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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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의 종소리
2014년 09월 11일 09시 43분  조회:4362  추천:2  작성자: 김희관

7월26일 아침 6시,  장안에 종소리가 울려퍼진다. 어제 북경에서 서안으로 날아온 필자는 창밖의 종루에서 울려펴지는 종소리가 너무나 반가웠다. 10년전에도 장안의 종소리를 들었으니 말이다.

장안의 종소리는 5천년의 력사를 알리는 종소리이다.  옛날부터 <500년의 력사를 알고싶으면 북경으로 가시고, 5천년의 력사를 알려면 서안으로 오시라. >라는 전설이 있다. 서안은 중국력사상 적어도 13대 왕조의 도읍지였다. 그중에서 진나라(秦)는 177년, 서한(西汉)은214年년, 당(唐) 은 272년간 도읍지였다. 장안성(长安城)은 서한시대부터 쌓기 시작했다. 하기에 서안에는 력사유적지와 문물이 너무나 많아서 <뜰악에서 흙을 한삽만 파도 진나라 때의 벽돌장과 한나라 때의 기와(秦砖汉瓦)가 묻어나온다.>라는 속담이 있다.

40년전인 1974년 3월29일, 진시황릉에서 동쪽으로 1키로메터 남짓이 떨어진 마을에서 양씨 형제 농민들이 우물을 파다가 갑자기 우물밑바닦이 허물어 지면서 지하의 거대한 함정을 발견했다. 유관당국에서 농민들의 보고를 받고 그 함정을 조사한 결과 또 하나의 <세계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진시황 병마용> 유적을 발견했다.  지금까지 1호,2호,3호,4호 병마용 유적지를 발견하였는데 4호 함정은 앞의 몇 함정의 병마용을 발굴하면서 얻은 <색채 퇴색>이라는 교훈을 거울로 삼아 병마용은 아직 완전히 노출하지 않고 있다. 10년전 필자가 병마용박물관을 찾았을 때는 지금처럼 이렇게 관람자들이 많지 않았고 병마용도 다소 색채가 있어서 립체감과 생동감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색채가 너무 바랬다. 몇년전에는 독일청년 한명이 병마용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자신이 병마용이 입은 갑옥과 똑같은 옷을 지어입고 가만히 병마용 갱도에 뛰여들어가 병마용과 함께 서있다가 보안일군에게 들려나오는 웃기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그덕에 병마용촌의 농민들은 새로운 전원식 아빠트에 자가용은 물론이고 돈주머니도 두둑하다고 자랑 한다. 오늘도 몇만명의 관광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어 사진 한장 올바로 찍기 어렵다.

화청지(华清池)는 려산(骊山) 북쪽 기슭에서 용솟음 치는 온천으로써  6천년전부터 온천을 이용한 전설이 있고 3000년전터 황궁의 온천으로 이용된 전설이 있으며 2200년전 진시황이 성지를 내려 화청지온천을 개발한 그때의 목재들이 전시되여 있다. 화청지가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데는 당나라 때 당현종과 양귀비와의 사랑의 비극이야기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가 볼봐에  화청지는  10년전보다 더욱 웅장하고 화려하게 복원되여 참 좋았고 500년전과 300년전에 심었다는 석류나무에 주먹만한 석류들이 주렁주렁 달려있어 참으로 탐스러웠다.

화청지 온천은 1900년 8개 제국주의 나라 군대들이 북경을 쳐들어 올때 자희태후가  피신한곳이기도 하다. 어디 그뿐이랴, 1936년 12월12일 한 밤중, 화청지에 갑자기 총소리가 울리면서 <항일국국>을 주장하는 애국 장령 장학량, 양호성이 <서안사변>을 일으킨 현장이여서 더욱 유명하다. 이번에 필자는 장개석이 총소리를 듣고 급한김에 잠옷에 끌신바람으로 뒤창문을 차고 달아나 불과 15분만에 려산에 올라 절벽 암벽틈사이에 피신했던 현장까지 다 둘러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피식 쓴 웃음을 지었다. 당시 주은래가 중공중앙을 대표하여 장개석과 담판 끝에 공동 항일의 길을 개쳑한것은  위대한 업적으로 남았다.

