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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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6호병실 진찰일지
2012년 11월 02일 08시 50분  조회:9985  추천:1  작성자: 최균선
                                          6호병실 진찰일지
                                     
                                                    최 균 선


   H시 정신병원의 신경과 주치의사인 복경준씨는 원장의 지시대로 6호병실의 환자들이 출원할수 있는가를 확진하려고 준비했다. 여러가지로 진찰하려고 하다가 먼저 대화형식으로 정신상태를 알아본후 결정하기로 작심했다.
    점심에 한잔 하자는 친구의 초청도 사절하고 마음을 다잡고 조수를 데리고 6호병실로 들어갔다. 환자들에게 무서운 의사로 소문난 복의사가 들어서자 모두 부들부들 떨었다. 복의사는 우거지상을 하고선 환자들이 가련했지만 례의 그 미묘한 미소를 지어내며 대화진찰을 시작했다.
 ㅡ 1호 (미용사), 당신의 직업은 무엇이였던가요?
 ㅡ 예, 제말인가요, 예예, 저는 자연산을 인조상품으로 개조하는 일을 했습니다. 상식적으로 말하자면 녀자들을 성형수술을 해주는 사람입니다. 예,
 ㅡ 그러니까 가짜미인들을 제조한단말인가?   
 ㅡ 예, 녀자들의 얼굴에 바람벽을 바르듯 온갖 조합료을 발라서 주름살을 없애는듯 하고  필요한 곳을 째거나 여기것을 저기에 옮기거나 작은것을 크게 하거나 큰것을 알맞춤하게 하거나 납작하고 꺼진것은 불룩하게 돋구거나 처진것을 춰올리거나 등등 수정을 하여 본인도 몰라볼만큼의 미인을 제조해냅니다. 히히히…
  ㅡ 그래, 전국적으로 가짜를 타격하는 운동을 벌리고 있다는것을 알면서도 그런 얄팍한 짓거리를 했단말인가? 아무리 본인들이 원했다기로,
ㅡ 알지요, 알구말구요, 하지만 저의 상품은《인권백피서》의 보호를 받고있기에 법에 걸릴 념려는 없구먼요. 예  그렇습니다용. 저는 전문 녀자들의 가슴을 미용하다가 더 큰 돈을 벌려고 얼굴성형수술을 하기시작했는데 재수없이 첫사람으로…
ㅡ 그래서 가슴성형술의 방법을 아는가?
ㅡ 알다뿐이요, 최근에 류행된 선진적인 방법으로는  다음같은…
ㅡ 그럼 어디 옳게 말하는지 소개해보시오
ㅡ 자체지방으로 풍만하게 하는법인데 자신의 조직을 취하여 흉부자체의 지방조직과 자동적으로 융합되게 하여 하나의 통일체를 형성하게 합니다요. 이 방법은 간단하고 유효한 방법인데 절대적으로 안전합니다.예 맞구요. 예예, 맞습니다용.
ㅡ 다음 방법이 있소?
ㅡ있습니더, 있구말구요 주사를 놓아 불구기도 하고 보충해서 메우는 방법, 물리적으로 확대하는 방법 등 실용적인 방법이 많습니다예. 그리고 수술한후 아주 질감이 나고 관상용이나 애무용으로도 그저 그만인데요
ㅡ보기보다는 올똘한데 정신이상이 생기게 된 원인은 무엇이요?
ㅡ 글쎄 모르겠습니다. 다만 할빈에서 이마가 좁고 얼굴이 넓은 한 녀자의 관자노리에 머리칼을 넣어 보기좋게 만들려고 했는데 그만 사달이 생겼습니다. 그 녀자가 망태기된 얼굴을 들고 책임지라고 달려들 때 너무 놀라서 그랬던지…
복의사는 병력서를 다시 훓어보았다. 원적이 할빈이 옳았다. 환자가 자기 잘못을 잘 기억하고있는것을 보아서 출원시켜도 될것같았다.
ㅡ 당신은 량심이 검어서 그렇지 정신상태는 정상적이요. 하긴 가짜천지가 된게 당신 한사람의 잘못은 아니니까. 래일 출원하시오. 다시 그런 가짜 상품을 제조하는가 마는가 하는것은 당신의 자유요. 그러나 인명사고를 내는 날엔 여기 정신병원이 아니라 선선한 구들에 들어가 앉아야 할것이요.
    복경준의사는 지금 정신병주치의사이지만 성형수술에도 흥미를 가지고 있던차여서 외항은 아니였다. 그러나 미용이 시대조류로 되여진 이 시대, 그것에 돈벌이에서 한몫 잡을수 있지만 그만큼 위험도 따르기에 생각을 접고있는터이다. 사실 한국연예 인들처럼 한사람건너 코마루를 높이고 지방을 빼고 얼굴모양을 바꾸는 등 “인조미녀”가 대량 생산되지만 사이비한 거짓말도 많고 사건도 많이 빚어졌다.
