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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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불편함
2014년 03월 26일 14시 21분  조회:6520  추천:1  작성자: 최균선
 

우리에게 네가지 큰 기물로 자전거를 꼽던 시대가 있었다. 살림이 팍팍하던 때라 수십호동네에 자전거가 있는 집은 선망의 대상이였다. 특히 도시사람들로 말하면 가장 보편적인 교통도구였다.  도시에서 아침저녁 출퇴근시간이면 호호탕탕한 자전거대군이 독특한 일대 풍경을 이루었고 중국은 자전거왕국이라는 영광을 지니기도 하였다.

지금 구식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확실히 드물다. 2-3천원은 보통이고 6-7천원이 중급이고 만원이상 심지어 6만원도 넘는 자전거가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자가용이 보통가정에 들어오면서 큰길에서 낡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마치 로시난데를 타고 나선 돈 끼호테를 방불케 한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자전거야말로 공간과 에너지를 절약할뿐만아니라 오염이 없고 소음이 없고 건신의 특점이 따로 있는 록색문명의 조성부분으로 될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행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평균수명이 가장 길것인가? 미국의 유관기관에서 조사한데 의하면 첫째로 우편배달원이였다. 원인은 두말할것없이 그들이 경상적으로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때문이였다.

지금 자가용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은 어깨가 으쓱해있고 자가용이 없는 출근족은 풀이 죽어있는 상태다. 이런 실정에서 낡은 자전거를 도둑맞히고도 펄펄 뛰는 나를 두고 이상해 할거다. 평생 자전거를 애용하다보니 도적맞힌 자전거도 저그만치 일곱대나 된다. 그래도 그냥 낡은 자전거를 사들이는 나다. 남이야 웃든말든 자전거를 타느라면 나름대로 편리와 속도의 쾌감을 느끼게 되고 남다른 인생체험을 하게되며 일종의 정신경지에 이르게 된다.

인생은 어찌보면 자전거타기와 비슷하다. 어디로 갈것인가? 방향은 자기손에 달렸고 시시각각 평형을 유지해야 하며 잠시 잠간 헛눈길을 팔수는 있지만 정신줄을 놓을수는 없다. 조심조심 앞도 보아야 하거니와 전후좌우를 살피면서 사면팔방에 귀도 귀울여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쳐놓을수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 치울수도 있다. 그리고 부지런히 페달을 밟아야 목적지에 도달할수 있다. 이것은 자전거타기의 기본상식이면서도 인생의 잠규칙이기도 하다.

자전거를 타느라면 내리막길을 만나 쉽게 갈수도 있고 올리막길을 만나 안깐힘을 다 써야 할때도 있다. 인생길도 탄탄한 길을 갈때도 있고 울퉁불퉁한 길을 갈때도 있으며 가시덤불을 헤쳐나갈때도 있다.

인생길에는 수많은 우연이라는 굽이길과 갈림길이 있기마련이다. 홍수에 길이 끊기여 진퇴량난이 있듯이 인생길에도 막다른 골목길에 들어선듯 막연할때가 있다. 그래서 인생에서 중요한것은 자전거를 탈때와 같은 근엄한 인생태도이다.

자동차대란속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촌스럽게 보일수도 있지만 벤츠를 몰고다니는 사람보다 행복하지 않다고 할수는 없다. 자전거를 타면서 벤츠욕심부리면 곧 문제가 생길수 있다. 어찌보면 자전거타는 사람이 더 안정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전거를 타도 감각이 좋으면 곧 행복감이 넘친다. 기실 지금 네바퀴를 굴리는 사람치고 두바퀴를 굴려본적이 없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런데 문제는 그 시절에 느끼던 그 행복감을 네바퀴에 빼앗기고  있다는것이다.

연극배우가 인생을 연극처럼 사는게 아니듯이 벤츠에 앉아다니는 사람도 노상 행복과 웃음만을 굴리는것이 아니다. 아무리 외제차이고 승차감이 좋다고 해도 모든 번민을 차창밖으로 다 털어버릴수는 없다.

자동차를 몰고 속도만 추구하는 사람들은 느림의 미학을 뒤등으로 넘겨버린듯싶다. 한잔의 커피를 3분간에 훌쩍 마시거나 15분동안 천천히 마셔도 맛은 한가지다. 그러니 속도에만 몰입하지 마시라. 그렇잖아도 우리는 늘 너무 분망하다. 너무 분주히 돌아치다 보면 행복이 다가오는것도 모르고 지나칠수 있다.

자동차를 몰다 자전거를 타면 속도감이 떨어져 갑갑해날수도 있다. 그러나 천천히 자던거를 타며 느끼는 인생현장감각은 자동차를 몰고 질주하며 느끼는 쾌감 못지않게 매혹적이다.

스스로 느슨한 심령의 공간을 확보하고있다면 생활은 또 다른 정취를 안겨줄것이다. 행복은 대로를 질주하는 벤츠에만 올라앉는것이 아니라 느리게 오솔길을 달리는 자전거에도 기꺼이 올라앉는다.

무릇 불편함에는 즐거움이란게 있을수 없으니 제목이 어불성설일수도 있다. 그러나 자전거를 타는것이 힘들고 불편해도 그것에 만족하며 만끽하는 즐거움은 누가 뭐래도 별맛이다.


연변일보 3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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