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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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권 민조시편 1
2019년 03월 19일 13시 25분  조회:539  추천:0  작성자: 최룡관
3  민조시편
 
나붓기는 그림자들
 
 
들머리
 
민조시는 한국의 신세훈사백이 발견한 시의 한 쟝르이다. 민조시를 쉽게 말하면 3,4,5,6이라고 한다. 3,4.5.6이란 민조시 음수률로서 석자부터 시작하여 넉자, 다섯자, 여섯자로 되여야 한다는 것이다. 3,4.5.6은 각각의 음수률을 중복할 수는 있어도 일단 넘어가기만 하면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이다. 신세훈 사백은 민조시는 고려가요나 신라향가에 뿌리를 두고있다면서 3,4,5,6을 배달민족 언어의 기둥수리라고 하기도 하고, 고유장단이라고 하기도 한다. 필자는 민조시를 배우고 쓰다가 민조시의 수리가 <<주역>>에도 있다는 것을 보아내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민조시의 3,4,5,6음보가 주역에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깜짝 놀란 새로운 깨침이였다. 세계가 움직이는 이치를 알려주기도 하고, 세상의 움직임의 법칙으로 되여있는 <<주역>>이라고들 한다. 현대 한국의 주역권위라는 김승호선 생의 고증에 의하면 <<주역>>은 10000 년전에 창제 되였다하고, 현대 중국의 주역권위라 할 수 있는 傅惠生선생의 고증에 의하면 7000년전에 창제된 것이라고 한다. <<주역>>은 인류의 첫 철학이며, 글이며 우리의 인문학의 뿌리가  아니겠는가! 이 세상의 최초의 경은 주역, 성경, 이슬람경 세가지가 있다고들 한다.  성경은 기원전 1500-400 년경에 나왔다하니 길게 봐야 3500여년이고, 이슬람교는 기원전 1228년에 나왔다하니 길게 봐야 3000여년으로 봐야 할 것이다. 불경은 썩 그후의 일이니 참고할바가 못된다. 그러니 인류문명사의 첫시작은 동양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이 시작을 대표하는 것이 <<주역>>이 아니랴. 그런데 주역이란 중국 상고사 일이다. 중국 상고사란 어떤것인가? 필자가 알건대는 (맞는지 모르겠지만) 동아세아 상고사라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 배달민족과 주역은 피와 살처럼 대단히 밀접한 관계이다. 우리의 성씨들이 중국 한족의 성씨들과 같은 것이 너무나 많다.  그것은 단적으로 중국 한족과 우리 조선민족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면 부모가 같다는 의미라고 생각할 수 있다. 우리 민족을 동이족이라고 하는데 중국에서는 공자를 동이족에 속한다고 한다. 우리 민족의 공씨들은 다 공자의 후손이라고 한다. 일본에 있는 공씨도 공자의 후손이라고 하고 동남아의 공씨들도 다 공자의 후손이라고 한다. 그러기에 중국 밖의 공씨의 지성인들은 해마다 공자의 고향인 산동성 곡부에 가서 공자제에 참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로부터 공자는 중국 한족의 조상일뿐만 아니라 중국 여러 소수민족의 조상이라는 결론이 나오는 것은 당연지사라겠다.
중국 조선족 남영전이라는 시인이 토템을 연구하고 토템시를 쓰면서 민족은 혈통에 의하여 갈라진 것이 아니라 문화에 의하여 갈라지였다고 하였다. 필자는 이 결론이 정확하다고 생각된다. 조선민족을 단군의 후손이라고 하는데 고대에는 조선민족이라는 명칭이 없었다. 불민한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리성계가 조선이라는 나라를 세우고 세종대왕이 훈민정흠을 창제한 이후로부터 우리 민족은 점차 조선민족이라는 명칭을 가지게 되였고 오늘에 이른 것이라는 생각이다. 만약 조선이라는 나라가 없었고, 훈민정흠이라는 글이 없었다면 우리는 그냥 한문권에 속해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면 우리 민족을 조선민족 이라고 부르지 않을 지도 모른다.
