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홍국
http://www.zoglo.net/blog/fanghongguo 블로그홈 | 로그인
<< 2월 2025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칼럼/단상/수필

사진 한장
2018년 07월 17일 14시 04분  조회:1916  추천:0  작성자: 방홍국


사진 한장
 
 
저렇게
중지와 약지에
만담배를 끼시고
손님과 말씀 나누실때
아버지는 편안 하고
행복해 하셨지
연길서 온
령도나 교수라 해도
막힘이 없으셨지.
 
엄마도 따라서
행복해 하셨어.
그런 아버지를 엄마는
손에 뜨개를 든채
그윽히 바라보셨어.
아버지는 농사와 농민에는
워낙에 어울리지 않으셨던 분이야.
 
아마 사진에 뜨개가
내가 대학2학년때부터 줄곧 입던
실내복이였을꺼야.
흰 실은 엄마가
양털을 하얀 구름송이 같이 피루어서
대롱대롱 실타래로
한뼘 두뼘 탈아 뽑은
양털실이였어.
실타래 돌리는 재미에 나도
종종 달래서 해보았지만
아무리 해도
토끼꼬리에서 강아지꼬리로 뽑아 본적 없어.
 
저 화로는
돼지죽이 새는 바게쯔를
용도변경 한 거였어.
엄마는 화로에
곱돌장 덥히시고
아버지는 화로불에
담배불 붙히시고
우리는 화로에
감자 굽고 옥시 굽고...
추운 날엔
밖에서 들어오자 바람으로
화로를 끌어 안고 몸을 녹이기도 했었지.
 
밤이면 엄마와 아버지는
천장에서 10촉짜리 전등을
내리 드리우고
내 속옷에서 이와 써캐를 잡아
잡는 족족 화로불에 던지셨지
피를 많이 먹은 놈들은
톡 톡 배터지는 소리가 나기도 했어.
나는 이불속에서
엄마가 팔베게 해 주길 기다렸었지.
 
2018.7.17 연길에서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전체 [ 1 ]

Total : 172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32 벚꽃길 2009-04-13 33 4439
31 “한국어시험 취소!”,끝까지 요구합시다 2008-12-05 72 6037
30 만추 2008-11-18 52 5333
29 겨울보다 추운 가을 2008-10-30 47 5566
28 돈 없어 장례 못 치르다니? 2008-10-23 71 5686
27 “방문취업제도 개선 및 시행 방안”에 대한 의견 2008-10-14 84 5951
26 감사하기 2008-08-31 84 4445
25 문천지진에 돌아가신 님께 2008-05-20 114 4204
24 흐르지 않는 강 2008-05-09 75 4216
23 모아산은 대리석을 원치 않습니다 2008-05-03 113 4308
22 일본서 오신 친구 2008-04-29 93 4199
21 북경올림픽을 응원하자 2008-04-26 98 4441
20 아침에 2008-03-23 86 4418
19 춘매(春梅) 2008-03-20 82 4591
18 길을 떠나며 (방홍국) 2008-03-03 88 4262
17 그런 사람 2007-12-14 98 5624
16 잊지도 말고 잊혀지지도 말자 (방홍국) 2007-09-30 116 4391
15 “만주”란 없소 2007-08-10 95 5116
14 눈물 (방홍국14) 2007-08-07 126 4483
13 고향새를 보았네 (방홍국13) 2007-05-12 97 5435
‹처음  이전 3 4 5 6 7 8 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