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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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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편소설 악마의 무덤 (2)
2013년 11월 10일 22시 14분  조회:2987  추천:0  작성자: 넉두리

중편소설

악마의 무덤

김희수


2. 평화가족

 


《아버님의 탄신 102돐을 축하합니다!》
가족만이 다란히 모여앉은 생일잔치에서 평화실업유한회사 리사장 평화와 그의 부인이 리광인로인님께 공손히 절을 올린다. 장장 한세기를 넘어 살아온 범상하지 않는 미치광이 리광인로인은 생일상에 마주앉아 자손들을 바라보며《히히, 좋아》하고 중얼거리며 밝은 미소를 짓는다. 축복받은 이 순간 정신이 맑아졌는지 몸가짐이 여느때없이 안존하다.
《할아버지께서 이제 한세기를 더 앉으시길 빕니다!》
이번엔 장손 민호와 맏손자며느리가 절을 올린다. 리광인로인은《히히, 좋아》하고 또 한번 밝은 미소를 짓는다.
마지막으로 둘째손자 민수가 참석하지 않았기에 둘째손자며느리가 증손들과 함께 절을 올린다.
《히히. 좋아》
금시 밝은 미소를 짓던 리광인로인은 가라앉았던 광기가 또 머리를 쳐드는지 생일케이크를 손으로 콱콱 찔러서 입에다 쑥쑥 집어넣는다.
《히히, 로할아버지 우쁘다. 애기같다.》
막내 증손자가 손벽을 치며 종알거린다.
《히히, 좋아》
리광인로인이 얼굴을 쓱쓱 문지른다. 하얀 단백이 얼룩얼룩 칠을 하여 얼굴은 범벅이다.평화가 손수건을 꺼내여 로인님의 얼굴을 닦아주며 손군에게 말한다.
《로할아버지께서 기뻐서 저러신다. 너희들도 먹고싶은걸 먹어라!》
이윽고 생일상을 물리자 평화와 민호는 로인님을 방으로 모시고 들어갔다가 약 10분후에 다시나온다.
《민수녀석은 말이 아니야. 할아버지 생신에 얼굴도 내밀지 않구!》
평화가 화가 나서 둘째아들을 욕하자 평화댁이 아들의 편을 든다.
《그애가 사업이 바빠서 잊었겠지유.》
《사업이 바쁘면 나보다 더 바쁘단 말이요?》
《그앤 젊은이가 아니세유? 젊은이들의 일이 따로 있지유.》
《민호는 젊은이가 아니우? 민호는 일이 없고 그애만 일이 있소? 그리고 아무리 중요한 일이 있대두 그렇지. 할아버지 생신인데 만사를 제쳐놓구 와야지 않겠소?》
《아버님은 멀쩡한 분도 아니신데 뭘 그러세유.》
《그럴수록 할아버지를 더욱 존경해야지. 할아버지가 없으면 그애가 있을수 있소? 사람은 근본을 몰라선 안되오. 그리구 당신두 말이요. 그앨 너무 어루만져놨기에 그애가 점점 잘못 번진단 말이우.》
그때 민수의 아들놈이 종알거렸다.
《아버진 증조할아버지를 정신병자라 했어요. 정신병자가 빨리 죽지 않고 무슨 생일을 쇠는가고 했어요.》
《후레자식!》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평화는 민수녀석을 단단히 혼내주리라고 별렸다.
얼마후 평화와 민호는 객실로 들어가서 사업을 담론했다.
《기다야마가 아버지를 만나겠다고 합디다.》
《난 회피하겠으니 네가 그들을 접대하거라. 그들이 그 모자의 설계와 우리 가족의 내막을 물으면 적당히 둘러대거라.》
기다야마와 후지꼬는 각기 평화호텔 20층 1호특별실과 2호특별실에 짐을 풀었다. 길에서 무더위에 시달린 후지꼬는 자기방에 짐을 풀기 바쁘게 민호가 주던 모자를 쓰고 빨간색 P라고 쓴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기적이 나타났다. 삽시에 온몸이 시원하고 거뿐해나며 마음까지 상쾌했다. 후지꼬는 너무도 신기하여 모자밑에 손을 대보았으나 바람기라곤 없었다. 이상한데…찬기운이 어디서 올가? 모자를 벗으니 또다시 더워났다. 모자안에 손을 넣어보았으나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 다시 모자를 쓰니 랭수를 들이켠듯 온몸이 시원해났다.
