끌리워 우성이네 집 앞에까지 끌려왔어요.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여 공교롭게도 지학박사와 수혜박사가 자가용을 몰고 집에 이르렀어요. 어머니와 아버지는 번대머리와 치머리에게 배상금을 톡톡히 내고도 허리를 굽히면서 사과하여서야 일이 끝났어요. 그새 우성을 따라갔던 수아와 슬기는 자기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은듯이 스리살짝 꽁무니를 빼고 말았어요. 그러다나니 애꿎은 우리 꼬마총사령관만 혼살나게 됐어요.      우성이도 기회를 보아 도망치려고 남북골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우멍눈으로 도망할 구멍을 살피였어요.      이때 눈치챈 수혜박사는 우성의 애고사리 손을 꼭 쥐고 “가자, 어쩜 요렇게 에미 속을 태우는거냐? 에이, 정말 속상하다.”라고 하면서 마구 끌고 집 대문안으로 들어갔어요.      울안의 파초요 함박꽃이요 라이라크요 란초요 갖가지 화초들은 어머니에게 끌리워 집으로 들어가는 우성이를 해쭉해쭉 비웃는것 같았어요.     우성이는 별명처럼 진짜 울상을 하고 집안에까지 끌리워 들어갔어요. 아빠어머니가 국가 우주지질부와 해양수산물부에서 각기 부장으로 일하기때문에 우성이네는 남들처럼 높은 층집에서 살지 않고 단독 울안에 지은 파란 기와를 쓴 전통적인 목조방틀팔간집에서 살고있었어요. 널직한 집안은 주방을 내놓고도 침실 두개외에도 서재와 실험실이 둘이나 있었고 씨원하게 널직한 객실이 한복판에 있었어요.     어머니는 우성이를 객실 복판의 쏘파에 물앉혀놓으면서 “여기 앉아 아빠를 기다려라.”라고 하였어요.     금붕어가 어머니 서재에서 컴퓨터로 숙제를 하다가 살금살금 걸어나와 우성이를 놀란 눈길로 바라보았어요.     우성이는 외까풀눈을 흘기면서 .“네가 고발했지?” 하고 을러메면서 종주먹을 금붕어에게 겨눠보였어요.     금붕어는 쌍까풀눈을 곱게 흘기면서 “픽, 내가 말릴 때 들을게지. 쌍통맹통 꼬부랑통, 령감로친 담배통, 우전국의 전화통이라 해라.” 하고 코웃음치면서 놀려댔어요.     이윽고 아빠는 노기등등한 눈길로 우성이를 쏘아보면서 들어오더니 “네 요 놈새끼, 종아리를 거두고 서랏!”하고 호통쳤어요.      아빠는 어머니에게 눈짓하더니 자기 실험실로 데리고 들어가 이렇게 물었어요.     “무슨 용돈을 저렇게 많이 줬소? 통이 크게 저런걸 다사게. 나쁜 버릇을 키워주면서. 양?”     어머니는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하루에 딱딱 100원씩밖에 주지 않았는데요. 이상해요. 저 다먹어리가 어데서 돈이 남아 저렇게 비싼걸 샀을가?”라고 말하는것이였어요.     “여기에 문제있단 말이요.”     그러자 어머니는 무슨 짐작이 갔는지 침실에 들어가 여기 저기 둘러보았어요.     (아니, 책상우의 록음기가 없어졌구나.)     어머니는 우성이를 도적으로 만들가봐 겁이 더럭 났어요. 그리하여 아빠의 실험실에 가서 사실대로 말했어요.     그러자 아빠는 회초리를 쥐고 객실로 씽 나갔어요.     “요 놈새끼, 바른대로 말햇. 직승비행기를 산 돈은 어데서 나왔니?”     겁을 잔뜩 집어먹은 우성이는 온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초들초들한 입술을 꼭 깨물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어요.     아빠는 눈을 질끈 감고 회초리로 우성의 종아리를 쨩 쳤어요. 원래 울상이라는 별명딱지까지 딱 들어붙은 우성이는 단번에 울상을 지으면서 닭똥같은 눈물방울을 똑똑 떨구었어요.     “말해라. 어데서 난 돈이냐? 바늘도적이 소 도적이 된다고 네 바른대로 말하지 않겐? 이번에 버릇을 고쳐주지 않으면 장차 날강도 되겠다. 어서 말하지 못할가!”     쨩! 쨩!     회초리가 치고난 자리에는 빨간 굴뱀이 죽죽 갔어요. 우성이는 너무 아파 두 다리를 바들바들 떨면서 울음보를 터뜨렸어요. 우멍눈으로 어머니를 힐끔 곁눈질해보아도 아빠를 말릴 눈치가 보이지 않았어요.     “얼른 바른대로 말해. 혼빵나기전에.”     어머니마저 호통쳤어요.     우성이는 더는 뻐기지 못하고 “록음기를 전당포에 가져다가 팔아버렸어요. 흑흑, 잘못했어요. 흑흑.”라고 흐느껴울었어요.     아빠는 회초리로 또 우성의 종아리를 한대 쨩 치면서 호통쳤어요.     “네 요 놈새끼, 소 도적이 바늘 도적이 된다구 다시 그따위 짓을 하겠냐?”     “애개개, 다신 그러지 않겠어요. 흑흑, 흑흑흑.”     어머니도 옆에서 서있다가 “그런 나쁜 버릇이 자라면 나쁜 놈이 돼. 알았지?”라고 훈계하였어요.     우성이는 눈물범벅이 된 우멍눈을 할끔거리더니 남북골을 끄덕이면서 “다신 안그러겠어요. 흑흑.”라고 흐느끼며 다짐하였어요.     아빠도 회초리를 놓으면서 “고치겠다면 됐어. 이제 다시 그래 봐라. 가만놔두지 않겠다. 알았지?”라고 으름장을 놓았어요.     우성이는 남북골을 끄덕이면서 “예.” 하고 쥐구멍으로 기여들어가는 소리로 대답하였어요.     어머니는 우성이를 방바닥에 앉으라고 한후 아주 엄숙하게 차근차근 타일렀어요.     “학생이면 공부를 잘해야지. 놀음에만 탐내서 남의 집에 로케트폭죽을  쏘면 안되지?”     그러자 우성이는 종아리가 아파 매만지면서 남북골을 끄덕였어요. 아빠가 어머니의 뒤말을 이었어요.     “공부만 잘하면 네가 로케트폭죽이나 직승비행기를 사달라고 하면 아빠어머니가 이담 더 좋은걸 사줄게. 알겠지?”     그 말에 우성이는 우멍눈으로 아빠를 힐끔 쳐다보았어요.     “정말이다. 우리 우성이 공부만 잘하면 직승비행기를 사줄뿐만아니라 아빠하구 어머니하구 진짜 우주비행선을 타구 달나라에 일요일려행을 갈수도  있지.”     아빠의 그 말에 우성이는 아픈것도 다 잊어버리였어요.     그런데 이제껏 이 모든걸 구경하던 금붕어가 짧은 치마를 나풀거리면서 어머니앞으로 깡충깡충 뛰여갔어요.     “어머니, 나두 달나라에 데리구 가요. 녜?”     어머니는 한품에 금붕어를 끌어안고 뽀뽀를 해주면서 “그래, 우리 예쁜 금붕어를 데리구 달나라에 가야지.”라고 하였어요.     흑흑 흐느껴 울던 우성이가 어머니 품에 안기면서 금붕어를 밀어냈어요.     “안돼, 저 애는 학교에서 금붕어라구 놀리움을 당하는 애예요. 데리구 가지 말아요.”     금붕어는 입술에 따발을 걸게 뾰족 나왔어요.     “얘, 달나라에 데리구 간다는데 왜 입에 따발을 걸게 이래?”     어머니가 한품에 우성이와 금붕어를 안아주면서 하는 말에 금붕어는 “저 우성이가 내 별명이 금붕어라구 애들하구 말해서 애들이 다 나를 ‘금붕어!’ ‘금붕어!’ 하고 놀려줘요.”라고 하며 우성이를 저쪽으로 밀어냈어요.     “저 애는 나를 학교에 가서 ‘울상’이라구 했어요.”     “울상인거 울상이라지 뭐라겐? 넌 차슬기를 ‘차’나 ‘술기’라 하구 허수아를 ‘허수아비’라구 별명을 짓지 않았니? 그래봐라! 총사령관은커녕 왕따로 되지 않는가.”     “넌 왜 해자라는 애한테 ‘하자’라구 별명을 달았니?” 그러자 아빠가 나서서 말리였어요.     “됐다, 됐어. 쌍둥이오누이끼리 다투지 말아. 바깥에 나가서는 꼭 한편이 돼야지. 안그래?”     그래도 우성이와 금붕어는 서로 어머니 품에서 밀어내려고 하였어요. 그러자 어머니는 둘 다 한품에 꼭 안아주면서 부드러운 말투로 이렇게 말하였어요.     “다 데리구 달나라에 갈테니 우성이는 공부를 잘해라. 그리구 이담 금붕어는 어머니가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를 구경시켜줄테다. 금붕어 이름이 얼마나 곱다고 그래? 다른 애들은 그렇게 고운 이름을 가지려고 하여도 가지지 못해. 안 그래? 금붕어야?”     그제야 금붕어는 어머니 품에 안겨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볼우물을 옴폭 파더니 웃음꽃을 활짝 피웠어요.     아빠는 쏘파에서 일어나면서 “됐다. 이젠 우성이는 아빠 서재에 들어가 공부를 하구 금붕어는 어머니 서재에 들어가서 공부해라.”라고 하였어요.     그런데 금붕어는 서재에 들어갈 념을 하지 않고 이런 생똥같은 물음을 어머니에게 들이댔어요.     “어머니, 꼬끼요 닭이 먼저 있었나요? 아니면 닭알이 먼저 있었나요? 닭은 닭알에서 깨여났는가요?”     어머니나 아빠나 모두 어안이 벙벙해 앉아있었다. 우성이도 남북골을 긁적거리면서 어머니와 아빠를 번갈아보았어요.     한참후에야 어머니는 쏘파에서 일어나 금붕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이렇게 말하였어요.     “사람들은 몇천년동안 그 의문을 풀려고 하였지만 아직 풀지 못하였단다. 금붕어랑 우성이랑 공부를 잘해서 닭알과 닭어머니중에서 어느게 먼저 있었는가를 밝혀내렴.”     그러자 금붕어는 “동물박사두 어느게 먼저 있었는지 모르는구나.”하고 입귀를 비쭉거리면서 포도알눈을 곱게 흘기였어요.     애들이 서재로 각기 들어간후 아빠는 한숨을 후- 내쉬였어요.     어머니는 머리를 절레절레 가로저으면서 이렇게 말하였어요.     “우성이는 누구를 닮아서 저럴가? 닮은데 없겠어요? 아무리 생각해봐두 제 아빠 어린 때를 닮은것 같애요.”     아빠도 어머니에게 지지 않고 “금붕어는 누구를 닮아서 저런 의문을 제기하오? 흥!”하고 쏘파에서 일어나 객실에서 서성거렸어요.     어머니는 아빠의 눈치를 곁눈질해보더니 뒤말을 이었어요.      “당신도 어릴 때 얼마나 소롱소롱 하면서 애를 먹였어요. 남자애들과는 어쩌지 못하니깐 전문 녀자애들과만 우쭐렁거리지 않았나요. 우성이 지금 노는 꼴을 보면 당신을 똑 떼닮았어요. ”     그 말에 아빠는 힐끔 어머니를 쳐다보더니 둥근 얼굴에 웃음지으면서 이렇게 말하였어요.     “픽, 별 소리를 다하네. 못나두 제 애비만 닮으랬다구. 우성이는  애비를 닮아서 장차 우주지질학가로 되지 않는가 보오. 벌써 노는걸 보오. 직승비행기 아니면 로케트지. 에헴.”     “애앞에서 너무 자랑하지 마세요. 아빠를 닮아서 고집이 저렇게 세고서야 장차 어찌겠어요?”     어머니는 한숨을 땅이 꺼지게 호 내쉬였어요. 그러다가 무슨 생각이 피뜩 들었던지 이렇게 말하였어요.     “아, 정말 동무 태몽은 뭐라고 했어요. 시어머니가 말하는게 이전에 뭐 태몽에 금괭이를 쥐고와서 낳았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그 말에 김지학박사는 “당신은 정말 기억력도 좋소. 허허허.”라고 하며 소탈하게 웃는것이였어요.     수혜박사는 웃음을 참지 못하였어요.     “호호호. 어쩜 당신네 부자간은 심통한 태몽끝에 태여났는가요? 아버지는 칼산의 금괭이 태몽이구 아들은 칼산의 금밥주걱에 금망치 태몽이라. 호호호.”     그러나 김박사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어요.      “태몽으로 말한다면 저 아들은 호랑이혼을 타고 났기에 당신쪽을 더 닮은것 같소. 당신도 호랑이혼을 타고 나지 않았소. 가시어머니가 말씀한데 의하면 가시어머니는 호랑이태몽을 꾸고 당신을 낳으셨다고 하잖았소?”     수혜박사는 도리머리질을 하였어요.     “아니예요. 아버지께서는 내 태몽에 호랑이를 보았다고 하셨어요. 어느날 아버지께서는 칼산에 갔다가 그만 얼룩호랑이를 만나셨대요. 그래 겁을 집어먹구 다리야 날 살려라고 칼산에서 내려 아무리 달아나셔도 앞에 계속 그 얼룩호랑이가 나타나더래요. 글쎄 강가에까지 달아나셨는데두 얼룩호랑이는 칼산으로 돌아갈 예산두 하지 않구 계속 뒤따라오더래요. 그래서 아버지께서 들고오신 시퍼런 작두를 휘두르시니까 얼룩호랑이가 겁이 났던지 산속으로 달아나는것 갔더래요. 그런데 아버지께서 집에 오셔서 보니 글쎄 그 얼룩호랑이가 진작 집에 웅크리고 앉아있더래요. 와뜰 놀란 아버지께서 깨여나고보니 꿈이더래요. 그래서 아버지께서는 후에 늘 나를 칼산에서 데려온, 호랑이 혼을 타고난 딸애라고 말씀하시군 하셨어요.”     그 말에 김박사는 시무룩이 웃었어요.     “보오. 당신이나 우성이나 칼산의 그 얼룩호랑이 혼을 타고 났지 않았소? 에미 아들이 멀어서 닮지 않았겠소? 그래두 당신은 우성이가 나를 닮아서 고집이 세다구 그러오? 흥!”     수혜박사는 차탁우에서 감귤을 주어 껍질을 밝아 한입 똑 떼 오물오물 씹으면서 “딱 그런것두 아니예요.”하고 말하더니 뒤말을 이었어요.     “우성이나 금붕어나 다 우리 둘의 자식이니까요. 딱 어느쪽을 닮았다기보다 우리 둘을 고루고루 닮았다고 봐야지요. 보세요. 금붕어는 룡의 혼을 타고 났다고 하지 않아요. 그런데 저는 호랑이 혼에 뱀의 혼도 타고 난것 같아요. 어머니는 내 태몽에 나무구멍같은데서 뱀이 두마리가 아가리를 짝짝 벌리면서 스르르 기여나오더래요. 옛날부터 룡띠와 뱀띠는 형제자매처럼 궁합도 맞고 서로 통하는데가 있다고 했어요.” 김지학박사는 쏘파에서 몸을 일구면서 차잔을 들었어요.     “도리가 있는것 같소. 아무튼 우리 자식들이야 우리 둘을 닮았겠지 누구를 닮았겠소?”     수혜박사도 몸을 일으켜 저녁식사준비를 하러 주방으로 들어가면서 이렇게 한마디 덧붙였어요.     “우리 둘을 닮구 나머지는 아마 친조부모나 외조부모를 닮았겠지요. 호호호.”     그러자 김박사는 “하하하. 아무튼 저애들이 우리 념원대로 룡이 되였으면 얼마나 좋겠소.”라고 말하더니 차를 홀랑 마셔버리고 애들이 공부하는 칸으로 들어갔어요. 3.신비로운 달나라려행     어느덧 찌는듯이 무더운 여름이 되였어요. 우성이는 점차 열심히 공부하여 뒤떨어진 산수공부를 따라잡고 이젠 여러 학과목에서 다른 애들보다 앞서기 시작하였어요.     어느날 저녁 한참 공부를 하던 우성이는 아빠의 목을 끌어안고 응석을 부렸어요.     “아빠, 이전에 아빠는 공부를 잘하면 어데를 데리고 간다고 하지 않았어요? 아빠, 이젠 여름방학도 되였는데 놀러 가자!”     그러자 김박사는 “그래, 가자. 우리 오누이가 공부를 잘하는데 우주비행선을 타고 달나라에 가자. 요 귀염둥이들아.”라고 씨원하게 대답하면서 쌍둥이오누이를 안아주었어요.     “야-호!”     오누이는 기뻐서 객실에서 노루처럼 깡충깡충 뛰면서 야단쳤어요.     “달나라로 가자!”     “달나라려행 가자!”      우성이와 금붕어가 기다리던 그날은 다가왔어요. 그날 하늘은 류달리 맑고 푸르렀어요.     이른아침에 우성이네 일가 네식구는 자가용우주비행선을 집앞에서 타고 하늘로 날아올랐어요.     “야, 신기하다. 우주비행선이란건 딱 마치 로케트폭죽 같구나.” 금붕어가 옆에서 우성이 옆구리를 톡 치더니 눈을 질끔 감아보이며 빨간 리봉을 맨 머리로 아빠를 가리켰어요. 그제야 우성이는 실언하였음을 눈치채고 혀끝을 홀랑 내밀었어요.     우성이가 창밖을 내다보니 살던 고향 련화시내는 발밑에 누워있고 성냥곽같은 층집들이 촘촘히 서있었어요. 시내 서쪽의 칼산은 작디작은 모래무지처럼 보이는것이였어요.     그런데 금붕어는 어지름증이 좀 나서 눈을 딱 감고있었어요.     우성이는 옆에 앉은 금붕어의 옆구리를 팔굽으로 톡톡 치면서 “얘, 저 멋있는 경치를 보지 않구 뭘 하니? 넌 공 왔다. 공 왔어.”라고 하였어요. 금붕어는 마지 못해 눈을 살며시 뜨고 우주비행선 차창밖을 내다보았어요. 흰구름이 뭉게뭉게 피여오르는 구름층이 솜이불을 펴놓은듯이 발밑에서 뒤로 밀려가고 해빛도 찬연한 파란 하늘이 가없이 펼쳐졌어요. 그제야 금붕어는 자세를 바로 잡으면서 차창밖을 뚫어지게 바라보았어요. 이때 우주비행선은 일정한 고도로 올라가자 방향을 바꿔 가로 날기 시작하였어요. 한참 달리던 우주비행선은  하얀 구름송이와 눈이 뒤덮인 높은 산우로 날아지나가고있었어요.     “아빠, 저 아래 저 산은 무슨 산이예요? 겨울도 아닌데 벌써 눈이 덮여있어요?”     그러자 두귀에 수화기를 건 아빠는 뒤를 돌아다보면서 “저건 세계에서 제일 높은 산봉오리인 희말라야산맥의 쵸몰랑마봉이란다. 멋있지?”라고 하였어요.     그러자 우성이는 환성을 질렀어요.     “정말 굉장히 멋있어요.”     그러나 금붕어는 “뭐가 멋있어? 여름인데 눈보라치겠으니 다 얼어죽겠다. 어떻게 저런데서 살아?” 하고 포도알눈을 핼끔 흘기였어요.     아빠는 애들의 말을 듣고 “허허허.” 하고 웃음보를 터뜨렸어요.     “얘들아, 저기는 사시장철 눈이 덮여있어서 사람이 살지도 못한단다.”     그 말에 우성이는 “에이구, 지구촌이 배좁아서 살기 힘들다면서 저 아까운 땅우의 눈을 녹여버리면 곡식이라두 심어먹지.” 하고 종알거렸어요.     그러자 아빠는 “그래두 지질학가의 아들이 생각이 확실히 다르거든. 그래, 그렇구 말구. 우리는 지구촌의 한치의 땅두 아껴야 한다. 이제 사람들이 살 곳이 없으면 저런 산이거나 북극에라두 가서 눈을 녹이구 살아야지. 지구촌이 다 망하면 이담에 달나라에 이사가서라두 살아야 하구.”라고 하면서 우주비행선천정이 날아갈듯이 한숨을 후 내쉬였어요.     우성이와 금붕어는 아버지의 말이 무슨 뜻인지는 잘 몰랐지만 그래도 지구촌에 땅이 많지 않기에 아껴야 한다는 말만은 알아들었어요.     “정말 땅이 없으면 어떻게 살아요? 그 좋은 련꽃이 활짝 피는 내 고향의 도시하구 깎아지른듯한 절벽이 우뚝 솟은 칼산이랑 버리고 저 추운 눈산에 가서 어떻게 살겠어요?”     우성이가 울상을 짓자 금붕어가 한마디 톡 내쏘았어요.     “땅에서 살지 못하면 물고기들처럼 물밑에 가서 살지.”     “하하하. 얘, 사람이 물에 빠지면 죽는 판에 물밑에 가서 어떻게 사니? 