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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음악
2015년 03월 10일 14시 45분  조회:2115  추천:0  작성자: 行者金文日
  소귀에 경읽기라는 말이 있다. 중국 속담으로는 소귀에 금(현악기 일종)을 탄다고 한다.
즉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는 아둔한 사람을 비유해서 하는 소리다. 그러나 요즘 과학자들은 젖소에게 음악을 들려준 결과 젖소의 산유량이 대폭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지어는 농민들이 채소를 키우면서 음악을 들려준 결과 채소의 숙성과 크기가 훨씬 월등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식물이 음악을 듣고 있고 젖소도 음악을 이해한다는 뜻이 되겠다. 그러한 의미에서 보면 나도 완전한 음치는 아닌가 싶다. 그래도 음악 애호가 정도는 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 일요일날 창고를 정리할 일이 있어서 일을 하다가 옛날 레코드기와 레코드판을 찾아냈다. 내가 아주 어릴때 아버지가 상해에 출장다녀오시면서 사오신걸로 기억나는데 그후 록음기와 CD등이 유행하면서 창고에 틀어박혔던 것들이였다. 레코드 기계를 잘 닦아서 전기를 이으니 그대로 잘 돌아갔다. 일하면서 음악을 듣는것도 괜찮을듯 싶어서 레코드판을 찾아보니 베토벤의 교향곡이 있었다. 그런데 웃음이 나는것은 지금은 CD 한장이면 다 될 음악을 14장이나 되는 레코드판에 나누어 담은것이다. 레코드판의 용량이 적은 탓이리라.
  음악을 들으면서 일을 하려니 오히려 일손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또한 레코드판이 다 돌아가서 음악이 끊기면 다시 달려가서 바꾸어주어야 하는 번거로움에 또한 귀찮아지기도 한다. 그래도 교향곡이 긴 탓에 레코드판 14개를 다 듣기 전에 일손이 끝났다.  
  아무리 생각해도 교향곡을 들으면서 일을 한다는것은 아닌듯 싶었다. 이렇듯 우아한 음악을 그냥 일하면서 듣는다는것은 청각을 낭비하는게 아닌가 싶기도하다. 일할때는 요즘 유행하는 댄스곡이나 정신못차리게 하는 재즈같은 음악들이 더 어울리지 않을가 싶다. 음악의 율동에 리듬을 맞추어 일손을 놀린다면 훨씬 빨리 끝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은 어떤 폭발적인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음악을 만들어내는 작곡가들은 그러한 폭발적인 영감이 없으면 아름다운 음악, 감동적인 음악을 만들수 없으리라.
어릴때 글쓰기를 배우면서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떠오른다. <무지개를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지 못하면 작가가 될수가 없다.>고 말씀하셨다. 자연이나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을 민감한 감수성으로 받아들이고 마음에 공감을 일으키고 그러한 공감을 바탕으로 씌여진 글이라야 읽는 사람의 마음도 동요시킬수 있다는 뜻이 되겠다.
  잘된 음악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 음악이 사람들의 마음에 공명과 감동을 오래동안 주고 여운을 남기는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유행가는 처음에는 재미있게 듣다가도 얼마안있으면 바로 시들해져버린다. 유행을 따른 공감이라서 그만큼 공감의 힘이 작나본다. 그 이유는 유행곡을 만드는 작곡가들은 음악을 만든다기보다는 음악을 생계와 금전으로 연결짓고 있기에 냉정하고 타산적이다. 그런 작곡가들한테서 남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음악을 기대한다는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이다.
그러나 세계명곡들을 듣다보면 그것이 얼마나 오랜 세월이 지났더라도 마음은 그 음악의 세계에 빠져든다.
  예술가에 국한되는것은 아닐것이다. 어떤 직업일지라도 자신이 만든 제품, 파는 상품에 대해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에게 기쁨을 줄수 있는 훌륭한 것이라는 감동이 먼저 있지 않으면 안된다. 최종 수혜자의 행복과 만족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라야 진정 다른 사람에게 오래동안 여운을 남기고 감동을 줄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수 있을 것이다.
<남을 감동시키려고 생각한다면 먼저 자신이 감동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밀레는 말했다. 참으로 깊이있는 말이다.
   옛날것이였지만 레코드기와 LP판을 잃지 않고 다시 찾아내고보니 기분이 여간 상쾌하지 않다. 돌아오는 길에 저도 몰래 콧노래가 나온다. 그런데 의외로 입속에서 흥얼대는 곡조가 세계명곡이 아니고 고등학교때 친구들과 함께 부르던 그 시절 유행곡이였다. 맘속으로 의아했지만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면서 운전을 했다. 문뜩 고등학교 그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다. 세월을 거슬러 고등학교때 친구들과 어깨 동무하면서 함께 부르던 노래가 저도 몰래 흘러 나온다. 옆자리 앉았던 철이, 공부잘하던 쌍가매, 싸움대장 돌이의 모습이 그냥 스쳐지나간다.
  음악이 있음으로 우리의 삶이 윤택이 나고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는게 아닐까 싶다. 유행곡은 또 그러한 역할을 하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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