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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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소감
2015년 05월 03일 18시 55분  조회:6086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수상소감
 
   갓마흔에 첫버선이라고 문단에서 상을 받기는 처음이라서 감오가 각별하다. 돌이키면 지각한 문학도의 서툰 발걸음을《연변문학》에서 익혀온 30년, 맺은 인연이 깊은만큼 관심과 가르침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스스로 열심히 뛰느라 했지만 이제 인생이 저문 고개에서 돌아보니 큼직한 발자국은 보이지 않고 우왕좌왕 잔걸음친 흔적만 어수선해서 석양의 잔광에 유감많은 가슴만 불타오를뿐이다.그저 땀만 흘리다가 그렇게 끝나버린 일이라면 비애가 아닐수 없겠다. 이 길에 들어선이상 한구실 착실히 해냈어야 하는데 그 참구실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자탄할 때 수필로 첫자리매김을 해주어서 고마움과 함께 그냥 더 해봐야겠다는 용기서껀 갖게 된다.
   수필쓰기에 선행하여 풍부한 인생체험, 인격수련이 있어야 하고 과거에 대한 성찰이든 미래지향의식이든 그리고 세속화한 자아표출이든 우리 모두의 삶에 유익하고 도움이 되는 모종 사색의 알찬 씨앗처럼 영글었어야 훌륭한 수필이겠는데 나로서는 아직도 자신심이 서있지 못하다.
   다만 수필에서 다루어지는 정감과 뉴앙스들이 독자들에게 소중하게 느껴진다면 그것을 가미해주는 새 사상이 있기때문이고 그 사상이 누군가에게 기꺼이 받아들여지는것은 고달픈 삶의 긴 터넬속을 비춰주는 한가닥 위안의 빛으로 되기때문이리라.
   수필에서의 핵은 정감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문학이 본연에로의 회귀는 작가의 리성의식의 포기나 사회도덕적책임의식의 포기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따라서 각성한 개체리성은 사회적활동, 문필작업에 책임져야 하며 작가적량지로 발견한것이 모종의 사회가치성을 띠기를 바랄것은 물론이다.
   영국에서는 수필을 사상을 소유하는 서정시라고 한다는데 이에 립각하여《우환의 한적함》,《한적한 우환》의 심미리상속에서 풍물이나 문물을 쓴 주작인의 담담한 창작심리상태보다《한갈래 혈로를 헤쳐온》로신선생의 지성과 인격력량을 우러르는 나다.
    누가 기탁한것이 아니지만 제나름의 사명감을 지니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내 인생의 빈 페지들을 보다 실속있는 수필창작으로 채워보려 한다.
    《내 서러워도 웃고 기뻐도 울며 세치 붓끝에 백발을 휘날림은 / 넓은 우주에서/ 우리 인간의 생명의 빛을 찾고자 함이니!》
 
                         200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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