니 정신이 있니?”     우성이는 배를 끌어안고 웃었어요.     그러나 수혜박사는 금붕어의 말을 듣자 뭔가 머리를 치는 생각이 있었어요. 환상으로 차넘치는 애들의 말이지만 수혜박사는 소홀히 받아넘기지 않았어요. 그는 묵묵히 머리속에서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있었어요.     그들이 환상에 넘치는 말을 주고받는 사이에 우주비행선은 어느덧 달나라 우주비행장에 서서히 내리고있었어요.     우성이가 차창밖을 내다보니 숱한  핵로케트처럼 생긴 건축물들이 달나라에 우뚝우뚝 서있었어요.     “아빠, 저건 뭘 하는 집이예요? 저기엔 달나라 사람들이 살아요?”     이때 우주비행선은 어느덧 우주비행장에 서서히 내리고있었어요. 우성의 물음에 김지학박사는 귀에 건 수화기를 풀어 내리워놓으면서 이렇게 말하였어요.     “그건 집이 아니라 헬리움-3가공소란다. 천년전에 우리 지구촌에서는 핵발전소를 세웠단다. 그런데 지금 핵발전소보다도 헬리움-3발전소를 더 많이 세우고있단다. 헬리움-3발전소에서 가공된100킬로그람의 헬리움-3의 발전량은 2008년도에 한해에 낸 핵발전소 발전량과 맞먹는단다. 그러니 지구촌의 여러 나라들에서는 달나라에 풍부한 헬리움-3 자원을 리용해 달나라에 직접 헬리움-3가공소를 세우고 헬리움을 가공해 지구촌에 보낸단다. 그러면 지구촌에서는 이전에 세운 원자력발전소로 계속 발전하는 한편 달나라의 헬리움-3을 우주비행선으로 날라다가 지구촌에 헬리움-3발전소를 세워 발전하고있단다.”     “와- 참 신비하네요.”     우성이와 금붕어는 호기심에 찬 눈길로 달나라를 둘러보았어요.     “얘들아, 어서 내려라. 달나라에 도착하였단다.”     애들은 아빠와 어머니를 따라 우주비행선에서 내렸어요. 그들은 인차 우주비행복을 입은채로 달나라 승용차에 앉아 호텔로 향하였어요.     호텔에 이르자 눈이 파란 금발복무원아가씨가 마중나와서 그들의 행장을 받아 들여갔고  눈이 노란 복무원아가씨가 음식을 주문해왔어요. 우성이와 금붕어는 깡충깡충 바깥에 뛰여나가 놀았어요.     “얘, 어째 나는 살짝 뛰였는데 이렇게 높이 뛸가?”     우성의 말에 금붕어도 폴짝 뛰여보았어요. 힘도 들이지 않고 자기 키만큼 솟는것이 아니겠어요.     “허, 달나라에 오니 웬 일이지? 난 단번에 고도선수로 된 기분이다.” 애들이 이렇게 말하면서 퐁퐁 뛰는것을 보고 김지학박사가 나왔어요. 그러자 우성이는 “아빠, 이게 웬 일이예요? 난 이렇게 높이 뛸수 있어요.”     그러자 아빠는 설명해주었어요.     “얘들아, 달나라는 우리가 사는 지구보다 인력이 약해서 지구에서 한메터를 뛰는 사람이면 달나라에서는 여섯메터나 뛸수 있단다.” 말을 마치자 아빠가 풀쩍 뛰였어요. 아니 저게 뭐예요? 아빠는 지붕높이만큼 뛰였다가 살짝 내리는것이 아니겠어요. 우성이와 금붕어는 재미있다고 퐁퐁 뛰였어요.     이때 사고라도 칠가봐 어머니가 뒤쫓아나왔어요.     애들의 호기심은 끝이 없었어요.     우성이는 저 멀리 우뚝 솟은 헬리움-3가공소를 보면서 어머니에게 물었어요.     “그런데 어째 달나라의 헬리움-3을 직접 지구촌에 가져다가 가공하지 않고 여기에서 가공해 가져가는가요?”     그러자 어머니는 턱으로 아빠를 가리키면서 “아빠하구 물어보렴. 달이구 별이구 땅이구 하는건 아빠가 박사란다.”라고 하였어요.     아빠는 희죽이 웃으면서 “그래. 어머니하구는 바다에 관한거 물어봐라. 어머니는 바다박사니까.”라고 말하였어요. 이윽고 아빠는 우성의 물음에 간단히 대답해주었어요.     “그건 지구촌 사람들이 지구의 환경을 보호하려고 그러는게다. 우리가 병이 없이 잘 살려면 핵페기물이나 헬리움-3을 가공하고 나머지 페기물을 달나라에 버리면 지구는 어지러워지지 않는거잖아.”     그러자 우성이는 이마살을 찌프렸지요.     “내 달나라 사람들이라면 용서하지 않겠다. 지구촌 사람들은 살기 좋겠지만 달나라 사람들은 살기 나쁘게 되잖겠어요?” 그 엉뚱한 말에 아빠는 머리를 끄덕였어요.     “그래, 그래서 달나라와 지구촌에서는 전쟁이 끄칠새 없었단다. 그런데 한 500백년전 제9차세계대전이후 지구촌의 다혜박사와 그녀의 아들 무빈총사령관 등에게 리철학국장이 지휘한 달나라 비행접시들이 패배한후 달나라는 지구촌의 식민지로 돼버렸단다. 그래서 지구촌에서는 달나라의 헬리움이랑 우라늄이랑 풀라토늄이랑 금이랑 풍부한 자원을 마음대로 파가구 여기에다 핵페기물이나 헬리움-3발전소 페기물도 버리구있단다. 달나라에는 지구에서 정배를 보낸 과학자들이나 범죄자들의 후손들이거나 정치망명자들이 살고있단다. 그들의 힘으로는 절대 지구촌의 그 많은 과학가들과 사람들을 이기지 못한다. 그래서 그들은 눈을 펀히 뜨고도 우리 지구촌 사람들의 략탈적인 자원개발이나 침략을 어찌지 못하구있단다.”     우성이와 금붕어는 초롱초롱한 눈을 깜빡이면서 아빠의 말을 명심해 들었지요.     이윽고 우성이는 아빠를 쳐다보면서 “아빠, 저기 버섯구름같은 달나라 헬리움-3가공소로 가보자요.”라고 졸라댔어요.     그러자 아빠는 오누이를 데리고 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은 헬리움-3가공소로 갔어요.     철조망을 늘인 가공소 토성 네귀에는 자동보총을 쥔 양키병사들이 왔다갔다 하면서 보초를 섰어요. 그들이 다가가자 키가 껑충한 양머리보초병이 다가와 파란 눈으로 신분증을 검사하는것이였어요.     “OK! 안으로 들어가십시요. 김박사!”     양키보초병이 두팔을 벌리며 어깨를 으쓱하더니 총가목을 잡으면서 대문안을 가리켰어요.     김박사가 영어로 뭐라고 말하더니 안으로 들어갔어요. 그들이 버섯구름같은 달나라 헬리움-3가공소로 다가가자 일본인후손인 나까노소장이 반겨맞았어요.     일본사람들은 특별히 례절이 밝아서 나까노소장은 허리를 90도로 굽히고 인사 하였어요.     “환영합니다, 김지학박사 부부님께서 어떻게 이 루추한 가공소로 애들을 데리고 왔는가요.”     김박사는 맞인사를 하면서 “일이 고달프지는 않습니까?” 하고 문안을 하였어요.     “괜찮아요.”     김박사네 일행은 나까노소장의 안내하에 헬리움-3가공소를 죽 둘러보았어요. 단층으로 된 버섯모양의 가공소안에는 몽땅 컴퓨터와 피대식기계로 헬리움-3원료를 가공하고있었어요. 그런데 작업실에도 총가목을 억세게 틀어쥔 양키보초병들이 줄줄이 늘어서있었어요.     김박사는 나까노소장의 사무실에 들어가 컴퓨터형광막을 통해 작업실을 내려다보면서 나까노소장과 펠스박사와 이것저것 물었어요.     “이전처럼 일년에 5~600톤씩 가공하는가요?”     나까노소장은 머리를 가로저었어요.     “아니예요. 제일 처음에는 헬리움채굴이 쉬워서 해마다 그렇게 가공하였지만 지금은 헬리움을 지구촌 각국들에서 서로 빼앗다싶이 채굴하다나니 자원이 고갈될 날도 오래지 않지요. 그래서 한해에 300톤가량밖에 가공하지 못하지요.”     나까노소장의 이야기를 듣고 김박사는 한숨을 후- 내쉬였어요.     “이제 헬리움마저 거덜나면 인류는 무엇을 에네르기로 쓴단 말이요? 참 답답한 일이요. 억년동안에 이뤄진 중동의 석유를 천여년에 다 파먹을 지경이니 이젠 헬리움-3마저 거덜이 나면 어떻게 산단 말이요? 참 코 막고 답답한 일이요.”     나까노소장의 말에 펠스박사는 “이제 지구촌과 달나라에서는 새로운 에네르기를 개발되기전에 헬리움쟁탈전이 날것 같아요. 자칫하면 에네르기쟁탈전으로 하여 제10차세계대전이 일어날수도 있습니다.” 수혜박사도 머리를 끄덕였어요.     “그래요. 이제 달나라의 유일한 에네르기인 헬리움-3마저 다 채굴한 다음에 인류는 꼭 에네르기 새 위기에 빠질것이예요. 물위기, 식량위기에 에네르기위기까지 겹치여 들이닥치면 인류는 이런 새 도전을 이길수 있겠는지요. 참 코 막고 답답한 일이예요.”     애들은 어른들의 이야기가 뭔지 알아들을수 없어 하품을 하였어요.     이때 금붕어가 오쫄 일어나면서 “아빠, 밖에 나가 놀아도 돼요?” 하고 물었어요.     그리하여 김박사 부부는 나까노소장과 펠스박사와 작별인사를 한후 애들을 데리고 바깥에 나왔어요.     수혜박사는 총가목을 틀어쥔 양키보초병과 갈라진후 철조망을 두른 토성안을 다시 되돌아다보면서 김박사에게 이렇게 물었어요.     “저 나까노소장은 호락호락한 인물인것 같지 않아 보여요.”     그러자 김박사는 이렇게 말하였어요.     “그럼요. 나까노소장의 17세조부인 나까노라중장은 일찍 500년전에  지구촌과 달나라 전쟁때 달나라비행접시를 몰고 지구촌 우주항천부 무빈총사령관과 싸우다가 무빈총사령관이 바다물밑 잠수함에서 쏜 핵로케트에 격추돼 태평양 바다물귀신이 되고말았소.”     “예, 그랬구만요.”     수혜박사는 한숨을 내쉬면서 금붕어의 애고사리손을 잡고 머리를 끄덕였어요. 이윽고 그녀는 이렇게 뒤말을 이었어요.      “칼산꼭대기에 세워진500년전 지구보위전쟁승리기념탑에는 무빈총사령관과 서호부장이랑 소년장관들의 이름이 새겨져있더구만요. 원래 기념탑에는 적들의 유명한 장군도 써넣으면 좋지 않아요? 그래야 우리 지구촌 영웅들이 얼마나 대단한 장군을 격살하였는가 하는 업적도 제대로 보여줄수 있겠는데 말이예요.”     “그렇소. 기념비는 실사구시할수록 영웅인물이 돋보이오. 달나라와 지구촌에는 바야흐로 전쟁위기가 닥쳐오고있소. 에네르기쟁탈전은 불가피면적이라고 생각하오. 이제 재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면 그때에는 실사구시적으로 전쟁승리기념비를 세워야지요.”     어른들의 말에는 관심이 없는 우성이는 “아빠, 우리 사는 고향 련화도시랑 서쪽에 있는 칼산이랑 여기 달나라에서 보이는가요?”하고 물었어요.     그러자 아빠는 하늘을 바라보더니 “여기서는 아직 보이지 않는구나. 이제 밤이 되면 가능하게 보일게다.”라고 말하였어요.     그러자 우성이는 아빠의 손을 놓고 이마에 애고사리손을 얹고 푸르른 하늘을 쳐다보더니 “언제 밤이 되겠니? 우리 지구촌을 볼수 있게.”라고 말하면서 코를 풀적거렸어요.     그 시각은 그리 멀지 않았어요. 어느덧 달나라에 어둠이 깃들더니 밤하늘에 아기별들이 총총 뜨더니 반짝반짝 반짝이고 둥근 구리바라같은 지구도 두둥실 떴어요.     “저게 달인가요?’     금붕어의 물음에 우성이는 배를 끌어안고 앙천대소하였어요.       “야, 이 멍청이야. 우리가 달나라에 왔는데 난데 없는 달이 또 하늘에 떴어?”     금붕어는 그제야 “오, 그럼 저게 지구 아냐?”라고 놀라하였어요.     우성이는 남북골을 건뜻 쳐들더니 “넌 그게 지구인지도 몰라?” 하고 말하면서 개 잡은 포수처럼 뒤짐까기 지고 우쭐렁거렸어요.     아빠와 어머니는 우성이가 노늘 꼴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하였어요.     아빠는 손수건으로 눈시울까지 닦으면서 금붕어의 애고사리손을 쥐더니 “맞다. 저건 지구야. 얼마나 아름다운 지구냐? 우린 저 지구를 목숨을 다해 보호해야 한다. 그러자면 공부를 잘해야 한다. 알았지?”라고 말하였어요.     우성이와 금붕어는 초롱초롱한 포도알눈을 똑바로 뜬채로 머리를 끄덕였어요.     우성이는 아빠를 올려다보면서 “아빠, 여기서 우리 사는 련화시랑 칼산이랑 망원경으로 볼수 있나요?” 하고 물었어요.     “있구 말구. 자, 어서 봐라.”     아빠가 목에 걸었던 미형컴퓨터가 달린 컴퓨터망원경을 주었어요. 우성이가 지구촌을 바라보니 어데가 련화시인지 분간할수 없었어요. 그리하여 아빠가 컴퓨터를 조절하여 형광막에 칼산과 련화시가 뜨게 하였어요.     “야, 정말 신기하다. 우리 그 쪼꼬만 련화시가 다 떴구만요. 칼산의 절벽도 똑똑히 보인다.”     “그래, 이건 무선인터넷에 위성카메라사진으로 뜬 련화시야. 요기 요게 우리 집이다.”     “어마나! 우리 집을 다 볼수 있네요.”     금붕어가 환성을 지르자 수혜박사도 신기한듯이 컴퓨터형광막을  들여다보았어요.     이렇게 그들은 밤늦게까지 달나라 호텔앞에서 지구를 구경하면서 놀았어요. 그러다가 우성이는 무슨 의문나는것이 있는지 고개를 갸우뚱거리다가 물었어요.     “아빠, 아빠처럼 달이랑 별이랑 지구랑 잘 알자면 무슨 공부를 잘해야 해요?”     아빠와 어머니가 오누이를 데리고 달나라에 온것도 이런 물음을 제기할것을 바라고 온것이였어요.     아빠는 우성이를 한품에 덥썩 끌어안더니 우멍눈을 들여다보면서 이렇게 진지하게 말하는것이였어요.     “이제 집에 돌아간후부터 천문학이란걸 공부하면 돼. 그대로 할만 하지?”     우성이는 우멍눈에 신비한 빛을 반짝이면서 “알았어요. 아빠 말씀대로 천문학공부를 잘할게요.”라고 하였어요.     금붕어도 두팔을 벌리면서 “나두 천문학공부를 잘할래요.”라고 하였어요.     그러자 아빠와 어머니는 오누이를 한품에 마주 끌어안으면서 “그래, 그래.”, “참 장하다.”라고 하면서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어요.     그날 밤에 우성이와 금붕어 오누이는 초롱초롱한 포도알눈을 깜빡이면서 창밖에서 반짝이는 총총한 별들과 구리바라같이 빛뿌리면서 둥둥 떠있는 둥근 지구를 바라보면서 인차 잠들지 못하였어요.     사흘후 달나라려행에서 예기했던 프로그램을 완수하자 아빠와 어머니는 오누이를 데리고 우주비행선에 올랐어요.     그들은 단위에 긴급사항이 생겨서 오누이가 더 놀자는것도 마다하고 원래 스케쥴보다 앞당겨 지구촌으로 돌아가야만 하였어요. 우주비행선에 오른 우성이와 금붕어는 차창밖으로 달나라 헬리움-3가공소랑 내다보면서 손을 저었어요.     “안녕! 달나라야.”     “안녕! 헬리움-3가공소야.”     우주비행선이 천천히 달나라 하늘로 솟아올랐어요. 촘촘히 들어선 볼록볼록한 헬리움-3가공소가 먼 발치에 흰버섯처럼 내려다보이고 그들이 들었던 호텔은 성냥곽 같이 작게 보였어요.     이때 금붕어가 창아래를 내리 가리키면서 “아빠, 저 아래 달은 왜 움푹 패웠어요?” 하고 물었어요.     아빠가 뒤를 돌아보고 금붕어가 가리키는 아래를 내려다보았어요.     “음, 그건 천년전에 아메리카공국의 괴물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이 지구촌을 통일할 때 원자탄으로 달을 폭파해놓은 흔적이란다.”     “오-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이란 어떤 사람인가요?”     어머니가 옆에 있다가 간단히 설명해주었어요.     “클론바우는 사람의 가죽을 쓴 짐승과도 같은 어린 괴물이였단다.” 우성이가 어머니옆에 다가앉으면서 호기심에 찬 눈빛을 반짝이며 “어떻게 생긴 괴물이예요?” 하고 물었어요.     “클론바우는 2천년전에 아메리카의 생물학자 맥슨박사와 아시아의 우주지질학자  유리박사가 클론기술로 복제해 고래배때에서 태여난 괴물이다.”     “있구말구. 고래배때에서 난 애도 있는가요?”     “클론바우는 숫구멍과 손가락에 눈이 하나 더 있고 귀는 코끼리 귀 같았고 코는 코끼리 코처럼 길다랗단다. 잔등에는 새처럼 커다란 날개가 달려있었단다.”     “우-와- 세상에 그런 괴물도 있었구나!”     우성이와 금붕어는 들을수록 괴물 클론바우꼬마대통령에 자못 흥취를 가졌어요.     “그런 괴물이니까 지구촌을 통일하지.”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괴물인것보다두 공부를 잘해서 과학기술로 지구촌을 통일하였단다.”     오누이는 클론바우꼬마대통령에게 무척 흥미를 가지였어요.     그들이 우주비행선을 타고 한 둬시간 날았을 때 갑자기 앞이 어두워졌어요. 애들이 창밖을 내다보니 운석 같은것이 태공에 가득 떠있었어요.     금붕어는 겁기띤 눈으로 창밖을 내다보았어요. 그런데 우성이는 아주 신기해 호기심에 찬 우멍눈을 더 크게 뜨고 창밖을 내다보는것이였어요.     “아빠, 저건 뭔가요?”     아빠는 기수를 대기층쪽으로 내리돌리면서 말하였어요.     “저건 괴물 클론바우대통령이 아리빠빠공국을 몰살시키자고 원자탄으로 달을 폭파해 대기층에 남긴 달의 흙이란다.”     “우-와- 그런데 왜 지구쪽에나 달나라쪽에 떨어지지 않고 어떻게 하늘에 둥둥 떠있어요.”     “지구하구 달나라 인력이, 말하자면 끌어당기는 힘이 똑 같으니까 태공에 둥둥 뜬채 떨어지지 않지.”     우성이와 금붕어는 머리를 끄덕였어요.     금붕어는 “그런데 달나라 흙이 많이 뒤덮히기는 뒤덮였다야.”라고 하면서 감탄을 금치 못하였어요.     한참후에야 해빛이 차창을 비추었어요. 그들이 탄 우주비행선은 달나라 흙이 뒤덮인 태공층을 용케도 벗어났어요. 우주비행선은 몇시간을 비행하지 않아 지구촌의 어데인지 눈이 채 녹지 않은 곳에 서서히 내렸어요. 아빠는 이번 달나라려행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북극주의 흰 눈과 아랍의 누런 사막을 더 구경시키려고 하였던것이예요.     애들이 먼저 “와” 고함치면서 우주비행선에서 내렸어요.     그런데 코치아에서 눈이라고는 본적이 없는 우성이와 금붕어는 잔설이 뒤덮인 땅에 달려가서 눈을 한웅큼씩 쥐여 입에 넣었어요.     우성이는 천진하게도 이렇게 고함쳤어요.     “아빠, 여기는 참말 좋은 곳이군요. 땅바닥에 이렇게 많은 사탕가루가 있으니까 말이예요.”     그러자 금붕어는 눈을 한웅큼 입에 넣어 먹어보고나서 “그런데 왜 이 곳 사탕가루는 우리 련화시내의 사탕가루만은 달리 달달하지 않아요?”라고 물었어요.     그 천진란만한 말에 김박사네 부부는 배를 끌어안고 웃었어요.     “얘들아, 그건 사탕가루가 아니라 눈이란다. 