    불완전한 통계에 근거하면 근10여년래 전국적으로 발생한 미용이 오히려 얼굴을 망태기로 만든 사건이 루계로 20여만건이 되며 상한사람이 30여만에 달한다. 광고에 턱없는 과대와 기편성이 없다고 누가 말할수 있는가? 그러나 “외모지상주의”열 풍은 갈수록 세차게 불어치고있다. 하긴 녀자들로 말하면 미모가 가장 믿음성있는 추천장이 되니까 그럴법도 하다. 외모가 일자리찾기와 수입과 전도에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고있다고 믿는 사람들을 누가말려낸단 말인가? 한국에는 “귀가 잘생긴 거렁뱅이는 있어도 코가 아름다운 거렁뱅이는 찾을수 없다”는 말이 류행되는만큼 스스로 “성형왕국”라고 교오하고있는판이다. 복의사는 곁길로 빠지는 잡생각을 털어버리고 진찰에 몰두하기로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진찰일지를 펼쳐들었다.
ㅡ 그럼 2호 (경제연구원)
ㅡ 예, 여기 있습니다.
ㅡ 당신의 직업은 무엇이요?
ㅡ 예 워낙은 학문을 연구했습니다.
ㅡ 학문? 무슨 학문을 연구했는데?
ㅡ 금전으로 더 합법적이고 더욱 잔혹하고 더욱 공개적이고 더욱 은페적으로 사람을 못살게 굴어서 나중에 귀신으로 변화게 하는 첨단적학문이지요, 예, 헤헤헤… 아쉽게도 정신이 오락가라하서면부터 연구가 중단됐습니다.
복의사는 웃음이 튀여나오는것을 참고 심각하게 다시 생각해 보았다. 농촌에서는 엉터리리론을 풀거나 궤변을 늘여놓으면 개똥철학을 푼다고 비꼰다. 철학의 황혼기에 들어선 지금 개똥철학을 풀기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냥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신 개똥경제학을 역설하는 사람들이 많아진것만은 사실이다.
ㅡ당신의 그 개똥경제학에 관한 실례를 들어보시오.
ㅡ예, 많이 알지요, 그럼 서술의 편리를 위해 객관적으로 말하겠습니다.
아래《개똥경제학》의 사이비리론의 례를 들어본다. 자산위원회주임 ×××씨는 《석유, 전신, 전력 등 업종들에는 거의 롱단이 없다. 기업이 국가의것이고 또 인민들의것으로서 얻은 리익은 전부 인민을 위한것이다.》라고 하였다. 동성제약 집단총재 ×××는“중국의약풍운방” 장려대회에서《약품을 만두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약값은 비싼것이 아니다. 약값을 내리는것을 동의하지 않는다.》하고 유명짜한“만두론”을 제기하여 유명하게 된바있다.
북경화운방산동사장 임××은 “2005년 제1차 중국방산가격평가회”에서《상품 주택에서 마땅히 폭리를 얻어야 한다. 폭리획득은 끝까지 밀고나가야 한다.》고 헛소리를 줴치자 달리깨비 춤추면 베졸배도 춤춘다고 어떤《정영학자》들은 주택값이 비등하는것을 억제시킬 량책을 내놓을 대신《시장경제이므로 부동산거품현상이란 말을 믿지 말아야 한다.》《주택값이 폭등 하는것은 정상적현상이다. 시장경제가 아닌가?》,《주택값이 폭등하는것은 좋은 현상이다. 이는 주민들의 수입이 많아졌다는것 을 설명한다.》등 궤변으로 백성들을 우롱하였다.
《중국의 빈부차이는 아직도 크지 않다. 차이가 클수록 사회가 진보한다.》는 유론도 꺼리낌없이 내놓는가 하면  일컬어 려××라는《경제학자》는《8억 농민과 정리실업로동자들은 중국의 거대한 재부이다. 그들의 수고로움이 없다면 어찌 소수사람들의 향락이 있을수 있겠는가? 그들의 존재와 현상태를 유지하는것은 아주 필요하다.》는 고명한 론단을 내놓아 공분을 자아내기도 했다.
《개혁리익에서 가장 손해를 본 사람들은 령도간부들이고 다음은 로동자들이고 세번째는 농민들이다》《현재 대학학비가 많은것이 아니라 적다.》고 한 자들도 있다. 전국인대 농업,농촌위원회위원 임××은 《기점이 너무 높으면 저수입자들이 납세 자로 되는 영예를 박탈하는것과 같다.》라고 하면서 고양이 쥐생각을 하고 악어의 눈물을 흘리고있다.
이런 언론들은 비록 탐관오리들과 부패분자들의 언론은 아니고 식후에 이발을 쑤시며 한담하듯 생각머리없이 줴치는 망언들이라 류의할 가치도 없지만 사회적으로는 아주 악렬한 영향을 조성하고있다. 이런《학자》들을 부패관원과 부패한 간상배들과 한바지가달안에서 춤추는 부패학자들이라 한다.《정영》들은“권위”라는 외투를 걸치고 사회진실을 외곡하고 민중을 오도하는 패류들이라고 질타하고있다.
