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뢰봉의 눈물
2013년 11월 02일 19시 34분
조회:2530
추천:3
작성자: 넉두리
뢰봉의 눈물
콩트이야기
김희수
뢰봉은 21세기의 뻐스에 올랐다. 차안은 만원이여서 빈자리라곤 없었다. 몹시 지친 뢰봉은 다리가 아파서 서있을수 없었다. 그래서 뢰봉은 자리에 앉은 승객들에게 량해를 구했다.
《여보시오. 미안하지만 어느분이 자리를 좀 양보해 주실수 없겠습니까?》
《…》
승객들은 모두 못본척 못들은척 딴청을 부리고있었다. 뢰봉은 렴치불구하고 다시 청을 들었다.
《여러분, 전 여러분들이 늘 따라 배우라고 외우는 뢰봉아바이입니다. 전 지금 몹시 지쳤으니 어느분이 자리를 좀…》
하지만 누구 하나 선뜻 자리를 양보해주려는 사람이 없었다. 오히려 어떤 사람들은 뢰봉을 비꼬아댔다.
《허허참, 지금 세월엔 뢰봉마저 사리를 탐내는군!》
《뢰봉까지 저렇게 자사자리하니까 고상한 정신이 어디 있겠소!》
뢰봉은 몹시 실망했다. 자신은 한평생 인민을 위하여 복무하였지만 인민들은 인젠 늙고 치친 그를 외면하고있었다.
《젊은이, 젊은이가 자리를 좀 양보해줄수 없겠소?》
이번에 뢰봉은 곁에 앉은 젊은이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 젊은이는 뱁새눈을 교활하게 깜빡거리며 대꾸했다.
《뢰봉령감, 내가 령감에게 자리를 양보할수 있지만 한가지 조건이 있소.》
《무슨 조건이요?》
《령감이 백원짜리 한장만 내면 내 당장에서 이 자리를 양보해주겠소.》
뢰봉은 하는수 없이 돈지갑에서 병치료에 쓰자고 모은 돈을 꺼내들었다. 그러자 자리에 앉은 승객들이 벌떡벌떡 일어나면서 다투어 자기의 자리를 양보하는것이였다.
《뢰봉할아버지, 어서 저의 자리에 앉으십시오!》
아니, 이게 도대체 무슨 세상이란 말인가? 뢰봉의 눈에선 눈물이 소리없이 흘러내렸다. (199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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