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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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어느 학교에 보낼가 (장춘식)
2008년 04월 13일 20시 34분  조회:1878  추천:121  작성자: 장춘식

우리 아이 어느 학교에 보낼가

장춘식
 중국사회과학원 민족문학연구소 연구원



북경에서 살면서 여러가지 아쉬움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아쉬운 점은 자식을 조선족학교에 보내지 못하는것이다. 조선족학교에 다니지 못하니 어렷을적에는 그래도 조선말을 꽤 하더니 결국 조선말을 다 잊어버린다. 한족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부모와 대화하는 시간보다 훨씬 더 많으니 그럴수밖에 없다. 답답한 일이 아닐수 없다.

이보다 답답한 일이 또 있다. 일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요즘 연변의 조선족가정들에서는 자녀들을 한족학교에 보내는것이 류행이라 한다. 그런데 확실한것은 조선족어린이들이 한족학교에 다니는 류행과 거의 동시에 한족어린이들이 조선족학교에 다니는것이 류행된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어떤 조선족학교에는 한족어린이가 거의 반수를 차지하고 어떤 한족학교에는 조선족어린이가 거의 반수를 차지한다고 하기도 한다. 어느것이 더 현명한 선택일가?

나는 한족어린이들이 조선족학교에 다니는것이 좀 더 현명한 선택이 아닐가 생각한다. 한국업체의 중국투자 증가와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어를 공부하면 취직이 잘된다는 사실을 이들은 잘 알고있기때문이다. 실제로도 조선족학교를 나와 대학교를 졸업하고나면 같은 조건에서도 취직이 더 잘되는것이 사실이다. 반대로 조선족어린이들이 한족학교를 졸업하고 한족대학을 나올 경우 한어를 주로 사용하는 직장에 서류를 제출했을 때 한족인보다 무슨 비교우세가 있을가? 조선족이라서, 조선어를 조금 안다고 해서(내가 알기로는 한족학교를 나온 조선족청년들은 대부분 조선글을 모르며 일부는 조선말도 잘하지 못한다)  한족인들보다 취직이 더 잘될가? 승진이 더 잘될가? 어림도 없는 일이다. 잘 봐줘야 한족인들과 같은 조건이 되고 다수의 경우는 여전히 렬세에 처하게 된다.

이처럼 별로 실리가 없음에도 이를 위해 잃는것은 너무 엄청나다. 먼저 실리적인 측면에서 보아도 조선족업체나 한국업체 같은 조선어가 필요한 업체에 취업을 할수 없게 되니 취업의 문이 그만큼 좁아진다. 스스로 제 앞길을 좁게 만드는것이다.

민족적인 정체성을 잃게 되는것도 생각보다 큰 손해다. 민족정체성이란 공유된 민족적특성들로 인해 어느 한 개인이 어느 특정 민족공동체에 대해 느끼는 소속감인데, 인간은 그 소속감에 토대하여 세계를 인식하고 삶을 살아가게 된다. 언어와 문자는 민족적소속감을 느끼는 가장 중요한 두가지 요인중의 하나이다. 그러니까 조선족어린이들이 한족학교를 다님으로써 조선어를 잊거나 부분적으로 잊는다는것은 조선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전부 혹은 일부를 상실하게 된다는 말이 되는데, 원리대로라면 상실된 부분은 새로 배운 한족의 문화적인 정체성을 획득하게 되지만 실제로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민족정체성은 “자기개념”의 일부인데 이것을 통해 개인은 자신의 민족적정체를 스스로 정의하거나 또는 타인들에 의해서 정의되여질수 있다. 한어를 잘한다고 하여 꼭 한족으로 인식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결국 한족의 정체성과 조선족의 정체성을 동시에 지닐수 있다는 말이 되는데 좋게 보면 문화적인 다양성으로 리해할수도 있으나 실제로는 사물이나 세계를 인식하고 판단함에 있어 항상 선택의 고통을 겪게 되며 따라서 우유부단한 삶의 태도를 보이기가 십상이다. 동시에 심리적으로 항상 빈구석이 생기게 된다. 대도시, 특히 조선족이 별로 없는 대도시에서 사는 조선족들이 고향을 그리고 동족을 그리워하는것은 바로 이때문이다. 이것마저 사라진다면 그는 적어도 심리적으로는 완전히 민족적인 소속을 바꾸게 된다.

