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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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금격리 영탄곡
2022년 03월 25일 09시 07분  조회:867  추천:0  작성자: 채영춘

봉금격리 영탄곡

채영춘

계정보기


코로나바이러스 범람의 ‘무풍지대’로 알려졌던 연변의 방어관문에 구멍이 뚫렸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무한봉금’사태를 먼산의 불 정도로 대해왔던 연변이 코로나바이러스와 정면대결하는 최전선으로 전환되면서 봉금격리사태를 맞게 되였다.

2년여 사이 전염병 방치에서 ‘예방작전’에 초점을 맞춰왔던 우리 연변이 지금부터는 연변관문을 뚫고 잠복해들어온 전염병의 ‘동선파악’에 집중하면서 그 확산을 막는 쪽으로 전력을 가다듬고 있다. 이번 작전명은 ‘봉금격리’이다. 연변은 전염병 방치 사상초유의 사태에 직면하였다.

지난 2월 하순 첫 확진자가 발견되면서 전격 펼쳐진 연변의 바이러스 동선 추적은 3월로 잡아들면서 도시전면봉금, 시민 자택격리, 가두정지상태 관리모드에 진입하면서 ‘전민전쟁’의 흐름을 타고 있다. 자치주와 각 현, 시 당정의 명석한 지휘와 주민(州民) 모두의 적극 배합으로 연변의 대응작전은 일사불란하게 진행되고 있다.

필자는 요즘 ‘출입통행증’을 휴대하고 연길시의 부분적 거리를 돌아보았다. 평소에 각종 차량으로 붐비고 자동차 경적소리와 인파로 시끌법석하던 거리는 개미새끼 한마리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기괴한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여기가 연길이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정부의 단호한 봉금격리조치와 시민들의 성숙된 사회의식이 복합되여 만들어진 미증유의 놀라운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국민의 생명안전을 념두에 둔 정부의 봉금격리조치에 대한 시민사회의 반응은 긍정적이였고 적극적이였다.

며칠 전 필자는 사회구역 PCR검사(核酸检测) 현장에서 보온병을 들고나온 로년부부를 본 적이 있다. 이른 새벽부터 추위를 무릅쓰고 주민들을 위해 애쓰는 의료진에 따뜻한 커피라도 대접하고 싶어하는 로년부부의 소행, 물론 방호복으로 전신무장한 의료진한테 로년부부가 정성껏 준비해온 커피가 물리적으로는 전달 불가능했지만 커피보다 더 뜨거운 사랑의 리퀘스트로 의료진 모두의  마음속을 따뜻하게 해주었음을 그들의 밝은 표정이 잘 말해주고 있었다. 따라서 주민 모두의 감은의 마음을 잘 대신해준 로년부부에 대한 감사의 뜻이 현장 주민들의 눈빛에서 잘 드러나고 있었다. 그야말로 흉흉한 코로나사태에서 우리 모두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는 인간사랑의 풍경선이였다.

전염병과의 대결에서 인간은 개인적으로 아주 취약한 존재이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뭉쳤을 때 그 힘은 무궁무진하다. 봉금과 격리는 인간의 생명안전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대응수단이다. 이보다 더 능률적이고 유력한 수단이 지금까지는 없다. 우리 나라의 봉금과 격리 대응조치를 두고 인간의 자유를 박탈하는 인권문제로까지 비하시키는 서방 반중국세력의 망동이 저들의 전염병 방치 실패의 수치를 감추기 위한 유치한 핑게에 지나지 않음을 세상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사실 봉금과 격리는 오랜 옛적부터 인간사회가 전염병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로 류전되여 왔으며  비장한 일화를 무수히 낳기도 하였다.

페스트가 유럽전체를 강타하던 1665년, 영국 중부의 남과 북을 잇는 얌 빌리지 마을사람들 앞에는 두가지 선택이 놓여진다. 하나는 마을을 버리고 떠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마을에 남는 것이다. 감염지역을 벗어나는 것만이 살길이던 비상사태에서 마을 344명 촌민은 마을에 남는 비장한 선택을 한다.

누가 페스트에 감염됐는지를 가려낼 수 없는 상황에서 감염자가 마을을 떠난다면 도중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감염시키면서 페스트를 북으로 확산시킬 것인가?

촌민들이 죽음을 불사하고 남기로 한 리유였다.

촌민들은 마을 입구에 돌벽을 쌓아 북으로 가는 길목을 페쇄해버리며 외부인이 마을로 들어오지도 내부인이 밖으로 나가지도 못한다는 통보패쪽을 내건다. 그리고는 가택에서 400여일을 자가격리하여 버팀으로써 페스트가 영국 중북부 ‘관문’을 넘어서지 못하게 지켜낸다. 이 눈물겨운 격리대결에서 얌 빌리지 311명 촌민이 목숨을 바친다.

얌 빌리지 마을사람들은 자신들의 선행으로 인간은 온역 앞에서 더없이 취약하지만 또 얼마나 강인한가를 세상사람들에게 잘 보여주었다. 따라서 자기보다 남을, 개인보다 사회를 먼저 생각하는 사회적 책임감과 공중도덕의식을 깊이 새기게 하는 영원한 감동의 기념비로 마을 공터에 세워져있으면서 세상사람들을 실시간으로 깨우쳐준다.

물론 오늘날 ‘봉금격리’ 대응조치는 300여년 전 얌 빌리지의 고립무원한 봉금격리와는 질적으로 다르지만 전염병지역을 세상과 격리시켜 바이러스 확산 통로를 막는다는 기본의미는 같다.

오늘 우리는 지난 2년 전 ‘장사의 팔목을 자르는(壮士断腕)’ 결단으로 천만 인구의 도시 무한을 봉금격리를 시켰던 그때와는 다른 상황에서 차분하게 ‘봉금격리’의 새로운 이야기를 쓰고 있다.

전염병은 결코 스쳐가는 악몽이 아니라 인간과 장기공존하는 천적임을 인식하고 장기전에 대비하는 그 같은 자세를 가져야 한다. 전대미문의 ‘봉금격리’ 전역을 치르는 이 생사의 벼랑 끝에서 우리는 우리 사회 공중도덕의 재건, 타인을 존중하는 사회적 책임감의 육성, 사회 관리, 통제 능력과 공중생활 품질의 향상에 대한 절박감을 다시한번 통감해야 한다.

“연변 힘내라!” “우리 함께 이겨내자! 화이팅!”

인터넷과 휴대폰을 통해 연변의 가가호호, 남녀로소의 가슴 속에서 긍정적 에너지로 메아리치는 이 격려의 웨침에는 이번 ‘봉금격리’에서 힘내라는 뜻이 내포됐지만 동시에 우리의 생태의식, 도덕의식, 보건의식, 공중의식 재건에서 힘내라는 의미도 담겨져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바이러스와의 비장했던 봉금격리대결을 거쳐 새롭게 태여날 우리 고장의 래일을 그려본다.

2022년 전염병과의 특수작전이 후대들에게 좋은 기록으로 전해졌으면 좋겠다.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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