웃물이 흐렸는데 아래물이 맑을소냐? 어데서였던지 코를 틀어쥐지 않고서는 끝까지 읽을수 없었던 문장을 연구한적이 있다. 이야기의 경개를 간추리면 다음같다.  
해내외에 십분 명망있는 한 주류경제학자에게 출중한 두제자가 있었는데 비상히 총명하고 전도유망한 청년들이여서 교수는 은근히 양양자득하고있었다. 그들은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하는 경제학관점을 자주 발표하였는데 례컨대《중국현대화의 표지는 북경대학교수들이 고급자가용과 별장을 가지는것》이라거나《수재(水災)는 중국의 경제를 1.35%증장시켰다.》거나《부패와 회뢰는 개혁진행에 윤활제이다.》라는 등등 불세출의 “리론”들이다.
이 글은 누군가의 회색유모아일수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를 오도하는 상술한 경제론리야말로 더구나 검은유모아가 아닐수 없다. 이런 개똥경제학은 아니 배우기만 못하고 그렇게《학자》가 된자들은 학술에 먹칠하고있다. 그들이 영예의 후광을 쓰고 도처에서 일인자연하며 망발하고있는데 개똥경제학의 입문도 닦지 못한 자기로서는 이런 불세출의 위대한《학자님》들이라 해야 할지 어리둥절했다.
ㅡ 음, 알겠소. 당신도 래일 출원해서 제갈대로 가시오. 나쁜 연구는 하지말고,
3호, (가짜약판매업자)
ㅡ 당신은 무슨 일을 하던 사람이요?
ㅡ 아!옛, 저는 전문“화학무기”를 팔았습니다요. 다른 사람의 생명을 걸고 돈을 벌었습니다. 그러다가 들통이 나서 잡히게 되였는데 그만 혼비백산하면서…
ㅡ 주로 무슨 가짜약을 만들었소?
ㅡ 예, 허리와 다리아픈데 붙이는 고약을 만들었습니다. 약명은 “풍습골자고(风湿骨刺膏)”라는겐데 잘 팔렸습니다요.
ㅡ주로 무슨 약재를 썼소? 약재이름을 알기나 하는가?
ㅡ예, 잘 알지유,시장에서 홍화(红花), 당귀(当归), 천궁(川穹), 익모초(益母草), 우석(牛夕)등 십여종의 중초약과 푸얼민(扑尔敏)등 몇가지 서약과 제남에서 구입한 화약품과 조합해서 만들었습니다. 일정기간 동통은 감소할수 있으나 병근은 근본 치료하지 못하기에 차차 장사가 잘안되여서…
 ㅡ 아따, 닥치시오. 당신같은 어중이떠중이들이 있길래 우리 생명기사들의 진지인 의료계통의 형상이 망태기가 되였단 말이요. 당신 안되겠소. 저쪽에 물러서시오. 자, 다음은?
4호(류리걸식자), 당신은 무엇때문에 거렁뱅이질 한것이요?
    ㅡ 예, 자선을 베풀아주십시오. 저는 빈궁해서 비럭질하였습지요.
    ㅡ 모두가 잘 살려고 버둥거리는판에 빈궁이란게 무언데?
    ㅡ 성실한 로동자가 응당한 보수를 받고 살자면 가정살림이 팍팍한데 항간에서는 빈궁하다고 말하지요.
    ㅡ 그게 말이 되는가? 그래 어디서 아이를 납치해다 다리를 분질러 병신을 만들어놓고 돈을 벌었다는거요? 야차같은 놈팽이군.
    아니, 아니요, 나 그런짓은 하지 않고 그저 일하기 싫어서…장애자로 가장하고 돈비럭질을 하다가 한번은…
    복의사의 입가에 미묘한 웃음끼가 비껴갔다. 일전에 보았던 일이 떠올랐기때문이다. 한번은 서시장을 지나가다가 발에 나무판대기를 쳐맨 한 중년남자가 돈을 구걸하고있는것을 보았는데 민망할정도로 불쌍해보였다. 그런데 의사의 본능으로 자세히 관찰해보니 불구자같지 않았다. 비록 발에 판대기를 댓지만 두발의 생긴 모양이 똑같은걸 보아서 아무래도 수상쩍었다.
    때는 점심때가 훨씬 지난때였는데 푼더분하게 생긴 한 늙은녀인이 지나가다가 손에 든 계란빵을 주머니채로 내주며 먹으라고 하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점잖게 거절하는것이였다.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아도 알수 있는 노릇이였다. 배고파서 비럭질을 할수는 있는데 왜 기어이 돈만 받자고 하는가? 크고작은 도시마다, 거리거리에서 구걸하는 사람들이 지천으로 널렸는데 그들중에는 정말 로동력을 상실한 자도 있고 궁지에 빠져 비렁뱅이의 행렬에 들어선 자들도 있지만 그만큼 적지 않은 자들이 장애자로 위장하고 가련상을 지으며 돈을 비럭질하다가도 “퇴근”할때는 어느 구석에서 옷을 갈아입고 펀펀히 걸어다니는 완인으로 둔갑하며 대도시의 어떤 자들은 신사로 변하여 유흥소에 들어가 아가씨와 흥탕거리기도 한다.
