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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이야기 동북아네트워크를 구축하라 -FTA와 T&T
유럽의 나라들은 2천년 동안 반목의 세월을 살아왔다. 북극에 인접한 북유럽인들은 해적으로 불렸고, 중부유럽의 프랑스와 독일은 방탕한 문화로 비난받았으며 동유럽의 공산국가들은 잔인한 살육과 독재의 땅이라며 서로를 비난했다. 그러나 유럽공동체가 2001년 동구유럽 8개국을 회원으로 받아들인 이후 불과 몇 년도 되지 않아 25개회원국은 강력한 공동체로 변신했다. 그 결정적인 공로를 세운 건 유럽대륙을 티켓 한 장으로 오갈 수 있는 철도망과 대륙과 섬을 연결하는 터널이었다.
시대의 키워드 FTA와 T&T
20세기 후반에 나타난 독특한 세계 경제 흐름의 하나는, 특정지역 국가들 사이에 배타적인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한 경제 블록화 현상이 출현했다는 것이다. 1952년 유럽지역 내 석탄산업체연합에서 시작돼 1993년에는 단일통합화폐인 유로를 사용하는 유럽공동체(EU)가 탄생했다. 그러자 이듬해인 1994년, 미국을 중심으로 캐나다와 멕시코가 가입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출범했고, 이에 긴장한 중남미와 미주지역 34개 국가들이 연합해 지난 2005년 ‘미주자유무역지대(FTAA)’를 발족시켰다.
이런 추세 속에서 우리가 속한 동북아지역만이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지 못한 유일한 대룩으로 남아있는 가운데 유럽, 미주지역의 경제 블럭화에 밀려 씁쓸한 경험을 거듭한 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뒤늦게 지역경제연합체를 구성하기 위해 몇 년 전부터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로 촉발된 동아시아 지역경제권(Regional Economic Block) 통합운동이 그 시초가 되었다. 그리고 2003년 10월 초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동남아 국가연합(ASEAN) + 3국(한중일)정상 회의’를 계기로 아시아에서 자유무역협정(FTA)체결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또 연이어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도 아시아 국가간 FTA체결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최근 FTA전략은 체결 당사국간 무역협정의 차원을 넘어 이제는 다자간 협상을 우선하는 새로운 세계무역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추세 속에서 앞으로 가장 크게 주목받을 만한 아시아지역 경제공동체가 바로 한중일 3국을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 FTA이다. 아시아 최대 제조공장이자 소비시장인 중국, 아시아 제일의 경제강국인 일본, 거기에 세계 유수의 IT대국이자 인터넷강국인 한국이 공동으로 FTA를 체결한다는 것은 곧 삼국의 시장을 통합한다는 의미고 그것은 인접한 주변 아시아국가의 시장판도를 좌우하는 것은 물론이고 세계경제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새로운 시장이 등장함을 예고하는 빅이슈이기 때문이다.
FTA가 한중일 삼국의 시장통합을 의미한다면 T&T(turnnel & turnnel)는 물류통합을 의미한다. 즉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일해저터널과 한중해저터널이 복합적으로 연결됨으로써 한·중·일 삼국을 1일 경제생활권으로 거듭나게 할뿐만 아니라, 나아가 이 교통망은 TCR, TSR ,TMR등과 접속되어 아시아 대륙과 유럽대륙을 연결하는 ‘유라시아 뉴 실크로드’의 활로를 열어놓게 될 것이다. FTA와 T&T의 기능적인 결합, 바로 이것이 동북아시대를 여는 두 개의 축이고 이 두 개의 과제를 어떻게 얼마나 빨리, 그리고 얼마나 이상적으로 성사시키느냐에 동북아의 미래가 걸려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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