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http://www.zoglo.net/blog/cuijunshan 블로그홈 | 로그인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문학 -> 발표된 작품 -> 칼럼

나의카테고리 : 칼럼/단상/수필/기행

모기를 읊노라
2015년 09월 13일 08시 18분  조회:4187  추천:0  작성자: 최균선
                           모기를 읊노라
 
   어느덧 하지도 지나서 모기떼가 성화를 부릴 계절이 되였다 도시문명도 말리지 못하는 모기떼는 아츨하게 높은 아빠트창문가에서도 란무한다. 물론 시골의 모기처럼 떼거리로 달려들지는 않고 몰래 새여들어 물지만 악착하기는 마찬가지다.   
   우리 말로는 모기이나 중국어의 문자(蚊子)에서 문(蚊)이란 원래 옛날 초나라 말이라 한다.《설문(說文》에 의하면 진(秦)나라와 진(晉) 나라에서는《蚋(매)》라고 불렀다 한다.
   모기는 하잘것 없는 미물이지만 그 위해성이 얼마나 큰지 모른다. 현대문명인들이 벼라별 방법을 다 고안해냈지만 모기는 절멸되지 않았다. 해마다 모기의 성화를 받을 때면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저주를 퍼붓는지 모른다. 아마 네발가진 동물중 에서 제일 가증스러운 놈이 쥐라면 나는것들 중에서 모기만큼 역증나게 밉광스러운것은 더 없으리라.
   하지만 모기라해서 다 동물의 피를 빨아먹는것은 아니다. 숫놈은 입침이 퇴화되여 동물의 피부를 꿰뚫을 능력이 없다보니 꽃즙 등을 빨아먹고 사는데 암모기에 비해 체구도 작고 그만큼 단명하며 용맹성도 없어 혼자서는 암컷을 유혹할 능력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수백 또는 수천마리씩 떼를 지어 앵앵거리며 암놈을 유인하는데 그 앵앵거리는 소리를 듣고 암놈은 수놈들 무리속에 자진해서 뛰여든단다. 그러면 수놈 들은 더구나 어지럽게 란무하면서 서로 차지하려고 필사적으로 덤벼친다. 암모기는    언제 어느 놈에게 얼마나 당했는지도 모른채 빠져달아난다.
   그런데 교미가 끝난 암모기가 수정란을 키워서 알을 낳으려면 반드시 동물의 피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래서《짝!》소리와 함께 비명횡사할줄 알면서도 사람들에게도 한사코 달려든다. 그러니까 피를 빨아먹는 모기는 처녀모기가 아닌것이다.
   암모기는 동성련애자인지 아동편집광인지 부녀와 아동들에게 각별히 감겨돌면서 있는 례의를 다 베푼다. 특히 배란기의 녀성들을 좋아하는데 일반 사람들의 피보다 더 향기롭기때문이라고 한다. 혹자는 모기가 어떤 사람들에게 특별히 잘 달려드는것은 혈형과 관계되는데 A형을 좋아하고 B형이나 O형은 싫어한다고 한다
   당조때 시인 류우석은《취문요(聚蚊谣)》에서《침침한 여름밤, 빈 초당문을 여니 기다린듯 모기떼 날치며 우는소리 뢰성같네(沉沉夏夜闲堂开, 飞蚊伺暗声如雷) 》라고 읊었는데 기실은 당시 창궐하게 날뛰던 탐관,악관들을 모기에 비유한것이였다.
저 유명한 시경의《위풍. 석서(魏風碩鼠》에서는《큰쥐놈아 큰쥐놈아/ 나의 기장  먹지 말아》 하고  탐관오리들을 석서에 비유하고있다. 하지만 나는 모기라하면 즉시 기녀, 매음녀, 현대류행어로서 멋스러운《정부》들이 떠올려진다. 내가 너무 상상력이 풍부한지 모르겠지만 권세자. 갑부에게 들어붙어 향락을 누리는 소위 정부라들이 라던가 첩들이라든가 외국인의 현지처… 등등이 다 모기떼와 다를바없다고 생각된다.