    경우야 어찌되였든 참을수 없을정도로 굶주렸을때는 빌어먹을수도 있다. 그러나 위장한 거렁뱅이에게는 만두 한쪼각도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그였다. 눈물젖은 빵을 먹어보지 못한 자들은 산다는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들이 정말 손발을 놀리기 싫어서 비럭질하다가 진짜 굶어죽을 지경이 되였을 때 인생의 의미를 알게 될것이다.
ㅡ제먹을 빵은 제손으로 벌어야 한다는 유명한 명언을 아는가?
ㅡ명언같은것 네미덜머리고요...난 억지로 붙들려온것이지 정신병자가 아닙니다. 내보내주 십시오.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제가 직접 나서서 벌어들이겠습니다.
 ㅡ 그런가? 그럼 진실한 내막을 조사해본후 당신을 보낼데로 보내겠소. 자, 그럼 다음 사람 가까이 오시오.
5호(비서) ,당신은 여기로 들어오기전에 매일 무슨 일을 했소?
 ㅡ 예, 령도의 사적보고를 썼습니다. 명백하게 말할수는 없고 진짜 무슨 일을  해내지 못했는데 개구리를 소만큼 불구듯이 찬란한 업적을 만들어내고 과장해서 쓰느라면 제정신이상이 아니였습니다. 압력은 점점 세지고 실면증이 오더니 그만 저도 모르게 헛소리가 나가고 헤식은 웃음이 피식피식 나가더니만 제안해가 이렇게 저를 여기에 집어넣고 한국에 나가버렸습니다. 그래서 진짜 정신분렬이 왔는지…
 ㅡ 흥, 너무 좋아서 분렬증이 온단말이요? 곁에서들 보건대 비서들이란 아주 잘나가는 사람들로 여겨지는데, 령도자의 그림자처럼 붙어다니고 크고작은 회의에서 자기가 써준 발언고를 읽을 때 아마 자아감각이 좋았겠지? 그래서 령도의 몸에는 비서 의 그림자가 투영되여있고 비서의 몸에는 령도자의 그늘이 드리워져있겠지요?
 ㅡ 모르면 함부로 말하지 마십시오. 의사선생이 본건 다 가상이요. 기실 령도로 말하면 가장 보잘것없고 가장 신임하지 않는게 비서란 말입니다. 우아하게 말하면 한 령도자의 조수이지만 솔직히 말하면 령도의 복무기계에 불과합니다. 예, 말하자면 말 입니다. 밤새워 써낸 발언고나 총화보고가 대번에 마음에 들때가 적거든요.
   령도자분이 대략적인 사로를 잡아주거나 골자를 적어주면 그것을 전개해야 하는데 손오공처럼 령도의 배속에 들락거릴수 없는 이상 영원히 령도의 생각과 일치할수 없으며 영원히 불합격의 문장이 되는것입니다. 소설가보다 더 상상력이 수요됩니다. 거리미학이란 예술용어가 있지요. 내가 말하는 거리란 일정한 거리를 말합니다. 비유하여 말하자면 몬나리자의 그림을 볼때처럼 멀리서 보면 신비한 미소를 띠고 서있는 아름다운 녀인으로 안겨오지요. 에헴, 그리고…
    ㅡ 말이 길어지는것을 보니 좀 어떤거 아니요? 짧게 말하시요
    ㅡ 예예, 나도 그만 덞어간것같군요, 말만 시작하면 길어져서…어디까지 말했던가요? 옳지!  참, 그러나 가까이 다가서보면 본래 유화라서 얼룩덜룩 덧칠한게 알리고 아주 조잡한 감이 들지요. 즉 근거리에서 보는 사물은 추(丑)를 산생한다 이 말임다. 기실 비서와 령도는 늘 함께 있어 근거리 접촉을 하고있지만 개체인간으로서의 비서의 우점은 령도의 그늘에 가리워 보이지 않고 어두운 면만 잘 드러나지요. 안그래요?
    비서란 한개 단위내에서는 그래도 지식인으로소 보통 수재라 불리지요. 지식분자들이 단위에서 왕왕 눈밖에 나기 쉽습니다요. 지식인이라는 칭호가 가져다 준 비서란 왕왕 경쟁의 우세가 아니고 경쟁의 렬세란 말임다. 비서란 단위에서 학습하기 좋아하고 배움에 게을러서는 안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글을 쓰는 붓쟁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벌레를 조각하는것같은 기량이라고 얕보기가 일쑤지요.
    그게 가장 자극적이고 두려운게 아닙니다. 가장 두려운것은 예ㅡ비서들에게 책뒤주라는 모자를 씌우는거지요. 사회상에서는 책벌레, 책뒤주란 보통 고지식하고 무능력자란 말과 동의어로 되고있지 않나요?
