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홍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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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방홍국14)
2007년 08월 07일 21시 40분  조회:4469  추천:126  작성자: 방홍국

눈  물

방홍국


떠나던 날 지독히도 아니 나와
아주 없는 줄 알았더니
어찌 그리 흘렀던가
아내와 아들 보내던 날
어찌 그리 눈물을 흘렸던가

사내 얼굴에 눈물이란
늦가을 궂은 비 같니라
공항 가는 차안에서
아들을 달래 놓구선
어찌 그리 눈물을 흘렸던가

일분만
일분만
일분만 더 있다가….
애원하는 아내와
눈물을 감추려 고개 돌린 아들을
품에서 떼어내는 애틋함이여
이리도 아프고
이리도 고운 줄을
불혹을 넘어 눈물로 배웠네

졸음 많은 아비의 운전을 걱정하여
푼돈 모아 사다 준 자일리톨 한봉지 달랑 싣고
돌아 오려니
굳은 산
멈춘 강
길은 길게도 뻗었어라

미처 개이지 못한 이불과
아직 식지 않은 밥상과
엊그제 함께 옮긴 창턱위 들꽃과
끝없는 그리움이여

하루라도 더 아들과 놀아 주었을 것을
하루라도 더 아내와 쇼핑했을 것을
한곳이라도 더 보여 주었을 것을
하나라도 더 사주었을 것을
한번 더 칭찬 해 주었을 것을
한번 더 이쁘다 해 주었을 것을
한번 더 안아 주었을 것을
…………
왜 그리 못했던고
아 아
못난 남편이여
못난 아비여
못난 남자여

묻노니 형님네들
다음번 올 적에
팔도강산 낱낱이 보여주면 어떻겠소
서울남산 이여 보내면 어떻겠소
부산해운대 지워 보내면 어떻겠소
롯데백화점 들려 보내면 어떻겠소

그러면 아니 눈물 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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