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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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모, 모략, 음모궤계
2014년 03월 19일 10시 08분  조회:5779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지모, 모략, 음모궤계
 
                                                   야 조
 
    지모(智謀)라하면 얼핏 떠오르는것이《삼국연의》에 족지다모(足智多謀)의 제갈량이고 뒤이어 “모략”하면 주유, 사마의, 진궁 등 인물들을 떠올리게 된다.《삼국연의》를 중국봉건사회의 백과전서식 력사소설이라 하는데 지극히 넓고 심오한 사상함의와 문화내함을가 지고있는바 마치 거대한 다릉각거울과 같이 다방면의 사상의 빛발을 발산하고있어 천고의 력사교육과 인생의 계시를 주고있다.
 《삼국연의》는 모략으로 얽힌 장막극이라 할수 있는데 흔히 이 소설의 주요한 정수를 모략으로 인식하고있다. 물론 전면적이 될수 없겠지만도 제갈량을 비롯한 군웅들의 혼전력사는 결국 모략싸움의 기록이라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이를테면 남을 해치고 제리익을 취하거나 의리를 저버리고 배반하는 등 놀라운 기량들이 연출되고있다. 모순투성이 인간은 그래도 술수에 속한 모략을 지혜의 일종이라 한다.
    라관중이 비판적인 립장에서 이런것들을 서술했기에 소설에서 묘사된 모략은 선명한 도덕적경향을 가지고 있고 민본사상이 씨줄과 날실로 되여있다고 평가하나 결국 모략은 모략이요 음모궤계는 음모궤계밖에 더 안된다. 음모의 학명(学名)은 응당 모략이라 해야 할것이다. 모략은 결국 쟁투의 수단이다. 쟁투를 문명하게 말하면 운동이고 쟁투가 피터지는 싸움이 되면 사건이라하고 쟁투에서 네죽고 내가사는 지경에 이르게 되면 거대한 집단쟁투로서의 전쟁으로 승화된다.
    음모론은 우선 개체 혹은 집단이 모종 리득을 챙기기 위한 쟁투에서 남이 모르게 감행하려는 악행에서 시작되고 량단간 사활로 끝난다. 음모란 단어는 단순한 어의적의미에서도 음흉함을 련상시키는 가장 안좋은 개념이다. 음모술수는 진실을 외곡하고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서 당사자들을 괴롭히기때문이다.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사건의 원인을 명확히 설명할수 없을 때 그 배후에 거대한 권력이나 비밀스러운 조직이 있다고 여기며 류포되는 소문이 될때는 음모론이 된다.
    기이하고 괴상한 일들이 음모의 결과라도 사람들은 바로 믿어버린다. 세상에서 온갖 모략이나 음모궤계도 그저 성공만하면 진실로 되는것이다. 이 세상엔 그렇게 하여 성공한 사람들이 많다. 물론 인간이라는 고급동물은 이야기가 없으면 살수없는 존재로서 사람사는 곳에는 알륵이 있게 되고 알륵이 있으면 승패를 가르게 되고 승패를 가르자니 정정당당한 수단으로 안될때 우선 꼬나드는 살수간(杀手锏)이 모략과 음모궤계이다. 음모궤계가 일종의 지혜로 부상된 근본적인 원인은 사악한 욕망의 실현이다. 음모가 간교할수록, 그 궤계가 잔악할수록 피해력은 정비례된다.
    어떤 문화현상. 어떤 인물이 위대한가 위대하지 않는가는 일종 가치판단결과로서 가치판단은 개인의 가치관이 부동함에 따라 결과도 상반대이다. 동일한 사건에 대해 혹자는 매우 위대하다고 하고 혹자는 아주 비렬하다고 한다. 중화문화는 노예문화에 모략을 더하기를 한 문화라고 한다. 이런 문화는 권력투쟁의 가치관으로 개괄할수 있는데 바로 승리하면 왕이요 패하면 역적이라는 가치판단이다.
    노예문화와 모략문화의 본질은 권력숭배이지 진리와 정의에 대한 숭배가 아니다. 노예문화는 국인들로 하여금 관리를 숭배하게 하였는데 노예문화의 핵심은 공맹지도이고 공맹지도의 핵심은 유가사상이며 유가사상의 정수는 바로 학문을 닦아 벼슬을 하는것이다. 하여 벼슬은 학문탐구의 목적으로, 인생의 가치표준으로 되였다.
    그런데 벼슬길에서 가장 수요되는것인즉 음모술수로서 음모가들을 많이 배출되였을뿐 진정한 사상가와 과학가들이 배출될수 없었다. 그만큼 노예문화는 민중의 우매무지를 낳았고 력대봉건통치계급은 줄곧 우민정책을 실시하였다. 따라서 국민의 집체무의식이 몇천년간 공통된 가치관으로 굳어져버렸다. 네가 죽지 않으면 내가 살지 못한다는 암투속에서 음모궤계의 획책자로도 되고 재수없는 희생품으로도 되였다.
