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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지키기》론
최삼룡 문학평론가
어느 출판사에서 항일전쟁승리 60주년을 기념하여 출판한 《항일음악사》에 정률성이 제외된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서점에서 그 책의 목록을 읽어보는 순간 우리 력사는 우리가 써야 한다는것을 깊이 느꼈다.
그후 어느 좌담회에서 필자는 이 명제로 나의 생각을 토로한바 있으며 그것이 몇백자로 정리되여 신문에 발표되였다. 최근에 나는 《우리의 문화는 우리가 지켜야 한다》는 명제로 확대시키면서 많은 생각들을 했다.
이 명제에서 《문화》와 《지키기》는 주제어이다. 우리 중국조선족에게 문화가 있는가? 조선족에게 언어와 문자, 풍속과 습관, 문학과 예술이 있는데 왜서 이런 문제가 제기되는가?
중화인민공화국의 56개 민족중의 한 민족인 조선족의 문화는 다른 민족과 구별된다는것만 가지고 그 특점을 개괄할수 없기때문이다.
주지하다싶이 중국의 조선족은 과경민족으로 력사는 기껏해야 2세기에 불과하기에 그 전통으로 보면 문화상에서 중국조선족과 조선(한국)의 조선인(한인)과 공통점이 많다. 다시말하면 언어문자, 풍속습관, 문학예술상에서 공통점이 많다.
그러나 중국조선족은 이 땅을 개척하고 지켜오고 건설하는 가운데서 문화상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으며 조선(한국)의것과 틀리는 특점을 구비하게 되였다.
우리가 말하는 조선족문화는 바로 중화민족의 56개 민족중에서 다른 민족과 구별되는 문화이며 조선(한국)의 문화와도 구별되는 문화이다.
이 점에 대하여 많이 언급되였기에 더 반복하지 않겠지만 필자가 강조하고싶은것은 객관적으로 중국의 조선족문화의 존재에 대하여 절대로 동요해서는 안된다는것이다.
다음 《지키기》에 대하여 언급하겠다. 《지킨다》는 동사는 잃지 않도록 살핀다는 뜻의 낱말이다. 《우리의 문화는 우리가 지켜야 한다》는 명제는 《잃을 가능성》을 전제로 하고 제기된것이다.
근년에 조선족문화는 자신을 잃어버리는 경향을 많이 보여주고있다. 하여 조선족지성인들은 조선족사회는 절대 허물어져서는 안된다고 웨치고있다.
조선족인구의 감소, 조선족자연툰의 해체, 조선족교육사업의 위기, 조선족출판 등 여러 형태의 문화사업의 위축 등은 조선족사회에 많은 위기를 조성하고있다. 이러한 사회현상앞에서 우리는 자기의 문화를 굳게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력사를 회고해보면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 즉 월경 1세는 어려운 인문환경속에서 민족의 문화를 잘 지켜냈을뿐만아니라 새로운 환경과 발전하는 시대에 잘 적응하면서 민족의 문화를 공고, 발전시켰다.
이를테면 20세기 전반기 일본제국주의침략자들의 정치적, 군사적, 문화적 탄압속에서도 항쟁의 불길을 지펴올려 항일혁명의 비장한 력사를 써왔으며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피바다, 불바다속에서도 지혜롭게 자기의 언어와 문자를 지켜왔고 자기 특색의 문학과 예술을 창조하였다.
새 중국이 성립된후 오래동안 중국조선족은 선진민족의 위상을 떨쳐왔다. 그런데 개혁개방이 시작된이래 농경문화가 도시문화에로 전환되고 전통문화가 현대문화에로 전환되는 격변속에서 조선족의 고유한 렬근성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민족문화에 대한 허무주의적태도가 자생되고 민족문화위기론이 범람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족의 지성인들앞에 《문화지키기》가 제기되는것은 필연적이다. 민족문화를 해체시키는 허무주의, 즉 민족문화에 대한 허무주의태도를 엄격히 배격해야 한다.
외부에서 중국조선족문화의 존재를 부정하고 민족정신을 타매하는 언론이나 조치가 가끔 존재하는데 이는 모두 민족내부의 허무주의, 비관주의 등을 통해 작용하고있다.
그러므로 《문화지키기》에서의 급선무는 조선족지성인들이 자기 력사와 문화를 잘 습득하고 솔선수범하는것이다. 후배들한테 조선족문화를 알게 하는 사업을 구체적으로 장기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청소년들한테 조선족문자를 배워주어야 하고 조선족력사를 알게 하며 조선족문학과 예술을 흔상하도록 인도해야 한다. 시장경제의 충격으로 민족언어를 외면하는 경향이 농후한 현상태에서 조선족교육가들과 지성인들은 더 열심히 《문화지키기》에 신경을 써야 한다.
1970년대 말엽, 개혁개방이 금방 시작된 시기였다. 연길에서 열린 전 주 조선어문교수모임에서 정판룡교수님을 초청하여 문학동태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강의가 끝나고 질의시간에 어느 조선어문교원이 왜서 우리가 후대들한테 조선어문을 배워주어야 하는가? 하는 아름찬 물음을 제기하였다.
정판룡교수는 《그것은 우리가 다른 민족으로 동화되는 시간을 하루라도 지연시키기 위한것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그때는 미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예지가 번뜩이는 명답이였다. 나는 조선족지성인들이 왜서 《문화지키기》를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하여 정판룡선생님의 말씀으로 대답하고싶다.
중국력사에는 칭키스칸의 후예들이 중원을 100여년이나 통치했고 누르하치의 후예들이 중원을 300여년 통치했으나 결국 자기의 언어와 문자마저 지켜내지 못한 사례가 있다. 문화의 힘이란 이처럼 끈질긴것으로 정권과 군사로 이겨내지 못한다.
많은 사실이 증명하다싶이 지구촌에서 문화의 충돌은 갈수록 심해지고있으며 국내외의 많은 석학들이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로 될것이라고 예측하고있다.
어느 모로 보나 《문화지키기》는 민족지성인들이 마다할수 없는 과제이다.
우리 문화는 우리가 지켜야 한다.
2006년 10월 10일
연변문학 2007년 제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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