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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감당
2021년 07월 01일 09시 25분  조회:1104  추천:0  작성자: 채영춘

 

신앙과 감당
채영춘


1

공화국과 더불어 태여난 우리 세대는 어린시절부터 당과 인민에 충직한 혁명영웅들을 높이 추앙하던 격정의 풍토에서 자라왔다. 그 시절 홍색경전 소설 《붉은 바위》가 필자의 뇌리에 각인시켜준 인물형상 세사람이 있었다. 한 사람은 손톱눈에 참대바늘을 박아넣는 국민당반동파의 육체적 혹형에도 끄떡없이 조직의 비밀을 지켜낸 강설금이였고 다른 한 사람은 당의 지령에 따라 신분을 감추고 오랜 세월 미치광이로 가장한 채 정신적 시련을 이겨내며 당조직과의 접속을 성사시킨 화자량이였다. 또 한 사람은 혁명을 배반하고 지하당조직을 팔아먹은 무치한 변절자 포지고였다.

애증관이 갓 싹트기 시작하던 어린시절이라 필자의 혁명자에 대한 숭배와 배신자에 대한 경멸은 지극히 단순하였다. 혁명투사들을 만민이 우러르는 영령으로 떠오르게 하고 혁명의 배신자들을 인간쓰레기로 추락되게 한 사상적 원인은 무엇인가를 고민할 나이까지는 아직이였다. 하지만 그때부터 중경의 ‘사재동’, ‘백공관’ 집중영이 일종의 공산당과 국민당반동세력의 대립과 투쟁의 특이한 공간으로 필자 마음속에 자리잡게 된 것은 분명하였다.

인간은 육체와 사상이 복합된 특수한 생명체이다. 육체적으로 인간은 더없이 무력하다. 인간의 이 같은 육체적 한계를 보완해줄 수 있는 변수는 사상적 리념이라 할 수 있다.

십여년 전 퇴직을 앞두고 필자에게 중경땅을 밟아볼 기회가 찾아왔다. 문학작품을 통해 익혔던 ‘사재동’, ‘백공관’의 침침한 사옥, 각종 잔인한 형구와 형틀들로 즐비한 고문실, 초라하기 짝이 없는 감방 안을 직접 일별하면서 필자는 인간세상과 격리된 첩첩산중에 숨겨져있는 밀페된 암흑의 공간에서 강설금, 화자량과 같은 혁명지사들이 어떠한 정신적 힘에 의해 그 준엄한 시련을 이겨낼 수 있었는지에 대한 답안을 열심히 류추해보았다. 그것은 다름아닌 신앙의 힘이였다. 당의 위업에 대한 절대적 신앙, 혁명승리에 대한 확고한 신념, 이를 신봉하는 공산주의자로서 죽음도 초개로 여기는 그 같은 초연한 자세, 바로 그것이였다.

어린시절 소박한 영웅숭배사상에 머물렀던 《붉은 바위》 혁명지사들의 피어린 업적을 ‘신앙’이라는 무형의 힘으로 귀납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진리를 위해서라면 단두라도 두렵지 않다.”는 하명한의 유명한 시구로 ‘사재동’, ‘백공관’ 혁명지사들의 정치적 신앙을 나름대로 조명할 수 있는 인식단계를 소화할 수 있어 퇴직을 앞둔 한 공산당원으로서는 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

 

2

“영원히 당을 배반하지 않겠다.”  중국공산당 입당선서문 마지막 구절이다. 당에 대한 불충과 배반은 당원의 정치적  신앙에 금이 갔거나 퇴색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신앙은 어떤 경우에도 당원으로서 넘지 말아야 할 마지노선이다.

우리 주변에는 정치풍운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신상의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당에 대한 신앙을 변치 않은 우수한 당원들이 많다. 먼 실례는 젖혀두고라도 우리 민족문학의 거목인 김학철옹이 바로 당에 대한 신앙을 굽히지 않고 멋진 삶을 살다 간 대표적 위인이 아닐가 생각한다.

