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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언씨 수상록 (6) 인간의 모습
2014년 01월 02일 09시 31분  조회:7085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인간의 모습
 
                                                           최 균 선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동물과 대립되는 존재로서 스스로 인간, 사람이라 하였다. 프로타고라스는 인간자체가 판단의 기준이라고 했다. 그러나 근원적으로 인간이라는 이름을 가진 동물의 한 종류이다. 다만 동물과 다르다는것은 생각할줄 알고 도구를 만들줄 아는것이고 심리적으로 부끄러워할줄 알고 웃을줄 안다는것이며 동물들이 기적적으로 진화한다해도 도저히 미칠수 없는 인간애와 정의감이다.
    미닐리우스는 사람은 누구나 조금씩 하느님을 닮았다하였지만 플라우루스는 인간,  사람이 아니라 늑대라고 악평하였고 HA.조운즈는 모든 아니꼬운 문명동물무리 가운데서 내가 미워하고 경멸하는 짐승이 있다면 그것은 세상물정에 밝은 세속적인 인간이  라했다. 그러나 가장 설득력있고 정채로운 론단은《아담도 인간에 지나지 않았다. 이 한마디가 모든것을 해명한다. 그는 사과, 그 자체를 원한것이 아니라 그것이 금지된  것이기때문에 원한것이다.》라고 한 마크 트웬의 금언이다.  
    인류는 문명인로 잘 진화되였지만 동물성은 영원히 진화되지 못할것이다. 인류는 노아의 방주에서 겨우 살아남았지만 교훈을 잊고 비극을 재현하고있다. 인류가 그냥 이대로 자기 가원을 략탈하고 파괴한다면 가능하게 지구촌주인으로 남아있을 날이 그리 멀지 않을것이다. 인류는 이미 수요이상으로 너무 많은것을 창조함으로써 스스로 자멸의 길로 곤두박질치고 있기때문이다.
   초창기의 인류가 먹거리를 얻고 번식하려 한 수단과 열정은 너무나 유치하였고 원시적였지만 적어도 불공평은 창출되지 않아 목가적이였다. 그런데 진화가 가속화된 인류가 이미 고도의 문명을 이룩함으로써 조화세계는 철저히 망가져버렸다. 문명은 운명이였다. 힘은 악으로 되였지만 인류는 인류라는 문명한 이름을 지어내여 자기의 포악성을 덮어감추었다.
    물론 문명이 없는 곳은 인간사회가 아니지만 그것은 우리 인간의 자호감일뿐이다. 만물의 통치자로 된 인간은 만물지중에 최귀(最貴)라지만 가장 유일하게 잔악한 물종이다. 스스로 우주의 척도라고 자처함으로써 지구에 대한 수탈을 정당화하지만 인간의 문명은 도둑놈의 시대를 불러왔다고 개탄한 지자도 있고 문명의 시대를 파괴의 시대, 턱도없는 오만과 무지무지한 탐욕의 시대라는 문명론도 제기되고있다.
    문명은 사실 인간의 광기로 번져졌다. 인간은 변화무상한 욕망의 화신, 형체를 알길없는 리기의 뭉치이다. 인간이 가령 수중동물로 되였다면 아마 바다생물도 언녕 씨를 말렸을것이다. 인간은 이제까지 욕심만 채우며 저질러 온 문명이 없이는 살수 없게 되였다. 살갗이나 오장육부나 뼈다귀로는 짐승으로 돌아갈수 없이 너무나 멀리 떠내려와 있다. 인류는 가장 리기적이고 악착하며 아니꼬운 동물로 되였다. 인류가 가장 아니꼬운 동물이라는것은 뭇동물들이 말할 때면 증명될것이다.
    인간은 도덕과 정의를 등진후 가장 나쁜 동물로 변했다. 갈수록 문명에의 절망으로 사이비문명을 더욱 창궐하게 낳을것이다. 인간의 본질은 완전완미함에 도달할수 없음에도 의연히 욕심을 부리고있다. 그러나 인류는 아직도 자기를 잘 파악하지 못한다. 인간은 어디까지나 인간에 머믄다. 인류의 비극은 인류의 자기 과신과 무절제한 교만에서 기인된것이다.
    인간은 가장 완미할 때는 동물중에서 가장 뛰여난 무리로 되지만 법률과 정의를 거절한후에는 동물중에서 가장 나쁜동물로 변한다. 인간이 인성을 내세우지만 그 인성이 바로 야성보다 더 극악무도한 품성이다. 인간은 야수성이 있음으로써 오해려 인간의 매력을 가졌는지 모르지만 절반은 짐승이요 절반은 마귀가 되였다는것은 결코 자랑스러운 일일수 없다. 인성중에 악성과 맹수들의 야성이 결코 같은것이 아니다. 가령 인류가 수천년을 맹수처럼만 살았더라도 많은 물종이 절멸되지는 않았을것이다.