<<주역>>이 중화문화의 뿌리라는 것은 지인이라면 다 승인하리라고 생각한다. 중국고대 복희씨로부터 창제되였다는 주역의 핵심은 8괘이다. 후에 감옥에 갇혀있던 주문왕이 8괘를 64괘로 발전시켰다고 한다. 8괘에는 건(乾:☰) , 곤(坤:☷),진(震:☳),손(巽:☴), 감(坎:☵), 이(離:☲),간(艮:☶),태(兌:☱) 가 있다.   8괘는 하늘[天]· 땅[地]· 우뢰[雷]· 바람[風]· 물[水]· 불[火]· 산【艮】· 연못 [澤]의 8가지 사물을 상징하며, 8괘의 2괘씩(가령 건·곤)은 서로 대립된다. 음(--)과 양(―)은 태극의 근본이며,  8괘의 근본인데 음양의 결합이나 교감에 의해 만물이 생성된다고 한다. 8괘는 양을 대표하는 <<ㅡ>>부호와 음을 대표하는 <<-->>부호로 조성되여 있다. 건너금 하나인 양부호(남자의 성기라고도 한다)와 건너금 둘로 이루어진 음부호(녀자의 성기라고도 한다)를 각각 효라고 한다. 이 두효는 인류 최초의 문자라고 할 수 있다. 세상만물은 양과 음의 정기에 의하여 탄생하고 성장하고 소실된다고 한다.
8괘의 문자를 다시 보자. 건(乾:☰)은 양이 세개로 된것으로서 천인지를 말한다고 한다. 민조시 시작이 석자이니 바로 건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같다. 곤(坤:☷) 은 음이 세개로 된 것이지만 점선 6개로 구성되였다. 그러므로 민조시의 마지막구 6음보와 맞먹는다. 건과 곤은 하늘과 땅을 지칭하므로  민조시의 핵심이라고 해야 할 것같다. 손(巽:☴)과 이(離:☲)와 태(兌:☱)는 각각 4로 되였으니 민조시의 4음보와 같다고 볼 수 있겠다. 간(艮:☶)과 진(震:☳)과 감(坎:☵)은 5로 볼수 있는데 그것은 민조시 3,4,5의 5음보로 봐야 할 것 같다. 6은 또 3음보의 두개의 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모두가 천인지 3에 어울리니 그 오묘함은 이를 데 없다.  손인 바람, 이인 불, 간인 산, 태인 연못, 진인 우뢰, 감인 물은 다 하늘과 땅사이의 만물의 대표들이다. 그러니 민조시 음보라는 것은 하늘과 땅의 만물을 가리키며 우주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주역>>을 해석함에 있어서 음효를 6으로 하고 양효를 9로 한단다. <<고려문학사>>에서 출간한 <<주역>> 28쪽에는 이런 해설이 있다.<<괘안의 효는 아래로부터 위를 향하여 세는게 규칙(초목의 싹이 아래의 땅부터 위로 자라듯이) 이므로, 제일 아래의 효가 양이라면 ‘초구’, 음이라면 ‘초육’이라고 하며, 그로부터 순차로 구이, 육이, 구삼, 육삼, 구사, 육사, 구오, 육오 하고 맨 꼭대기의 효는 상구, 상륙이라고 하는것이다.>> <<주역>>에 벌써 디지털이 있었다는 숭엄한 사실이나 론의는 제쳐놓고 이런 수자들이 민조시와 어떤 관계인가를 말해보자. 민조시 창시자 신세훈사백님은 민조시에서 <<거듭 장단 추임새>>를 강조한다. 6자계렬은 상육이 제일 높은 수자니까 민조시의 음보와는 아무런 문제도 생기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면 6,1은 일곱자니까 민조시의 3,4음보에 해당되고, 6,2는 여덟자니까 민조시의 4,4음보에 해당되고, 6,3은 아홉자니까 민조시의 4,5음보에 해당되고,  6,4는 열자니까 민조시 3,3,4나 5,5음보에 행당되고, 6,5는 열한자니까 5,6음보나 3,4,4음보에 해당되고, 상육은 6,6이니까 열두자에 해당 되는데 민조시의 .마지막 음보인 6의 거듭나기가 되겠다.  9자계렬은 문제가 있을 같으면서도 없다고 봐야겠다. 초구는 3,3,3음보라고 말할수 있고, 4음보와 5음보의 합이라고도 말할수 있고, 6(33)음보와 3음보의 합이라고도 말할수 있으니 문제가 있을 같으면서도 없다. 구이는 열한개인데 5음보와 6 음보의 합이거나 3,4,4음보의 합이기도 하다. 그러니 문제가 있는 같으면서도 없다. 구삼은 열둘인데 민조시 마지막 음보인 6음보의 추임새나 거듭장단이라고 할수 있다. 그러니 문제가 있을 같으면서도 없다. 구사는 열셋인데 4,4,5음보의 합이라고 할수 있다.그러니 문제가 있는 같으면서도 없다. 구오는 도합 열넷인데  4,5,5음보와 맞아떨어진다.그러니 문제가 있는 같으면서도 없다. 3,5,6,이나 4,4,6이면 맞아 떨어지는데 이러한 음보는 민조시음보가 아니라 잡종이라고 할수 있다. 물론 다른 경우에도 이러한 잡종이 더러 있을수 있다. 마지막으로 상구라는것이 있는데 이는 9,6에 해당되는 열다섯이라고 볼 수 있다.  5,5,5음보나 4,5,6음보가 상구가 된다.
이렇듯 <<주역>> 수리와 민조시의 수리가 맞아떨어진다. 상고사로부터 내려온 수리를 리용한 것은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민조시를 발견하고 창도하는 신세훈사백님은 정말 ‘소수파’라는 생각을 다시 느끼게 된다.  민조시는 기필코 번영발전할 것이며 앞으로 점차적으로 <<주역>>처럼 퍼져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2016.11.4.
 