후지꼬는 가슴의 흥분을 억제할수 없어 기다야마의 방으로 뛰쳐들어가며 소리질렀다.
《아버지, 모자를 써봤나요?》
《오냐. 정말 신비하구나!》
기다야마도 모자를 썼다 벗었다하며 놀란 눈길로 살펴보는 중이였다.
《제 눈으로 보지 않앗다면 믿지 않을번했어. 령감한테 보고해야지.》
기다야마는 국제전화로 요시다로에게 정황을 보고했다. 요시다로는 모자를 무역한다는 구실로 눌러앉아있으면서 빠른 시일내에 모자의 설계자와 평화가족의 내막을 알아내라고 지시했다. 기다야마는 후지꼬에게도 요시다로의 지시를 전달했다.
《지금 곧 손을 쓸가요? 평화회사 종업원들을 매수한다던지…》
《래일 천천히 해도 돼!》
기다야마가 서두르는 후찌고를 말렸다.
《그럼 전 제방으로 돌아가 휴식해야겠어요.》
《돌아갈 필요가 뭐야. 여기서 휴식해도 마찬가진데. 으흐흐.》
기다야마가 갑자기 음탕하게 웃으며 후지꼬의 젖가슴을 노려본다. 후지꼬가 짐짓 부끄러운듯 얼굴을 붉힌다.
《아이참 아버지두…》
《우리둘만 있을땐 아버지라고 부르지 말랬잖아.》
《아이참, 서방님두…》
《요 귀염둥이, 어서 이리와!》
기다야마가 두팔을 벌리자 후찌고는 안기는체 하다가 홱 돌아선다.
《제가 옷을 갈아입고 오겠어요. 그새 목욕을 하며 기다리세요.》
《빨리 갔다와!》
욕정에 떨리는 기다야마의 다급한 목소리를 귀등으로 들으며 후지꼬는 자기방으로 돌아왔다.
후지꼬는 기다야마를 증오하면서도 무서워했다. 그녀는 천둥이 울고 소낙비가 퍼붓던 그날밤을 잊을수 없었다.
그녀가 첫달거리가 오던 열두살나던 해의 어느날 밤이였다. 그녀는 천둥소리에 놀라 잠에서 깨여났다. 동시에 육중한 사내가 자기의 몸을 타고있는것을 보고 오싹 몸을 떨었다.
《흐흐흐. 무서워마. 요 귀염둥이야!》
징그럽게 웃으며 몸을 눌러대고있는것은 양아버지 기다야마였다. 후지꼬는 고아인 자기를 여덟살 때부터 키워준 양아버지가 이런 마귀일줄은 몰랐다. 그녀는 무시한 공포에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으흐흐, 무서워 마. 내가 오늘 널 진정한 녀자로 만들어 주는거야.》
기다야마는 나어린 숫처녀를 사정없이 짓밟아댔다.
《아!》
후지꼬가 무서워 비명을 질러댔고 그와 때를 같이 하여 쏴쏴 소낙비가 억수로 퍼부었다…
목욕실에 들어간 후지꼬는 그때의 치욕을 씻으려는듯이 쉴새없이 자기의 알몸에 물을 끼얹었다.
후지꼬의 처녀성을 허물어버린후에도 기다야마는 사흘이 멀다하게 후지꼬의 방으로 기여들었다. 후지꼬는 두렵던데로부터 점차 기다야마가 찾아오는것이 싫지 않았고 때론 기다야마가 기다려지기도 했다. 시간이 꽤 흐른후에는 주동적으로 기다야마를 찾아가기도 했다. 후지꼬가 열여섯살나던 해 기다야마는 후지꼬를 색정상업간첩으로 만들었다. 여러남자들과 관계를 하면서부터 후지꼬는 점점 늙어가는 기다야마가 싫어졌다.
