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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호의 장편기행문 《중국에 〈되놈〉은 없더라》漢文판 출판을 축하합니다
(一)
존경하는 조철호 회장님:
존경하는 래객 여러분:
몇년전에 참으로 큰 흥분속에서 한국 동양일보 조철호회장님의 장편기행문《중국에 <되놈>은 없더라》를 읽었었는데 오늘은 이 책의 漢文판이 출판을 기념하는 행사가 이렇게 성대히 열립니다.
저는 한 독자의 신분으로 조철호 회장님의 장편기행문《중국에〈되놈〉은 없더라》의 漢文판 출판을 충심으로 기뻐하며 축하하는 마음으로 여기 연단에 올라왔습니다.
저명한 시인이시며 언론인이시며 사회할동가이신 조철호 회장님은 제가 가장 존경하는 한국의 지성인의 한분이십니다.
저는 어느 해인가 청주로 찾아간 저에게 반날이라는 시간을 떼내여 청주의 유명한 문물을 참관시켜주던 회장님의 관심을 잊을수 없으며 연길과 청주의 호텔과 다방 그리고 식당에서 맥주컵을 사이에 두고 나눈 10여차의 대화를 영원히 간직하고있으며 연변사범학교, 룡정고중, 연변대학의 대회장 연단에서 들은 회장님의 생명의 활기에 넘치는 연설을 생생하게 기억하고있으며 2007년 가을 충북에서 보낸 11박 12일의 나날들을 인생의 가장 의의있는 나날들로 간주합니다. 회장님은 우리 10명으로 이루어진 팀을 위하여 하루도 빠짐없이 우리 곁을 지켜주시였으며 우리와 함께 움직이시고 우리와 함께 먹고 함께 마시였습니다.
그해 청주에서 열린 조명희 문학제와 전국 시랑송경연과 충북 근 20개 군과 도시의 명사시랑송회를 통하여 저는 조회장님의 영원히 꺼지지 않을 사업열정과 인제 조회장님의 습관으로 되여버린 내내 남을 배려하고 남을 생각하고 남을 섬기는 정신에 큰 감동을 먹었였습니다. 회장님의 인격과 사업과 시에 완전히 매료되면서 나는 나의 인생에 대하여 한번 깊이있는 자성을 할수 있었습니다.
존경하는 회장님:
최근에 회장님의 신체건강에 이상이 생겨서 숫한 고생을 치뤘다는 말을 늦게나마 듣고
마음속으로 회장님의 강복과 쾌유를 기원하였습니다만 오늘도 틀림없이 불원만리하고 또 연길에 찾아오신데 대하여 마음속으로 감탄하고있습니다. 그러면서 조철호 히장님에 대한 존경의 마음으로 여기 이 강단에 섰습니다.
(二)
그러면 아래에서 장편기행문 《중국에는 〈되놈〉이 없더라》의 독후감을 발표하겠습니다.
이 글은 기행문이 금방 출판되였을 때 쓴것인데 줄여쓰기로 되여《장백산》잡지에 게재된바 있습니다만 오늘 여기서 발표하여도 이 장편기행문에 대한 훼손은 되지 않으리라는 판단으로부터 오늘 여기서 저의 원고대로 발표하기로 하였습니다. 조철호 횢방님과 래객 여러분의 량해를 바랍니다.
(三)
비록 중국에서 태여났고 중국에서 대학을 다녔고 중국에서 수십년 글을 써온 필자이지만 또 중국의 명승지, 사적지 몇군데 가보기도 했지만 이와 같은 조철호 회장님의 이 장편기행문과 같은것은 꿈도 꿔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이 기행문을 읽으면서 배운 지식과 인생에 대한 깨달음은 참으로 몇마디로 개괄하기 힘들게 심각하고 풍부합니다. 그것들을 제대로 개괄하는데는 저의 필력이 엄청 모자라다는것을 솔직하게 승인합니다.
우선 《중국에 <되놈>은 없더라》를 통하여 많은 지식을 배웠습니다. 사실《중국에 <되놈>은 없더라》에 소개된 많은 명승지를 저는 가보지 못했으며 혹간 가본 곳이 있지만 많은것을 모르고 지나갔습니다. 여기에는 려행하는 사람의 몸가짐이 어떠한가 하는 문제가 있으며 특히 공부하려는 열정이 있는가 없는가가 문제로 제기됩니다.
저로 놓고 말하면 려행길에서 어디에 가면 거기서 주는 안내서 한 장 혹은 입구에 세워놓은 홍보패 한쪼각이면 만족하였습니다. 여기에 왔다 갔다는것만으로 만족해하는 자세였으며 또 려행중에도 흔히 다른 생각을 하였습니다. 때로는 조철호회장님으로는 상상할수도 없는 려행도 해보았습니다. 려행팀이 조직되고 목적지에 가서는 사진 몇장을 찍고 기념품 한두가지 사면 끝나고 나머지 시간은 호텔방 혹은 커피점에서 관광봉사를 받습니다. 요즈음 제가 본 글에는 이보다 더 험한 려행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러나 조철호회장님은 그렇게 해박한 지식에도 만족해 하지 않고 열심히 발길이 닿는 곳마다 배우기에 게으름이 없었으며 아울러 이 기행문에서 읽는 이들이 만끽할수 있게 그것들을 정리해주었습니다.