이런 현상이 계속 확대되면 조선족은 결국 민족정체성을 상실하게 될것이다. 문화학의 립장에서 보면 한 민족의 문화적유전자가 상실됨을 의미한다.

근친결혼은 유전자의 퇴화를 야기한다. 문화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외국인들은 심지어 몰래 중국의 동식물과 인간의 유전자를 채취하기까지 한다고 한다.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동식물의 유전자가 서로 영향주면서 우수성이 발휘되는것처럼 문화 또한 상호영향속에서 향상되는것이다. 이렇게 보았을 때 한 민족문화의 소실은 중화민족문화의 번영에 큰 손실이 아닐수 없다.

이제 우리 아이를 한족학교에 보낼가, 조선족학교에 보낼가? 다시 생각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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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3 ]

3   작성자 : 모이자리플
날자:2008-05-31 10:10:22
프리웹디 (58.245.♡.217) - 2008/05/03 18:52:09 쑈를 해 쑈 다 알아서 하게 되여 있다..ㅠㅠㅠ oradaora (58.35.♡.168) - 2008/05/08 13:11:24 조선족 학교는 페단이 많습니다. 조선족 학교를 다니고 대학 나온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론리적인 면에서나 한어 언어능력 문장능력이 한족애들보다 떨어집니다. 전부가 다 그런건 아니지만 대부분 그렀습니다. 그리고 언어의 우세는 단기간일뿐 취업하고 승진할려면 그래도 전업 지식이나 기능이 우선입니다. 우리 조선족들도 치렬한 사회 경쟁에서 승자가 될려면 전업지식이나 기능을 강화하고 언어는 보조적 수단으로 해야 됩니다. 용드레 (221.239.♡.9) - 2008/05/09 16:53:49 조선족 학교 들어가면 전업지식이나 기능을 강화할수 없다는건 무슨 억지논리신지? 언어란 보조적 수단에 지나지 않는거지만 조선글은 우리민족 고유언어입니다. 걸 포기하느니 차라리 조선족으로 살지 말든지... 휴~ khsbeijing (221.222.♡.69) - 2008/05/21 15:39:03 동감입니다.우리가 우리 자식때가 아니라 손자때에는 그 애들이 우리를 뭐라고 욕을 안 할가요?할아버지 할머니들 뭐 했나고?우리를 뭐라고 안 할가요?정말 정체성을 찾아야 될일이라 생각됩니다. 좋은시작 (218.19.♡.73) - 2008/05/25 17:00:54 먹고 살려면 배워야합니다 어느학교다니던...... 쿨한인연 (211.97.♡.11) - 2008/05/29 17:07:35 저의조카 올해 7살인데여 천진에서 태여나서 유치원은 한족유치원 다니다 보니. 애가 조선말 할줄 모르구여. 유치원 선생이 한족이냐 조선족이냐 물어보면 자기는 한족이라고 대답한댑니다. 집에서 가족들은 조선말 하는데여. 말은 알아듣지만 하지는 않습니다. 조카한테 조선말 배워주고 싶구. 쓰도록 하나하나 가르쳐 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앞으로 한족학교도 다녀야 되니.. 아마 조선말은 쓰지않을듯 싶네여~
2   작성자 : buuli
날자:2008-05-08 11:41:03
어르신들이 이렇게 깊게 고민하시니 같이 가슴 아프게 느껴집니다. 지난번 북경에서 "노인송년회"가 있었습니다. 집에 오면 "조선말"하는 것조차도 부끄러워 하고, 한어를 자호감을 느끼는 친구의 딸을 봤습니다. 그러나 "노인송년회"가서 아름다운 치마저고리에 훨훨 날아가는 듯이 춤추는 조선족노인들의 춤을 보고, 친구의 딸이 같이 동작을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후에 꼭 그런곳에 데려가달라고 합니다.(왕찡지역 한족학교에 다닙니다.) 