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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사표<出师表>를 내는 매형
2020년 02월 21일 19시 08분  조회:4377  추천:27  작성자: 行者金文日
   매형은 의사다. 그것도 병원에서는 손꼽히는 의사로서 이제 얼마 있으면 퇴직할때도 되나부다. 그런데 이번 역병으로 인해서 의사 지원자를 찾을 때 무한(武汉)을 지원해야 한다하니 자기가 가겠다고 지원을 했다고 한다. 
  역병이 의사들을 피해간다는 보장은 없다. 무한시 그곳은 전쟁터나 다름없다. 옷깃을 스쳐도 병균을 옮길수 있는 무서운 지역이다. 그런 불구덩이로 스스로 뛰여 든다고 하니 소문을 들은 친지들은 아연실색을 했다.  
  매형의 이런 선택을 위대한 어떤것에 가져다 붙인다면 오히려 그 선택에 대한 모독이 될지도 모른다.  매형은 위대하다기 보다는 평범한, 그리고 의사로서 당연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병원을 대표하여 출정하여 무한시로 출발해야 하기에 나도 새벽 일찍 일어나서 차로 매형을 바래다 드렸다. 연변에서 모두 25명의 의사와 간호사가 자원으로 출정해서 떠난다고 한다. 역병기간이라서 출정식은 간소하고 짧게 진행되였다.
  요즘 역병이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가 했더니 전 세계적으로 황충이 하늘을 뒤덮고 지진이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무엇때문일가? 무슨일인가?
요즘 우리는 집안에 들어박혀서 안일하게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다시 뒤돌아보며 우리 스스로를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도 한다.
《인간은 이 우주의 불량 소년이다. 》라고 슬퍼한 미국의 시인 오펜하임이 있다. 또 영국의 극작가 길버트는 《인간은 조물주의 유일한 실수이다. 》라고 개탄하기도 했다. 아마 전쟁이나 인간파괴 요즘 같은 환경과 자연을 략탈하는 인간들의 행위를 말하는게 아닌가 싶다.
실은 <인간의 일생에 관해서, 또 그의 운명 전체에 관해서 결정하는 것은 일순간>이라고 한다. 괴테가 한 말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말이다.
누구라도 일생을 회고할 때 아아, 그때 이런 일들이 나의 인생을 결정하는 계기였구나 라고 생각하는 때가 있다.
그 <순간>의 결정을 하게 된 매형에게도 어떤 내재된 사명감이 있었을 것이다. 때로는 우리 모두에게 그런 순간을 결정하는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사명이 있다.
그 <순간>의 중요성에 대해서 지금까지 알려진 것 중에서 아주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기원전 19년 루비콘강을 건넌 시저의 결단이 그것이다.
  루비콘강을 거너는 일이란 다름아닌 로마제국에 대한 반란을 의미한다. 그 결과는 왕이 되느냐, 아니면 죽느냐에 있었다. 그는 강가에 서서 잠시 생각한다. 물론 지금 후회해도 늦지는 않다. 되돌아 갈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크게 외친다.
<신들의 기적이 있고 적의 부정이 부르는 곳으로 가자.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이는 섹스피어가 <줄리어스 시저>의 극중에서 말하는 내용이다.
   겨울이 춥다, 춥다 하다가도 곧 따뜻한 봄이 오는것처럼 천지의 법칙은 존재한다. 그리고 달은 점차로 차서 보름달이 되고 또 점차로 이지러지게 된다. 언제까지나 늘 보름달인 채로 있을 수는 없다. 이게 중국 고서인 <淮南子>에선 말하는 <天地之道,极则反,盈则损>의 도리이다. 천지의 도는 극에 이르면 곧 뒤집어지고, 차면 곧 기운다는 뜻으로서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은 너무 크다. 그래서 이번 역병도, 또 어떤 재해도 꼭 이겨나가리라고 나는 믿는다.
  인간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섭리도 이와 같다. 점차로 올라가 정점에 이르고 나면 더 이상의 정점이 없어지고, 기다리고 있는 것은 오직 내려 감 뿐이다. 그러나 그 밑바닥에 빠져서 다시 바라볼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또한 올라가는 길 뿐이다.
그래서 정상에 올랐을 때 교만해서는 않되고 한층 더 신중하게 처신해야 하는 것이다. 반대로 밑바닥에 떨어진다고 해서 결코 락(낙)담할 필요 또한 없다. 초조하거나 허둥대지 말고 , 힘을 저축하면서 때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출사표》를 내는 제갈량처럼 길 떠나는, 전쟁터로 나가는 장군에게는 눈물을 보이지 않는 법이라고 하지만 가족들은 모두다 걱정이 가득한 눈빛이다. 매형 병원의 어린 간호사도 지원했다고 한다. 현재도 하루에 수천명씩 환자가 늘고 수십명씩 죽어나가는 그곳으로 자식을 보내는 어머니들의 마음은 또한 어떨가 싶다. 벌써 의사와 간호사도 많이 죽은 전쟁터이다.
   길림성에서는 의사와 간호사 모두 합해서 170명이 지원했다고 한다. 물론 연변의 25명을 포함해서이다. 이 글을 쓰는 사이 매형이 위챗으로 문자를 보내왔다. 무한시에서도 제일 위험한 중환자실로 가기로 했다고 한다. 매형이 병원에서도 중환자실 주임으로서 경험이 많다고 그리 신청했나부다.  주정부에서는 처음으로 보내는 무한시 지원 출정이다. 걱정이 가득한 가족들의 눈빛들이 떠나가는 버스를 바랜다. 그동안 잘 참고 있던 누님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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