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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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것, 네것,우리것
2012년 06월 23일 11시 07분  조회:10355  추천:6  작성자: 최균선
                                           네것, 내것, 우리것
                                                                     
    인간의 삶이란 진실로 아이러니컬하지 않은가? 인생이란 무거운 짐을 지고 북망산을 향해 걸어가는 길이다. 아무도 이 길을 벗어날수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자신과 이웃들에게 더욱 깊은 고통을 주도록 강요하는 삶을 습관처럼 행하며 살아가고있다.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아도, 아무것도 이루지 못해도 그 과정만으로 넉넉할수 있는 마음의 빈자리를 내주는 삶이라는것을 깨닫기까지는 오래 살아보야 한다. 
    흔히 인생을 고달프다고 한다. 맞다. 인생은 이래저래 힘겹고 고달프다. 그 고달픔은 다 어데서 올가? 이런저런 원인들이 많겠지만 결국 내것을 더 많이 만들고 뭐나 제일이 되고싶어 애면글면 하다보니 더구나 고달픈것이 아니랴! 인간이 내것이라는 것을 따지기 시작하고 제일을 추구한것은 인류의 진화와 동보하여왔다. 단군님이 태초에 홍익인간정신을 창도하였지만 내것에 몰입하고 제일에 안달하다보니 인간의 심방에 리타정신같은것이 들어설 틈이 없어진것이다.
    아이들이 제일 처음 아는것이 내것이고 뭐나 제가 제일이기를 바란다는것은 아이를 키워본 사람들은 다 느낀바가 깊을것이다. 어린손자놈이 말을 번지면서 먼저 하는 말도 “내꺼!”였고 차차 지각이 트면서 추구하는것이 곧“내가 제일”이였다. 산동지방에 와서 중국어를 배울 때 가장 먼저 머리에 박힌것이 “这是我的”, “我第一” 였다. 그러구 보면 내것, 제일에 대한 관념은 배속에서 가지고 나온 본능적리기심의 으뜸가는 체현이 아닌지 모르겠다.
    인간의 식욕, 수면욕 성욕, 물욕, 명예욕 그 잡다한 욕망은 결국 내것ㅡ소유욕이라는 한마디로 귀납할수 있겠다. 소유욕은 결국 소유권에 귀속되는 문제이다. 이 소유권의 계선을 대체상 내것, 네것, 우리것으로 나눌수 있다. 평균치라는 말은 있지만 사욕이 팽배하는 이 사회에서는 소유권의 평균치를 구할수 없다.
    이 세상에 우리것이라고 말할수 있는것은 태양이나 공기, 자연과 그 밖의 모든것, 세상의 모든 재화가 공동소유이다. “우리는 원래 가진게 없다!”“우리는 영원히 무엇을 가질수 없다!” 진정 내것이란 무엇이며 내것이라한들 얼마나 오래동안 가질수 있을까? 깊이 생각할것도 없이 내몸도 결코 나의것이 아닌셈이다. 하물며 금전, 명예, 권력을 절대적으로 내것이라 말할수 있으랴,
   물각유주(物各有主)이나 미시적으로 보면 이 세상에 내것이란게 없고 거시적으로 보면 이 세상에 내것 아닌게 없는것 같다. 자연도 보는 사람의것이고 돈도 쓰는 사람의것이고 제인생도 즐기는 사람의것이고...그러나 영원한것은 아무것도 없다. 너무나 무상하고 꿈같은 세상인지라 내것이란 기실 아무것도 없다. 매일 자기 몸뚱이를 자신의것이라고 착각하면서 살아갈뿐이다.
   “사랑”도 팔고사는 이 시대에는 내사랑이라는 말도 미덥지 않은 말이 되였다. 어찌해서 만나서 그럭저럭 살다가 맘에 안들면, 더 좋고 더 행복하고 편안할듯싶으면 갈라질수도 있는 내안해(남편)이기도 한데, 물건도 거저 얻을수 있고 사올수 있고 팔아버리기 십상인데 이 모든 물건들이 어찌 내것이고 네것인가? 하나의 물건에 불과한것에 좌우되는 인간도 하나에 물건과도 같으니 내것도 네것은 아니라…
     하건만 우리는 자기 육신을 위해 돈. 시간. 정욕. 정성을 쏟아붓는다. 살찌고 야위고. 병이 들락거리고. 로쇠하고. 기억이 점점 상실되고…이 세상에 내것은 하나도 없지 않으냐? 몸이나 생명이나 형체있는 모든것은 꿈같고 환상같고 물거품같고 그림자와 같고 이슬같고 또한 번갯불과 같은것이 아니냐?