   중세기 기사시대의 정부란 렵기성과 랑만성을 담고있지만 지금의 정부라는것은 십중팔구가 돈을 전제로 하는 육체교역자이기에《전부(钱妇》라고 하는것이 더 사개 맞을것이다. 아무튼 지금은 정부인지 전부인지를 둔 풍류인물들이 무지 많아서 일종 사회류행으로 되였다. 신분도 있고 몸값도 비싸고 한껏 향락하는 이런 녀자들을 작은 꿀벌(小蜜)라고 하는데 결국은 상등모기들이라고 할수 있겠다.
   보통사람들에게도 정부라는게 있고 서로 정에 주려서 맺은 인연들도 혹 있겠지만 세상에는 피에 주린 모기는 있어도 정에 주린 모기는 없듯이 현시대에 떵떵 거리며 사는 석서들의 피를 빨아먹는 상등모기이든 하등모기이든 다 기생충들임에 틀림없다.
   종이로 불을 쌀수 없다고 마침내 더러운 행각이 들통나서 선선한 강철팔찌개를 끼게 된 탐관오리들은 100%가 정부를 두었고 그 보배로운 이쁜 정부들때문에 영광의 재판석에 서게 되였다는것이 밝혀지고있다. 그런 상등모기들의 양상은 실로 천층만층 구만층이고 각양각색이지만 마치 결약이냐 한듯이 공통점을 가지고있다.
   첫째 공통점은 모두 천연자원ㅡ미색을 가지고있다. 녀자로서는 둘도없이 귀중한 자원이 아닐수 없다. 부모들에게 물려받은 우질피부에 일정한 자색을 갖추게 되였지 만 험난한 인생길을 헤쳐나갈 첨단무기로 휘두르는것은 각자 나름의 가치관과 추구, 인생태도에 달려있다.
   걔중에는 확실히 달도 부끄러워 구름속에 숨고 꽃도 무색해 할만큼의 경국지색의 인모기들이 많다고 한다. 혹간 미모의 늙은 인모기들도 있는데 례하면 진희동의 정부였던 하평은 불혹을 넘겼건만 천생려질이여서 진동지가 그처럼 지랄발광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대자연속에 암모기들은 배터지게 피를 빨아먹고나면 어두운 구석에 숨어서 소화공정을 하지만 탐관오리들의 모기들은 일매지게 금전을 목숨처럼 여기기에 그게 늙었든 추물이든 돈만 두둑히 내주면 옥체를 내맡긴다. 그리고 한번 들어붙었다 하면 끝없이 석서들의 피를 빨아댄다. 석서들이 피를 빨려 말라죽든 미이라가 되든 백성이 알바가 아니지만 문제는 그 피가 바로 백성들의 고혈을 짜내여 저축되였다는것이다.
   탐관오리들에게 붙어사는 암모기들은 한결같이 무지경의 향수를 추구하는게 두번째 공통성이다. 례하면 원호북성부성장 맹경평의 정부였던 림심람은 일심불란 상등인의 생활을 추구하다가 맹선생의 품에 날아들었는데 이튿날에 얼씨구 별장이 생기고 지화쟈 고급하이야가 굴러들고 금은장식품, 돈보따리, 보모 등 부족한것 없이 안겨졌으니 한번 내번질만도 하다고 쾌지나 칭칭을 불렀을것이다.
   상등모기들은 모두 인격이 발바닥이다. 비록 용모가 천선녀같은 미녀들이지만 령혼은 악착스러운것이 세번째 공통성이다. 그녀들은 탐관들의 노리개로 충당되기를 바라고 탐관들이 배구공처럼 서로 주고 받아도 된다. 진희동의 정부 하평은 자초에는 왕보삼씨의 모기였는데 진희동어른에게 잘 보이려고 선선히 내주었다고 한다.
