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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부정인물의 예술가치
2014년 03월 15일 15시 02분  조회:6178  추천:2  작성자: 최균선
                                              드라마에서 부정인물의 예술적가치
 
                                                                     진 언

    모순과 알륵으로 가득찬 인간세상에 절대적인 조화로움이 있을수 없기에 혁명과 반동, 진보와 락후, 진실과 거짓, 선과 악, 아름다운것과 추악한것 등의 대립속에서 인간생활이 영위되고 사회라는 거대한 수레가 굴러간다. 그러나 지금까지 선악의 대결은 무승부로 진행형이고 악이 선량함보다 더 횡행하는 인생현장이기도 하다.
    그만큼 인간의 생활, 인성의 구석구석을 투영하려는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긍정인물과 부정인물의 모순, 갈등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부정인물은 가지가지 악행으로 모순갈등을 첨예하게 하면서 긍정인물을 더 두드러지게 하고 인간상, 사회상을 여실히 재현하기 위한 장치로서 주객이 전도되여서는 안된다. 악인의 설정은 안그래도 착한 주인공들을 더욱 착해보이게 하려는 목적,수단이지 악을 고양하려는데 있지 않다.
    례컨대 일반적으로 악녀의 비인간적인 온갖 괴롭힘은 결국 모든 시청자들에게 녀주인공을 지지성원하는 공통적인 공감대를 형성시켜 주기위한것으로서 예로부터 애용되던 인물설정법이였다. 게다가 악형상의 존재는 결과적으로 선량한 주인공의 인격을 더 고상하게 만들고 진실한 인간성을 확인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때문에 작가들에게는 당연히 단골수단으로 되는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안방드라마들은 거개 악녀들의 행각이 주화면으로 설정되고 그것이 룰(규칙)로 관념화되고있다. 요즘 방송되는 “빛나는 로맨스”도 그렇다. 드라마에서 인성을 잃으면서라도 리혼시켜야 할 무슨 필연적사정이라든가 불구대천의 악연도 아닌 상황같은데 아주 진지한 인생극인양 극정을 꾸미고있다. 작자는 위장리혼으로 어처구니없게 리혼을 당한 오빛나와 그 가족들이 온갖 역경을 극복하고 꿈과 사랑을 이루는 인생역전 로맨스드라마. 가슴으로 뭉친 비혈연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고 하지만 그 목적달성이 잘 진행되고있는가?
    금방전에 방송된 “오로라공주”가 방송내내 막장론란에 시달렸기때문에 이를 의식했는지 “빛나는 로맨스”는 막장이 아닌 따뜻한 드라마가 될것이라 자부하고 나섰다고 한다. 근년에 자극적이며 영화적이고 미니시리즈의 소재들이 일일극에 등장하듯 저녁시간에 모든 사람이 볼수 있고 “그럴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방향을 연구하려 한다며 "일일극의 특성상 사건이 얽히고 설키는것을 막을수는 없겠지만 그러한 극단적인 사건을 생활적으로 녹일수 있게 잘 풀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고 하는데 설계도가 곧 건축물은 아니며 동기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낳는것도 아니다.
    인간의 생활속에는 벼라별 상상밖의 모순충돌이 발생하지만 위장리혼을 주요모순으로 설정하고 억지스러운 사건들을 조작하는데 과연 "온 가족이 함께 볼수 있는 재미있고 따뜻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드라마일가? 인간의 심령에서 무작정 가증스럽게 느껴지는 위선과 음모를 보면서 무슨 재미를 느낀단 말인가?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의 힘, 등장인물들 저마다의 매력이 서로간의 앙상블을 만들어 낼것”이라고 기대를 걸었다는데 유감스럽게도 오빛나라는 인물은 너무 매너없는 정도가 아니라 역증날만큼 머절스러워서 정 의감을 가지게 하기는커녕 반감만 가지게 된다. 이게 작자의 기발한 의도인지는 몰라도,
    다 보지 않아서 결론은 시기상조이지만 한알의 모래알에서 우주를 보고 한송이 꽃에서 지옥을 볼수 있고 시작을 보면 끝이 예상된다고 이 드라마가 작자의 포부처럼 진척될수 없다는것이 벌써 점쳐지고있다. 왜냐하면 갈등설정이 합목적이 되기에는 시작부터 비생활적이기때문이다. 하긴 리혼시키되 위자료때문에 벌리는 리혼극같은데 그런 사실은 있을수는 있겠으나 그래 그게 생활의 주선률이며 그냥 가증스럽도록 요사하고 허위적인 시어머니형상에서 어떤 미적향수를 느낀단말인가? 한국의 시어머니들이 그렇다는건 아닐터이니 아무리 역으로 생각해도 심미교육은 거꾸로 가는듯, 왜 음모와 궤계로 인생극이 엮어져야 하는가? 한국의 현실인가?