《중국에 <되놈>은 없더라》는 중국대륙의 2만 5천리 현장에서 손수 보고 듣고 느낀것들을 예리하게 통찰하고 예민하게 포착하여 우리가 바야흐로 살고있는 중국의 삶의 현장에 대한 풋풋한 감수를 생동하게 전달해주고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내내 참으로 조철호회장님이야말로 중국의 오늘을 우리보다 더 잘 알고있지 않나 감탄했습니다.
세인들은 모두가 자기가 사는 시대를 알고있다는 착각속에서 살고있는것 같습니다. 고도로 발달한 전자문명시대, 대중메스콤시대를 살고있는 우리는 더구나 외국과 력사를 몰라도 우리의 현실을 알고있다는 오해를 거듭하면서 살아가는것이 아니겠습니까? 《중국에 <되놈>은 없더라》를 통하여 저는 확실히 중국의 오늘을 잘 모르고 살고있다는것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베이징에서의 혼란》,《온수없는 호텔 모자쓰고 잠자리에》,《황하 소랑저변의 어떤 부녀이야기》,《공안원의 기습<안마공작>에 혼비백산》등 장절에서 중국의 삶의 현장에 대한 조명은 저에게 큰 계시를 주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조명은 심층조명이 아니지만 풋풋한 삶의 현장에 대한 조명이며 특수한 신분의 려행자가 아니고서는 체험할수 없는 삶의 현장이고 오늘 중국의 만백성들이 매일같이 피부로 부딪치며 사는 삶의 현장이지만 우리는 잘 모르고 모르면서 알려고도 하지않는 현실입니다.
《중국에 <되놈>은 없더라》는 중국사람이 중국을 쓴 책이 아니라 한 외국의 지성인이 중국을 쓴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타자의 안광으로 본 중국입니다. 한국의 기자 시인 조철호회장님이 2004년겨울에 본 중국이라고 개괄할수 있겠지요. 그러나 이 책에는 타자로서 흔히 가질수 있는 편견이 없으며 현대지성인의 통병으로 되어있는 초조감과 신경쇠약증이 없고 그 대신 넉넉함이 있고 양보가 있고 너그러움이 있고 인간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 있습니다. 《중국에 <되놈>은 없더라》 전편에 충일되여있는 이런 리념과 체제를 초월하고 계급성과 국수주의를 초월한 조철호회장님의 여유작작함에 참으로 감동되였습니다. 작자의 이러한 여유작작하고 느슨한 정서는 중국문화에 대한 애호, 발전도상국 중국문화에 대한 사색 그리고 중국사람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밀착되여 표현되고있습니다.
여기서 《오, 시성 두보》한절만 봅시다.
작자는 하남성 정주시 공의현 남요만촌 필가산 아래에 있는 두보의 생가를 살펴본 다음에 떠오르는 생각을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두보의 생가 토굴근처가 너무 황량하고 어수선한게 아무래도 이상스럽다. 누가 생각해보아도 천하의 시성 두보의 생가를 이렇게 팽개쳐두고있을수 있단 말인가. 두보가 누구인가. 리백은 두보보다 11년 일찍 태여나 61세 되던 762년에 세상을 떠났고 이보다 8년뒤 세상을 떠났으니 거의 같은 시대를 살았다. 리백을 시선이라하고 두보를 시성이라 했거늘 다른 곳도 아닌 중국에서 그 후대들이 어찌 이렇게 대할수 있단 말인가. 도무지 의문이 풀리지 않았다.
이렇게 생각된 작자는 우선 남요만촌 청사를 찾았고 다음에는 공의현 문화국을 찾아 두보 생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제 두보의 생가를 문화유적지답게 꾸미는 일에 착수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러면 그렇겠지. 세상에 한 시대를 뛰여넘어 동양시단의 큰 봉우리를 외면할수 있겠는가������라고 마음이 놓여합니다. 그리고는 다시 강점진에 있는 두보의 묘를 찾아갑니다.
이 장절에서는 이렇게 국경과 민족과 계급을 초월한 한 지성인의 중국문화에 대한 애호가 잘 표현되였습니다.
발전도상국으로서 중국은 개혁개방을 실시하고 현대화를 실현하는 길에서 경제의 급속도 증장 등 휘황한 성과를 쌓아 올렸으며 또한 발전의 도상에서 많은 문제에 부딪치고 있습니다. 생태환경보호는 그중 중요한 문제의 하나입니다. 이 문제는 사실상에서 중국 한 나라의 문제는 아니지만 이 문제상에서도 중국특색이 있습니다. 조철호회장님은 《중국에 <되놈>은 없더라》에서 이 문제에 대하여 큰 관심을 보여주고있는데 《매연이 삼킨 고도 란저우》,《이미 가동된 시한폭탄 황토고원》두 장절에서 집중적으로 표현하고있습니다.
