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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들의 공감대를 부각한 시
2018년 05월 25일 11시 39분  조회:530  추천:0  작성자: 방순애
                                           

-                                                  --시의 산책2 /방순애

   박문희 시인님은 늦갂이 시인입니다. 시를 창작하여 일년만에 시집을 낼 정도로 시론을 열독하고 시를 연구하여 시집 <<강천 려행 떠난 바람 이야기>>를 출간하였습니다.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에 시를 시작하여 이같은 성과를 올릴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있어서 훌륭한 본보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필자는 시집을 읽으면서 시인의 무한한 상상공간과 내면의 눈을 보았습니다. 이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박시인님의 시집출간을 축하드립니다. 
  하이퍼시 쓰기는 배치를 통한 시쓰기로써 한 사고에서 벗어나 이질적인 모든 것에 대한 새로운 접속 가능성을 열어 다양성을 추구하는 리좀적 글쓰기입니다.
  리좀은 시작도 끝도 갖지 않고 언제나 중간을 가지며 중간을 통해 자라고 넘쳐나면서 수목적인 나무와 달리 자신의 어떤 지점과 다른 지점을 련결 접속한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하나의 존재에서 다른 존재로 변형되고 그것을 통해 끊임없이 탈령토화 되는 유목적 시쓰기입니다.
  질 들뢰즈는 리좀의 원리1과 원리2에서 련결접속의 원리와 다질성의 원리를 강조하였습니다. 어떤 지점이건 다른 어떤 지점과도 련결접속될 수 있고 또 련결접속 되어야만 한다고 하였습니다. 언제나 많은 입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탈령토화의 운동들과 재령토화의 과정들이 끝없이 가지를 쳐 나가고, 서로가 서로에게서 끌어내고 교대하며 예술작품으로 만들어 갑니다.

아래에 박문희 시인의 시 <공감대>을 보기로 하겠습니다.

다사한 허공에 말뚝을 박고
처마 밑에 숨어든 달빛 소나타
물틈으로 샌 부나비
작은 불빛 잔등에 걸터앉아
부항 든 가슴의 낭만을
앵금으로 떨어낸다

바람과 다툰 노을
기와의 귀에 아픔을 호소하고
음달 안고 자던 꿈에서 깨며
꿀벌레 넋은 밤 노래 열창한다

뽕잎 포식한 밤 누에
하현달 흘린 미음 베고 잠들고
세월에 비틀린 고목
달빛 잔해로 허기 달랜다

시집<<<강천 려행 떠난 바람 이야기>>중에서 <공감대>전문

  박문희의 시 <공감대>는 시적 제재는 제목과 아무런 상관없는 같습니다. 제목에서 변형 된 이미지가 새로 생성되였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시는 크게 3련으로 되었는데 각각 다른 상상력의 조합입니다. 어떻게 보면 상상력 공간의 이동이라 할수 있고 뿌리줄기에서 횡적으로 열매달기를 한것 같습니다.

그럼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펴봅시다

1련:

다사한 허공에 말뚝을 박고
처마 밑에 숨어든 달빛 소나타
물틈으로 샌 부나비
작은 불빛 잔등에 걸터앉아
부항 든 가슴의 낭만을
앵금으로 떨어낸다

1련6행입니다. 1행에서 다사한 허공을 등장시킵니다. 시인은 상상력의 공간에서 말뚝을 박는다는 현재 시점을 끌어들입니다. 시가 동적으로 되여 있기에 한 장면의 영상을 보는것 같습니다.
2행, 처마 밑에 숨어든 소나타 -1행과 아무런 상관없는 또 다른 이미지입니다. 끝도 시작도 없이 중간으로 시작된 이미지를 청각화로 교환시켰습니다.
3행부터 4행은 <물틈으로 샌 부나비/작은 불빛 잔등에 걸터앉아>가 한 이미지이고 5행과 6행은 <부항 든 가슴의 낭만을/앵금으로 떨어낸다>가 다른 이미지입니다. 부나비가 두개의 이미지로 련결되여 있습니다. 탈령토화에서 령토화하고 재령토화에서 다시 탈령토화를 시도합니다. 이러한 것을 통해 초월적인 변형에서 무의식 속에 은페된 환영을 만들어 냅니다.
1련의 정적 단어는 <말뚝--소나타--부나비--불빛--가슴의 랑만>이고 동적 단어는 <박고--숨어든다--걸터앉아--떨어낸다> 입니다. 이 두개의 단어들이 한데 어울려 시어를 만들어 냄으로써 영상화로 움직임을 나타냅니다. 뿌리줄기에 횡적으로 달린 환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 락화생이 뿌리줄기에 달린것처럼.

