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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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비상하는 특새
2008년 07월 06일 09시 32분  조회:2619  추천:97  작성자: 이승률

 『원더풀 데이즈』

이승률 연변과학기술대학 대외부총장


Ⅲ. 비상하는 특새

지난밤 호텔 측에 새벽4시 모닝콜을 부탁해 놓았었다. 어제 저녁을 먹을 때 한 한국분으로부터, 내가 묵고 있는 쿤륜(崑崙)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있는 「21세기 한인교회」에서 20일간 특별새벽기도회를 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었다.  5시부터 시작되는 새벽기도회에 늦지 않게 가려면 4시에는 일어나야 했었다.

따르릉 따르릉 하면서 벨이 울렸다. 수화기를 들었더니, (기계음이 아닌) 청아한 젊은 여직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원더풀 데이”

딱 한마디 인삿말이었지만, 이 말은 듣는 순간 나는 화들짝 놀랄 정도로 기분이 상쾌해졌다.
아, 얼마나 멋진 인사말인가!

‘굿모닝’이란 말은 지극히 의례적인 표현이다. ‘해피 데이’라는 말도 노래 제목이어서 그런지 자주 듣는 인삿말이었다. 그런데 “원더풀 데이”란 말은, 특히 새벽 모닝콜로는 처음 듣는 말이었다. 나는 이 인삿말이 너무 좋아서 갑자기 코가 벌름거릴 정도로 기분이 고조되었다.
(* 3박 4일간의 북경 여행을 되돌아 볼 때, 이번 여행이 웬지 기분좋고 흐뭇했던것은 아마도 이 인삿말 한마디 때문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나는 이 말이 좋게 느껴졌다.)

「북경 21세기 한인교회」는 21세기 호텔 건물 안에 있다. 5시 10분전에 도착하여 3층으로 올라가 대 예배실로 들어갔더니 상당히 넓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어림잡아 보아도 오백명이상은 되어 보였다. 젊은 청년들이 많이 참석하고 있었는데, 이들 대부분은 한국 유학생들이다. 이 교회는 전체 교인수가 약 3,000명 가량되는데 그 중 삼분의 일이 유학생들로 구성되어있다고 한다. 찬양과 함께 기도회가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얼마 후 ‘오늘의 말씀’을 전해주실 목사님이 등단하셨는데, 아니 이게 웬일인가! 그 분은 서울에서 오신, 내가 너무도 잘 알고 가깝게 지내는 곽수광 목사님이 아닌가! 그는 내가 1995년부터 강사로 봉사해왔던 KOSTA(한국유학생회)의 총무목사이시며, 또한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찬양사역자인 송정미 교수(숭실대)의 남편이기도 하다. 나는 「북경21세기 한인교회」의 특새(특별새벽)기도회에 갔다가 뜻밖에 평소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젊은 동역자를 만나게 되자 저절로 입에서 “오, 원더풀 데이”란 말이 튀어 나온 것이다. 말씀과 합심기도가 끝나고 난 다음 개인기도 시간이 되자 (앞자리에 계셨던) 본 교회의 담임목사이신 박태윤 목사님과 부목사이신 김광성 목사님이 곽 목사와 함께 내가 앉아 있는 뒷자리로 다가오셨다. 실내가 컴컴했기 때문에 나는 그들을 놀라게 해 주려고 말없이 다가가서 한분 한분씩 두 팔을 벌려 꽉 껴안았다.

“아니 장로님, 장로님이 여기 웬일이세요!”
“아니 웬일이라니! 나는 새벽기도회에 오면 안돼?!”
“아니 서울에 계신분이 어떻게 여길....!”
“ 곽 목사는 그럼 어떻게 여길 왔어”

곽 목사는 4월말에 있을 북경KOSTA의 준비를 위해 어제 밤 북경에 도착했다고 한다. 우리들 네 사람은 너무나 반갑고 기쁜 마음으로 서로를 얼싸안고 어린아이들처럼 볼을 부볐다. 한 믿음 안에서 동역자의 관계로 동고동락하는 일 만큼 더 아름답고 우정있는 만남은 없으리라.

곽 목사와는 벌써 14년째 KOSTA사역을 같이 동역하고 있으며, 박태윤 목사님과는 11년전에 북경에 와 있는 한국유학생들을 위해 처음 KOSTA를 결성할 때부터 함께 협력해왔던 분이시다. 또한 그 후 「21세기 한인교회」를 중심으로 북경CBMC(기독실업인회)를 조직하고 나중에 그들이 중심이 되어 중국과 중앙아시아를 연결하는 실크로드지역에 비즈니스 미션의 씨앗을 심는 사역을 같이 연대해 온 일들을 생각하면 이 날 새벽기도회에서의 만남은 너무나 귀하고 가슴 벅찬 (우연처럼 다가온) 축복이 아닐 수 없었다.

“진짜 우린 특새들이네” 나는 혼잣말로 이렇게 중얼대며, 창공을 날개쳐 올라가는 비상하는 독수리와 같이 우리들의 마음속에 특별한 은총과 사명감의 열기가 가득 차오르는 감을 느꼈다. 참으로 멋진, 특별한 새벽의 만남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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