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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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중국에서의 협상술 36계》

제18계: 적을 칠 때는 대장부터 먼저 잡아라
2009년 02월 16일 13시 38분  조회:3999  추천:36  작성자: 김준봉

적을 칠 때는 대장부터 먼저 잡아라
(擒賊先擒王 금적선금왕)

해 설 : 사람을 잡으려면 그가 탄 말을 먼저 쏴라

삼국시대, 조조는 아주 총명해서 한 나라 천자 헌제를 이용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조조가 무엇인가를 원할 때에는 천자를 이용해서 칙령을 내리곤 했으므로 아무도 감히 조조에게 도전하지를 못했다.

중국에서는 상하관계(또는 보호자-피보호자 관계)의 이면에 존재하는 개인 간의 네트웍인 '관계(guanxi)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때로는 '쑞챨� 어떤 리더의 결정권을 더욱 더 강력하게 만들곤 한다.

알다시피, 리더들은 또 자신의 상사가 있고 지휘계통이 있는 법이다. 그래서, 강력한 사람이 더 강력하게 보이기도 한다. 만약에 지휘계통 상의 최 상급자로부터 승인(그 승인 받은 내용이 아무리 엉터리라 할지라도)을 받게 되면 밑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그저 따르게 된다. 최소한 그 시스템은 그런 식으로 작동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마오쩌둥의 리더쉽 역할이야 말로 중국에 있어서 복잡한 상하관계(또는 보호자-피보호자 관계)상의 권력 관계를 잘 나타내 준다. 해방 후 중화인민공화국의 확고한 지도자로서 그는 비현실적일 만큼 불가침적인 지위를 갖게 되었다. 그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여러 상황에 따라서) 특정 사건(예를 들면 문화대혁명 같은)에 무한한 권위를 부여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밑에서 정치 투쟁을 하는 이들에게는 마오의 말의 진정한 뜻이 무엇인지 추측하고, 그리

고 최종적인 해석이 나올 경우 누가 유리할 것인가 등이 중요했다.

그리고는 덩샤오핑(Deng Xiao Ping) 도 역시 그와 유사한 위치를 차지했다.

덩은 모든 공식적 자리에서 물러 났었지만, 군, 당 그리고 관료 사회에서의 그의 경력을 고려 할 때, 또한 모두를 이어 주고 연결해 주는 상하관계(또는 보호자-피보호자 관계)의 다양함을 감안해 볼 때, 덩은 개괄적인 원칙만 말해도 명실공히 모든 분야에 영향력을 미쳤을 뿐 만 아니라, 밑의 사람들은 그의 말에 기준해서 모든 일을 하곤 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중국의 국영기업들의 이사회 회장이나 책임자 중에는 상당한 기간 동안 정치적 기반을 갖추고 상사관계(또는 보호자-피보호자 관계)를 갖추어서 그 회사의 의사 결정에 대단한 지도력을 갖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때때로 중국에서는, 특히 대기업이 실제적으로 한 마을 전체를 차지하는 농촌 지역에서는 그 기업의 이사회 회장은 하나의 "지역 황제(Tu Huang Di : 역자 주 : 土皇帝)나 마찬가지이다.

텅(Teng) 회장도 바로 그러한 지역 황제의 한 사람이었는데 중부 중국 후베이(Hubei) 성의 조그만 도시를 이루고 있는 직원 1,500 명의 화학 공장의 지도자였다. 그 회사 운영에 관해서는 텅 회장이 말하는 것은 바로 법이었다.

어느 유럽의 다국적 기업이 합작 회사 설립을 위해 그 화학 공장과 협상을 시작했을 때, 매 번 협상 때 마다 유럽의 협상 팀을 상대한 것은 텅 회장의 예하 직원들이었다. 협상은 중요 사항들에 대해 하나도 해결되는 게 없이 마치 양쯔(Yangtze)강의 바지 선처럼 진척 없이 질질 끌었다.

해결을 더욱 더 어렵게 하는 것은 중국 측 핵심 협상 팀 내부의 파워 게임이었다. 누구는 텅 회장과 인척 관계인가 하면 또 누구는 다른 동료들 보다 텅 회장 밑에서 오랜 동안 일을 했다는 것이다. 한 편, 텅 회장은 공장 본부의 푹신한 가죽 소파에 깊숙이 앉아서 직원들의 보고를 받거나 그저 직원들을 서로 경쟁시키면서 협상을 막후에서 지휘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이 나아 질 기미가 보이지 않게 되자, 유럽 측은 쌍방의 금융 전문가들과 기술자들이 모두 참석하는 회의를 인근 도시에 마련했다. 양 측의 협상 인원들이 4성급 호텔의 맨 꼭대기 층에 모두 틀어 박혔을 때, 유럽 측의 사장은 이 책의 저자와 함께 차를 타고는 그 공장을 방문해서 텅 회장과 직접 담판을 벌였다. 문제들이 하나 하나 협상 테이블에 올려 졌고 텅 회장도 기본적 인 걱정 사항들을 털어 놓았다. 텅 회장은 유럽 측의 관심사들에

대한 자기 수하 직원들의 보고가 충분치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자 바로 휴대폰으로 공장의 경리 책임자를 협상 중에 불러 내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정확하게 지시했다.

유럽 측 사장은 다음 날 점심 시간 겸 마지막 협상 시한에 맞춰 호텔에 도착했다. 텅 회장이 그저께 미리 결정했던 대로 주요 사항들이 그 회의에서 해결되었음은 물론이다.

중국 옛 말에, "황제가 ‘죽어라’ 라고 명령하면 신하는 죽을 수 밖에 없다" (君要臣死, 臣不得不死) 라는 말이 있다. 그러므로, 일을 성취해 내려면, 때로는 지도자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더 쉬울 때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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