 
 
 
 
차례
 
 
 
 
 
 
 
1 붓끝의 령혼들
 
로마시초 (2014.8.ㅡ)
 
1소나무
 
파아란 양산 들고
기다란 허리
로마 비너스가 뚜욱 땅에 섰다
 
금방 땅에 내린 푸르른 락하산
떠돌이 향수의 길다란 목수건
푸름이 넘치는 선녀 파마머리
 
폭포는 안개를 게우는 바위가 싸갈리는 오줌
새소리 우거지는 선경 숲이여 하늘 메아리여
 
2014.8.24.
2베네치아
 
앗! 아앗!!
어디서 날아내린 비행접시냐?!
무수한 새언어 왈칵 토해내는
와- 베네치아여
2014.9.6.
 
3격투장
 
생명을 갈아갈아 붉은 가루 낸
크나 큰 매돌
 
뚜꺼비 뚜꺼비야
너를 먹이려 날마다 장사진
똥집이 어떻게 생긴 놈이기에
아무리 주어도 그냥 배가 홀쪽
 
2014.9.2-9.6.
 
 
 
 4바디칸
 
바디로 2천여년 짜고짜서
칸칸마다 보석을 쌓아
황홀한 눈복을 아름차게 주네
 
노아의 방주여
오늘도 피난민을 꼭 박아싣고
누런 물결위에 하아얀 갈기를  힘차게 날리네
2014.9.6-10,3.
 
첫 나비
 
언 하늘 가르는 나비나비 날개를 저어
단비 뿌리여 씨앗 눈 틔우네
 
 
지하철입구
 
볼롱롱 오색물이 끓어번지다 후룩 사라지다
 
 
조각달
 
하늘이 혀끝으로 은빛 분수를 솨ㅡ솨솨 뽀얗게
 
 
아침해
 
무수한 해살침 어둠을 찔러
깨갱 깨개갱 살아나는 새날
 
 
우뢰
 
 
하늘이 기총소사 뚜드뚜드드 하얀 탄알 억수
 
 
 
 
 
담배
 
담배에 불 붙이면 바람이 먼저 빨아대네 뻑뻑
입에 물었다가 나는 뽑아내도
바람 한번 물면 꼬투리끝까지 다태워버리네
 
 
 
 
 
 

 
별들의 노란 부리 하늘을 물고
산너머 너머로 잉잉 끌어내려
 
이슬
 
눈물로 부시워진 하늘 한끝이 풀잎끝에 대롱
 
이슬.1
 
하늘의 매돌질에 바사져내린
은싸락 금싸락 실바람에 톡톡
 
 
 
반지1
 
반지의 너머에는 해도 땅도 다 있지야
부러워도 반지구멍 넘지 못할 때 탓하지마 남을
 
반지2
 
언약을 주고 받은 맹세이건만
반지 닳기전에 다 닳아버리네
강물 떨어지는 갈색의 나무잎
 
반지3
 
동그란 동그라미 핸가 달인가
동그라미는 돌고 도는데
난 머니 넌 머니 개민가 새인가.
 
