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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병을 통해 보는 인과의 법칙
2020년 02월 15일 17시 19분  조회:3071  추천:11  작성자: 行者金文日
   하늘에서는 흰 눈이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여느 때 같으면 벌써 밖에 나가서 바람을 쏘였음직 했지만 꼼짝 않고 창밖만 내다본다.
  요새는 역병이 기승을 부린다. 그래서 모두들 집안에 들어박혀서 역병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가끔씩 휴식일이 왔을 때면 한두날 휴식하는 것이 좋아서 늦잠을 자고 집에서 빈둥거리는 것이 좋을지 몰라도 이렇게 두달이 다 되도록 꼼짝 못하고 집에 들어 박혀 있으라고 하니 모두들 마음이 답답한가보다. 그나마 요즘은 인터넷이 있고 TV에서 각종 재미있는 프로를 매일 쏟아내고 있는데도 말이다.
무한에서 시작된 이번 역병은 야생동물을 잡아먹은 인간들때문에 생긴 전염병이라고 한다. 박쥐를 잡아먹었다고 한다. 그 박쥐의 병균이 인간에게 전염이 된것이다. 그것이 이렇게 전 세계적인 역병으로 번져졌다. 무서운 일이다.
  중국말 속담에는 <<화는 입에서 생긴다.>>는 말이 있다. 물론 말을 함부로 해서 화근을 부른다는 쓰임이지만 요즘에 맞추어 보면 오히려 음식을 탐하는 인간의 행위를 말하는게 아닌가 싶다.  사람들은 세치 혀바닥을 통한 즐거움을 찾아서 온갖 일들을 저지른다. 박쥐는 그냥 보아도 징그럽고 무서웁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 고기를 먹는다고 한다. 시장에서 파는 많고많은 검역을 거친 고기들을 제외하고 각종 뱀이며 고슴도치며, 두더쥐며, 심지어는 갓난 쥐의 새끼를 생것채로 먹는다.
  인터넷을 통해서 생쥐새끼를 접시에 놓고 먹는 장면을 보았을 때 나는 그만 그날 먹은 음식을 다 토해버렸다. 그것도 광동에서는 <<三叫>>라는 료리라고 한다. 중국말 뜻대로 보면 세번 소리 낸다는 것이다. 아직 털도 채 자라지 않고 눈도 뜨지 않은 쥐새끼들이 접시에서 오물오물 거리는데 젓가락으로 집을 때 한번 <짹>하고 소리를 내고 다시 입에 넣을 때 <짹>하고 소리를 내고 다시 씹을 때 <짹>하고 소리를 낸다고 해서 <<산죠>>라고 이름했다는 료리다.
  중국사람들은 무엇을 먹으면 인간의 어떤 몸을 보신한다는 말을 믿는다. 즉 동물의 심장을 먹으면 인간의 심장도 좋아지고 동물의 간장을 먹으면 자신의 간장도 좋아진다고 믿는것이다.  
거짓말도 열번하면 정말이 된다고 하는데 너무 황당한것이지만 이제는 정말처럼 믿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몸보신을 한답시고 야생동물을 잡아먹는 것이다. 물론 신기하거나 재미로 그렇게 살생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나부다. 요즘은 금지하고 있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중국 광동지역에서는 산 원숭이의 대골을 빠개서 그 뇌를 퍼먹는 료리가 있었다. 밤 시장의 한구석에서 조롱속에 원숭이 무리들을 가두어 놓고 있다. 그 원숭이 대골을 먹으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말을 믿고 사람들은 가게 주인에게 돈을 주고 원숭이를 산다. 조롱속에 원숭이들은 그 손님이 자기들중에 누군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새된 소리를 지르며 바들바들 공포에 떤다.  가게 주인은 쇠집게를 원숭이 조롱속에 집어 넣은데 원숭이들은 바들바들 떨며 그 쇠집게를 피하겠다고 조롱속의 구석으로 피한다. 그러나 마음이 쇠덩이 같은 가게 주인에게는 막무가내다. 그렇게 원숭이가 목이 집혀나오면 밥상중간에 파놓은 구멍에 원숭이의 목을 조이고 머리만 상우에 내놓는다. 마치 옛날 죄인들에게 씌우는 칼처럼 말이다. 차마 글로 표현 못할 상황이다.
  인간들은 자기가 잘 살겠다고 그렇게 살아있는 원숭의의 대골을 망치로 깨서 그 시뻘건 대뇌를 퍼먹는다. 글을 쓰다보니 그때 그 원숭이들의 그 두려움에 떠는 눈길을 보는같아서 등골이 다 서늘하다.