    파스칼은 인간을 생각하는 갈대라고 비유하였는데 리해득실에 따르는 취약성을 말한것인가? 인간은 무엇이든 자기 뜻대로 할수 없게 된데서 방종이란 단어를 만들 어냈다. 인간은 의식이 병들었다면 비루먹은 당나귀에 비해 별로 나을것이 없다. 선량하면서도 악행을 거듭 자행하는 모순된 인간이 있을지 모르나 인간은 선행으로 살아가지 않으면 악행으로 살아간다.
    콜른은 인간은 역설의 화신이요 모순의 뭉치이라고했다. 인간은 문명의 첫걸음부터 진실성을 앞세우지 않았기에 진실에는 물이요 허위에는 불이다. 인간의 진실한 모습은 어데서 체현되는가? 무엇보다 량심을 쓰는 정도에서 현연된다. 인간의 일상의 행실이 바로 각이한 인간상을 비춰주는 거울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인생극장의 경영자이다. 극종이 다양한가 빈약한가 하는것은 그 자신에게 달렸다. 사람은 어떤 제복을 입으면 그 제복에 맞는 사람으로 행세하려 한다는 나뽈레옹의 말은 명언이다. 사람은 마치 아무액체나 부어넣을수 있는 빈병 이라할가? 기실 아무나 영웅이 될수는 없다. 비록 영웅이 될수 없어도 한평생 사람으로 남아도 행복한 일이다. 혹시 강자가 아무렇게나 주물러 만들수 있는 유연성을 가진게 다행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구를 압제하지도 누구에게 압제당하지도 않을 때 이 사회에 평화가 영주한다.
    인간은 인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서식하고 있는것은 아니다. 배고프지 않아도 먹기 위해 먹고 목이 갈하지 않아도 마시기 위해 마시며 놀음처럼 발설하기 위해 섹스하는 향락의 기계로 전락되였고 웃으면서 살생할수 있는 기특한 동물이기도 하다. 인간은 욕망으로 살아가지만 허영심으로 포장한 빛좋은 피조물이며 운명에 끌려 다니는 미이라에 불과며 우주공간에 티끌에 불과하여 그림자로써만 빛난다.
    F.칠즈는 인간은 신의 걸작이라고 했지만 인간의 일생은 그렇게 아름답지도 그렇게 선량하지도 않은 나날의 련속이다. 인간의 판단력에는 랭철함보다는 감성 적인 즉흥시가 더 많이 끼여있다. 그러나 사람은 흐르는 물결따라 돌아가는 물레 방아가 된다면 싹수가 없다. 인류는 모두 같은 배에 탓다. 인간은 자연에서 배워낸 반항정신을 퇴화시키지 말고 끝까지 신장시켜야 한다.
    인간은 두눈이 꼭뒤에 배기지 않았지만 올려다보는데 더 습관되였다. 한 개체 생명에게서도 가장 나쁜상태는 자아파악이 없을 때이다. 가령 한 인간이 좋은 사람이 될 생각이 없다면 비인간이라는 혹평에도 노여움을 잠재우고 있을것이다. 그렇지 만 한사람이 우연히 사람이 아니기는 어렵지 않으나 평생 사람이 아니기는 어렵다. 그래서 한 사람이 가장 해내기 어려운 작업이 어떻게 인간이 되는가 하는 수련이다.
    인간은 결코 얼마나 가졌는가를 가치척도로 삼을수 없다. 가장 가련한 사람은 꿈마저 금으로 도금하는 사람이다.《돌이 되려거든 자석이 되고 사람이 되려거든 사랑을 하는 사람이 되라. 생각이 너그럽고 두터운 사람은 봄바람이 따뜻하게 만물 을 기르는듯하여 이런 사람을 만나면 살아나고 마음이 모질고 각박한 사람은 차가운 눈이 만물을 얼게 하는듯하여 이런 사람을 만나면 죽느니라.(채근담》
    따스한 가슴을 열고 서로를 받아들이지는 못할망정 남을 양으로 음으로 해치면서까지 제리속을 채우는 늑대같은 인간으로 남지말자. 죽어갈 때 참회하며 선량한 유언을 남기는것으로 한생의 유감을 미봉할수는 없는 일이다.
 
                                                    2008년 3 월 1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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