 
나무아미타불
 
지구가 성내네 누군가 보았네
땅쪼각들 펑펑 튕겨 반란 일으켜 집을 삼키네 산을 허무네 산이 바다요 바다가 산되네 나무아미타불
바다가 용을 쓰네 쓰나미는 입도 크고 배도 커서  집을 삼키네 산을 삼키네 사람도 후루룩 나무아미타불
폭풍이 몰아치네 돌개바람 휘파람부네 모래가 하늘을 삼겨버린다네. 인간 지프라기 공중려행 가네 궁궐은 나무잎 세상 뒤죽박죽 허허 벌판에는 새로운 산무지 새로운 묘지속 뭐가 들어있나 생각만 하여도 가슴이 떨리네 나무아미타불.
집에도 쓰레기 거리도 쓰레기 하늘도 쓰레기 쓰레기 속에서 살거냐 죽을거냐? 쓰레기가 도시를 먹네 하늘도 아찔해 나무아미타불.
문명은 나날이 발전하며 묘소를 파네 우리들 묘소를 어쩌면 좋아 물어도 무대답 나무아미타불
 
 
 
진달래
 
제몸을  다 태워서 여름 구워내
시간 바곤이 넘치게 싣는다
 
 
도서관1
 
령감들 숭얼숭얼 무슨 말 하나 깨닫는자 천재
 
 
 
도서관3
 
오묘한 수수께끼 모아놓은 집 열면 해 달 바람
 
도서관 4
 
열쇠가 두룽두룽 하나만 들고 열어도 새천지.
 
 
 
도서관 6
 
탱탱한 젖무덤
천년 먹음 홀쪽해질가
만년을 먹음 홀쪽해질까
탱탱한 젖무덤
 
 
 
 
 
 
 민조시 3
 
 
착착착 발을 맞춰 3456 우릴 부른다
큰 날개 펼치고 날아나 보자야
 
 
민조시4
 
 
민조시 열두고개 고개마다 무지개라
무지개 타고 천궁을 갈까나
 
  
 
민조시6
 
세상에 민조시꽃 만발하라고 하늘도 우수수 단비를 뿌리네
단비를 머금고 온 세상에 어거리 풍년 너넘실너넘실.
 
 민조시7
 
새로운 향기로 세상에 출렁거려
21세기가 새꽃다발을 엮어서 놓는다
 
 
민조시10
 
수천년 땅속에서 잠을 자던 황금씨앗
천산 뿌린 단비 머금고 새싹으로 싹터
하늘 우러러 푸른 잎이 패고 새꽃을 피웠네
 
자화상2
 
나는야 쇠덩이
심상들이 모여들어 나를 달구고 뚜드려뚜드려 호미를 만드네
그러면 나는 밭고랑 타고 기음을 맨다네
 
나는야 쇠덩이
시들이 모여들어 나를 달구고 뚜드려뚜드려 낫을 만드네
그러면 나는 낫가락되여  이미지 풍작을 거두어들인다
 
시인1
 
괴상한 놈이시데 고양이 쥐를 한침대 재우네
 
 
시인6
 
매돌에 언어 갈아 오색가루 내
떡 빚고 국수도 누루고 연들도 하늘에 띄우고
 
 
시인2
 
시인은 웃기지 돌속에서  까치가 나와 방글 웃게 하지
시인은 마술사 돌속에서 메뚜기 나와 톡톡 뛰게 하지
 
시인3
 
시로써 현실을 깨는 사람
새로운 샘물 흘러나오게
새로운 길이 환히 뻗어가게
 
 
시인4
 
언어야 언어야 새롭게 나오라
아침해 나올 때 머리 빗고 바람 불 때 가슴 열고
비가 오면 맨발 뛰고 눈이 오면 활개치며
언어 언어야 새롭게 나와서 새세상 만들라
 
시인5
 
지워라 현실을 날아라 창공을
새이미지 만나거라
폭풍 불어도 움쩍하지 않고
눈비 속에서도 당차게 서있어 눈부신 빛으로
 
시인6
 
소나기 동반자 바람이요
바람 동반자 푸른 숲이요
푸른숲 동반자 물이요 산이라
세상은 사슬로 이어져있다네
시인은 새로운 사슬의 발견자
 
시인7
 
붓끝에 령혼을 불어넣어
새사물 그려
사물의 오묘를 말하네 시인은
 
 
 
