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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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나의 문학관과 창작의 길

금단의 열매. 5(미성년불가)
2008년 10월 22일 07시 48분  조회:1605  추천:50  작성자: 최룡관
배.1

찰랑찰랑 속삭이는
물결위에
은회색 고무배 한척
배위에
만시름 털고 눕는다

하늘이 흔들린다
흔들리는 하늘 따라 나도 흔들린다

깃도 없이 날아가는 물새울음을
보라빛 구름이 받아먹고
수평선에서 날아오르는 박쥐떼들이
연분홍 물방울을 주르르 떨군다

아하, 찰랑이는 물결 고무배 그리고 나.

배.2

천리 만리 멀고 멀어
보이지 않더니
눈앞에 다가와서
귓바퀴에 앉아요

한송이 꽃이
사는 소리
크는 소리
환히 보여요

눈속에서 웃은 매화일가요
비속에서 웃는 나리꽃일가요
낙엽속에서 웃는 국화일가요

너무 누르지 마세요
꽃이 숨차 죽겠어요

배.3

폭신도 한 담요
따스도 한 담요
살가운 담요

덮으면 둥둥 하늘을 난다
깔면 동동 바다위를 노닌다

발끝 살짝 가리워도
고운 꿈자리

배.4

물 한방울
풀잎 하나
개미 한마리
없는 노오란 사막
아름다운 사막

바람
한올
없다
금빛
은빛
눈 시리다

나 혼자
샘물 파놓고
푸른 풍막 짓고
나혼자
포옥폭
자국을 찍고싶다

아름다운 나의 사막이여

배.5

밤빛 낮빛의
빛평선에 솟아있는 별

별줄기 타고
바다에 내려서
하얀 돛을 띄운다

순풍을 만난 배는
아리랑이요
암초를 만난  배는
스리랑일세

아리랑 스리랑
스리랑 아리랑
아리랑이 복일지
스리랑이 복일지
그뉘 안답데
어허야 디허야  노를 저어라
흥이 푸근한 배길이라네

먼먼 수평선으로 사라지는  돛도  많지만
뭍에서 첫 돛을 올리는 배는 더 많아
아리랑 스리랑 빛평선에 또 하나 별이 뜬다

옥문.1

안개속을 헤치고 나오는 해랄가
그름속을 헤치고  나오는 욱욱 달이랄가
록음속의 일점홍 꽃망울아

얼음속에 얼지 않고
홍수속에 밀리지 않고
아침 이슬의 축원을 받는

산도 취해 가슴을 조이고
물도 취해 말씀을 죽인다

뽕철에 뽕 못 따도
배철에 배 못 따도
오호 , 따고싶은 장미야

옥문.2

울퉁불퉁한 대지는
무연한 연빛 하늘은
어머니 열어준
첫문을 나선 다음 일이다

문 열고 나온 삶이
또 지나야 할 문은 어떤 문일가

송진내음 푸르른 솟대문일가
우뢰가 목을 맨 소나기문일가
나무잎이 구르는 락엽문일가
삭풍이 태질하는 눈보라문일가

황토길로 갈가
사막길로 갈가
바위길로 갈가

두번째 문뒤엔
아리랑 고갤가
세번째 문뒤엔
경양강일가
네번째 문뒤엔
문경고갤가

아, 슬프고도 찬연한
열두 대문 열두 고개여

옥문.3

바위처럼 드팀없어
쇠덩이처럼 굳어
누가 열지 뉘 알랴

그속에는 으리으리한 궁전
푸른 기와 맑은 창문
고샅길 아카시아 꽃무리 무니우려고
연못의 잉어떼 물보라 쏜다

하늘거리는 치마자락
향기가 폴폴 날리고
은방울 굴리는 새소리에
실피줄이 흐느낀다

여기선
돌도 녹아 물이 된다

옥문. 4

잎새들이 재잘거리는
잔디밭에서
풀꽃들 하늘 깨운다고
겨끔내기로 목을 빼 든다

병풍처럼 둘린 록음속에서
비비새 배배새
비비비 배배배

짙푸른 잔디밭에 앉아
일년 사백날
풀꽃들과 이야기 나누고싶다
뭇새들과 노래를 나누고싶다

해빛 달빛 별빛을 따서
옷을 지어 입으며

옥문.5

은줄로 엮은 은초롱
금줄로 엮은 금초롱

초롱문이 열리면
참새
콩새
연지새
호륵호륵 날아나와

정원숲에도
산야 수림에도
노란 새소리
하얀 새소리
무지개로 비껴
산은 안개속에서 꿈을 심고
들은 해살속에서 꿈을 심고

은초롱은 은빛꿈
금초롱은 금빛꿈

옥문.6

깊다하면
한없이 깊어
해빛 한오리도
비치지 못하는 우물
얕다하면
손바가지로 후룩후룩
마실수 있는 샘
깊은 우물은
절대
길으려고 하지 말라
두레질 하다가
두레줄에 목이 매일라
얕은 샘
얕다고만 보지 말라
재수 없는 놈
종지굼굽 물에도 빠져 죽느니

옥문. 7

하뜰하뜰한 두부모처럼 네모 반듯한
살 진 밭 한뙈기
보습날 싱그러움 맛보지 못한
처녀지

소나기 몸부림쳐도  물서지 않고
왕가물 아부재기쳐도 마를줄 모르는
함치르르한 복지
밀갈이 재갈이  알뜰히 하고
이랑이랑 갖준히 짓고

똥똥한 꽃씨 심으면
봉선화 나팔꽃 장미꽃...
심기만 하면 아릿다운 꽃이 피는땅
땡땡 소리나는 나무씨 심으면
백양 홍송 백송...
잎새도 도란도란 쑥쑥 자란다

한뙈기 살진 땅
마라마라 올라서라

옥문. 8

이른 아침 노을빛 빨며
보라빛 꽃잎이 빗장을 연다
노란 꽃살들이 해시시 웃는다
은날개 젓는 꿀벌 한마리
꽃송이 주위를 뱅뱅 돈다

어디서 저런 거무튀튀한 놈 굴러왔나
꽃은 빗장을 지르려 한다
꽃잎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
꿀벌의 날개짓 감미로와

꽃잎들은 저도 모르는 흥분에 바르르 떤다. 꿀벌이 꽃잎
속으로 바람처럼 내려 않는다. 꽃은 눈앞이 아찔해난다
허나, 그것은 순간의 순간. 꿀벌의 보드라운 발이 꽃살을
간지르고 은날개가 꽃잎을 애무한다. 꽃은 무아의 흥분에
전률한다. 꿀벌의 기이한 주둥이가 그렇듯 용감하게 꿀단
지속으로 쑤욱 들어선다. 찰나, 꽃은 이름할수 없는 미묘
한 꿈속에 떨어져  봄날의 잔디밭을 나는 바람이 된다. 파
아란 실버들가지에서 그네를 뛰던 훈풍은 산위로 날아가
구름과 논다
꿀벌이 꿀을 캐가지고 붕- 날아난다. 꽃은 꿀을 빼앗기던
감격을 앓는다. 꽃은 앓음을 녹여 꿀단지에 흘리며 꿀벌이
다시 돌아오기만을 애틋이 기다린다. 어디로 갔기에 오지
않을가.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기다림에 지친 꽃은 너부러
진다. 꽃잎도 너부러지고 꽃살도 너부러지고 꿀단지도 너
부러지는 꽃속에서 시나브로 자라나는 동그란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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