    모략문화는 자연히 권력숭배를 낳았다. 관리에 대한 숭배는 실질상 권력숭배이다. 그러나 권력숭배를 진정 최고의 경지에 떠올리는것이 곧 모략문화이다. 모략문화의 핵심은 모략지도(谋略之道)이며 나쁘게 말하면 음모궤계이다. 이런 문화의식은 가치관을 형성하여 음모궤계가 지혜로 되고 이른바 흉금에 륙도삼략을 품은 웅재라고 하며 심지어 고상한 품격으로까지 되였다. 이러한 민족의식은 필연적으로 권력을 숭배할뿐 진리와 정의를 숭배하지 않게 만들었던것이다. 
    자고로 야심가들은 권력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았으며 누가 최고권좌를 차지하면 가장 위대한 사람으로 공인되였다. 그러므로 중국의 력사상 “위대”한 인물들은 거개 권력투쟁에서 승리자였을뿐 위대한 사상가나 위대한 과학가가 아니였다. 공자맹자와 그의 크고작은 제자들의 설교는 통치계급의 구미에 맞는 말이였다.  
    중국의 력대봉건제왕들은 음모궤계의 달인들이라 할수 있다. 첫째로 류방을 손꼽을수 있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황제가 된자라해서 가장 위망이 높은것은 아니였다. 류망출신인 류방이 서초패왕 항우를 패배시키고 강산을 얻은후 자기의 위신을 수립하기 위해 음모궤계를 꾸미였는데 가장 전형적인것은 교묘하게“욕양선억법(欲扬先抑法)”을 쓴것이다. 말하자면 그는 먼저 겸허하게 장량, 숙하, 한신 세사람을 칭찬한후 “3걸”이 모두 나를 위해 복무하기를 원하니 과인이 만인지상이라는것이 명백하지 않은가고 양양자득하였다. 소인이 패자가 되면 원래 그런법이던가?
    한번은 류방이 제신들을 놓고 “사냥할 때 짐승을 쫓는것은 사냥개이지만 짐승을 발견하고 사냥개더러 쫓게 하는것은 사람이다. 너희들은 짐승을 잡아서 공을 세운 사냥개들에 불과한것이다.”라고 하였다. 숙하로 말할때 사냥개를 발견하고 또 사냥개를 추기는 사냥군에 불과했다. 류방은 자신을 따라 혈전한 공신들을 사냥군과 사냥개로 보았기에 사냥개보다 사냥군을 중용하였다. 한신의 죽음은 그의 성격기질과 류방의 음흉한 내속을 모른데도 있지만 역시 악랄한 류방의 음모의 결과이다.
    몇천년 봉건사회의 음모계략극은 통치자들의 궁중에서 집대성화되여있다. 제자리 지킴을 초월해서 더 높이 바라오르려고 상대방이 나를 죽이기전에 내가 먼저 그들을 죽여야 하는 양의 탈을 쓴 권력욕에 굶주린 늑대들간의 개싸움이였다. 조선리씨왕조를 놓고보더라도 어떤 무리에게 적대시된 충신이나 대립된 늑대들은 죽어야 했다.
    왕도정치와 부패는 력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궁정”과 “궁정인”들은 현재도 여전히 존재하고 궁정인의 딜레마와 비극들이 비일비재이다. 군자연하는 그 허위속에 교활함을 감추고 명철보신뒤에 무식을 감추는것은 처세함에서 잠규칙이다. 그리하여 무력한 천사가 되느니 성공한 죄인이 되는 편이 나을것이라는 관념이 답습된다.  
    권력이 진리, 정의보다 우선인 실용주의에 따르면 인간은 누구나 권력숭배자이다. 모든것을 득세의 관점에서 파악하는 이런 자들은 거개 자기중심적이다. 인간본연에서 이것은 리해되는 보편적인 심리다. 아무도 꾀없는 당나귀가 되려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모는 있어야 하되 모략과 음모궤계, 중상, 간계 등을 인생지혜로 활용하는 자들은 그가 무엇이 되여있든간 도덕적으로는 인간패류이다.
    이런 인간오작품들이 오히려 진실을 모독중상하면서도 누구를 왈가왈부하기 좋아하고 모략과 음모궤계로 남보다 잘 살아가고 출세하는데 으뜸의 기술로 선호되고있다. 과거는 물론 현재에도 세계의 도처에 모략과 음모궤계로 득세하고있는 집단들이 판을 치고있다. 음모궤계가 판을 치는 나라는 명색이 어떠한 나라이든간에 미래가 어둡다. 음모궤계로 득세하겠으나 도덕심판에서 그 넋은 언녕 죽었다.  

                                                             2013년 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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