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는 여름이면 무더위를 무릅쓰고 겨울이면 눈보라와 싸우며 하루 벌이를 해가는 가난한 삼륜차부였다. 딸애와 안해를 끔찍이 사랑한 순박한 가장이였던 그는 외도 한번 안하고 충실하게 가정의 중임을 떠메고 나갔다. 그런데 안해가 부정한 짓으로 자기를 배반할줄은 생각조차 못했다. 그렇게도 다정했던 안해는 밤에 부부간의 사랑을 한번 하자고 껴안을라치면 짜증을 내며 쌀쌀한 태도로 돌아눕기만 했다. 수호는 갑자기 달라진 안해의 태도에 어리둥절해졌고 남들처럼 버젓이 차려놓고 살지 못하는 살림살이에 짜증나서 그러나? 하고 생각하며 안해를 리해하려고 애썼다. 안해여, 몇년만 더 참아다오, 내가 돈 많이 벌어서 당신의 손에 반짝반짝 눈부신 보석반지 끼워주고 당신의 목에 다이아몬드목걸이 걸어드릴테니… 수호는 삼륜차를 몰고 나가면서 올핸 꼭 장사밑천을 모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수호는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 늦게 들어오면서 부지런히 일했다. 그가 가족을 위해 피땀을 흘리며 일할 때 이상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안해가 가끔씩 어떤 사내와 함께 데이트한다는 소문이 그의 귀에 들어왔다. 하지만 수호는 안해를 의심하지 않았다. 한번은 가까운 사람이 그의 처가 불고기점 주인인 박씨와 놀아나고있다고 귀띔해주었다. 그러나 그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하지 말라며 버럭 화를 냈다. 한번은 같은 삼륜차부인 김씨가 능청스럽게 웃으며 물었다.
《넌 네 처가 돈을 많이 벌어들이는데 왜 그냥 삼륜차를 모니? 히히, 너 처가 불고기점 주인에게 특수접대를 해주는 수입만해도 짭짤할텐데…으하하!》
《뭐야?! 이 새끼…》
수호는 분노를 가누지 못해 주먹과 발길로 김씨를 한바탕 패주었다. 상처를 입힌 죄로 그는 쇠고랑을 찬 신세가 되였다. 일에 지쳐 집에 들어가 저녁밥을 먹기 바쁘게 TV도 못보고 피곤하여 잠들 때는 몰랐는데 감방에서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별의별 생각을 다해봤다. 혹시 안해가 정말로 부정한 짓을 저지르지 않았을가? 내가 너무 안해를 믿은게 아닐가? 수호는 불길한 생각을 털어버리려고 애썼다. 그러다가 불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수 없는 일이 아닌가? 하고 곰곰이 돌이켜보았다. 불고기점에서 복무원으로 일하고있는 안해가 일이 끝나면 다른 녀직원들과 함께 불고기점에서 자고온다고 전화할 때가 많았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녀직원들과 함께 잔다는것은 새빨간 거짓말이고 사실은 불고기점 주인과 붙어버린것일수도 있었다. 외박이 잦은 녀자치고 부정을 뿌리고 다니지 않는 녀자는 드물다고 어느 선배가 하던 말이 생각났다. 밝혀내야 한다. 안해의 부정이 사실이 아니라면 좋은 일이고 그것이 정말로 사실이라면…그땐 도끼산장이야!
수호는 15일만에 풀려나왔다. 그런데 안해가 마중 나오지 않았다. 의심의 덩이가 더욱 커갔다. 집에 달려가니 딸애가 《아버지!》하고 달려들며 울음을 터뜨렸다.
《엄마는 벌써 집을 나갔어.》
아이의 말에 수호는 눈앞이 캄캄했다. 안해가 불고기점 주인을 따라 갔다는것이였다. 안해의 부정이 사실로 밝혀지자 그의 눈엔 살기가 돋았다. 이 화냥년을 내손으로 죽여야지! 수호는 주먹을 쥐고 벼르다가 가슴을 치며 통곡했다. 가정이 망해버린 이제 내가 살아서 뭐하냐고 주먹으로 가슴을 쳤다. 그러다가 화김에 술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술이 거나하게 취하자 그는 리성을 잃고말았다. 화냥년을 어떻게 죽일것인가 하는 생각뿐이였다. 방안을 두리번거리다가 도끼가 눈에 띄였다. 수호는 딸애를 이웃에 맡기고 안해의 행적을 찾아나섰다. 박씨는 불고기점을 팔고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도시를 헤맸으나 헛탕이였다. 그러다가 처와 사내놈이 어느 노래방에서 놀고있다는 소식을 얻어듣고 도끼를 품속에 감추고 곧바로 노래방으로 쳐들어갔다. 212호실에 뛰여들어가니 몇쌍이 꼭 껴안고 춤추며 돌아가고있었는데 그 속에는 처와 박씨도 있었다.
《이 더러운 년놈들아!》
수호는 도끼를 꺼내들고 버럭 고함을 질렀다. 혼비백산한 남녀들은 살길을 찾아헤맸고 노래방은 아수라장이 되였다. 수호는 처와 박씨를 향해 도끼를 휘두르며 달려갔다. 처와 박씨는 뒤걸음치다가 벽이 막혀 더는 도망갈수 없게 되였다. 복수의 도끼를 높이 쳐든 수호가 살려달라고 애걸하는 처와 박씨를 향해 내리 찍으려는 찰나 《아빠, 안돼!》하는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아빠의 심상치 않은 행동이 수상쩍어 몰래 뒤따라온 딸애가 울면서 소리쳤던것이다.
《아빠, 날 고아로 만들셈인가요? 엄마를 죽이면 아빠도 죽어요. 그럼 난 어쩌라나요?》
딸애가 훌쩍거리면서 하는 말에 수호는 들었던 도끼를 맥없이 내려놓았다. 딸애는 울면서 아빠 품에 안겼고 그런 딸애를 꼭 껴안은 그의 눈에서 눈물이 비오듯 흘러내렸다. 부둥켜안은 딸애와 아버지는 오래도록 울음을 터뜨렸다.
《아빠, 엄마는 갈라면 가라고 해요. 내가 아빠를 잘 모실테니 우리 둘이 살면 되잖아요.》
딸애의 말에 수호는 정신이 들었다. 가정은 망해버린것이 아니다. 내겐 이렇게 셈이 든 딸애가 있지 않는가!
《얘야, 네가 아니면 내가 하마터면 살인죄를 지을번했구나. 그래, 그깟 년은 가라고 하지. 내 이를 악물고 돈 많이 벌어서 너를 큰 사람으로 키우리라.》 (199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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