    그 저변에 내것은 내것, 네것도 내것인대신 얄팍한 심사에도 아쉬움없이 밀어주듯 내주는것이 있긴하다. 그게 뭐냐하면 손해와 잘못과 책임이다, 네책임은 네것, 내책임도 네것이라는 비겁한 심보는 얼마나 야비한가? 우리를 넉넉하게 해주는것은 과연 내것을 만드는 로심초사뿐인가? 우리는 그냥 가지는것만으로 자기삶에 자족할수 있는것일가? 대답이 막연하고 실행이 어려운 난제가 아닐수 없다.
    그렇게 열심히들 살면서도 왜 우리네 인생이 이리도 팍팍할가? 별로 곰곰히 생각하지 않고도 알수 있는바 할수 없는것을 하려고 하고 가질수 없는것을 가지려하고 얻을수 없는것을 얻으려하고 지킬수 없는것을 지키려하기에 인생은 불만족속에 연장되고 스스로 긋는 그 연장선상에서 우리는 그냥 쫓기듯 살수밖에 없으니 이아니 야단인가? 마음을 가지는것만으로 만족시키면서 얻은것을 쌓고 부등키는것으로 심리부담을 자초하기보다는 적절하게 마음의 빈자리도 만들고, 내주고 덜어낼줄 아는 지혜로움을 가지면 좀 좋으련만 그것은 군자들만의 덕성인듯싶다.
    물욕에, 돈바람에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을수 없는 인간이라지만 많이 가져봤자 어디까지나 외재물이요 어깨힘 팍팍 살리며 재세를 피워봤자 7월 풀메뚜기의 그 한철처럼 인생일사 허무하지 않던가. 그가 얼마나 가지고 배를 어루쓸든 사람은 누구나 주어진 인생길따라 갈수 있는만큼 갈수는 있을뿐 끝내는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한다. 누구나 갈만큼 가고 그 이상을 갈수도 없건마는 돌아서기의 지혜를 알려하지 않는것이 우리들의 인성의 한 품몫이다.
    권세자도 억만장자도 어디까지나 인간이다. 그러나 인간이라서 다 인간인것은 아니다. 그런데 불의로 얻은 부귀는 뜬구름과 같다는 말은 도덕가들의 귀간지러운 설교이지 현대의 실용철학은 되지 못한다. 만복을 누리다 가는자는 소수이고 고생고생하다가 그렇게 속절없이 가는 사람들이 다수였기에 인생살이를 고해라고 했고 고해속에서 살지 않을수 없는 민초이지만 자신의 현재를 복락원으로 생각하는 마음이야말로 륜회라는 피동적삶을 극복하는 자세임을 알기에 그냥 살고있는것이다.
    사람마다 내것만 챙기지말고 횡적으로 평등하게 이웃하며 적당히 내주고 자기도 받으며 화목하게 살아야지 종적으로 차별화하며 경쟁적으로 더더욱 많이 가지려고 하는데서 반목과 시기와 갈등이 지속될뿐이다. 사람마다 내것만 챙기면 이 사회의 평화가 깨진다는 말은 진실이요 진리이기도 하다.
     말자! 마는 때가 좋은 때이고 좋자면 말아야 한다고 조설근선생이 말했더라. 워낙 인생일사가 바람같은것이 아니랴, 우리가 이 세상에 온것도 난데없는 바람처럼 온것이요 한오리 연기로 사라지는것도 바람의 힘이거늘, 일확천금의 희열도, 못가진자의 불만도 다 바람같이 지나가버린다. 끓어넘치던 욕망도 세월의 바람에 식고 아글타글하던 추구도. 헤여날길 없는 허영의 꼬드김도 한바탕의 모진 비바람이다.
    그렇다고 욕망도 없고 경쟁바람도 없는 무풍지대에서 살수는 없다. 바람에 실려 구름이 가듯 삶의 목표가 없어도, 정처없어도 안될일이니 본분에 걸맞는 자세로 열심히 살며 적게 얻었더라도 노력의 구슬땀으로 바꾼것이라면 더없이 소중할것이다. 좋은 일이 일어나는데는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지만 악과로 끝나데에는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거기에서 벗어나는 데에는 상당한 대가를 지불하게 된다.
    물론 가지려는 욕망이라고 해서 다 타매할것은 아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많이 가지려는 본성이 있다. 그러나 네것과 내것, 우리것을 잘 분별하며 적당히 욕심을 부리며 산다는것은 심오한 인생철학이 아니라 인생의 잠규칙이다. 내것은 내것이지만 남의것도 내것으로 만들려는데서 삶의 현장이 이리도 다사분주하리라. 

                       
                                                 2011. 5월 15 일                  (2013년 10월 11일부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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