    한국드라마들에는 악독한 막장시어머니 형상부각이 “통용”형상으로 되고있는데 드라마가 왜 갈수록 이렇게 막장의 끝을 보여주려는지 알고도 모를 일이다. 이렇게 부정적시각으로 볼게면 아예 보지나말지 하고 말할 사람도 있을것이나 보이니까 가담가담 일별하면서 귀동냥을 해도 자유로운 비평은 시청자들의 고유권한라 하니…
    한국드라마가 하다하다 완전히 상업적으로 나가다보니 외곡되여 선정적이고 비현실적이고 들어가나 나가나 악녀들만 횡행하고 득세하는 판이라 한국현실도 그런가? 하는 의혹을 가지지 않을수 없게 한다. 아무리 날고뛰고 기여도 인간생활을 떠난 어떤 드라마든 존재할수 없고 또 존재할 가치도 없다. 렵기적인것도 아닌 조작된 사건들의 련쇄로 이젠 드라마 자체가 이상해지고 일부러 시청자들을 모자라게 보며 우롱하는듯한 느낌을 떨쳐버릴수 없게 한다. 악인들의 악행의 대도행은 어디까지인가?
    천출백태의 죄를 범하고도 법밖에서 유유자적하면서 진행형의 악행이 고고행진하다가 맨나중에 도마뱀이 꼬리를 끊고 도망치는격으로 자기들끼리 관용으로 끝내면 이미 지었던 살인죄도 없었던 일로 되는듯, 한국이란 나라는 죄도 피해자가 용서하면 면죄인가? 그리고 자기리익만 내세우기에 범죄이든 불륜이든 불문곡직하고 일평생 을 먹여살려주면서 행복하게 해줄 호구만 찾으려는 극단리기가 곧 한국녀자들의 보편적이 인생관이라면 란리도 그저 란리도 아니겠다.
    온갖 악행이 판을 치는것이 사회질서인듯, 악인들이 득세하는 드라마를 보며 자라나는 애들이 뭘 배우겠나? 아이들은 흡수력은 높은 반면에 옳바른 판단력은 서지 않은 상태인데 이상한 인생관, 생활론리와 음으로 양으로 악의 장단에 놀아나는 법질서가 진실인듯 착각함으로써 진실과 정의에 대한 개념이 비틀어질것은 당연하다.
    드라마작가 주관적예상과 개인의 희망사항을 너무 기탄없이 람용되는것은 아닌가? 꿩잡는게 매라고 그저 시청률이 높으면 작가에게는 영광이겠으나 선험적이 되여야 할 작가적안목은 근시안적이 아닐수 없고 작가적량지로는 급공근리에 매달린 경솔 그 자체이다.   이런 드라마들로 좋았던 한국드라마의 이미지가 흐려질것이다.
    한국드라마의 공통점은 재벌가의 진입과 시청자들을 선정적으로 자극하는 악행의 련속부절, 승승장구, 백전백승의 악인들의 활무대의 재연이다. 요즈음의 아침드라마 “내손을 잡아라”에서 살인극을 벌린 녀주인공이 그렇게 끝까지 적반하장이 될수 있으 며 깨진 냄비에 꿰맨뚜껑식으로 그녀의 훗남편도 이붓애비를 거꾸러뜨리고 회사를 독식하려들고 대립면의 사장조카는 헛똑똑이로 갑갑증이나 조장하면서 정의를 신장하느라 모지름쓰는체 하는 허상 등 감관적자극으로써 한국사회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하는것은 누가 보아도 바람직한 예술작업이 못된다. 량지가 있는 사람이면 다가 헛깨비같이 악인들의 둘러리로밖에 안되는가? 이런 인물형상부각은 백해무익하다.
    드라마같아서는 아직도 봉건혼인제도 잔여도 아닌 전반 사회풍조로 되여 문벌혼인이 사회화되고 있는듯싶다. 가정이란 사회의 세포조직이다. 가정내민주, 가정대 가정의 민주가 없다면 전반 사회의 민주화도 허상이 된다는 설명이 되겠다. 지금이 어느때인가? 일컬어 다양화시대에 진입한 21세기에도 부모가 자식의 혼인을 도맡아 처리하려 하고 이른바 재벌가족과 빈한한 가족간의 피터지는 쟁투는 결국 부조리한 사회양상을 시사하는것인데 주류사회의 진실인가? 그렇다면 위험천만한데…
    물론 가진자가 못가진자를 기시하고 결혼금구로 설정되는 한국현실이기도 하겠지만도 그것이 합리화되고 나아가서 그리되여야 하는듯 선양할 리유는 없다. 어떤 제도하에 국가이든 인간관계가 윤활하고 조화로운 사회건설이 지향될것은 당연하다. 모순설정을 위한 설정이 아니라면 결혼자주권도 없는, 인격력량이 아닌 가진것 여하만 추구하면서 백조는 백조끼리,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는 그런 관념, 그런 구태의연한 의식이 생활화, 사회화된다는것은 그 사회, 국민을 위해서는 불행한 일이다.