서안은 또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석도(儒释道)의 유적지이며 국학(国学)의 보고이다. 대안탑(大雁塔)은 기원652년 현장(玄奘)스님이 간난고초를 이겨내면서 인도에서 가져온 불경을 보관하기 위해 지은 불탑으로서 지금도 끄떡 없이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현장스님의 경력은 후세에 여러가 이야기책으로 전해오다가 명나라 때에는 오승은이 <서유기>라는 소설을 남김으로서 영원한 옛말이 되였다. 려산(骊山)은 도교의 성지로서 유명하며 종남산(终南山)은 유학자, 스님, 도관들이 은거한 력사가 3천여년이나 되는 성지이며 지금도 산중은사(山中隐士)들이 무려 5천여명이나 된다고 한다. 서안에서 연안으로 가는 도중에는 황제릉(黄帝陵)이 있어 5천년의 력사가 더욱 실감이 난다.

항일의 세월, 서안은 연안과 함께 항일의 후방으로서 항일전선을 지원하기 위해 많은 공헌을 하였다. 당시 연안에서는 무정,김산, 음악가 정륭성,주덕해 등 조선족혁명가들이 분투했다. 10년전 필자가 연안을 방문했을 때 그들의 업적을 기리면서 보탑산(宝塔山)에 묵도를 드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서안에서는 동방의 피카소라고 불리는 조선족 화가 한락연이 국공통일전선에서 활약하였다. 또한 광복군 제2지대가 주둔하는 기간에는 가극 <아리랑>을 공연하여 서안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얼마전에는 광복군 제2지대 기념비가 락성되였다.

장안의 종소리는 개혁개방의 새시대를  알리는 종소리이다. 서안은 서한 때부터 동방과 중앙아시아, 중동, 유럽을 잊는 실크로드(丝绸之路)의 시발점이였다. 개혁개방시대에 들어선 서안은 다시한번 중국 서부개발의 전초지로서  실크로로드의 새로운 시발점이 되기 위해 용트림을 하고 있다. 몇년전부터 세계적인 기업 삼성그룹이 서안에 진출하면서 서안은 일약 세계가 주목하는 21세기 산업도시로 탈바꿈했다. 신라의 문인 최치원이 장안에 유학을 와서 고독한 심정을 한시 <비 오는 가을밤>에 담아 자신을 달래였는데 이제는 서안 시가지 어디에 가나 삼성전자광고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포스터, 지어는 <태희네 김밥집> <김치는 건강왕>이라는 광고까지 즐비해 참으로 야륵한 느낌이다.

장안의 종소리는 <새로운 장안문화>의 종소리이다. 2007년부터 화청지에서는  려산을 실제 배경으로 하고 화청지를 실제 무대로 한 대형무극 <장한가(长恨歌)>를 공연하고 있다.  <장한가>는 기원 806년, 당나라 시인 백거의가 양귀비와 당현종의 사랑의 비극을 쓴 장편서사시 <장한가>에 근거하여 창작한 대형무극이다. 매년4월부터 10월까지 공연을 해 왔는데 이미 1500여차례 공연에 근 200만명 관중이 관람했다. 필자는 지난세월 국내외에서 수많은 공연을 봐왔는데 이렇게 려산이라는 대자연을 배경으로 하고 그것도 당나라 때 양귀비와 당현종이 실제 사랑에 빠졌던 화청지에서 무극 <장한가>를 공연한다는것은 참으로 무대예술사에서 새로운 창거가 아닐수 없다는 느낌이다. 처음에는 관객이 뜨음했다는데 이제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그 비싼 표 한장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리>라고 아우성이다. 력사상의 <사랑의 비극>을 그 력사의 현장에서 예술로  승화시키는것, 그 감탄과 매력은 글로서는 다 전할수 없다.  장안의 종소리는 그렇게 필자의 심금을 파고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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