 
2부 열여섯잎  련꽃
 
 
하늘 봉우리
 
하아얀 두루마기 자락 날리는 옥빛 신선이오
손에는 부채를 펴들구요 앞가슴에는 념주 걸었다오
부채를 흔들며는 서기 섯돌며 애환 다스리고
념주알은 풍운 다독여 세상이 화애로 넘치게
 
 
천지
 
 먹물이 가득 고인 태백산천지
 천만명 시인이 천만명 화가가 천년만년 써도 다 쓰지 못하리
 
 
태산자작숲
 
허리는 굽히여도 푸르른 자작
험한 세월 이긴 칠절팔기 기상
 
 
백하수
 
오늘도 물대패로 바위를 밀어 곬을 파는 소리
구슬땀 흥건히 바위를 적시네
 
 
 금벽옥벽
 
금벽이 옥벽이 아찔 솟아
허리에 해가 걸려 우왕좌왕
 
 
모아산.3
 
부처님 두손 잡고 좌정하여 연길 외우며 기도기도기도
 
 
모아산길
 
 
금빛 룡 구불구불 천궁 오르는 모아산 등산길
볕들이 나비되여 나플거리는 솔향기 솔숲길
 
숲위서 바람들이 솔랑거리고
길바닥에서 신바닥 개구리 폴짝폴짝 뛴다
                                           
 
 
연길 뾰족산
 
종소리 사면팔방 메아리쳐서 연길은 마냥 끓어번지는 솥
 
 
부르하트강.3
 
연길이 멜대를 메고 가네
한광주리엔 금덩이 가득
다른 광주리엔 은덩이 가아득
 
 
  렬사릉원
 
영령의 굵은 뼈들 기둥이 되여 하늘 무너져도 받치고 있으리
 
 
연길
 
세계의 탐욕들이 낚시줄 늘여 낚으려는 진주.
 
 
만리장성
 
옛날엔 국계라고 피를 부르던 니가 아니던가
오늘은 안도 밖도 한나라이니 력사도 우습지
 
오대산
 
산들은 절에 덮혀 소나무숲도  념불만 외우네
 
운강석굴
 
온산에 닫집이라 벌둥지라네 그런데 벌들은 다 어디로 갔나
한생의 불심으로 력사를 새긴 고대중국의 첫 불심 언어여.
 
룡강석굴
 
강에선 안개 몰몰 피여오르고 닫집의 나라 벼랑에 살고야
세상에 첫손 꼽힐 인자한 얼굴 보고 싶거든 룡강으로 오라
 
밀짚석굴
 
미륵도 두눈 판들
석가모니 하시는 말씀 귀바퀴 스치데
웬일에 발바닥이 찡찡 거리여 두다리 호도도
 
막고굴
 
천녀는 하늘에서 이쁘게 날고 라한들 부릅뜬 두눈이 형형해
신되는 석가모니 열반하는 길 한 눈에 보이네.
예술의 전당이 여기있어 니 발 안오면 중국을 안다마.
 
태원 쌍탑사
 
하늘은 파란 종이 두자루 붓이 시를 짓고 있네 
 
12월 고르라크
 
천년을 푸르르고 천년 마르고 천년 썩으며 일생을 산다는
사막의 나무야 절세의 녀인아
노오란 치마자락 둥그렇게 펴놓고서 누굴 기다려 여기 서있는가
한무제 당태종도 흙이 된지가 아득한 옛말이
무측천 주원장도 뼈가 썩은지 아득한 옛말이
어허허 날 보자고 여기에 섰나 반가워 반가워 그 손 잡아보자
그 손을 잡으려니 뿡 하늘 날아 달나라로 가네 두눈 퀭해지네.
 