    당신이 비서라면 진종일 눈코뜰새 없어 이것저것 열람하고 부랴부랴 써내고 고심참담하게 경영하는것이 오히려 생활상에서는 약점이 되는겁니다. 속에 별로 든것도 없고 책보기도 싫어하고 무슨 재능이란것도 없는 사람들이 오히려 멋스럽게 살줄알며 늘 의기양양해 있는것입니더. 그래도 령도강위로 제발할 때 흔히 비서는 령도자의 안중에 없거든요. 간혹씩 금강산 그늘이 관동80리라는 말처럼 그 밑에서 평지돌출하는 사람도 있어 볼바에는 간부를 배양, 단련시키는 위치인것같지만 그와 정반대라는것입니다. 노래하는 수고로움이야 더 말할것도 없지만 문제는 그게 아닙니다.
    노상 틀에 박힌 글만 써내다보니 자기 애호인 창작같은것을 엄두에도 못내고 귀중한 청춘을 랑비하면서도 결국은 당안재료에만 남은 글은 있지만 자기것으로는 아무것도 없게 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자아희생을 가장 많이하는 사람들입니다.
    때때로 령도의 칭찬을 받을때가 있지만 어쩐지 례의적이고 지어낸것같은 느낌을 떨어버릴수 없어요. 한번은 친구가 입원한 병원에 갔다가 우연히 침대에 누워 꼼짝달 싹하지 않고있는 식물인을 일별하였는데 듣자니 그렇게 7년째나 누워있다더군요. 그의 안해가 내가 어느 사무실의 비서라고 하니까 이 사람도 원래 비서였는데 너무 지쳐서 저렇게 식물인이 되였다더군요. 그말을 듣는 순간 나도…
   ㅡ  음, 흥미로운 일이군, 말하는 품을 보니 원래 지성인인데 참 안되였습니다. 그럼 진짜 무슨 일을 해냈지만 크게 자랑하고 싶지 않아한다면 어떻게 씁니까?
    ㅡ 그래도 써야 하지요. 진주는 땅속에 있으면 빛을 발산하지 못하지요.
    ㅡ 음 알겠소, 래일 출원하시오. 당신은 불쌍한 지식인이요. 예 그다음 사람…
6호(투기상)
ㅡ 당신은 매일 하는 일이 뭐였소?
    ㅡ 예, 용서하십시오. 이제부터 성실해지겠습니다. 지금 자아완성에 노력하고있습니다. 투기모리배의 주요한 적은 자기 내심에서 산생된다는것을 알았거든요. 투기와 인성의 희망과 공포심은 불가분리니까요. 교역할 때 시장형세가 불리하면 마지막날이 되기를 기원하지만 내가 잃은것이 내가 타산하는것보다 더 많은법이라는것을 알게 되지요. 시장형세가 내가 바라는대로 나가면 또 두려웠습니다. 왜서인가요? 장사를 해보지 못한 사람은 암만 설명해도 알아듣지 못합니다요.
    투기매매에서 투기는 시기를 리용한다는것이고 또바(倒)란 낮은 가격으로 수매하여 높은 가격으로 팔아서 높은 리윤을 얻는것이지요. 나같은 사람이 사회에 부지기수라구요. 벼락부자가 뭐 순순히 돈을 버는줄 아십니까?
 ㅡ 그만 짓걸이라구요. 어쨌건 돈으로 상실한 인성과 령혼을 도금하는것이요? 보아하니 당신 정신은 말짱하지만 한동안 더 정신치료를 받아야 하겠소. 지금 상태에서 사회에 내보내면 더구나 미친듯이 투기모리를 하겠으니까. 썩 물러가서 자아완성을 하시오. 조수, 벌써 여섯 번째인가? 허, 생각보다 문제가 복잡하구만,
7호, (××과장),
ㅡ 스스로 당신에 대해 정의를 내려보시오.
ㅡ 미관말직에 있은 사람인데 무슨 큰 소감이 있겠소? 기어이 말해야 한다면 바로 엉덩이가 머리를 지휘한다는것이요.
ㅡ 대뇌가 인간의 일체를 지휘하는 중추부인데 그게 무슨 궤변이요, 그럼 머리는 달고다녀서 무얼한단말이요? 공연히 건들거리기나 할걸.
ㅡ모르는 소리, 벼슬마당에 잠규칙이나 알고 말하시요, 당신이 의사지만 승급하려면 잘 들어두시요. 첫째로 진리를 추구해서는 안되고 또한 사물의 본래의 진면목을 알려해서는 안되는것이요. 둘째로 마음에 챙김이 없는 말을 할줄 알아야 하고 특히 거짓을 말하면서도 얼굴을 붉히지 않은 기능을 닦은것입니다. 셋째로 설사 학력이 높다해도 진짜 지식자랑을 하지 말아야 하오,
흔히 지식이 있으면 독립적사고를 잘하는데 그게 관장(官场)에서는 금기이지요. 모난돌이 정을 맞으니까.아, 네, 관원들가운데 저저히 석사, 박사인데 진짜가 몇이나 되는줄 압니까? 진정한 학자들은 청운의 사다리를 쳐다보지도 않지요. 어쩌다 벼슬을 했다해도 영원히 합격된 관리가 될수 없습니다.