1940년 스물네살 나이에 중국공산당에 가입한 김학철옹의 인생길은 험난한 가시밭이였다. 조선의용군 최후의 분대장으로 태항산전투에서 부상을 입고 일제의 포로로 일본 나가사끼형무소에 끌려가 옥고를 치르며 결국 상한 다리를 절단하고 나머지 인생을 협장에 기대여 살아야 하는 불굴의 투사, 하지만 1957년 반동분자로 숙청되는 비극을 겪으면서 10년간 징역살이, 24년간 강제로동의 억울함을 감내하면서도 당에 대한 신앙을 굽히지 않고 결국 1989년 일흔세살 나이에 다시 중국공산당 당적을 회복한다. 맹종과는 담을 쌓고 확실한 정치적 후각에 의해 맹렬하고 지속적으로 회전하는 김학철옹의 정신적 신앙의 프로펠러, 그의 독창적이고 도고한 로공산당원으로서의 자세와 배짱은 후대들에게 신앙이 녹쓸지 않도록 시시각각 자아관리에 힘쓰라는 생동한 인생훈화가 아닐 수 없다.

한 인간의 정치적 신앙은 마음속에 고즈넉이 간직되고 뿌리내린 령적 존재이면서 동시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행위를 리성적으로 통제하고 감당하도록 지켜주는 사상보루가 아니겠는가?

 

3

세계는 지금 백년 미증유의 대격변 길목에 와있다. 건당 100돐을 맞는 중국공산당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준엄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중국굴기’에 심기가 더없이 불편한 미국은 동서방 반중국세력을 대거 규합하여 이른바 인권문제,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안전문제를 들먹거리며 ‘중국위협론’을 공공연히 부풀리고 있다. 그 리면에는 우리 나라 사회주의제도와 중국공산당 정당체제를 뒤엎으려는 사악한 저의가 깔려있다. 우리의 정치적 신앙이 절대 드놀아서는 안되는 리유이다.

새로운 ‘랭전’기류가 팽배하고 있는 이 시각, 우리 당은 ‘두가지 100년’ 분투목표의 력사적 변곡점에서 ‘코로나19’와의 단계적 승리와 빈곤해탈 난관공략전 승리에 뒤이어 차분하게 향촌진흥전략, 전면적인 초요사회 건설 전략을 풀어나가며 ‘중국꿈’ 실현을 위한 내실을 다지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변은 ‘중국꿈’ 실현과 무관한 별천지가 아니며  연변의 17만 6천명 여러 민족 공산당원들은 이 격변력사의 아웃사이더(局外人) 또는 방관자가 아니라 정치적 신앙과 감당의식이 안받침되고 창의력과 헌신성이 뛰여난 인사이더(局中人), 실천자들이다.

‘연변꿈’은 ‘중국꿈’의 구성부분이다. 새 연변금자탑 내실은 당에 대한 굳은 믿음에 토대한 신앙과 감당의식으로 뭉친 연변사람들의 건강하고 력동적인 움직임으로 다져져야만 그 어떤 시련도 이겨낼 수 있다. 연변사회의 반듯한 정신문화풍토가 정착해야 놀라운 경제성장과 기적이 창조될 수 있고 조화롭고 강건한 사회발전의 대세가 안주할 수 있으며 서방 반중국세력에 강경 대응하는 우리 나라 동방교두보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대외개방 전초기지로 발돋음한 연변, 전방위적으로 세계 속에 로출돼 있는 연변, 백년 미증유의 대격변시대에 광범한 공산당원들과 여러 민족 인민들은 주당위와 주정부의 령도 아래 그 어느 때보다 정치적 신앙을 분명히 하면서 서방의 패권에 자각적으로 대응하는 성숙된 의식으로 우리 당이 제시한 위대한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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