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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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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묘약
2013년 11월 30일 12시 34분  조회:2406  추천:0  작성자: 넉두리
콩트이야기


다이어트 묘약

김희수


오늘은 그녀가 손꼽아기다리던 다이어트 묘약을 얻으러 가는 날이다. 곧 닥치게 될 행복한 시각을 그려보노라니 그녀는 얼굴이 확 달아오르고 가슴이 콩콩 뛰였다.
그녀는 택시를 잡아탔다가 도중에서 내렸다. 어쩐지 걸으면서 마음을 진정하고싶었다. 이제 곧 결혼하게 될 남자친구앞에 미끈한 몸매로 불쑥 나타나면 그인 꼭 깜짝 놀라실거야. 그리고는 너무도 기뻐 포옹과 키스를…
달콤한 생각에 잠겨 사뿐사뿐 걸어가던 그녀는 어던가 주위의 분위기가 류다르다는 감을 느꼈다. 탐욕스럽고 음흉한 눈길들이 언뜻어뜻 부딪치더니 재빨리 나타났다 사라지는 손과 손들사이에 무언가 번쩍번쩍하는것들이 넘나들었다. 암시장에 잘못 들어섰다는것을 깨달은 그녀가 발길을 돌리려는데 등뒤에서 능청스러운 웨침소리가 들려왔다.
“자, 새로 나타난 비너스요! 아주 멋진겁니다!”
호기심에 끌린 그녀는 비너스조각상을 사려고 그 웨침소리가 나는 곳으로 걸아갔다. 둘러싼 사람들속을 비집고 들어간 그녀는 급기야 멍해지고말았다. 팔고있는것은 비너스조각상이 아니라 한 여러가지 자세를 취한 미인의 라체사진이였던것이다. 맙시사! 그 음란한 사진에 눈길을 주는 순간 그녀는 “앗!”하고 외마디소리를 질렀다. 원래 그 사진에 알몸뚱이로 찍혀진 미인이 바로 그녀 자신이였던것이다. 그녀는 치가 떨렸다. 도무지 영문을 알수 없었다. 그녀는 종래로 그 저주로운 렌즈앞에 알몸뚱이를 내맡긴적이 없었던것이다. 그렇다면 귀신의 조화인가?
눈앞이 캄캄하여 비칠거리던 그녀는 자기의 오늘 행보를 생각하자 불현듯 한가지 의혹이 번개처럼 뇌리를 스쳤다.
그녀는 보석처럼 반짝이는 눈을 가진 보기 드문 미인이였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몸매가 뚱뚱하여 체형미에 영향을 주었다. 이때문에 그녀는 늘 고민에 빠지군 했다. 그러다가 어느날에 전보대에 나붙은 신비한 광고를 보게 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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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고를 본 그녀는 이튿날에 현대의학기술의 혜택으로 미끈한 몸매로 될 자신을 그려보며 들장미호텔로 찾아갔다. 색안경을 낀 녀인이 그녀를 맞아주었다.
“전 최박사님의 조수예요. 최박사님은 달리 약속이 있어서 외출했어요. 하지만 예비검사는 제가 책임졌으니 근심하지 마세요.”
“예비검사라니요?”
“최박사님의 약은 사람의 체질에 따라 다른 약을 써야 하기에 누구나 예비검사를 받아야 해요. 예비검사를 한데 따라 최박사님이 약을 만들게 됩니다. 아가씨는 오늘 예비검사를 한후 사흘후에 다시 와서 약을 사가면 돼요.”
하루 빨리 미끈한 몸매로 되고싶었던 그녀는 그 녀조수의 요구대로 주저없이 옷을 벗고 침대에 누웠다. 최박사의 조수는 그녀를 반듯이 눕게도 하고 엎드리게도 하고 모로 눕게도 하고 다리를 벌렸다가 들게도 하며 자세히 검사하는데 어더선가 이따금씩 섬광이 번쩍거렸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그 번쩍거리던 섬광이 바로 암암리에 미리 장치해놓은 카메라에서 발산된 섬광등빛이였을것이다.
그녀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검은 돈을 벌기 위해 비렬한 수단으로 처녀를 기만하고 우롱하여 녀성의 인격과 존엄을 여지없이 모독하고 짓밟은 “최박사”를 당장 요정내지 못하는것이 한스러웠다.
그녀는 정신없이 암시장에서 빠져나와 택시를 잡아탔다. 이윽고 들장미호텔에 도착한 그녀는 쏜살같이 308호실의 문을 밀고 들어갔다. 그러나 그녀를 맞아준것은 낯선 사람이였다…
맥없이 들장미호텔을 나선 그녀는 얼빠진 사람처럼 멍하니 서있었다. 얼굴엔 절망의 빛이 어렸다. 이제 무슨 낯으로 남자친구를 대한단 말인가? 기만당한 사람은 나뿐이 아닐것이다. “최박사”따위들은 앞으로도 수많은 녀성들을 기만하려고 할것이다. 나의 명예가 손상받더라도 그것을 막아야 한다.
그녀는 다시 택시를 잡아타고 텔레비죤방송국 “초점탐방”프로실로 향해 달려갔다. (198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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