음, 넷째로는 벼슬이란게 뭐겠습니까? 한마디로 리익추구이지요. 백성들은 부정부패라고 하지만 당사자들가운데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별로 없지요. 다섯째로 무슨 벼슬을 하든 먼저 사람이 되여야 하는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사람이 먼저 되여야 한다는것은 서책에서 말하는 덕재가 겸비하다는 뜻이 아니구요 관계학을 정통해야 한다는 뜻입니다요.
여섯째로 농민의 사상과 방식으로 일체사물과 사람을 대해야 한다는것입니다. 왜 하필이면 농민식사상일가요? 지금 우리의 사회가 어떻게 알락달락하고 요란하든 기실 모두 농민사회에서 살고있는거예요. 외표야 어떠하든 조상삼대를 올리따지면 다 뼈속에는 다 농민기질이 박혀있는것입니다. 흔히 농민들의 가치관념의 특징이라면 시야가 좁아서 눈앞에 리익에 혹한다고 평가하지요. 맞아요. 그게 오히려 순박한 표현이지요. 사실 관장에서도 올리맞추고 내리깎아도 결국 농민의식을 벗어나지 못해요.
일곱째로는 예, 아첨하고 아부하는것을 보통 저질기질이라고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천만에, 여간 총명하지 않고서는 장악할수 없는 처세술이고 삶의 현장에서 최고의 고급예술이랍니다. 납득이 안간다구요? 그러니 당신은 그저 우리같은 사람들앞에서 쎈체하고 병원밖에 나가면 어리둥절한 책뒤주들인걸요. 여덟번째인가? 아무튼 인생일사가 정말이란게 없으니까 벼슬마당에서는 정식이란게 없어야 합니다. 예 또…
    ㅡ 그만하시요, 뭘 자꾸 시부렁거리는거요?
    ㅡ 당신 의사질은 잘하는지 몰라도 지력이 차하구만, 나뽈레옹의 명언을 빈다면 사람은 어떤 제복을 입게 되면 그 제복에 맞게 사고하고 틀거지를 차린단말이요. 비유해 말하면 엉덩이가 대뇌를 지배한다 이말이요. 그러나 머리는 동급자들과의 암투에는 쓸모있단말이요. 의사선생이 보기보다 너무 아둔하군.
ㅡ 뭐, 뭐라구? 당신 안되겠구먼, 어디라구 갖잖은 관료틀을 피우면서…흥!오래 묵어야겠소. 자, 여덟번째가 누구요? 얼른 나서시오.
8호(광고명인)
ㅡ 당신은 어째서 정신에 모병이 생겼다구 생각하는가?
ㅡ 무슨 약광고를 했는가?
ㅡ 정신병치료광고입니다.
ㅡ 어떻게 광고했기에?
ㅡ 국민의 신임을 리용하여 거액의 광고비를 챙기다가 이번에 광고법에 걸리여 그만 정신이 아찔했는가 봅니다.
ㅡ 당신은 “여기 은전 삼십냥이 없소.”하는 식으로 그럴듯하게 속임수를 쓸 때 얼굴이 뜨겁지도 않았단말이요?
ㅡ 이 선생이 정말 백면서생이군, 돈이 말할 때 진리는 침묵하는것이요. 그리고 리익앞에서는 수치심도 물러선다는것도 모르오? 당신은 환자가족들에게 혹 붉은봉투를 받아챙기지 않소? 그때 그런 심리인것입니다. 잘해보시오.
ㅡ 제길, 말문이 막히는군, 그래 정신이상이 오게된 경과를 말해보시오.
ㅡ 사실 어느날 밤 꿈을 꾸고 정신이 흐리마리해지더니…
ㅡ 응, 그래 그 얘기를 해보시오
ㅡ 그날밤 생뚱같이 꿈에 죽었는데 염라대왕앞에 끌려가게 되였습니다. 염왕이 나를 보자 대번에 천둥같이 호령하더군요.
ㅡ 이놈의시키, 너 광고상이였다지? 그동안 이를 소만큼 과대포장하는 기술을 많이 익혔겠구나. 어허허, 그놈 근사한디,
ㅡ 예? 대왕님? 그게 무슨 소리요? 아니올시다. 광고란 원래 상품경제시대의 산물로서 경제활성화와 경제효익을 도모하는 아주 고상한 사업입네다.
ㅡ 그러냐? 더 들을것 없구, 어험, 네가 갈곳은 천당과 지옥중에 한곳이니 네눈으로 직접 잘보고 선택하도록 하라.