 
타클라마칸사막.1
 
사갈이 쪼르르르 굴러다니며 그림 그리고요
락타의 방울소리 떨렁떨러덩 서정시 읊어라
물고기 무리지어 꼬리 흔들며  새풍경 펼치네
 
타클라마칸사막.2
 
하느님 온 세상의 모래 실어다 여기에 쌓았네
바람은 조각가라 천만가지의 작품을 새겼네
 
타클라마칸 사막3
 
한줄기 비단길은 강물이 되여 사막을 흐르네
자동차 돛배되여 흔들거리며 물결따라 가네
 
반월담(半月潭)
 
사막에 파란 물 반달되여 자리잡고서 기슭에
갈대를 키우고 있다네 바람이 모래 싣고  동
서남북 쏘다니여도 반월담에다 한알도 안 뿌
려 야릇한 반월담 신비한 자연의 동화 엮는다.
 
카스바자회
 
바다다 사람바다 머리마다 물방울이다
오색물결이 출렁출렁출렁
 
소림사점경
 
곤봉이 윙윙 울고 고함소리 우뢰소리
하늘도 와뜰  멀리로 뛰는 마가을 소림사
 
소림사 탑림
 
옛탑은 뒤에서 쪼그리고 앉아있고 근대의 탑은 허리펴고 앞에
천년의 불사(佛师)를 하나하나 보여주네 해맑은 가을  귀중한 소설책
 
화염산1
 
불꽃도 튕기잖는 번들번들한 번대머리라네
전설이 쌓여쌓여 명산 되였네 불산이 되였네
 
화염산2
 
뉘 입는 치마인가 줄줄이 잡힌 주름이 열두폭
뉘 입은 치마인가
치마위에 안개구름이 뽀얗게 서리여 얼굴도 안 보여
 
필림산
 
주르르 필림을 늘여놓고 오늘은 무슨 영화 돌리느냐
 
 
진시황릉
 
진시황 죽어서 산되였네 산을 오르는 발자국마다 백원짜리돈 떨어진다네 살아 통일황제 죽어죽어서는 중국을 위하여 돈버는 장사군.
 
병마용1
 
옛날이 오늘에 와 도사리고 있는 병마용
유람객들 두눈 화등잔 화등잔.
 
병마용2
 
먼지를 휘감아 구름으로 일으키며 전차군단은 천리를 달리고
적진을 짓쳐가는 기병대군의 말발굽 소리 벽력이다 벽력
 
병마용3
 
창검이 울부짖어 하늘쪼각이 억수로 쏟아져
창과 둔 손에 들고 유람객들도 자칫하면 싸움 뛰여들 태세다


3  옛말만 찧는 방아
 
 
 
장군묘
 
선인들 세워놓은 피라밋이지
팽팽히 둥근 보름달이였지
 
새하얀 함선이 천년세월 달려왔건만
오늘도 그 기세 꺾이지 않았네
 
 
태왕비
 
태왕이 열반하여 살아 숨쉬며 력사를 밝히네
 
 
돌무덤앞에서
 
련꽃을 피워서 황제를  하늘에 올리던 돌
어느 돌이냐 한번 보자꾸나
 
 
오녀봉
 
시들줄 모르는 련꽃이 피여나서 그윽한 향기
천만년 풍기네 단한번 빛을 잃고 스러진 후에
다시 살아나지 못하고 가버린 눈물방울이여
 
 
국내성2
 
어제날 태양성에 잡초 우거져 뭇꽃들 피는데
애달픈 옛곡조가 돌무덤에서 솔솔 피여나네
 
 
경박호폭포
 
누우런 사자떼들 마구 쏟아져 쏟아져내리는
말발굽 편자야
 
 
흑룡강
 
하늘서 내려와 하늘위로 다시 오르는  신선강 신선강
아버지 떼를 몰다 주무셨다는 물결은 어디냐
 
 
 
 
물레방아1
 
삐이익 삐이익 돌고 돌며 시골 돌리고 하늘도 돌린다
 
물레방아2
 
쿵더덕 쿵더덕 방아 찧네 쌀은 안 찧고 옛말만 찧고야
 
풍차1
 
풍차가 돌아가네 광야에서 저홀로 돌며 휘파람 분다네
 
 
풍차2
 
팔 셋을 휘저으며 구름 오라고 손짓하는데요
구름은 빙그레 웃기만 하네요
 
 
강가의 돌
 
 
물줄로 쓸어쓸어
바람 대패로 밀고 밀어서
 
반지르르한 돌
 
반자짝 빛이다가
방글 꽃송이
한송이 꺾어 수첩에 끼운다
 
 