《중국에 <되놈>은 없더라》에는 시종 작자의 인간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 흘러넘치고 있습니다. 아마도 시인 조철호는 시인답게 뜨거운 가슴의 사나인가 봅니다.
작자는 프롤로그에서 《왜 사람이 사람에 대한 애정은 이만 못할가. 왜 이웃에 대한 호기심은 이만 못할가를 생각하게 됐다.》고 의미심장한 물음을 던졌고 마지막 장 마지막 절《려행의 종점, 우루무치까지의 24시간》에서도 스스로 《그렇다. 생각해보니 이번 려행에서 얻은 가장 큰것은 중국과 중국인들을 더욱 사랑하게 됐다는 사실이다.》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사실 작자의 중국인에 대한 사랑은 전편에 일관되여있으며 국경과 리념과 체제룰 초월한 시랑은 읽는 이들의 마음속에 휘황한 광채를 뿌리는 창조주체의 이미지를 세워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2층 침대뻐스에서의 14시간》에 그 이름모를 소수민족 모자(母子)에 대한 묘술을 그 대표적인 것으로 헤아릴수 있습니다.
이 절에서 작자가《만일 저 로파가 이 버스안에서 운명을 한다면 나는 기꺼이 저 젊은이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도와주리라.》라고 썼을 때 나는 끝내 이 세상 인간들속에 그래도 사랑이라는것이 남아있고 돈냄새가 나지 않는 구석이 있구나 생각하면서 눈물이 찔끔 나는것을 어쩔수 없었습니다.
사실 조철호회장님의 려행자세도 따라배워야 하고 그의 해박한 지식도 배워야 하고 국경과 리념을 초월한 그의 사랑도 따라배워야 하며 특히는 그의 인격을 따라배워야 한다는것이 《중국에<되놈>은 없더라》를 읽은 나의 총적 결론입니다.
조철호회장님의 기자의 안광, 시인의 가슴, 철학자의 두뇌로 씌여진 이《중국에 <되놈>은 없더라》는 내가 이때까지 읽은 한국인이 중국을 쓴 기행문에서 가장 감동적이고 가장 훌륭한 작품의 하나라고 결론할수 있습니다.
한권의 책으로 저에게 이렇게 많은 지식을 주고 인생의 계시를 주고 사랑의 에너지를 준 조철호회장님께 충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드리고싶습니다.
(四)
이번 조철호 회장님의 《중국에는〈되놈〉이 없더라》의 출판의 의의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개괄할수 있을것입니다.
이 장편기행문의 출판 특히 漢文판 출판은 다시 한번 지난 세기 최후 10년에 지구촌에서 전개되기 시작한 탈랭전의 분위기를 실감하게 합니다. 리념과 체제의 벽을 초월하려는 인류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음을 수많은 사건들과 인물들이 증명하여주고있으며 조철호회장님의 이 장편기행문이 증명하여주고있습니다. 세상이 갈수록 살기 좋아지는 세상으로 변하고있다는 정보를 이 장편기행문은 세인들에게 주고있습니다.
다음으로 이 장편기행문은 갈수록 돈독해지는 중국과 한국의 친선을 과시하는 장거라고 평가할수 있습니다. 리념과 체제의 높은 벽이 넘을수 없는 태산처럼 생각되던 시절이 지나갔음을 실감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중국을 바라보는 세인들의 눈길이 퍽 달라지고있지 않습니까. 중국을 위해서도 한국을 위해서도 북을 위해서도 남을 위해서도 아니 온 지구촌을 위해서도 이것은 참으로 경하할만한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습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장편기행문의 출판은 믄학을 공부하는 모든 작가, 시인들에게 특히 문학을 금방 공부하기 시작한 문학도들에게 한권의 훌륭한 교과서로 될것이라고 생각해봅니다. 지금은 많이 극복되고있습니다만 오래동안 고금중외의 문인들속에서는 하나의 편견이 있었는데 시와 소설, 희곡 작품을 본격문학이라고 중시하고 기타 논 픽션(non ficton) 혹은 비소설류의 작품에 대하여 홀시하였습니다. 지금은 그런 편견을 버려야 할 시대입니다. 소설보다 더 재미있는 삶의 현장은 얼마든지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최근에는 논 픽션이 픽션보다 더 감동적이라는 말이 류행어까지 생기지 않았습니까. 이 장편기행문의 출판은 이런 의미에서도 우리에게 특히 중국 조선족의 작가 시인들에게 하나의 깨달음을 주는 텍스트라고 생각됩니다.
이상과 같이 저의 독후감을 발표하면서 조철호 회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 전달하고 회장님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2011년 6월 21일
최삼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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