목욕을 끝낸 후지꼬는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한 다음 문을 나섰다. 그때 후지꼬는 복도를 걸어오는 한 젊은이를 보았다. 그 젊은이의 탐욕스런 눈길에서 후지꼬는 그 젊은이가 자기한테 홀딱 반했다는것을 알았다. 하지만 아랑곳없이 기다야마가 든 1호특별실의 초인종을 눌렀다.
후지꼬는 싫은대로 기다야마의 품에 안겼다. 홀딱벗고 기다리던 기다야마는 후지꼬의 옷을 벗기기 바쁘게 후지꼬의 몸속을 돌진해 들어간다.
후지꼬는 자기의 몸속으로 미끌어져 들어오는것이 공항에서 만났던 미남자 민호라고 상상해본다. 민호와 같은 미남자에게 숫처녀를 맡기지 못하는것이 한스럽다. 원통하게 짓밟힌 순결을 생각할때면 기다야마를 죽여버리고싶도록 증오가 불탄다.
이튿날 평화회사 총경리 리민호는 리사장 평화를 대표하여 정식으로 호시회사 기다야마 총경리를 회견했다. 회견시 어여쁜 후지꼬아가씨도 자리를 같이했다. 후지꼬는 민호의 준수한 모습을 다시 보면서 형제간이 어쩌면 저리도 다를가고 생각했다.
어제 후지꼬가 저녁식사를 마치고 호텔 일군을 매수하려고 살피고있는데 웬 젊은이가 다가오며 서투른 일본말로 인사하는것이였다.
《아가씨가 호시회사에서 오신 후지꼬양입니까?》
어디서 본것같은 얼굴이여서 생각을 더듬으니 20층복도에서 자기를 탐욕스런 눈길로 바라보던 그 젊은이가 아닌가. 후지꼬는 달갑지 않았으나 례의상 외면할수 없어 인사를 받았다
《네, 그런데 선생님은요?》
《전 이 호텔의 경리 리민수입니다. 아가씨께서 불편한 점이나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슴없이 제기하십시요. 우린 견마지성을 다해 복무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해요!》
후지꼬는 허리를 굽석거렸다. 그리고 돌아서려는데 민수가 또 불렀다.
《후지꼬 아가씨!》
《무슨일이세요?》
후지꼬가 머리를 돌리자 민수의 눈에 탐욕의 빛이 번뜩이고있었다.
《저….후지꼬아가씨는 정말 이쁩니다!》
《고마워요!》
후지꼬는 다시 허리를 굽석거려 인사를 하고는 돌아섰다. 후에 호텔일군과 물어서야 민수가 민호의 동생이며 평화회사 리사장어른의 둘째 귀공자라는것을 알았다. 후지꼬는 민수가 민호의 동생이라는 말에 어쩌면 형제간이 생김생김도 성격도 저렇게 다를가고 놀랐다. 한마디로 말해서 민호의 세련된 매너에 홀딱 반한 후지꼬는 민수같은건 안중에도 없었다.
《귀 회사의 평화광선모자는 아주 신비합니다. 시장에 내놓았습니까?》
기다야마가 평화광선모자를 벗어쥐고 엄지손가락을 내밀자 민호는 간단하게 대답했다.
《아직 정식생산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삼복중이라 수요가 가장 많을 때인데 금년엔 시기가 늦지 않았습니까?》
《이 모자는 최첨단과학기술상품으로서 사시절 사용할수 있습니다. 이 모자를 쓰면 춘하추동 외계의 기온이 어떻게 변하든지 항상 봄날의 온도를 보장받게 되지요. 이제 정식생산에 들어갈 땐 모자의 양식도 다양하고 다채롭게 설계할것입니다.》
《정말로 오묘합니다! 이처럼 놀라운 모자를 설게해내신 령존님을 뵙고싶은데요.》
《우리 아버님은 몸이 편찮으십니다. 그리고 이 모자는 우리 아버님 한분이 설계해낸게 아닙니다. 전체 종업원들의 공동의 힘과 지혜를 합쳐 설계해낸것이지요》
민호가 조금도 빈틈을 주지 않으니 기다야마는 더 탐문하지 않았다. 민호가 만만찮은 인물이란걸 보아낸 그는 천천히 다른 방법을 써보리라 작심했다. 그날 저녁 민호는 손님들을 귀빈루술집으로 모시고 갔다 조용한 귀빈방에 자리잡고 앉아 민호는 손님들에게 모태주를 부었다.