   이런 모기들은 간상배들의 육탄이 되는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들로 말하면 도덕, 인격, 량지, 품격 같은것들이 오히려 거치장스러운것들로서 언녕 진구렁창에 처넣어버리고 천마처럼 색계를 종횡무진한다.
   상등인모기들은 저저히 흡혈수단도 비범하다. 그들은 단일하게 미색으로만 생존할뿐만아니라 다른 생존기량도 구비하고있다. 원강서성부성장 호장청의 인모기였던 호려연은 원래 강서성의 모호텔의 복무원이였는데 생김새는 수수했건만 웅성모기들을 꼬시는 뛰여난 특장을 가지고있었다. 그래서 호씨라는 석서를 만나마자 추파를 던지며 이 강서의 큰쥐에게 찰싹 들어붙어 무한정으로 피를 빨아냈던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공통점이라면 미녀모기들은 모두 끝장이 좋지 않았다는것이다. 비록 한때 눈부시게 자기 인생마당을 장식했지만 불에 날아드는 부나비의 정사가 시작이자 곧 끝장이듯이 기다리고있던 치욕의 기둥에 매달리지 않을수 없었다.
   왕보삼이 스스로 따가운 노란 콩알을 삼키고 염라왕전에 대령한후 그의 모기였던 조려강은 심수에 날아갔으나 결국은 일세영달하려던 꿈은 남천방이 되고 철창속에서 눈물코물을 마시게 되였다. 그녀의 운명인즉 모든 상등모기들의 운명이 아니겠는가?
   암모기들중에는 하등모기들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있다. 누군가 어둠침침한 사우나나. 다방, 안마원같은데서 육시장을 벌리는 모기들은 하등모기라고 등급을 나누고 뒤골목의 가로등밑에서 웅성을 꼬시느라 앵앵거리는 모기들은 비천하나 불쌍하기 그지없는 잡모기들이라고 개탄한바 있다.
   낮이면 다방의 구석에서 늘어지게 자고 밤이면 뭇웅성들의 무릎을 아무 꺼리낌 없이 타고앉아 애교를 부리며 어떡하면 더 많은 피를 빨아먹을가 고심하는 그 양자야말로 가관이라 할것이다. 잔뜩 취하여 찰나적인 용기를 뽐내며 통이 크게 놀아대는 남자들이 내주는 팁에 매달려 웃음을 흘리는 모기들, 그런 축축한 돈으로 미용하고 고급옷 사입고 택시불러타고 내왔노라고향마을 찾아가는 그 심정은 어떠할가?
   절로 병들어 때아니게 떨어지는 시든 백양나무잎같은 신세, 잘 이겨지지 못한 질나쁜 가죽을 련상시키는 살갗, 빛을 잃은 흐리멍텅한 눈동자, 다시 수습할수 없이 무너지고 흐트러진 자세, 그 비뚤어진 령혼과 아무에게나 헤프게 쏟아내는 웃음과 시들어버린 육체…암모기는 그래도 수놈들속에 란무하다가 잉태하지만 그 모기들은?
   녀자는 필경 암모기가 아니다. 그러나 하수도같은 그 곳이연만 좋아라 달려드는 웅성들, 그들이 있기에 자기네 같은 모기들이 생겨났다고 하지 말라, 가지 않으면 오지 않을것이요 주지 않으면 가지지 못할것이다. 이미 스러진 꽃은 다시 피여날 새 봄을 기다릴수 있지만 이미 돌이킬수 없이 이그러진 자신의 삶에서 남을것이란 땀때묻은 지페쪼각밖에 더 있을거냐? 정말 불쌍한 생령들이라 말하면 오히려 그렇게 개탄하는 사람이 더 우스운 맹꽁이가 될지도 모를일이다.