ㅡ 염라왕이 저를 데리고 널다란 지하광실에 들어섰는데 열려진 창문으로 들여다보니 녕악스럽고 징글맞은 상판대기의 악귀들이 득실거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몸서리치며 이게 무슨 곳이가 물었더니 염라왕이 천연덕스레 “보았지? 여기가 천당이니 라”라고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대왕님께 차라리 지옥에나 데려다달라고 사정했습니다요. 과연 다른 곳에 데리고 갔는데 안을 들여다보니 릉라비단으로 온몸을 감은 신사숙녀들이 질탕먹고 마시고는 뒤엉켜서 희희락락하는데 저절로 감탄성이 터지는거 있지요? (저승에도 이런 극락세계가 있구나!!!)하고 좋아하는데 염라왕이 왕청벅박골같은 소릴하지 않겠습니까?
“ 그래 여기가 좋으냐? 여기가 지옥이네라. 이제 거처를 정해라”
“ 예, 더 여부가 있겠습니까? 소인은 지옥에 떨어지겠나이다. 헤헤헤…”
ㅡ 제말에 염라대왕님이 징글맞게 웃더니 라졸들에게 명령하였습니다.
ㅡ 여봐라. 이 광고상을 지옥에 데려다 주어라.
ㅡ 라졸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아까 본 소위 천당이라는곳으로 끌고갔습니다. 제가 소리소리 질렀습니다. 틀렸나이다. 대왕님, 저는 분명히 지옥에 있겠다고 하였나이다. 제발 저의 말을 믿어주세요
ㅡ 오냐 분명 지옥에 보내는도다. 웬 잔소리인고?
ㅡ 아니오이다. 방금 본 이 지옥에…
ㅡ 에끼, 미욱한놈 네가 본것은 광고하기 위한것인줄 모르냐? 광고란 이런게다.
ㅡ 그리하여 악귀들이 득실대는 천당에 밀려들어가고 뒤에서 커다란 철대문이 쾅하고 닫기는 소리에 와들짝 놀라서 꿈을 깨였는데 그날부터 머리가…
ㅡ 당신, 정신상 아무 문제도 없지만 심보가 틀렸단말이요, 구새통같은 심통을 가지고 살다가 언젠가는 정신병이 올거고…좀 더 지켜봅시다. 에헤, 제9호!
9호.(모단위 공회주석) 자기정의를 내리시오.
ㅡ 이전에는 공회란 로동자, 직원들의 믿음의 기구였는데 지금은 흔히 제2선에 물러나 가는곳이라는 인상이 보편화되였지요. 평시에 제가 한 일이란 특정된 날에 합창시합이나 조직하고 춤을 배워주고 명절이면 복리품을 나눠주거나 상급과 로임인상 문제를 토론하거나 직공교육을 하거나 하였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공회조직을 현시대에 걸맞게 개혁하지 않으면 있으나마나한 허상으로 될것입니다.
ㅡ 그래서요? 당신은 로동자, 직공들이 믿고 따르는 사람이 되였습니까?  
ㅡ 그런데 저는 마음과 달리 직원들의 켠에서 복리를 추진하기보다 령도를 위해서 명철보신한 사람이 되였습니다.
ㅡ 그렇습니까? 정말 별 볼일이 없는 사람이군, 정신이상이란게 별건줄 압니까? 정상적인 사람이 정상적인 사업을 하지 않고 비리를 따르고 거기서 모종 리익을 보려하는 사람입니다. 래일 보따리를 싸시오. 자 마지막,
10호. (게으름뱅이) ,
ㅡ 당신은 무얼하던 사람이요?
ㅡ 무직업자입니다.
ㅡ 글쎄말입니다. 너무 먹고 자고해서 머리까 뗑하더니 그만 천벌을 받은것인지. 아마 게으름병이 극치에 달해서 정신에 이상이 온것같수다. 히히히…
ㅡ 일반적으로 무위도식자는 뇌세포에 손상받을 일도 없었겠는데 이상하군그래, 어디 말해보시오, 어느정도로 게을렀기에?
ㅡ쉽게 한두가지 례를 든다면 발가락에 무좀이 먹는 한여름에도 일주일건너 한번 발을 씻으나마나한데 그나마 마른수건으로 닦아낼 때가 푸술함다. 머리도 두달에 한번 감으면 고작이고 목욕은 더울 때 물한대야면 다하고도 남슴다. 드믈게 치솔질을 해도 좌우로 흔들기 귀찮아서 숫제 턱을 두어번 흔들고 등이 가려워도 벽에 고정해 놓은 등긁개에 등을 대고 앉았다섰다하는 수준이니 알만하지 않겠는가?
   그 날도 역시 집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지요. 그런데 잠결에 이상한 소리가 들렸슴다. 거슴츠레 눈을 뜨고 주위를 살피니, 어느 간 큰 도둑이 대낮에 담을 넘고있는것이 보였슴다. 하지만 나는 일어나기 싫어서 마음속으로만 '어, 도둑이네...저놈 담장을 넘어 마당에 들어오기만 해봐라'라고 중얼거리며 다시 잠이 들었지우.