눈, 알만하지?”     금붕어는 눈을 한웅큼 쥐여 또 입에 넣으려다가 “눈이라구요? 눈을 먹어도 되는가요?” 하고 물었어요.     그러자 우성이도 눈을 먹었는지라 “에이구, 먹지 말라. 사탕가루처럼 달달한가 하였더니 내 먹은 눈두 슴슴한게 맛이 없다.”라고 하였어요. 애들이 노는 꼴을 보고 김박사는 “에이, 옛날 우리 살던 련화시는 사계절이 분명해서 눈도 내렸던건데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우리 반도는 열대기후로 돼버리다나니 눈을 볼수 없어 애들이 저 모양이 아니구 뭐요?”라고 한탄하였어요.     “아빠, 여기 눈덮인 이곳은 어데입니까? 아직도 달나라인가요?”     그러자 수혜박사가 제꺽 “여기는 지구촌의 제일 북쪽끝인 북극이란다. 이전에 여기에도 일년사시장철 눈이 덮여있었고 얼음이 얼었댔는데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이젠 눈을 거의 볼수 없게 되였구 얼음도 볼수 없게 되였단다.” 라고 말하였어요.     금붕어는 눈을 쥐고 놀다가 손이 새파랗게 얼었어요.     “눈이 다 녹으면 여기 시원한 공기를 먹으면서 살면 좋겠구만두. 눈두 있구 얼마나 좋아요?”     “그래, 이젠 지구에 땅이 모자라구 자원이 모자라는데 여기두 장차 개발해 사람들이 와서 살게다.”     수혜박사가 금붕어의 손에 장갑을 끼워주면서 말하는데 저쪽으로 뛰여가던 우성이가 “아이쿠!” 비명소리와 함께 그만 채 녹지 않은 얼음강판우에서 미끄러져 그만 엉덩방아를 찧었어요.     수혜박사가 달려가 보니 글쎄 우성의 뒤골이 다쳐서 피가 즐벅하지 않겠어요. 우성이는 너무 아파서 머리를 싸쥐고 엉엉 울어댔어요. 아빠가 황급히 달려가 우성의 머리에 지혈제를 바르고 붕대를 감아주었어요.     뒤이어 그들은 인차 우주비행선에 올라탔어요.우주비행선은  푸른 하늘로 날아오르더니 서남쪽으로 날아갔어요.     얼마나 날아갔을가요. 한참후 그들은 누런 모래세계가 가없이 펼쳐진 사막에 내렸어요. 그런데 천여년전의 사막과는 달리 흙둔덕이 여기저기 쌓여있고 룡암이 굳어버린듯한 바위돌이 널려있는 사막이였어요.     “아빠, 여긴 또 무슨 곳인가요?”     금붕어의 물음에 아빠는 수화기를 벗으면서 “여긴 천여년전부터  석유산지로 이름난 중동의 사막이란다.”라고 말하였어오.     “그런데 왜 텔레비죤에서 본 아프리카사막과는 달리 모래불산에 여기저기 흙둔덕이 있어요?” 하고 우성이가 묻자 아빠는 이렇게 대답하였어요.     “제9차세계대전때 괴물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이 달나라를 폭파해 중동을 덮어버리려고 하는 바람에 원자탄에 폭발된 달나라 용암과 흙이 날아와 떨어져 생긴거란다. 저기 흙둔덕같은건 그때 달나라로부터 날아온 흙과 재구 여기 널려있는 바위돌같은건 달나라 용암이란다.”     “와싸, 그럼 여기 날아온 용암이나 흙에는 헬리움-3이 없는가요?”     “물론 있지. 그건 아빠같은 지질탐사대원들이 망치를 쥐고 탐사해야 찾아낸단다.”     금붕어의 물음에 어머니가 말해주었어요.     “이 모래불밑에는 석유가 대단히 많겠네요?”     금붕어가 재차 묻는 말에 아빠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어요.     “이전에 여기 아리빠빠공국의 사람들은 사막밑의 석유를 깔고 앉아서 놀고 먹으면서 잘 살았댔단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야. 아카시아와 같은 세계 렬강들은 자기 나라에 석유를 두고도 싼값으로 이 곳 석유를 사갔단다. 그들은 아랍나라들에서 석유를 비싸게 팔거나 자기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핵무기로 자기 말을 듣도록 협박하군 하면서 략탈적인 석유수입을 해갔단다. 그러다나니 천년이 지난 지금은 이 곳에서 석유가 나지만 아카시아보다 석유매장량보다도 적단다.”     그 말에 우성이가 이렇게 천진하게 물었어요.     “석유는 지하수처럼 뽐프만 박으면 빼낼수 있잖아요?”     수혜박사는 웃으면서 “석유는 억년이 돼야 한번 생성한단다. 그런데 석유는 다 뽑아내면 그만큼 없어진단다. 그래서 석유가 다시 생기자면 억년이나 기다려야 한단다.”라고 말하면서 우성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어요.     “우와- 억년이나 걸려요? 석유가 다 없어지면 승용차나 잠수함이 어떻게 달린대요?”     아빠는 “그러기에 아빠처럼 망치를 쥐고 칼산같은 가파로운 절벽에 올라가거나 움푹하게 파인 분지를 돌아다니면서 금광석이랑 석유랑 있는가고 탐사를 해야 하는거다.”라고 자세히 말해주었어요.     우성이와 금붕어는 머리를 끄덕이더니 아빠와 어머니의 손을 놓았어요. 그 애들은 약속이나 한듯이 모래불우에서 마구 뛰놀다가 누워서 대굴대굴 구울기도 하고 발발 기기도 하였어요.     “에크, 이게 뭐냐?”     금붕어가 놀란 소리를 치자 우성이가 아우성쳤어요.     “어머니, 사막에 어떻게 뱀장어가 있어요?”     우성이는 모래불에서 꾸불럭거리면서 스르르 기여나오는 뱀장어같은것을 잡으려고 두손을 모아쥐고 입술을 이로 깨물었어요.     “가만!”     수혜박사가 보더니 황급히 다가왔어요.     “이건 사막의 독사다!”     그 말에 우성이는 모아쥐였던 두손을 들면서 복숭아 얼굴에 겁기를 띠였어요.     “아니? 독이 있는 뱀이란 말이예요?”     “그래, 독뱀이야. 어서 피해라!”     우성이와 금붕어가 활 피하는데 독사는 대가리를 쳐들고 구불구불 애들을 쫓아왔어요. 지학박사가 발길로 독사의 대가리를 탁 찼어요. 독사는 발길에 채워 서너발자욱 되는 모래불우에 뚝 떨어졌어요. 그런데 독사는 또다시 상반신을 일으켜 대가리를 사람의 허리높이만큼 쳐들고 덮쳐들었어요.     이때 아리빠빠처럼 생긴 아랍인이 락타를 타고 달려오면서 돌격총으로 달려드는 뱀을 겨누고 련발사격을 하였어요.     푱푱푱!    독사는 허리와 대가리에 총알을 맞고 사처에 피를 튕기더니 누런 모래불우에 쓰러졌어요. 순간 뻘건 피가 누런 모래불을 뻘겋게 물들이였어요.     그제야 네식구는 독사의 공포에서 벗어났어요.     “당신들은 어데서 온 사람들이요?”     그러자 김지학박사가 나서서 영어로 “우리는 코치아에서 온 지질학전문가 일가요. 애들에게 사막을 구경시키려고 이곳에 왔소.”라고 대답하였어요.     그러자 아랍인은 총을 내리우고 경계를 늦추면서 “난 아리빠빠공국의 석유경비구 사령 아뿌뚤라요. 어서 이 곳을 떠나기를 바라오. 이제 여기서 곧 군사훈련을 하게 되니까.”라고 말하였어요.     “알았소.”     아빠는 수혜박사와 애들을 우주비행선에 싣고 또 다른 곳으로 날아갔어요.     우성이와 금붕어가 차창밖을 내다보니 누런 사막에 땅크들이 사막을 누비면서 굴러나가고 락타들이 달아나가는데 정말 장관이였어요.     “아랍인들도 사막의 석유를 보호해야 생존할수 있지.”     아빠의 말에 어머니는 머리를 끄덕이면서 “이 욕망으로 차넘치는 땅우의 자원을 다 써버리면 인류는 이제 뭘 먹고 살려는지? 참말로 코 막고 답답해요.”라고 한탄하였어요.     아빠가 모는 우주비행선은 핵로케트보다도 더 빠르기에 어느덧 코치아 동북부 백두산 상공을 날아지나갔어요.     “야, 저 푸른 호수 참말 멋있다.”     우성이가 환성을 지르는데 금붕어가 “어머니, 저 곳은 어덴가요?” 하고 물으면서 호기심에 찬 눈길을 창밖에서 떼지 않았어요.     “저긴 6천년동안 피줄을 이어온 우리 백의동포들의 성산 백두산이란다. 저 파란 호수는 백두산 천지란다.”     어머니가 해석하자 애들은 “우-와, 백두산은 정말 하늘을 찌르는듯한  기상이로구나.” 하고 감탄을 금치 못하였어요.     그번 신비로운 달나라려행은 정말 우성이와 금붕어의 머리속에 많은것을 인상깊게 심어주었어요. 4. 룡궁으로 들어간 금붕어     김지학박사 일가는 집으로 돌아와 며칠 쉬였어요. 그사이 아빠와 어머니는 우성의 머리상처를 다 치료하였어요.     어느 일요일 아침이였어요.     금붕어는 어머니를 붙잡고 이렇게 응석을 부렸어요.     “어머니, 바다구경을 하자요. 예?”     그 말에 어머니 수혜박사는 아빠의 눈치를 힐끔 곁눈질해보는것이였어요.     그러자 아빠는 “그래, 오늘 바다구경을 가자.”라고 통쾌하게 대답하였어요.     “야-호!”     우성이와 금붕어는 좋아서 마주서서 두 손바닥을 마주치고나서 토끼들처럼 깡충깡충 뛰였어요.     그날 아침 그들 일가 네식구를 태운 우주비행선은 집울안에서 천천히 직상승하더니 애들이 안전벨트를 매기 바쁘게 하늘에서 씽씽 날아 어느결에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는 동해바다 상공에서 나래쳤어요. 