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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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위기에 처한 우리 문학
2019년 07월 15일 09시 01분  조회:264  추천:1  작성자: 문학닷컴

위기에 처한 우리 문학

최홍일(소설가)

 

 

어찌 보면 우리 문학은 전례 없는 성황을 맞고 있다. 중국작가협회 회원이 60여명, 연변작가협회 회원은 500여명, 본격적인 순 문학지인 《연변문학》, 《장백산》, 《도라지》, 《송화강》 외에도 지방에서 발간하는 문학지도 여러종이다.  각급 문학상만 해도 민간에서 설립한 것까지 합치면 두자리수를 차지한다. 창작활동도 퍼그나 활발한 것처럼 보인다. 장편소설만도 이미 몇십부가 나왔다. 이런 성황은 우리 문학이 급변하는 시대에 걸맞게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상황은 그렇지가 않다. 우리가 ‘중국문단’에로  진출하자는 구호를 몇십년간 웨쳐왔지만 중국문학권 내에서 조선족 작가의 영향력은 점점 약해지고 있으며 우리의 립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우리 작가들의 작품은 고작해야 《민족문학》 한문판에서만 소개되고 있는 바 발표되는 작품수가 많지 못할 뿐더러 질도 기타 민족에 비해 많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 세기 80년대 초에 림원춘선생이 〈몽당치마〉로 전국상을 받은 뒤로는 ‘로신문학상’도 7회에 달하지만 우리 작가들의 이름이 없다. 어찌 된 판인지 ‘소수민족 준마상’도 12년째 (련속 3기) 소설부문엔 공백이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문이 열린 지도 30년, 한국문단은 우리 문학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저들의 70, 80년대 문학 같다는 혹평이 있을 뿐이다. 80년대 말, 90 년대 초에는 우리의 작품이 좀 환영을 받는듯도 하였지만 잠간에 불과했다. 지금도 우리의 소설가, 시인들의 작품이 더러 발표되고는 있지만 반응은 영 제로다. 

조선족 독자들도 우리의 작품을 외면하고 있다. 대체로 재미 없다거나 차원이 낮다는 평가다. 우리의 순 문학지 가운데서 1000부 이상 팔리는 문학지가 있는가? 아마 없을 것이다. 우리의 소설가, 시인들의 책이 몇부나 팔리는가? 500부가 고작이고 1000부는 기적이다. 이전에 시를 쓰는 사람이 시를 읽는 사람보다 많다는 말이 있어 소설가들은 시인들을 비웃었다. 인제는 소설가들도 마찬가지이다. 남을 웃을 처지가 못된다. 

창작대오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소설문단에는 대가 끊긴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소설문단의 맥이 최국철, 김혁을 위수로 한 60후 작가, 구호준을 위수로 한 70후의 작가들로 겨우 이어지나 80후 작가들은 그렇다 할 사람이 없다. 

필자가 위기설을 들고 나온다고 해서 우리 문학의 앞날이 암담하다는 것은 아니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있다. 문제는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는가에 있다.

우리의 작가들은 무엇보다도 먼저 한국의 문학어에 익숙해야 한다. 한국의 문학어가 도시문명 시대의 우리 문학어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나 같은 50후 작가는 한국의 문학어를 배우기가 힘들다. 동년배 작가 허련순씨는 비교적 익숙하게 한국의 문학어를 다루고 있는데 참 부럽다. 우리의 70후 작가들부터는 한국의 문학어에 가까운 특징을 갖고 있는데 참 기꺼운 일이다. 문학의 첫째 요소는 언어이다. 말과 글의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킨 것이 문학작품이다. 우리가 끝까지 문학을 지키는 리유가 여기에 있다. 필자는 새로 문학을 하려는 지망생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먼저 문학어에 익숙하라. 그 다음에 문학을 하라. 

우리의 작가들은 어딘가 들떠있는듯 싶다. 깊은 사색이 없는 경박함, 스낵 시대의 간소함 같은 감이 든다. 늘 불안하고 무엇에 쫓기우는듯한 모습이다. 작가에게 불안이 수요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확고한 자기 믿음과 그 믿음을 받쳐주는 철학이다.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작가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 작가에게 독서는 필수적이다. 오늘날 같은 지식 폭발의 시대에는 말할 것도 없다. 문학책 뿐이 아니라 그 문학 밖에 책도 읽어야 한다. 재간은 밖에 있다功夫在外는 말이 있다.  

우리 문학은 본질상에서 모방문학이다.  50, 60년대에는 조선문학과 쏘련문학을 모방하였고 70, 80년대에는 주로 개혁개방 이후의 중국문학을 모방하였다. 90년대 이후로는 한국문학을 많이 모방하고 있다. 우리가 모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실정과 관계된다. 

외국어를 모르는 우리 작가들은 외국의 책을 읽자면 중국어와 한국어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문학에서의 참조계는 두개, 하나는 중국문학이고 하나는 바로 한국문학이다. 근데 근간에 중국문학을 홀시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현실적으로 중국과 깊은 관계를 갖고 있다. 중국문학은 우리에게 풍부한 영양을 제공해준다. 우리는 반드시 한국문학의 현대적 수법과 기교에다 중국문학의 호방함과 깊이를 습득해야 한다.      

출처:<장백산> 2018제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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