《모처럼 먼곳에서 우리 회사를 찾아주신 기다야마총경리님과 아름다운 후지꼬양을 환영하는 의미에서 제가 먼전 한잔 권하니 사양말고 받아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감사해요.》
셋은 술잔을 마주쳤다 두번째 잔은 후지꼬가 부었다
《리총경리님, 우리 기다야마총경리님은 귀회사에 대한 아주 큰 흥취를 갖고 있어요. 앞으로 우리 합작을 위해서 이 잔을 들자요!》
손님과 주인은 서로 권하면서 술이 몇순배 돌았다. 후지꼬는 취한척하며 민호의 손을 슬쩍잡고 물었다.
《리총경리님의 부인님은 어디서 사업하십니까?》
《정신병원에서 의사질합니다.》
민호가 점잖게 후지꼬의 손을 물리치며 말하자 후지꼬는 소름이 끼친다는듯 몸을 흠칫 떨었다.
《어마나 정신병자들이 무서워 어떻게….》
《허허, 정신병자들이 도리여 우리 집사람을 무서워한답니다!》
《하하하! 미치광이들도 주사바늘이 무서운 모양입니다그려!》
기다야마가 한바탕 통쾌하게 웃고나서 정색하여 말했다.
《리총경리께서 장가들지 않았다면 사위로 삼으려고했는데…》
후지꼬가 짐짓 수집은듯 눈을 곱게 흘겼다. 그러면서도 민호에게 살짝 추파를 던졌다.
술상을 물린후 셋이 웃층의 나이트클럽으로 올라갔다. 쌍쌍의 남녀들이 녀가수의 노래에 맞추어 뒤엉켜 돌아가고있었다. 민호와 후지꼬도 그속에 끼여들었고 기다야마도 춤짝을 찾아 성수나게 돌아갔다.
기다야마가 찾은 춤짝은 공교롭게도 미스 김이였다. 미스 김은 민수와 함게 왔는데 민수는 지금 구석쪽자리에 몸을 숨기다싶이하고 앉아서 얼싸안고 돌아가는 민호와 후지꼬를 질투에 찬 눈길로 쏘아보고있었다. 흥, 나를 계집질만한다구 훈계하더니 자기는 멋스레 일본계집을 다 사냥하고…
민호에게 안겨 빙글빙글 돌아가는 후지꼬는 기쁨으로 가슴이 설레이며 자신의 모든것을 민호에게 맡기고싶어진다.
《리총경리님은 정말로 멋진 남자예요. 전 리총경님의 사랑받는 녀자가 되고싶어요!》
후지꼬는 민호의 품에 찰싹 달라붙어 정답게 속삭인다. 유달리 풍만한 젖가슴의 유혹을 느끼며 민호는 일본녀인의 나슬나슬한 머리카락에서 풍기는 냄새가 퍽 향기롭다고 생각한다. 허지만 이 향기는 독향기일지도 모르니 맡을수 없으며 또 맡아서는 절대 안된다고 자각한다.
《우리 조용한곳에 자리를 옮길가요? 리총경리님이 원하는곳이면 전 어디든지 따라 갈래요!》
후지꼬의 로골적인 유혹에 민호는 몸뺄 핑게를 생각한다. 때마침 바지춤에서 핸드폰이 울어서 민호는 앓는 아버지가 부른다는 핑게를 대고 유혹의 함정에서 훌쩍 빠져나간다.
민호가 가버리자 후지꼬는 흥이 꺼져버렸다. 돌아가려고 기다야마를 찾아 두리번거리고있는데 웬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후지꼬아가씨, 실례합니다!》
싱글벙글 웃으며 춤을 청하는 사내는 평화호텔 경리 민수였다. 그는 민호가 떠나는것을 보고 너무도 기뻐 번개같이 달려왔던것이다.
