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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울음소리
-김희관
아기울음소리를 듣기싶다. 오래동안 아기울음소리를 듣지 못하다가 설명절에 아빠트 어느집에서 흘러나오는 아기울음소리를 들으니 아름다운 동요를 듣는 기분이다. 작년에 길림성 인구및계획생육조사단이 우리 주에서 조사를 한 결과 조선족인구가 마이나스성장을 하는 상황이 엄중하다고 했다.
우리의 민속사를 살펴보면 자고로 조상들은 “기자신앙(祈子信仰)”을 첫째로 중히 여겼다. “기자신앙”이란, 자식이 없는 집안에서 자식, 특히는 아들 낳기를 기원하여 행하는 신앙을 말한다.
“기자신앙”은 기자행위로 이어졌는바 크게는 사찰이나 성황당 아니면 명산옥천을 찾아 비는것, 장닭과 잔대, 밤 등을 삶아 먹는것, 몸에 기자부(祈子斧)나 장도를 지니는것 등이다.
고중시절 필자의 한 동창생은 3대 독자였다. 그는 할머님께서 천도끼를 벼린 덕분에 겨우 태여났다고 하면서 그 “천도끼”를 가보로 간직하고있었다. 천도끼는 “기자부(祈子斧)”의 일종인데 엄지손가락보다 좀 작은 크기의 무쇠도끼 3개였다. 아들 셋을 상징하는 천도끼 3개는 청실홍실로 꿰매여 정교한 나무함에 고이 담겨있었다.
동창생은 할머님의 옛말을 이렇게 전했다. 시어머니가 앞으로 후손들이 독자신세를 면하게 하기 위해 며느리에게 아들 여럿을 낳아주기를 바라는 지극정성을 담아 천도끼를 벼렸다고 한다. 시어머니는 천도끼를 벼르기 위해서는 천신만고를 치러야 한다. 매일 이른새벽 시어머니는 샘터에 나가서 남들 먼저 곱게 세수를 하고 머리를 빗어 올린다음 정한수를 떠놓고 떠오르는 아침해를 향하여 큰절을 올린다. 그후 그는 동네방네를 돌아다니면서 바늘을 동냥하기 시작하는데 바늘은 반드시 한집에서 “복바늘과 화바늘” 두개씩 동냥해야 하고 그 집이 멀어지면 화바늘은 내가나 심산에 버리고 복바늘만 집에 가져다 복바늘함에 고히 보관한다. 이러한 복바늘은 며느리를 들이기 100일전에 반드시 천개 이상을 모아야 하며 또한 잔치날 한순전에 이름난 야장을 찾아가 천개의 복바늘을 내놓고 사연을 고한후 천도끼를 벼러달라고 부탁을 한다. 잔치날 저녁 아들과 며느리가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 시어머니가 소반에 천도끼함을 들고 신방에 들어가 며느리의 허리에 청실홍실을 드린 천도끼를 처매여주면서 적어도 아들 셋은 낳아달라고 덕담을 한다. 며느리가 시어머님께 고히 절을 올리고 바랜후 신랑은 신부에게 비슷한 덕담을 하면서 천도끼를 풀어내여 신부의 베개밑에 고히 넣어준다. 그렇게 정성을 다했어도 동창생은 결국 독자로 태여났다. 후날 그는 아들 둘에 딸 하나를 두었다. 필자가 농촌에 취재를 다닐 때 야장을 만나면 천도끼에 대해 물어봤는데 한 야장은 옛날에 할아버지가 수레바퀴철을 찍어내서 “천도끼”를 벼리는것을 본적은 있다면서 복바늘을 모으는것은 정성이고 바늘로는 천도끼를 벼릴수 없다고 했다.
지금 세계의 여러 나라와 민족들이 저출산, 로령화라는 사회적난제에 직면해있다. 우리도 저출산, 고령화가 커다란 이슈로 떠오른지 몇해 된다. 저출산은 대체로 독신자들이 늘어나거나 만혼을 하면서 생육을 거부하거나 혹은 직장일이 너무 바빠 아이를 낳지 않으면서 초래된다. 더욱 중요한것은 경제적 부담과 어려움으로 아이를 낳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외에도 여러가지 원인으로 하여 부부가 국내외에서 얼마동안씩 떨어져 살고있다. 또한 우리에게 예비엄마들이 부족한 점도 심각한 문제이다. 한가지 홀시할수 없는것은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 가공식품의 악영향 등 원인으로 하여 청년부부들의 생육건강에 엄중한 부작용이 있다는것이다. 하기에 저출산, 고령화를 극복하기 위한 맞춤형복지를 대폭 늘일 필요성이 절박하다. 지난 2월 15일자 “연변일보”에 “주내 54개 향진 중심유치원 건설”이라는 뉴스를 보면서 다소 위안을 받았다.
1952년 5월, 주덕해서기의 “부녀들을 가정울타리에서 해방시켜 사회에 진출하게 하기 위해서는 보육원과 유치원을 창설해야 한다”는 지시에 따라 주부련회 김찬해주임은 쏘련의 선진적인 보육경험을 받아들여 처음으로 연변보육원과 6.1유치원을 창설했다. 주덕해주장은 조선의용군 제3지대시절 부하였던 주당위 선전부 간부 김정순을 연변보육원 원장으로 임명했다. 당시 연변보육원과 6.1유치원의 선진경험은 전국부련회계통에서 찬사가 자자했다. 그때 연변보육원에서 자란 애기들이 지금은 벌써 60세가 넘었고 6.1유치원 제1기 졸업생중에는 연변대학의 전임 당위서기 김희정, 동북아연구원 전임 원장 박승헌도 있다. 김정순원장님도 이제는 86세 할머님이신데 즐거운 만년을 보내고 계신다. 그때는 “모성영웅”을 장려하는 사회풍조여서 “칠선녀의 아버지”, “열두남매의 어머니”가 영광스러웠다.
우리가 인구 마이너스성장에 관한 뉴스를 보기 시작한지 벌써 몇년이 된다. 이렇게 백년후이면 우리는 과연 어떻게 되는건가? 참으로 기우의 심정이다. 필자는 조선족 엄마들이 아기를 둘은 물론이고 둘이상 낳아도 근심없이 키울수 있게 배려해주었으면 하는 간곡한 심정이다. 앞으로 아기울음소리가 동요대합창처럼 들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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