    드라마같으면 한국의 가난한집 처녀들이 어디 정으로 련애하고 결혼하고 아이낳고 살겠는가? 시어머니란 거개 봉건시대의 시집살이 노래가 생각나도록 암펌이고 결혼극은 일매지게 반대극에 모자지정도, 부애고 남천방이 되고…그리고 렬등의식의 노예가 된듯이 그저 재벌집에 목매다는데 돈에 울고웃는 인간들이라도 너무 극단인듯, 그게 한국실상이고 인간평등이 표방이라도 좀 인성을 살리는 극을 꾸미자.
    하긴 현실에 수난의 련애가 많으니까 그러한 역경을 극복하는 남녀의 아름다운 사랑의 재현은 일을법하다. 끝까지 반대해서 이루어지지 못했다면 그것으로써 끝나는 얘기이다. 한국의 공통정서인지 녀자는 자존심이 강하다는 통념때문에 대부분 어머니 쪽이 원쑤지간으로 강력반대하고 아버지쪽은 그런 어머니를 너그럽게 달래여 결국 두 남녀가 이뤄지도록 한다. 그럴줄 알았으면 웨 하필이면? 앞에서 논것은 연습이였나?
    물론 사랑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면 드라마가 제작될 리유가 없겠지만도 전형인물 (악의 전형이든 착한 전형이든)의 보편성이란 곧 전형인물이 독자에게 주는 어떤 본질적의미를 가진 생활내용 즉 선명하고 독특한 개성에서 체현되는 심미가치있고 필연적인 현실과의 력사관계로서 인생태도, 사유방식과 심리상태를 밝히는데 있다. 악이 여지없이 진선미를 짓뭉개는 “드라마질서”가 사회질서가 되는게 바람직한가?
    많은 드라마들에서 악녀를 더 매력적이게 부각함으로써 드라마의 극적긴장감과 재미를 높이는 효과를 주기도 하는데 그게 모든 드라마에 악녀신드롬을 낳게하였는지…거의 모든 드라마에서는 착한 녀주인공과 악녀의 대결구도가 기본구도로 되여지고 악녀는 녀주인공을 압도하는 인격력량과 매력을 가진 강자로 그려짐으로써 오히려 정면인물을 매장하는 역효과를 낳기도 한다. 선량이 기죽어있는 현시대, 악행에 가지가지 오징어발을 달아주는게 시대적취미가 될수는 없다.
    평민처녀들이 좀 잘되여 보자고 돈많은 재벌집며느리로 되려는 념원이 무리한 갈망이 될지라도 못가진것은 그들 자신의 잘못이 아니다. 인간의 진정한 민주의식은 빈부의 격차를 극복하는데서 체현된다. 계급차별의식, 관념은 지극히 합리하지 않고 현대적이지도 않다. 그리고 한국은 못사는 집의 처녀가 잘사는 집에 시집가는데서 생기는 모순으로 도배질된 사회가 되는건가? 전형화가 싫어도 전형인물은 있는법이다.
    아무리 배부르고 등따습고 편안하다못해 무료함에 짜증날 지경인 귀부인들이라 해도 할일이 없어 다큰 자식들의 혼인문제를 가지고 삶의 의미를 찾고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녀인, 시어머니들은 참으로 나서지 못할 시대락오자들이고 그런 관념이 사회관념이라면 암담한 사회가 아닐수 없다.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는데 그냥 부자벽이라는 벽이 그렇게 견고하다면 숭고한 사랑이라는 인간의 감정도 슬프지 않을수 없다.
    문턱높은 집에 정갱이가 높은 며느리가 들어온다는 속어가 있지만 못가진 자가 대부분인 현대사회에서 마냥 돈과 재부로 인간성, 인격력량, 인간의 감정을 짓뭉개버리고 그러는것이 부조화속에 조화라면 그러한 진실은 비참한 진실일수밖에 없다. 하다면 드라마작자들은 비현실적인 가상인간생활, 인간감정, 모순충돌을 조작하거나 적어도 극대화하고 있다는 설명이 된다.
    조화롭지 못한 인간사회이기에 공생공존과 조화를 지향하는게 전지구적인 인간관념의 주류가 아니겠는가? “황금무지개”에서 반면인물인 서진기의 련속부절의 살인행각. 그리고 아무도 징벌하지 못하는 불패의 화신, 뒤를 봐주는 검찰, 가짜 장하빈의 뒤늦은 죄의식 등을 아이들에게 어떤 본보기가 될가? 보이는것만 보고 생각되는것만 믿는 아이들에게 선량한 주인공이 악인의 둘러리인 인생극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극의 정도가 아니라 악행의 합법성을 고취하는 악극이다.  

                                                           2014년 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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