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력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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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뉴 밀레니엄과 가자지구의 폭음 댓글:  조회:308  추천:0  2023-10-31
이유는 모르겠는데, 세기가 바뀔 때마다 인류는 장밋빛 꿈을 꾼다. 19세기 때도 그랬고, 20세기, 21세기도 그랬다. 사람들은 기술의 혁신, 인류의 이성과 양심의 진보라는 기대로 가득 채워진 밀레니엄이란 애드벌룬을 띄웠다. 그러나 이 풍선이 벌집이 되고 피를 쏟아내는 데는 10여 년이면 충분했다. 벌써 3번째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공습하면서 최대한 정밀타격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더라도 민간인 희생이 없지는 않겠고, 더 큰 희생은 전기, 식수, 의료, 생필품의 결핍에 의해서 발생하겠지만, 반세기 전에 도시 상공에 떨어지던 무자비한 공습과 비교하면 놀랍기는 하다. 정밀타격 기술이 발전한 건 인정해야 한다. 과거에 전쟁은 발생 자체를 막아야지, 일단 전쟁이 벌어지면 약탈, 폭력, 무자비한 전쟁범죄를 어찌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교통수단이 발달하고 군용식량이 보급되었지만, 전쟁의 잔인함을 막기에는 어림도 없었다. 전자유도 폭탄, 위성카메라 같은 상상을 초월하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인류는 이제 전쟁도 야수의 얼굴을 벗고, 폭력의 최소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기대도 무너졌다. 절대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 인간의 이기적인 사고이다. 다른 나라 전쟁에는 수십만 명이 죽고 고통을 받아도, 지극히 이상적이거나 이성적인 평가를 내리던 사람이 자기 손가락에 작은 가시만 박혀도 바로 이기적이고 감정적인 인간으로 돌변한다. 가시가 작은 가시가 아니라 폭탄이면 이성의 붕괴는 상상을 초월한다. 팔레스타인에서 우리는 폭탄에 의한 합리의 붕괴를 보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논의는 진영논리와 이념에 의한 지성의 붕괴를 보여준다. 팔레스타인 문제는 정말 답이 없다. 앞으로 오랫동안 우리는 반복되는 비극을 보며 살아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의 분열은 아직 기회가 있다. 우리 사정과 전쟁 중인 저쪽 상황을 비교하는 건 너무한 것 아닐까?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인간이 이기심을 버리고, 합리를 붙잡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더욱 저곳의 극렬함을 남의 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3    머스킷을 왜 못 만들었나 댓글:  조회:214  추천:0  2023-10-25
뒤마의 소설, 삼총사의 주인공들과 달타냥은 검술의 달인들이다. 그런데 이 ‘총사’란 원래는 검이 아니라 머스킷으로 무장한 보병(Mousquetaires)이다. 머스킷은 임진왜란 때 들어온 조총에서 진일보한 총이다. 조총은 화약 접시에 흑색 화약을 뿌리고, 담뱃불처럼 끈으로 만든 심지에 붙인 불로 점화했다. 심지가 젖거나 바람이 불면 발사할 수가 없었다. 머스킷은 심지가 아니라 부싯돌을 사용한다. 방아쇠를 당기면 격발 장치가 부싯돌을 마찰하고, 여기서 발생한 불꽃이 화약을 점화한다. 간단한 아이디어 같지만 이 발사 장치를 만들려면 나사와 정밀한 금속 가공 기술이 필요했다. 조총은 왜군이 조선에 소개했지만, 머스킷은 하멜 표류기로 알려진 하멜 일행이 가지고 왔다. 머스킷을 본 조정의 대신들은 좋아 보이기는 하는데 복잡해서 만들 수 없는 총이라고 제작을 포기해 버렸다. 그러고는 19세기 말 열강의 침략이 닥쳤을 때까지 화승총에 만족하며 버텼다. 이젠 제발 이런 이야기를 부끄러워하지 말자. 현재 한국은 제철, 금속 기술 강국이다. 나사를 못 만들지도 않는다. 머스킷은 포기했어도 K9 자주포는 세계 1위 제품이고, 방산은 전차, 전투기로 발전하고 있다.   그래도 궁금해진다. 이런 저력을 가진 나라와 국민이 300년 전에는 왜 그랬을까? 가장 중요한 원인은 농본사회와 통제경제 체제이다. 국가가 전 산업을 관장하고 자원과 산물을 분배한다. 이익을 죄악시하고, 초과이윤이란 요상한 개념을 만들고, 자본은 범죄시한다. 평민, 노비가 돈을 벌면, 아니 돈을 벌 자유로운 기회를 주면 신분제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술자, 상인을 천시하고 육성하지도 않는다. 사람들은 기술을 천시하게 되고, 공무원 시험에만 목을 맨다. 조선의 위정자들은 어리석지 않았다. 이런 말을 하면 누군 장영실과 거북선은 무엇이냐고 묻는다. 국가가 신무기와 기술 개발에 노력은 했다. 하지만 자유와 경쟁의 가치를 부정하고, 민간의 자유로운 경쟁과 노력을 막으니 머스킷에서 막혀 버린 것이다. 차라리 그때는 이해가 가는데, 21세기인 지금도 꽉 막힌 사고를 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걸 보면 신기하기까지 하다. 임용한
