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홍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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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2018년 06월 11일 10시 05분  조회:1765  추천:0  작성자: 방홍국
부부
 
"저녁엔 옥시국심다."하면
싫더라도
"어쩌다 먹으면 보약이지."
찬동을 하는
가래토시멸치볶음 해 놓고
"어떻씀다?"하면
"全世界最好吃!"
엄지를 흔들어 보이는
 
구들을 닦다가
긴머리보다 짧은 머리카락
몇개 줍고는 다가와서
내 머리를 쓰다듬어 보는
 
길가에 집밭에서 따왔다는
아저씨의 참외를 옴니암니
고르는 사이 손에 한가득
마트서 산 물건 들고
어정쩡 기다리는
 
옷을 아무렇게나 벗어 놓는다고 다투고서
등 돌리고 누웠다가도
새날이면 마주보며 깨여나는
 
가끔씩
이불우에 한아름 사진책을 들고 와서 도란도란 밤을 새기도 하는
 
빈집에 먼저 들어 오면
어디요?어디에요?
물어서 마중나가
때론 따뜻한 당신손이 찬 내 손을
때로는 시원한 내손이 더운 당신손을 잡아
서로의 체온을 나누며 걸어가는
 
부부란
토닥토닥 엉뎅이를 때려주는
그런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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