    이내, 다시 '쿵'소리가 들렸슴다. 내가 힘겹게 눈을 떠보니 도둑이 담에서 뛰여내려 마당을 살금살금 걸어오고 있었슴다. 그러나 이번에도 무겁게 내려오는 눈꺼풀을 이기지 못하고 속으로만 중얼거렸슴다. '집안에 들어오기만 해봐라... '내가 깊이 잠든줄로 안 도둑은 살금살금 집안으로 들어와 내옆을 지나 안방으로 들어갑디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잠에 취한채 중얼거렸슴다. '저놈이 안방으로 들어가네... 뭐든 가지고 나오기만 해봐라!' 얼마후, 도둑은 값이 나갈만한 물건들을 한보따리 짊어지고 나갔슴다. 그리고 대문쪽으로 걸어갔슴다. 나는 대문을 열고 나가는 도둑의 뒷모습을 보면서 여전히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채 잠꼬대처럼 이렇게 중얼거렸다.   (이 구제불능인 노무새끼, 다시 오기만 해봐라!)
ㅡ 당신처럼 게으른 사람은 난생처음이요. 그래 정신이 좀 드는가?
ㅡ 여기 들어와서 맨날 약을 먹으니까 어디가서 하수도를 치기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쯤하면 출원할수 있을가요?
ㅡ 음. 알겠소,
   복경준의사는 6호병실의 진단을 마치고나서 생각이 더 복잡해졌다. 보통병실에 환자들이 오가잡탕이라면 고급병실에 소위 한다하던 환자들은 어떨지? 정상인으로 말하면 이 사회전체가 하나의 크낙한 병원이라고 하던 누군가의 말이 떠올랐다. 아닌게 아니라 우울한 심리는 왕왕 사회에 대한 절망과 인성에 대한 절망감에서 오는것이다. 어떤 사람들이 먼저 사회의 병태들 꿰뚫어보지만 개변할수 없다는것을 알면서도 물결따라 되는대로 흐르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만큼 심리가 모순투성이고 자기도 모르게 우울증에 걸려들다가 심하면 분렬증이 오는것이다. 정신이 올똘할때까지는 심리적으로 사회상의 허위와 추악한 현상에 불만하여 자기식으로 반항하지만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오히려 그러는것 이 “병태적”인것으로 간주되는 현실이다. 이런 병태적사회에서 기인된 우울증에서 벗어날수 있는 사람은 두가지 부류인데 극단적으로 사회화된 사람과 극단적으로 자아적인 사람이다.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소신대로 살라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인가…
   복의사는 진찰일지를 덮고 밖에 나와 창밖을 내다보았다. 어찌보면 사회란 본래 하나의 크낙한 “정신병원”으로서 병증도 가지각색이고 특징도 제나름이다. “병자”들도 때론 모이고 때론 분산된다. 어떤 “병종”은 집중되고 어떤 병종은 잡거하고있다. 총체적으로 아주 떠들썩하다. 어느 학자가 중국사람들의 전형적인 정신특질의 하나가 매 사람들에게 통일된 가치관이 부재라고 하였다. 이 사회에 통일된 가치표준이 결핍하기에 사람들의 정신상태도 갈팡질팡할때가 많게 된다. 병태적사회에는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많이 생길수밖에 없는 법이다.
   일찍 사회학가들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자연과학의 영향을 받아 류사한 자연과학방법으로 사회문제를 연구하려고 시도하였다. 그들은 사회를 하나의 생물유기체에 비유할 때 사회문제의 발생은 사회속에 어떤 사람들의 질병으로부터 기인된다고 인정하였는바 이를테면 사회와 협조적인 관계를 맺을수 없다는것이다. 현시대 정황을 보아도 그렇다.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전한 이 시대에 정신질환은 날이 갈수록 우심해지고있지 않은가? 높은 차원에서 말하면 사회적병태는 사회도덕문제인것이다.
    20세기60년대 국제사회에 일종 새로운 사회병태론이 출현되였는데 그것은 전통적관념에 비하여 더욱 격진적이였는바 어떤 사람들이 병태적이 된것은 사회자체가 병태적이기때문이라고 간주하였다. 그들의 구호는 “부도덕적사회가 부도덕적인 사람을 제조해낸다”는것이다. 전통적관념은 개인의 도덕자률을 강조하였지만 새로운 병태론은 옹근사회도덕을 개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있다.
   정신병환자들에 대한 치료목적도 중요하지만 치료결과가 더 중요한것이다. 개념의 전변은 근본적인 전변이라고들 말한다. 정신병에는 따로 예방이란게 거의 없다. 그것을 병이라 하지만 기실 심리질환일뿐이다. 왜 수많은 사람들이 심리장애가 오는 가? 생각이 생각을 부르고 잡념이 잡념을 마중하는 바람에 복의사는 머리를 세괃게 몇번 흔들고는 스스로 해답을 찾을수 없는 심각한 문제를 체념하기로 하였다. 그게 오히려 해탈이니까…
 
 
                          2006 년 4 월 1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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