2    전쟁의 진정한 무서움 댓글:  조회:303  추천:0  2023-09-07
  초패왕 항우가 상대가 되지 않을 것 같았던 유방에게 패배한 이유로 항우가 포로로 잡은 진나라 군사 20만을 살해한 사건을 든다. 20만이란 숫자가 믿을 수 있는 숫자인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지만 대학살을 벌인 것은 틀림없다. 이들은 진나라의 중심인 관중 지방에서 징병한 병사들이었고, 그들의 유가족들은 항우에게 분노했다. 항우뿐 아니라 고대의 전쟁에서 포로 학살은 곧잘 벌어졌다. 그러나 이 시대 사람들도 마음속의 가책은 있었다. 조나라 포로 40만을 학살했던 진나라의 명장 백기는 모함을 받아 죽게 되자 이 학살의 죗값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의 명장 이광도 자신의 불운이 과거에 저지른 포로 학살의 대가라고 했다. 이처럼 이성과 양심이 있는 사람들이 왜 이런 몰상식한 일을 저질렀을까? 항우에게 묻는다면 이유가 있었다고 말할 것이다. “20만이나 되는 포로를 먹이고 관리할 수 없다. 그들을 석방하면 다시 적군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승리하고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말이다. 아마 다른 장수들도 똑같은 대답을 했을 것이다. 누구는 비장하게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내 부하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이 책임과 마음의 고통은 나의 평생의 업보로 지고 가겠다.”   전쟁은 비합리가 합리를, 몰상식이 상식을 이기게 만든다. 여기서 이긴다는 말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을 넘어서 그것이 옳은 길이라고 확신하게 만든다는 의미이다. ‘이 포로들을 죽이면 안 된다. 당신이 이 전쟁을 하는 이유가 천하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포로를 죽이면 전투에서 승리해도 천하를 잃게 된다’는 말로 항우를 설득할 수 있었을까? 불가능하다. 미국이 우크라이나군에 집속탄을 제공하기로 했다. 러시아군은 이미 백린탄과 집속탄을 사용하고 있다. 자포리자 원전의 폭파 위협이 시작되고, 핵 위협도 계속되고 있다. 도저히 상식으로는 납득할 수 없는 행위들이지만, 합리와 상식의 계단이 하나하나 점거되고 있다. 이것이 전쟁의 진정한 무서움이다. 이성의 마지노선은 어디일까?
1    〈275〉진정한 게임체인저 댓글:  조회:239  추천:0  2023-08-08
1632년 독일 라이프치히 남쪽 뤼첸이란 작은 마을에서 ‘30년 전쟁’(1618∼1648년) 역사상 가장 크고 중요한 전투가 벌어졌다. 신교의 영웅이던 스웨덴 국왕 구스타프와 구교를 파멸에서 구해낸 용병 대장 발렌슈타인과 용장 파펜하임 백작이 격돌했다. 이 전투에서 파펜하임이 전사하고 신교 측이 승리했지만, 구스타프도 전사하면서 신교 측도 패배나 다름없는 손실을 입었다. 양측은 병력은 각각 현재의 사단 규모로 당시로서는 대단히 큰 전투였다. 그러나 당시 구교 측의 대포는 겨우 60문이었다. 신교 측은 더 적었다. 현대 기준에서 보면 60문은 대단한 양이지만, 당시 대포의 화력이나 발사 속도로 보면 야포 6문 정도를 보유한 현대의 포병 중대의 화력에도 훨씬 못 미칠 것이다. 그런데 이 정도 화력으로도 단 하루에 각각 3000명 이상이 전사하고, 사령관까지 전사하는 참극이 빚어졌다. 20세기 전쟁에서 대포의 위력과 역할은 상상 이상으로 발전했다. 1944년 노르망디 상륙 후 연합군은 독일군의 방어선을 돌파하기 위해 여러 번의 공세를 반복했다. 하지만 독일군 대대는 단 4문의 88mm 포와 2문의 75mm 돌격포로 단 하루 동안 영국군 전차 40대 이상을 파괴함으로써 영국군 전차 연대의 공격을 좌절시켰다.   함포의 위력은 더 대단했다. 독일군은 여러 번 성공적인 반격 작전을 펼쳤지만, 연합군을 바다로 밀어내기 전에 해상에 자리 잡고 있던 함선에서 발사하는 함포에 번번이 격퇴당했다. 함포가 엄호하는 연합군 교두보는 난공불락이었다. 아무리 전투 경험이 풍부하고 용감한 병사도 주변에서 함포가 작렬하기 시작하면 버텨내지 못했다. 드론, 재블린, 하이마스 등 온갖 첨단 무기가 활약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정작 화제가 되고 있는 건 155mm 포탄이다. 우크라이나군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연간 생산량의 3배에 달하는 100만 발의 포탄을 소모하고 있다. 러시아는 포탄이 부족해지면서 조선에까지 손을 벌리고 있다. 이러다가 진정한 게임체인저는 포탄, 아니 포탄 생산능력이 될 것 같다. 첨단 무기 못지않게 재래식 무기, 기본에도 충실해야 한다는 교훈이다. 동아일보 입력 2023-08-07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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