이게 웬 일이예요. 글쎄 우주비행선이 바다에 곧게 떨어지는것이 아니겠어요?     금붕어가 놀라서 “어마나! 이걸 어째요?” 하고 놀라 고함쳤어요. 그러나 수혜박사는 쌔물쌔물 웃더니 “놀라지 말아. 이 우주비행선은 배처럼 바다에서 뜰수도 있단다.”라고 말하는것이였어요.     아닌게 아니라 출렁이는 파도속에 출렁 떨어진 우주비행선은 배처럼 파도우에 두둥실 뜨는것이 아니겠어요. 처음 파도치는 바다, 갈매기가 너울너울 날아예는 바다를 본 애들은 신기하기만 하였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우주비행선이 잠수함처럼 바다물밑에 스르르 가라앉는것이 아니겠어요.     “아니, 어머니, 이번에는 정말 우주비행선이 가라앉는데요. 어떻게 해요?”     금붕어가 어머니의 품에 안기자 우성이도 질겁하여 어머니의 품에 와락 안기였어요.     이때 아빠가 우주비행선을 천천히 앞으로 몰면서 “얘들아, 놀라지 말아라. 이 바다물밑을 봐. 얼마나 물고기들이 많은가.”라고 하였어요. 그 말에 애들은 차창밖을 내다보았어요. 애들은 바다물밑에서 헤염치는 갈치, 날치, 잉어, 문어, 금붕어, 상어들이 헤염치며 노는 신기한 바다밑세계를 마음껏 보았어요. 그들이 한참 감탄을 금치 못하는데 저쪽에서 집채같은 꺼먼 고래가 기선의 키같은 지느러미를 흐느적거리면서 이쪽으로 덮쳐왔어요.     어머니는 애들을 끌어안으면서 “어머, 돌고래다!”라고 고함쳤어요. 애들은 겁기를 띤 눈길로 차창밖을 내다보았어요. 고래는 덮쳐오자마자  대문짝같은 아가리를 쩍 벌리고 차창안을 들여다보는것이였어요.     “야, 희한하게 큰데!”     “돌고래라는건 저런게로구나.”     돌고래가 삐죽한 주둥이로 차창을 툭툭 건드리다가 저쪽으로 헤염쳐가는것이였어요. 그제야 애들은 한숨을 호- 내쉬면서 어머니 품아에서 사르르 빠져나와 선창가까이 다가가서 바깥을 내다보는것이였어요.     우성이와 금붕어는 신비한 바다물밑세계의 황홀경에 그만 넋을 잃고말았어요. 바다물밑에서 하느작거리는 산호초며 알락달락한 물고기들이며 정말 신비스럽기만 하였어요.     “저건 또 뭐야?”     금붕어가 창밖을 내다보면서 환성을 질렀어요.     우성이도 그 곳을 내다보고 놀란 소리를 질렀어요.     “바다물밑에 층집이 가득하구나.”     그 소리에 수혜박사가 창밖을 내다보고 설명해주었어요.     “저건 2천년전 코치아의 부산시내란다.”     우성이는 우멍눈을 화등잔처럼 크게 뜨면서 “아니, 그래 시내가 통채로 바다물에 잠겼단 말이예요?” 하고 리해되지 않는다는듯이 도리머리질을 하였어요.     “그래, 클론바우꼬마대통령시절에 벌써 지구온난화가 심해 상해, 싱가포르, 뉴욕  등 시내가 바다에 잠겼단 말이다. 그후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아까 우리가 갔던 북극과 히말라야산, 남극주 등 곳의 얼음과 눈이 녹아내리는 바람에 바다물이 불어서 부산시내마저 바다물에 잠겼단 말이다.” 애들은 놀란 눈길로 차창밖을 언뜻언뜻 뒤로 지나가는 바다물속의 옛부산시내 층집들을 구경하였어요.     금붕어는 네발굽을 쳐든 말을 타고 칼을 뽑아든 장군들의 동상을 보고 어머니에게 물었어요.     “저 앞에 동상이 있는 높다란 건물은 뭔가요?”     수혜박사는 창밖을 내다보면서 “저건 옛날 부산시에서 제일 큰 롯데백화상점이야.”라고 설명하면서 한숨을 후 내쉬였어요.     “어머니, 롯데백화상점이 저렇게 바다물밑에 잠기지 않았으면 어머니랑 함께  쏘핑했으면 좋겠는데요.”     금붕어의 말에 우성이는 우멍눈을 희번뜩거리면서 흘기며 “녀자들은 그저 쏘핑, 쏘핑, 쏘핑밖에 몰라. 이제 우리 고향 련화시두 당장 물에 잠기겠구만두.”라고 말하였어요.     그러자 수혜박사와 김지학박사는 땅이 꺼지게 한숨을 후 - 내쉬는것이였어요.     이때 우주비행선은 잠수함처럼 해변가를 죽 돌았어요. 우주비행선앞 바다물밑에 새하얀 백사장이 나타났어요.     “어머니, 여긴 어데인가요? 백사장이 정말 멋있구만요.”     금붕어가 하는 말에 수혜박사는 “여긴 옛날 우리 국민들이 무더운 여름이면 아주 즐겨 찾던 부산시 해운대백사장이란다.”라고 설명하는것이였어요.,     우성이는 창문으로 누런 모래가 깔린 백사장을 내다보면서 “백사장이 이렇게 바다물밑에 잠기였으니 해수욕을 다했구만요.”라고 하며 한숨을 호 내쉬였어요.     어머니도 창밖을 내다보면서 “그래. 그래두 다행하게 부산시민들이 여기 해운대가 아니라 다른 곳에 백사장을 만들었단다. 이름두 새 해운대라고 지었단다. 그러나 자연이 만들어준 해운대와 비기지두 못한단다.”라고 말하였어요.     우성이는 어머니의 말에 갑자기 “아빠, 우리 새로 만든 부산 해운대에 가서 해수욕을 하지 않겠어요?”하고 물었어요.     그러나 아빠는 머리를 가로 흔들었어요.     “후에 보자. 오늘은 바다물에 잠긴 싱가포르나 구경하구 집으로 돌아가자.”     애들은 아쉬운 한숨을 지었어요.     아빠는 우주비행선을 몰고 하늘로 날아오르더니 파도가 넘실거리는 파란 바다상공을 쏜살같이 날아갔어요.     어데로 갔는가구요? 실로 우주비행선 창밖을 내다보아서는 어데인지 구분하기 어려웠어요.     이때 우성이가 남북골 뒤더수기를 긁적거리면서 우멍눈을 화등잔처럼 크게 뜨고 환성을 질렀어요.     “금붕어야, 저걸 봐라. 저기 파도치는 바다우에 층집꼭대기가 보인다.” 그러자 금붕어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어요.     “아빠, 저기 저 바다물우에 보이는 층집꼭대기들이 총총 보이는 곳은 어딘가요?”     아빠는 오른손중지로 그 망망한 바다우에 여기저기 총총 잠겨있는 층집들을 가리키면서 “저건 말이야, 천여년전만 해도 아시아 4대 소룡이라고 불리우던 싱가포르야.”라고 알려주는것이였어요.     “그런데 지금 저런데서 사람들이 살아요?”     “살수 없지. 저렇게 위험한데서 어떻게 사니? 싱가포르 사람들이 몽땅 해외로 도망친지도 8백여년이나 된단다.”     “옛날 싱가포르 사람들은 바보야. 저런 퍼런 바다물속에 층집을 진게 우둔하죠?”     금붕어가 하는 말에 아빠와 어머니는 유치하기도 하고 천진한 애들이 귀여워 앙천대소하였어요.     그러자 우성이가 우멍눈을 깜짝거리면서 물었어요.     “웃긴 왜 웃어요? 금붕어 말이 옳은것 같구만두. 저런 바다에다 어떻게 집을 지었을가요?”     어머니 수혜박사는 이렇게 말하였어요.     “싱가포르는 원래 바다에 층집을 지은게 아니란다. 싱가포르는 천여년전에만 해도 아주 아름다운 섬이였단다. 싱가포르사람들은 그 아름다운 섬에 저렇게 높은 층집을 지었단다.”     “그런데 어떻게 돼 바다물에 층집들이 몽땅 잠기우고 섬이란건 손바닥만큼도 보이지 않아요?”     금붕어의 말에 우성이가 소리쳤어요.     “그것두 몰라? 바다물이 불어나니 잠겼겠지.”     “쳇, 바다물이 얼마나 불으면 이 큰 바다가 저렇게 몇십층 층집높이만큼 올라간다더냐? 맞지요? 어머니? 예?” 그런데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하였어요.     “우성의 말이 맞다. 바다물이 불어나는 바람에 싱가포르 섬이 사라지구 저 높은 층집도 물에 잠기우고말았단다.”     “그럼 어데서 이렇게 많은 물이 생겨서 불어올랐을가?”     우성이는 이번에도 어깨가 으쓱해서 아는척하였어요.     “내 알려줄게. 생각해보려무나. 하늘에서 비가 억수로 쏟아지기만 하구 빠져나갈데는 없지. 그래서 바다물이 붓지 않겠니? 녀자애들이란 이런 간단한 도리도 모른다니깐.”     금붕어는 입귀를 비쭉 하면서 엄마의 대답을 기다렸어요. 그 표정은  “어머니, 정말 저 우성의 말이 맞는가요?” 하고 묻는상싶었어요.     우성이는 금붕어에게 우멍눈을 흘기면서 반쯤 어머니쪽으로 돌아앉았어요. 그 행동거지는 “두말이면 잔소리지요?” 하고 말하는상싶었어요.     그런데 어머니의 대답은 우성의 말과는 달랐어요.     “그런게 아니란다. 아까 우리 눈과 얼음이 남아있는 북극의 눈과 얼음이 녹아내려서 바다물이 불어난게란다. 지구가 날따라 따가와지면서 남극주와 북극 그리구 희말라야산의 눈과 얼음이 녹아내려 백년에 바다수위가 한메터씩 높아졌단다. 그래서 근 2천년동안에 바다수위가 20메터나 높아졌단다. 그래서 저 싱가포르시내의 거의 절반이나 되는 집이 물에 잠기게 되였단다.”     “우메- 우성의 말이 엄청 틀렸구나! 뭐, 다 아는상 작작 해라.” 우성이는 남북골 뒤더수기를 긁적거리면서 수그렸어요.     아빠는 바다 저쪽에 피는 발가스럼한 락조를 보자 기수를 돌리더니 우주비행선을 몰고 산을 등진 해변가 도시—고향 련화시로 돌아왔어요.     