후지꼬는 썩 달갑지 않았으나 민수의 춤에 응해 나섰다. 평화가족의 내막을 파자면 민호보다는 민수를 뚫기가 더 쉬울것 같았기때문이다.
《아름다운 후지꼬아가씨와 춤을 추게 된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민수는 첨부터 후지꼬를 숨막히도록 꽉 부둥켜앉고 석마돌리듯 제자리걸음을 하고있었다. 후지꼬는 자기가 쓴 모자를 가리키며 탐문을 하듯 넌지시 허두를 떼였다
《귀회사의 이 모잔 정말 신비해요. 이처럼 신비한 모자를 설계해낸 령존님은 정말 대단하십니다요.》
《글쎄말입니다. 우리 아버진 박사 칭호를 받긴 했으나 국내에서도 크게 이름이 없는데 그런걸 설계해낸걸 보면 천재임에 틀림없습니다》
《듣자니 경리님의 할아버지께서 옛날에 과학천재였다던데요?》
《그 미친 령감을 그럽니까? 그 령감이 염라대왕한테 뒤문치기를 했는지 저승갈 때가 지나도 한참은 지났는데 죽지 않는단 말입니다》
《할아버지께서 아직두 살아계신단 말인가요?》
《오래 살아도 제정신에 오래 살면 좋겠는데 이건 무슨 멋에 백세도 넘어 사는지…》
민수는 후지꼬가 왜서 자기 가족내막에 흥취를 갖고 잇는지 의심한번 해보지 않고 곧이곧대로 털어놓는다. 후지꼬는 요시다로에게서 들은대로 그 미치광이 령감을 넘겨짚어 물어봤는데 놀랍게도 일치했던것이다.이제 그 이름이 리광인이 옳은지 알아봐야 했다.
《할아버지께서 백세를 넘기셨다구요? 마침 잘됐어요. 전 백세로인들을 조사하여 자료를 수집하는중인데 할아버지의 성함은…》
《미치광이의 자료를 수집해서 뭘 합니까?》
《미치광이도 사람이 아닌가요? 전 벌써 세계각지 백세로인 49명을 취재했어요. 이제 50명이 차면 론문을 집필하려 하는데요.》
《허허. 우리 미치광이 할아버지가 아가씨의 론문을 빛내는데 그런 가치가 있다니 정말 기쁜일입니다. 할아버지 이름은 리광인이고. 그 다음…》
《아, 됐어요. 조사표를 줄테니 상세한건 거기에 적어주세요.》
후지꼬는 겉으론 천연한체 했지만 속으론 몹시 놀랐고있었다. 이름까지도 리광인이 맞아떨어진다. 그렇다면…
《아름다운 후지꼬아가씨. 우리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길가요?》
앞으로 더 큰고기를 낚기 위해선 미끼를 남겨둬야 한다고 생각한 후지꼬는 생긋 웃으면서 민호를 유혹했다.
《아, 물론!》
민호는 너무도 아름찬 기쁨에 숨이 콱 막혔다. 이제 곧 아름다운 일본여인을 맛보게 된다고 생각하니 넋은 벌써 하늘높이 날아가고있었다.
《후지꼬아가씨, 어서 침대가 있는 곳으로 갑시다!》
《리경리, 잠간만! 미안하지만 오늘은 리경릴 따라갈수 없어요.》
《왜서요?》
실망한 민호의 물음에 후지꼬는 얼굴을 살짝 붉히며 속사였다.
《달마다 오는 그 손님이 와서요》
그런데 세상에는 정말로 공교로운 일도 있었다. 그 시각 미스김도 같은 요구를 들이대는 기다야마를 똑같은 말로 떼버렸으니 말이다.
결과 민수는 미스김과 함께, 기다야마는 후지꼬와 함께 각기 자기의 거처로 돌아갔다. 기다야마와 후지꼬는 얻은 정보를 종합하여 요시다로에게 날려보냈다. 미치광이 리광인이 아직까지 살아있다는 소식에 요시다로는 경악했다.
60여전의 그 놀라운 일들이 늙은 요시다로의 눈앞에 어제일처럼 삼삼히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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