   미모를 가지고 태여났다는것은 녀자로서는 다시없는 행운으로서 미자체에는 아무 잘못이 없다. 파란만장한 진화과정에 인류는 줄곧 아름다움을 창조해왔던것이여늘 미는 인간의 향상심의 체현이였을뿐만아니라 인간의 령혼과 육체의 수요이기도 하였다. 아름다움을 떠나서는 살아도 죽은것과 같고 인간사회는 빛을 잃을것이다.
   아름다움은 어떤 녀인에게는 령혼의 불꽃이 되고 어떤 녀인에게는 꺼질줄 모르는 심정이 된다. 그보다 인류가 창조한 일체 정신적미는 인류자신의 힘으로서 그것이 가볍든 무겁든 일종 보충이 된다. 녀자들의 미모는 사람들의 심령에 충격적인 가장 본질적인 인소이다.
   얼굴이 고운가 미운가는 개체적 인간의 인생행로와 운명을 결정할수 있다. 미운 모습은 밝은 등불앞에 나서기 꺼려할것이며 노한 모습은 거울을 마주하여 우울한 모습을 숨기지 못할것이다.서구의 철학자 쇼펜하우엘은《미모는 의연히 인간의 정욕 속에 존재한다》고 하였다. 이 말은 한바늘에 인간의 약점을 꿰였고 털이 없고 두발 가진 동물인 인간의 근성을 도출해냈다.
미모는 한 녀자의 몸값, 지위, 재력, 취향을 결정한다. 한 녀자의 인생의 전절점이 될수 있고 우연한 만남에 감탄부호를 찍을수 있지만 필연의 왕국에서 비참하게 그지없이 종지부를 찍을수도 있다.
   미모는 일종 자원이지만 영원히 채굴할수 있는 자원은 아니다. 열흘 붉은 꽃이 없고 늙지 않는 미색이란 없다. 《사람의 얼굴은 어데로 갔는지 모르는데 도화꽃은 예이제 봄바람에 웃는구나 》라는 옛시구도 있듯이 만약 하늘도 정이 있다면 하늘도 쉬이 늙으리라.
   녀자는 필경 모기는 아니다. 그런데 미모의 녀자는 꼭 모기로 되여야 할 까닭은 무엇인가? 뉘라서 이 아리숭한 사회난제를 풀것인가? 글은 거의 마무리되여 가는데 창가에 모기떼는 물러갈줄 모르고 그냥 애앵거리는구나.
 
                           2007년 6 월 30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82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820 인생살이 이모저모 2019-02-26 0 4321
819 (잡문) 진실과 허구의 비애 2018-11-26 0 4416
818 (잡문) 인간다운 삶, 비인간적인 죽음 2018-11-23 0 4554
817 (잡문) 땅, 바다, 하늘 그리고… 2018-11-23 0 4594
816 (잡문) 웃기는 참회 2018-11-16 0 3597
815 (잡문) 시와 시인의 아리러니 2018-11-09 0 3527
814 숲속의 대변론 2018-11-09 0 3652
813 그저 미중부족만이 아닐세그려 2018-11-09 0 3491
812 (잡감) 우문현답 2018-10-05 0 3702
811 (잡문) 진리를 평범하게 말해보다 2018-10-05 0 4009
810 (칼럼) 문학사랑 인간사랑 2018-09-30 0 3828
809 (수필) 구름에 실어본 명상 2018-09-28 0 4178
808 (문화칼럼) 문학혼 2018-09-20 0 4107
807 (잡문) 작가의 량지 2018-09-20 0 3959
806 ( 잡문) 작가정신을 기리다 2018-09-20 0 4191
805 ( 칼럼) 왜 기어이 “북한”이고 “주민”이 되냐? 2018-09-20 0 3655
804 (잡감) 숙명인가? 비애로다 2018-09-14 0 3557
803 (잡문) 엉터리들을 엉터리로 론함 2018-09-03 0 4313
802 자기 부정이 기꺼운 일인가? 2018-08-24 0 4599
801 딱해진 우리네 문학 2018-08-18 0 3810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