그날 밤 금붕어는 집에 돌아간후 이리뒤척저리뒤척 하면서 인차 잠을 이룰수 없었어요. 그 애는 어느새 잠이 들었는지 몰랐어요. 그런데 꿈에 글쎄 자기가 한마리 고래로 되여 바다물밑의 룡궁에 들어가지 않았겠어요.     그를 본 룡왕은 하얀 수염을 슬슬 어루만지면서 이렇게 말하는것이였어요.     “어때? 바다물밑이 좋지? 우리 룡궁에 와서 살면서 충실한 신하가 되려무나.”     그러나 금붕어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어요.     “아니예요. 난 어머니랑 아빠랑 함께 땅우에서 살래요.” 그러자 룡왕은 금빛룡좌에서 몸을 앞으로 일으키면서 이렇게 말하는것이였어요.     “그래. 지금은 땅우에서 사는게 편안하니까 땅우에서 어머니랑 아빠랑 함께 살면 오죽 좋겠니? 그러나 때가 되면 룡의 혼을 타고난 넌 룡궁이 얼마나 좋은가를 알게 될게다. 어서 가라. 어머니랑 기다리겠다.” 그리하여 금붕어는 털게 잔등에 앉아 금빛이 반짝이는 룡궁을 나와 백사장으로 나왔던것이예요.     이튿날 아침에 금붕어가 그 꿈이야기를 하자 아빠와 어머니 지어 우성이까지 우스워 죽겠다고 야단쳤어요.     어머니는 “얘, 넌 그 룡왕의 수염인지도 몰라. 그때 나도 꿈에 룡궁에 들어갔다가 룡왕이 뽑아주는 수염 한대를 가지고 나왔댔는데 너희들을 낳았단다. 태몽이 룡꿈이였으니 장차 우리 우성이와 금붕어가운데서 룡이 나올것 같아.”     그러자 금붕어는 몸을 흔들면서 “아냐, 난 룡이 안될래. 룡이 되면 룡궁에 가서 룡왕의 심부름이나 하면서 살아야 되지 않아요. 난 사람이 좋아. 어머니랑 아빠랑 함께 살래.”라고 떼를 썼어요.     “그래, 어머니랑 함께 살자.”     어머니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우성이와 금붕어가 진정 룡이 되였으면 하고 기대하였어요.     그번 바다구경을 한후 룡의 혼을 타고난 금붕어는 어머니의 기대대로 바다물밑세계에 대해 무척 흥미를 가지는것이였어요.     이렇게 되여 애들은 방학만 되면 해외관광 아니면 바다구경을 가자고 하였어요. 애들은 관광을 하고나면 공부하는 원동력이 충전되여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하였어요. 그리하여 우성이와 금붕어는 4년동안에 소학교와 초중, 고중 학과목을 다 떼고 다른 애들이 초중을 다닐 때 벌써 대학교 공부를 하였어요. 천년전보다는 달리 애들은 대학교공부를 하면서 동시에 과외로 석사와 박사공부를 할수 있었어요. 그리하여 우성이는 아버지에게서 우주지질학박사과정을 공부하였고 금붕어는 어머니에게서 과외로 해양동물학박사과정을 공부하게 되였어요. 5. “하늘과 땅의 겨룸”     어느 일요일 아침, 아빠는 탐사망치를 들고 우성이를 데리고 련화시의 서쪽에 있는 칼산으로 갔어요. 우성이는 열네살밖에 안되였지만 이젠 아빠의 어깨만큼 키가 컸어요.     태양이 불비를 퍼붓는듯한 무더운 여름에 아빠는 우성이를 보고  올리다보아도 눈뿌리 아찔한 가파로운 절벽으로 오르자고 하였어요. 아직 산기슭을 오르나마나 하였을 때였어요. 우성이는 숨이 차 헐레벌떡거리더니 김빠진 공처럼 나무그늘아래 폴싹 물앉았어요. 그는 우멍눈으로 백화가 만발한 수림속을 둘러볼뿐 엉뎅이를 뗄 예산도 하지 않았어요.     그러자 아빠는 우성의 옆에 다가와 물주머니를 넘겨주면서 “이 칼산은 우리 부자간의 태몽에 나타났던 어머니산이다. 우리 태줄도 이 칼산에 묻었단다. 저 절벽우에 올라가 내려다보면 별유천지이다. 얼른 일어나라.” 우성이는 물주머니의 물을 절반이나 꼴딱꼴딱 들이켜고서도 의연히 도리머리질하였어요.     “아빠, 난 산꼭대기에 금바위가 있다고 해도 올라가지 못하겠어요. 산꼭대기 경치가 멋있으면 아빠가 비디오촬영기로 촬영해서 가져오세요. 그럼 집에 돌아가서 컴퓨터로 보면 다지요. 하필 이 무더운데 딱 산꼭대기로 올라가야 하나요?”     아빠는 우성이가 좀 쉬게 놔두고 망치로 바람벽처럼 서있는 절벽으로 다가가 바위돌을 딱딱 쳐보면서 말하였어요.     “그럼 좀 쉬였다가 오늘에는 조기 조 소나무 있는데까지만 올라가자.” 아버지가 금망치로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니 별로 높지 않은 절벽우에 소나무가 보이잖겠어요. 그리하여 우성이는 우쭐 일어나 아버지의 뒤를 따라 나무가지를 휘여잡으면서 절벽을 톺아오르기 시작하였어요. 한참 톺아오르던 우성이가 절벽아래를 되돌아보니 눈앞이 아찔해났어요. 순간 두다리가 바들바들 떨리는데다가 싸락돌을 밟기만 해도 발이 미끌어 절벽아래로 미끌어져내려갈것만 같아 한발자욱도 옮겨디딜수 없었어요.     “아빠, 오늘은 요만만 올라갈가요?”     아빠가 되돌아보니 땀에 흠뻑 젖은 우성의 우멍눈에는 겁기가 꽉 차있었어요.     “얘야, 오늘 너를 데리고 온건 바로 이 절벽을 톺아오르면서 사나이의 담과 완강한 의력을 키우고 지질탐사대원들과 지질학자들의 간고한 생활을 체험하라는게다. 그래야 네가 박사론문을 써도 무게있는걸 쓸게 아니냐?”     아빠가 손을 잡아끌자 우성이는 조금 담이 생겨 한발자욱한발자욱 절벽우로 올라갔어요. 우성이는 끝내 난생처음 절벽중턱에 톺아올라갔어요. 푸르른 소나무 한대가 절벽의 돌틈에 뿌리를 박고 하늘을 찌르면서 우뚝 솟아있었어요.      아빠는 절벽에 박힌 소나무를 매만지면서 환성을 질렀어요.     “맞다, 딱 이 소나무같아. 이 소나무에 걸린 금망치와 금밥주걱을 꿈에 얻어보았댔지. 그리구 이 나무가지에 호랑이 목이 걸려 버둑거렸댔지.”     우성이가 여겨보니 정말 호랑이가 목이 걸려 버둑거렸던 자리인지 소나무껍질이 허비운 자리와 뻘거스럼한 피자국 같은것이 남아있지 않겠어요.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요. 혹시 꿈을 꾼게 아니라 아빠는 몽유라는걸 해서 진짜 여기까지  왔다간게 아니예요?”     우성이는 이상하다는 표정이였어요.     “꿈이 아니면 호랑이가 나를 업고 갈수 있니?”     “글쎄 말이예요. 참말 이상한데?”     이때 아빠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입에 중지를 대고 “쉿-” 하고 목소리를 낮추었어요.     “산에 와서 절대 범의 말을 하지 말아야 해. 범의 흉을 하면 범이 온다고  쉿- 저 멋진 련화시를 내려다보아라.”     우성이가 절벽아래를 내려다 보니 저 멀리 하얀 물갈퀴를 일으키는 바다가에 새하얀 기둥식건물이 우뚝우뚝 솟은 시내가 한눈에 안겨왔어요.     “야, 정말 멋있구나. 딱 마치 우주비행선에 올라서 보는 시내모습이구나! 와싸!”     아빠는 우성이를 데리고 절벽꼭대기 들쑹날쑹한 바위돌을 망치로 딱딱 쳐서 몇쪼각 캐내 가방에 넣었어요.     “이게 바로 탐사대원들의 반날 탐사체험인거야. 알만 하지?”     우성이는 머리를 끄덕였어요. 그러나 속으로는 다른 궁리를 하고있었어요.      (에이, 지질탐사는 세상에 못해먹을 노릇이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망치를 들고 산에서 헤매야 되겠지?)     지질탐사대원들의 생활을 다 체험하고 집으로 돌아온 우성이는 온 몸이 땀주머니로 되였고 얼굴이 다 타서 깜장애를 방불케 하였어요.     그번에 칼산으로 갔다온후 우성의 공부방향은 아빠의 희망과는 완전히 달리180도로 바뀌였어요. 지질탐사학에는 관심이 없이 우주학에 관심을 돌렸어요. 그리고 놀음에 탐내던 이전의 병이 또 도졌어요. 필경은 어린애니까요. 그는 수아랑 슬기랑 함께 놀음감상점에 가서 잠수함이랑 땅크랑 사가지고 강변에 가서 모래불바닥에서 뛰놀며 놀았어요.     어느날 아빠와 어머니는 우성이와 금붕어를 보고 박사론문준비가 어떻게 되였는가고 물었어요.     그러자 우성이는 컴퓨터에서 무엇인가 쭉 빼서 아빠와 어머니의 앞에 내밀었어요.     “이게 박사론문이냐?”     “글쎄 보세요.”     김지학박사와 박수혜박사는 아주 정중하게 그 종이 몇장을 받아 서재에 들어가 보았어요.     그새 우성이는 집에서 나가 슬기와 수아와 함께 땅크랑 잠수함이랑 가지고 전투놀음을 놀러 강변으로 가버렸어요.     “하늘과 땅의 겨룸이라. 제목이 박사론문치고는 꽤나 신기하구나.”     그런데 읽어내려갈수록 론문인것이 아니라 괴상망측한 중학생작문이였어요.     문장에서 우성이는 땅의 중요성을 말하면서 땅의 자원을 힘써 개발하고 충분히 리용하여 지구촌의 경제를 발전시키고 인류에 행복을 가져다주어야 한다고 하였어요. 그러나 인류는 3천여년동안 지구촌의 땅, 나아가서 달나라의 땅 자원을 략탈적으로 개발하였기에 생태환경을 파괴하였고 이젠 더 개발할수록 인류를 멸망의 구렁텅이에 처넣게 된다고 예연하였어요. 