2련:

바람과 다툰 노을
기와의 귀에 아픔을 호소하고
음달 안고 자던 꿈에서 깨며
꿀벌레 넋은 밤 노래 열창한다

2련은 두개의 이미지입니다. 노을이가 아픔을 호소하고 자던 꿈에서 깨며가 한 이미지이고 꿀벌레 넋은 밤 노래를 열창한다가 다른 이미지입니다. 노을과 꿀벌레 넋은 정적 언어이고 호소, 깬다, 열창한다가 동적 언어입니다. 이런 동적 언어로 하여 그림같은 시각성을 보여줍니다. 탈령토화의 선에 의거해 다양체들은 다른 다양체들과 련결접속을 하였습니다. 납득이 잘 안되는것 같지만 지면을 따라 모든 방향으로 갈라지는 확장에서 구근과 덩이줄기 갈래길에서 응고에 이르기까지 가는 리좀의 원리를 리용하여 시작을 하였다고 보여집니다.

3련:

뽕잎 포식한 밤 누에
하현달 흘린 미음 베고 잠들고
세월에 비틀린 고목
달빛 잔해로 허기 달랜다

3련은 4행입니다. 한련에 두가지 이미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뽕잎 폭식한 밤 누에/하현달 흘린 미음 베고 잠들고>가 한 이미지입니다. 하현달 흘린 미음은 환유적 표현을 하였습니다. 다른 하나는 <세월에 비틀린 고목/달빛 잔해로 허기 달랜다>가 한 이미지입니다. 한 줄기에 두개의 열매가 접속되여 달려있습니다. 밤 누에, 비틀린 고목 성질이 다른 언어를 한개련에 구사하여 수평성 건너뛰기를 하였다고 봅니다. 이러한 상징은 방사형으로 확장할 수 있는 시의 횡적 련접성 기법이 아닌가 필자는 생각합니다.

   총적으로 박문희 시 <공감대>는 3개련에 7개의 이미지들이 횡적으로 련결접속을 하여 자기들만의 그림들을 영상화에로 이끌어갔습니다. 사물들의 공감대라는 것은 차원이 다른 사물들의 련계를 말하는 것입니다. 시인은 시를 통하여 (시속의 사물을 쓰면서) 서로 공감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려 하였습니다. 이 사물들은 이 시의 자연을 대표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공감대를 통하여 자연물의 조화를 노래한것 같습니다. 이들 이미지들은 어느 것도 시의 중심이 되지 않습니다. 무중심 이미지들이 중간에서 련결접속되였습니다. 중심 이미지가 없는 시, 나름대로 나타내는 이미지로 된 하이퍼시라 하겠습니다. 박문희 시인님의 시 <공감대>는 리좀의 원리가 잘 녹아내린 시라고 볼수 있습니다.

  하이퍼시는 생성을 강조하고 현실과 초월의 선에서 넘나들며 새로운 탐색을 요구합니다. 또한 사고의 확장과 무한한 련결 가능성을 통해 다양체를 추구하고 탈관념을 실현합니다. 구체적으로 단선구조의 틀을 다선구조의 틀로 만들어 시인의 상상을 객관적 이미지로 표현하여 정적 이미지를 동적 이미지로 만들어 갑니다. 또한 은유나 상징적 기법들로, 하이퍼적인 요소로 사고의 건너뛰기, 확산과 다양성을 강조하고 횡적구성을 요구합니다. 문장을 구성할 때 추상적인것을 극복하고 명사구와 동사구를 잘 응용하여야 한다고 봅니다.
   단 하나의 상징이 많은 사람을 감동시킬 때도 있는데 한 시에 여러가지 이미지들이 접속되여 있다면 그 아름다움은 참으로 클 것입니다. 또한 이런 형식으로 무수히 많은 다양체들이 접속점을 찾아 이미지를 련결한다면 시속에 무한한 세상이 펼쳐질 것입니다.
  시인은 시의 주체에서 이미지 편집자로, 고정된 관념에서 벗어나 상상으로 읽고 생각하는 창작 습관을 길러야만 자연과 우주, 내면의 세계에서 자유로히 넘나들며 보다 훌륭한 시를 창작할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끝으로 박문희시인님께서 시창작에서 보다 더 큰 성과를 가져오기를 기대합니다!


                              2018.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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