그렇게 동료의 죽음을 보며 도망갈데가 없어서 조롱속에서 두려움에 새된 소리를 지르는 원숭이들이 마치 현재의 우리와 같지 않은가? 역병은 마치 그 마음이 쇠덩이 같은 가게주인이고 우리는 그 조롱속에 갇힌 원숭이들이다. 언제 쇠집게에 집혀갈지 알수 없다. 그래도 살겠다고 집안에만 있어야 한다. 살아야 하니까.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지 않을수 없다. 철학자들의 말씀들이 하도 많아서 다 인용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는 언젠가는 죽는다는 필연성을 가지고 산다.
또한 <<수명의 길고 짧음은 하늘에 맡기라.>>는 말이 있다.
  생물학적으로 볼 때 우리는 자기가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그냥 다른 동물들보다 좀더 똑똑한 동물일 뿐이다. 현시대의 과학적인  우주관으로 볼 때 지구는 우주에서 작은 티끌 같은 존재다. 불교의 세계관에는 <삼천대천세계>라는 말이 있다. 태양을 에워싸고 도는 8대행성을 (2006년 8월24일,국제천문학련합회 제 26차 대회에서 우리가 잘 알고 있던 9번째 행성이였던 명왕성을 태양계의 행성에서 취소하기로 표결을 하였다.) 하나의 세계로 보았을 때 이런 태양계 같은 세계가 천개를 합치면 하나의 소천세계라고 한다. 이런 소천세계가 천개가 모이면 하나의 중천세계라고 한다. 또 그런 중천세계가 천개가 합치면 하나의 대천 세계라고 하는데 그런 대천세계가 삼천개가 모여있는 것을 <삼천대천세계>라고 한다. 옛날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믿지 않고 코웃음을 쳤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 천문과학을 통하여 우리는 그 지혜를 엿볼수 있다.
이렇게 삼천대천세계에서 지구는 그냥 티끌 같은 존재다 물론 그 티끌속에 인간들은 그냥 우리가 느끼는 세균 같은 존재일 뿐이다.
  괴테는 그의 글에서 <생의 기쁨은 크지만 자각있는 생의 기쁨은 더욱 크다.>라는 말을 했다. 여기에 중요한 구절은 자각이다. 인간으로서 삶의 의미를 사고하고 자각으로 이르는 지혜를 이루는 것, 그것이 삶의 목표가 아닐까?
  요즘 중국의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영국에서는 세익스피어에 버금가는  <밀턴>이라는 대 시인이 있다. 그가 실명의 불행속에서 쓴 <실락원>은 영국에서는 걸작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락원에서 추방되여 죽음의 공포에 떠는 아담을 향해 천사 미카엘이 타이르는 장면이 있다.
<<수명의 길고 짦음은 하늘에 맡기시오. 생에 집착하지 마시오. 생을 비관하지 마시오. 당신이 살아있는 한 잘 살도록 노력하시오.>> 라고 말한다. 여기서 밀턴이 강조하고 있는 것은 말할 필요없이 <잘 살도록 노력하시오.>이다.
  우리 몸도 어찌보면 하나의 우주이다. 우리 몸속에, 어찌보면 그속에  삼천대천세계가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의 심장속에 하나의 우주가 있고 또 그속에 또다른 태양계가 있고 우주가 있고 또 다른 지구가 있을지도 모른다. 지구도 우주에서는 하나의 세포일수도 있다. 어찌보면 그속에 세균들이 우리들이다. 우리는 명리를 탐하고 성공이라는 이름을 걸고 전쟁을 하고 략탈과 살생을 서슴지 않는다.
역병도 별거 아니다. 과학적인 우주관에서 볼때에는 그냥 세균들의 전쟁일 뿐이지 않는가?! 여기에 정의니 사함이니 선이니 악이니 갖다붙일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인간의 입장에서 볼때는 심각한 일이기도 하다.
커피 한잔을 타서 마시며 창문가에 서서 여느때 보다 조용한 길거리를 보고 있을려니 문뜩 철학자가 된 기분이다. 
  공자의 론어에는 <己所不欲,勿施于人。>이라는 말이 있다. 자기가 받아들일수 없는 일을 다른 이에게 행하지 말라는 말이다. 우리가 죽음을 두려워하듯이 동물들도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다.  세균 또한 그러하다.
또 <콩심은 곳에 콩이 나고 팥심은 곳에 팥이 난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죽임을 통해서 죽음과 가까워 지고, 나눔을 통해서 부의 번성함의 도리를 배우고 있을 뿐이다.
  이 무서운 역병도 언젠가는 지나가리라. 그러나 우리가 이 세상에서 심은 행위는 어떤 씨앗으로 심어져서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 앞에 다가 올것이다.
  그게 인과의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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