한족 학교, 조선족학교를 선택하는 것보다 현실적으로 더 중요한것은 "어린이들이 우리문화와 풍속을 많이 접촉할 기회)긍정적으로 접촉할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한족학교에 다니면 북경시민족사무위원회 민족언어정책의 집행(소수민족은 자신의 언어를 배울 수 있는 권리)를 쟁취해야 합니다. 현재 북경의 한족학교에 조선족이 보통 20-30명, 많이는 80명까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방과후, 정식과목으로 (조선어과묵(문화,언어, 역사 총괄)을 포함하고 한족학생들도 참고 할 수 있도록 개방하면서 진정한 다양성도 키워가야 애들이 즐겁게 받아 들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애들이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우리가 열심히 뛰면서 뒤바라지 해야 합니다. 가만히 주어진 환경에서 "선택"보다 없으진 환경-"만들어 가는 개척정신"이 오늘날 조선족이 형성되는데 이바지 하였습니다. 새로운 사회에 우리는 제2의 조선족개척정신으로 "시대에 맞게끔 자신을 변화시키며 같이 세대와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어리신들이 시간이 있으면 방과 후 공부방, 어린이들을 위한 "품맛이 탁아소"자원봉사도 하면 젊은 대학생들이 많이 참여할 것입니다. 젊은 대학생들이 우리말로 좋은 활동프로그램을 만들어 한족학교보다 훨씬 재미나고 높은 차원의 질적교육환경을 보총대안(주요한 수리화과목은 한족학교 자원을 이용하고) 언어, 역사, 공동체놀이 등과 관련히 잘 개발하면 새롭게 "정체성"이 만드러질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분이 이런 일에 나서면 북경에 ksc란 대학생동아리들이 있습니다. 찾아가서 상논하면 좋은 대안이 더 구체적으로 생길 것입니다. 그러면 씨앗이 보이고, 회망이 보입니다. 조선족은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1   작성자 : 최균선
날자:2008-04-14 12:07:14
장선생님의 절실한 체험으로부터 시작해서 민족정체성에 소급되는 준엄한 문제를 제시한 좋은 글은 참으로 실질적이여서 심사숙고를 자아냄니다. 필자도 아직은 장래 일이지만 호구가 북경에 있는 어린 손자를 내가 지금 키우면서 몇년후 어디로 보낼가 한걱정이여서 그런지 정말 공감력이 큼니다. 그러나 시야를 넓혀서 우리 민족의 장래에 소급되는 민족의 정체성발전과 생존문제에 들어가서 장선생님은 참으로 명철하게 분석, 론단하셨습니다. 사실 내 손자가 다니는 가두의 작은 유치원 실정을 보아도 맞는 말씀을 하였습니다. 반반이 엇바뀌였거든요. 그리고 필자가 지난해 9월까지 사립학교에 근무하면서도 몇몇 한족애들이 유치원때부터 고중을 졸업할때까지 조선족언어교육을 받도록 한 부모들이 아주 선견지명이 있다고 치하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중국에 사는만큼 한어를 잘 해야 한다고 여기고 자기 민족어를 잃는것을 당연한것이라고 여기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선생님의 론단처럼 아무리 날고 뛰여도 한어에서 한족을 초월하기가 어렵습니다. 왜 한가지 떡만 먹어도 된다고 생각하는지? 세계화시대에 왜 한어와 다른 한가지 외국어면 만족이라고 생각할가요? 분명 한국어(조선어)는 타민족에게 외국어인데 왜 쉽게 선천적으로 배울수 있는 언어ㅡ민족어를 스스로 포기하려하는지 정말 리해불능입니다. 조건이 안되여 민족어를 잃는것마저 안타까운데 정말 선택에서 급공근리만 내세우고 그것도 불확실한것인데도 그냥 고집하니 구제불능같습니다. 아무튼 그저 좋은 글이 아니라 매우 효용적인 글을 잘 읽고 방향감을 잡은듯 싶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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