그러고나서 지질탐사는 그제날 아빠와 함께 칼산의 절벽에 오르는것처럼 간고하고 자칫하면 호랑이에게 물리워갈 위험한 불장난으로서 세상에 못해먹을 노릇이라고 하였어요.     “아니, 조 놈의 남북골새끼. 이게 뭐라구 지껄였어. 아하이구, 애를 낳아두 뜻을 낳지 못한다구 조 놈새끼를 어찌면 좋소?”     지학박사는 작문지를 쥐여 흔들면서 머리를 싸쥐고 대성질호하였어요. 그러자 수혜박사가 그 작문지를 빼앗다싶이 하여 내리읽어보았어요. 문장에서는 장차 지구촌의 공국과 공국간 그리고 지구촌의 인류와 달나라, 나아가서 화성과 목성, 태양계를 벗어난 우주인들과의 참혹한 자원쟁탈전쟁을 피면하기 어렵다고 력설하였어요. 그는 이번 일어날 전쟁을 “하늘과 땅의 겨룸”이라고 이름짓고  자기는 장차 “하늘과 땅의 겨룸”을 대비하여 정치와 우주학, 군사리론을 전공하겠다고 하였어요. 땅이나 바다를 연구하는 과학도 중요하겠지만 그런 과학가들을 령도하여 이 땅과 바다를 지켜내는 군사리론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하였어요. 그리고 지질탐사나 해양학 같은 학문은 아빠나 어머니가 연구하면 되기때문에 자기에게 부담스럽게 연구하라고 더는 강요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부탁한다고 하였어요.     수혜박사는 작문지를 차탁에 내려놓으면서 말하였어요.     “그렇게 실망할 필요는 없어요. 애 말에 도리가 없는게 아니예요. 애가 싫다는데 당신은 억지로 지질탐사하러 이 무더운 여름에 칼산으로 데리구 간건 잘못이예요. 오히려 역작용을 놀고말았어요.”     그러나 지학박사는 “아하이구, 이 일을 어쩜 좋소?” 하고 하늘을 쳐다보면서 앓음소리를 냈어요.     수혜박사는 차잔을 지학박사에게 내밀면서 말하였어요.     “너무 근심하지 마세요. 우성이가 우주학을 전공해도 역시 당신의 뜻을 이은게 아니겠어요? 그리구 우리 금붕어는 내 뜻대로 바다를 연구하고있으니까요. 장차 정말 우리 우성이가 예견한대로 하늘과 땅이 맞붙는 전쟁이 일아나도 우리 온집식구들이 코치아를 위해 큰 일을 할수 있다고 봐요.”      그 말에 지학박사는 조금 위안되였어요. 그리하여 수혜박사의 손에서 차잔을 받아 조금 마시더니 차탁우에 놓으면서 무릎을 탁 치였어요.     “그래, 우성이가 우주와 군사를 연구해도 좋지.”     서재 문어귀에서 그 말을 엿듣고있던 금붕어는 도적고양이처럼 발뒤꿈치를 들고 발뼘발뼘 객실로 들어갔어요.  
1    단편아동소설 왕따 김장혁 댓글:  조회:2391  추천:10  2009-02-20
                              단편아동소설                                                                왕따                                                                            김장혁         영호는 정말 괴짜예요. 외까풀눈은 항상 질투의 서리발이 번뜩이고 꼭 다문 작은 입은 벌리기만 하면 뉘라 없이 헐뜯었지요. 그 애에게 누가 헐뜯기우기만 하면 그 애는 며칠이 못가서 왕따가 돼버렸지요.       어느날 애들은 수학시험을 치고 《야 — 호— 》하고 소리치면서 교실밖으로 달려나갔어요.        그런데 영호는 자기보다 공부를 잘하는 문빈이가 수학시험지를 보여주지 않은것으로 하여 뾰로통해하던 나머지 작은 입을 꼭 앙다물고 제일 마지막으로 스적스적 밖에 나왔어요. 그는 올롱한 눈으로 문빈이를 쏘아보더니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어떻게 골려줄가고 속궁리를 했어요.     이윽고 남자애들한테로 느릿느릿 다가간 영호는 그 애들을 보고 《이 문빈이새끼 있잖니? 전문 계집애들에게만 시험지를 보이구 우리 남자애들에게는 보이지 않는단다.》 하고 헐뜯었어요.     남자애들은 영호의 말을 듣고 학급에서 공부를 잘하는 문빈이를 마구 몰아주었어요. 문빈이는 입이 열이 돼도 제 발명을 할수 없었고 대번에 남자애들에게 왕따로 돼버렸어요.     이튿날, 큰일이 났어요. 향화가 글쎄 언제 문빈의 시험지를 보았는가고 영호에게 따지고 들지 않겠어요.     그러자 영호는 얼굴이 수수떡처럼 지지벌개나면서도 자기가 거짓말을 했는지라 어떻게 반격해야 할지 몰라 쩔쩔 맸어요.     그러다가 어망결에 이런 대답이 불쑥 나갔어요.     《얘, 그건 내가 문빈이를 왕따로 만드느라고 한 말이야. 너 눈 감아주면 안되니?》     그러자 향화는 《너 다시 나를 건드려봐. 가만 놔두지 않을테다.》하고 말하면서 쌍까풀눈을 흘기며 휭하니 치마바람을 일구면서 가버렸어요.     영호는 향화가 괘씸해 죽을 지경이였어요. 윽윽 벼르던 영호는 이번에는 남자애들의 귀에 대고 향화를 뭐라고 헐뜯어댔어요.     그러자 남자애들은 노는 시간에 향화를 손가락질하면서 《문빈의 각시야!》 하고 놀려댔어요.     《너 문빈이와 련애한다면서?》     《너 문빈이와 PC방에 다녔지?》     《너 문빈에게 메일을 보냈다지?》     향화는 너무 억울해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우고 엉엉 울어댔어요. 그러나 호주머니라고 훌 번져보이겠어요? 결국 향화도 영호가 물어먹는 바람에 애들에게 놀리움을 당하다 못해 왕따로 되여버렸어요.     이젠 영호에게 물리워 왕따로 된 애들이 하나둘 늘어나 여럿이 됐어요. 문빈이, 향화, 성철이, 리나, 철호… 그러다나니 자연히 왕따로 된 애들끼리 함께 놀게 되였어요.     어느날 그 애들은 놀면서 속을 털어놓고 이야기하게 되였어요.     《영호새끼, 전문 없는 말을 한다니까. 문빈아, 내 네 시험지를 보고 쓴적이 없지 않고 뭐냐 응?》     향화의 말에 문빈이도 초롱초롱한 눈을 슴벅이면서 《글쎄 말이다. 걔는 공부를 잘하고 자기와 맞지 않는 우리를 억울하게 물어서 애들에게 놀리움을 당하게 하지 않고 뭐야?》 하고 울분을 토하였어요.     그 말에 동감이 들어 성철이도 뾰로통해 영호를 공소하였어요.     《그 영호새끼 글쎄 내 학교 나무를 꺾은적도 없는데 선생님한테 가서 물어먹지 않겠니?》     그러자 리나와 철호도 떠들어댔어요.     《그 영호는 고발쟁이다.》     《사람을 무는 개다!》     그러자 문빈이는 때가 되였다고 이런 궁리를 내놓았어요.     《우리 모여들어 영호를 왕따로 만들가?》     그러자 애들은 이구동성으로 대찬성을 하였어요.     《옳다! 영호를 고발쟁이라고 놀려주자.》     《개라고 놀려주자!》     《왕따라고 놀려주자!》     애들은 영호에게 무함당한 억울함을 분풀이를 하려고 들었어요. 그런데도 영호는 그런 눈치를 채지 못하고 계속 돌아가면서 애들을 헐뜯어 왕따로 만들기에 눈이 아홉이 되였어요. 그러다나니 그 애에게 무함당해 왕따로 된 숱한 애들이 문빈이와 향화네 이쪽에 와서 함께 놀면서 몽땅 하나로 뭉쳐 영호를 왕따로 만들었어요. 이젠 영호가 괘씸한 애들을 아무리 헐뜯어도 애들은 도리여 영호를 놀려주었어요.     《얘, 이 왕따 영호야, 누가 네 거짓말을 듣는다더냐?》     문빈의 말에 애들은 영호를 손가락질하면서 시끌벅적 떠들어댔어요.     《영호 — 왕따!》     《왕따! 영호—》     《사람을 무는 개야!》     《이 고발쟁이야!》     《왕따!》     《하하하!》     《호호호!》     영호는 진짜 왕따로 되였어요. 그는 썩후에야 왕따로 된 애들의 고통을 새삼스레 느끼기 시작하였어요. 그는 왕따가 되지 않으려고 용돈으로 어떤 애들에게 가만히 개눈깔사탕도 사주고 어떤 애들은 PC방에도 데리고 가려고 하였지만 다 헛수고였어요. 애들은 영호와 놀다가 언젠가는 그에게 헐뜯기워 왕따가 될가봐 슬금슬금 피하였어요.     며칠후 이 사실을 알게 된 담임선생님이 영호를 조용히 교무실에 불렀어요. 선생님은 영호가 다른 학생들을 마구 무함하고 왕따로 만든 아주 나쁜 행위를 호되게 꾸짖고나서 앞으로 이런 행위가 다시 없도록 차근차근 일깨워주었어요. 선생님은 그래야만 영호가 계속 왕따로 되지 않을수 있다고 하였어요.     영호는 울며 겨자먹기로 문빈이와 향화, 성철이, 리나, 철호 등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자기 잘못을 뉘우쳤을뿐만아니라 다시는 남을 왕따로 만들려고 헐뜯지 않겠다고 다짐하였어요. 그러나 영호의 못된 입에 상처를 입은 애들은 그렇게 쉽게 인차 영호를 량해해주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럼 영호는 언제 왕따로 되지 않을 수 있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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