 
 
저 붓끝 누가누가 쏘았을가
연빛 종이에 갈기는 글자
쓰면서 지우고 지우며 쓴다네
 
 
 
태양
 
어둠을 다 걷어 살라먹고
젖무덤되여 빛젖 먹이는
태양태양태양
 
풀잎들 먹여서
빨강 노랑 꽃을 피우고
새들을 먹여서
뜸북의 날개도 흰 구름 스치다
 
 
 
 
 
 
 맹인의 눈
 
 
열손가락 끝이 다 눈들이라네
또 지팽이도 눈
맹인들의 눈은 열하구도 한개
보통 사람 눈은 어둠에 멀어도
맹인들의 눈은 어두워도 밝네
 
엇박자.1
 
개발(狗脚)도 개발(开发)하면 사막에 록음 하늘 찌른다나
 
 
 
 엇박자.3
 
말(言)들이 말(马)을 타고 천리 달리다
말이 뚝 뛰여 군 떼려다가 말(未)에 이르러도
말(斗)에 쌀 넘쳐 말(村)마다 웃음꽃
 
 
법률
 
소나기 윙윙 울 때 비옷 입으면 옷이 아니 젖지
자칫 선 넘으면  검 눈초리 당신 노리고 찌를 태세란다
 
 소망
 
총칼이 코를 골면 하늘이 맑아 흰 구름 흰 구름
총칼이 불 토하며 고함지르면 세상 뒤죽박죽
바람아 흰구름아 하늘 닦아라 파랗게 차랗게
 
 
 시내물
 
 바위를 떨어지며 짜는 은비단 소녀의 치마감
천만리 가고가도 발바닥이 다슬지 않는 시골의 나그네
 
 바람이
 
바람이 분다분다
벼바다 푸른 바다 줄넘기하며
은빛 비늘 번쩍
 
바람을 실로 꼬아
인생 고개를 재고 재여도
뉘라서  알더냐 몇장이 되는지
 
갈바람 소리소리  강물에 꽃잎 배놀이 신났네
 
 
 
사단 가락
 
 
우리고 우리네요 사단네알을(仁议礼智)
 
인알은 손녀께
의알은 아들께
례알은 꽃에게
지알은 새에게
 
사단은事端 어떻하지
손톱으로 뜯어서 푸나
가위로 베여서 던지냐 아니면
대답해 아해야
 
 
사단社团은 무슨 사단
멋대로 살지
묶어봐 묶어
자유가 살창에 갇히게 돼지야
 
스르릉 사르릉
사단丝缎이 흘러나와
애 옷감 베나
할배 옷감 베나
 
니 사단师团 내 사단 우리 사단
한맘으로 똘똘 뭉치여
나라 지평에 철옹성 쌓아라
 
사단词团이 출렁이네 물결이 이네
파란 시는요 빨간 꽃 피우고
새하얀 시는요 열매를 익히고
새노란 시는요 눈물이 피잉글
 
 
노을풍경
 
기러기 날개에 붉은 물이 들어들어서 황금기러기네
구름에 붉은 물이 들어들어서 붉은 보자기네
강물에  붉은 물이 들어들어서 붉은 띠 되였네
 
 
비방울소리
 
 
하늘서 떨어지는 비방울소리
무지개 짜는 이슬 소리인가
비단꽃 피우는  바디 소리인가
 
처마서 떨어지는 물방울소리
피아노 건반 두드리는 소리
음표 한들한들 새 선률 느리네
 
 
하늘
 
산모의 배를 가린 푸른 치마
치마밑에서 요정들 쏟아져
 
 
 
 
 
산.4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여라
모두 여기 와 살고있어라
나도 죽으면 여기 여기 와서
한알의 흙으로 살아야 하는가
한포기 풀잎이 되여야 하는가
차라리 한마리 파랑새 되여서
해종일 파아란 휘파람 불리라.
 
 해가 먼저
 
강따라 천리 가도 발도 없는 해 먼저 와서 있고
산따라 만리 가도 날개 없는 해 먼저 와서 있네
 
 식당광고
 
 
하늘에 그물 느려
별고기 잡아 국을 끓이고요
은하수 독에 부어
우리고 우려 흰술을 빛고요
바람을 베여다가
냄비에 닦아 명채를 볶아요
 
   201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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