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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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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와 마부
2014년 05월 17일 10시 12분  조회:2986  추천:1  작성자: 넉두리

공자와 마부

 
풍몽룡(명나라 문학가)





 
 
여러 나라를 떠돌아다니며 방랑생활을 하던 공자(孔子)가 조그마한 실수를 저질렀다. 그가 타고 다니던 말이 어느새 농부의 밭으로 들어가 농작물을 못쓰게 만들어놓았던것이다.
화가 난 농부가 무작정 공자의 말을 끌고가버렸다.
공자가 물었다.
“누가 가서 말을 찾아오겠느냐?”
“예, 제가 가서 찾아오겠습니다.”
원래 말주변이 좋은 공자의 제자 자공이 선뜻 나섰다. 공자의 마부도 뒤지려고 하지 않으려는듯 이렇게 말했다.
“제가 말을 잘 지켜보지 못했으므로 저의 탓입니다. 그러니 제가 찾아와야죠.”
자공과 마부는 서로 말을 찾아오겠노라고 했다.
공자가 말했다.
“그래도 자공이 먼저 가는것이 나을것이다.”
자공은 제법 어깨를 으쓱하며 공자의 말을 가져간 농부를 찾아갔다. 그런데 자공이 입술이 닳도록 얘기를 했지만 농부는 공자의 말을 돌려주려고 하지 않았다.
풀이 죽어서 되돌아온 자공의 얘기를 들은 공자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상대가 알아들을수 없는 말로써 상대를 설득시키려 하는것은 마치 소와 말, 양을 잡아 산짐승에게 제사를 지내려는것과 같으며 아름다운 음악을 새에게 들려주는것과 같다. 그러니 문제가 해결될수 없지.”
자공에게 그렇게 말한 공자는 이번에는 마부를 보고 보냈다.
공자의 말을 가져간 농부를 찾아간 마부가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나 나나 다 같은 농부요. 우리가 깜빡 조는 사이에 말이 밭으로 들어간것 같구만.”
마부의 말을 들은 농부는 언제 화를 냈던가 싶게 허허 웃으며 즉시 말을 돌려주었다.
사람은 언제나 동업자와 잘 어울리는 법이다. 농부의 앞에서 “시(诗)”와 “서(书)”의 도리를 늘여놓은것은 무능한 선비들의 어리석은 행동에 불과하다. 마부의 말은 솔직했다. 설령 자공이 마부처럼 말을 했다 하여도 농부는 여전히 듣기 싫어했을것이다.
무엇때문인가? 한 사람은 깔끔한 선비차림이고 한 사람은 우직한 농부인지라 애당초 어울려지지 않는다. 그러면 무엇때문에 공자는 처음부터 마부를 보냈다면 자공이 속으로 불만을 품을수가 있다. 자공이 실패하여야만 비로소 마부가 능력을 나타낼수가 있는것이다. 현인들은 이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올바르게 다스렸다.
공자가 마부를 농부에게 파견한것은 우둔함으로 우둔함을 정복한 방법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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