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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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풍년
2021년 10월 15일 09시 07분  조회:210  추천:2  작성자: 한영철
포도풍년
 
   내가 어릴때에는 포도는 귀한 과일에 속하였다.우리집이 살고 있던 소영 웃마을에는 호수가 몇십호나 되였지만 포도 나무를 재배하고 있는 집은 한두호밖에 되지 않았다.그러다 보니 어릴적에는  어찌가다  포도 한송를  맛볼수 있었다.
 
   우리 마을에 황씨성을 가진 할아버지가 계기였는데 바로 그집에서  울안에 포도나무를 재배하고 있었다.우연한 일치라고 할지 그집의 큰 식장에도 포도송이 그림이 그이여져 있었다.소학교때 그 할아버지의 외손자가 나와 동갑이자  한학년에 다니였으니 종종 그집에 놀려 다닌적이 있었다.그때 깊은 인상을 받아서 인지 어른이 되여서도 포도는 나도 몰래  나의 눈길을 잡았다.후일 알게된 일이지만 포도는 다자다복을  상징 한다고 한다.
   
     2002년 마반산에 초가집 한채를 산 뒤 그 어느날 나는 서쪽에 자리잡은 가산을 둘러보았다.낮으막한  산에는 여러 종류의 과일나무가 자라고 있었는데 그중에는  아니 글쎄 오래동안 사람의 손길이 가지 않은 포도나무 두 그루도 보이였다.나는 대뜸 흥분되였다.나에게도 포도나무가 생긴것이다.아.나도 포도나무 주인이 된것이다.

 
     2005년에 한국에서 일하던 형님이 연길에 돌아와 반년 정도 머무르게 되였다.형님은 동생을 생각하여 아예 마반산에 행장을 풀고 계시면서 이것저것 손질해주기도 하고 필요한것들을 만들어 주기도 하였다.그중에 아주 력사적인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산에서 자라던 포도나무를 집으로 들어오는 길옆에 옮계 심은 것이다.그리고 형님은 포도달대 삼아 나무정자를 짓어 놓았는데 한여름 정자는 주차장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그뒤 길수리하면서 정자는 담밖으로 철거하게 되였고 나는 달리 철근으로 포도 달대를 만들어 놓았다.
 
    우리집 포도는 야생포도라 과동할때 땅에 파뭇지 않아도 되였다.해마다 어느정도 전지만 해주면 용케도 포도가 잘 열리였다.앞집의 주인이 말했다."이집 포도는 이상하게 별로 관리 안해도 잘 달린다".그러고 보니 내가 축복받은 사람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하였다.
 
    올해 봄에는 동생벌이 되는 친구가 와서 과일나무들을 전지해 주었다.친구네 집에는 여러가지 과일나무들이 있는데 7_8월이면 나는 그집에 왜지따려 가기도 한다.친구는 과일농사로 말하면 전문가 수준이다.물론 친구집에도 포도나무 여러대가 재배되고 있다.
 
   금년 청명휴가때 친구가 집적와서 여러가지 과일나무를 전지해주었는데  와중에는 포도나무도 포함되였다. 전지한 포도나무를  보고 동네 어른이 말했다."너무 심하게   추려 버렸어". 굵은 줄기 몇가지만 남고 어린가지는 기본상 잘라버린것 같았다.  찬찬이 들여다 보려니 다리만 있고 팔과 손이 없이 앙상한 몸뚱이를 가진것이 그리 탐탁하게 보이지 않았다. 허나 그것이 무슨 대순가. 많이 열리나 적게 열리나 나는 거기에는 별로 상관이 없다. 내가 관심하는것은 오로지 우거진 포도넝쿨과 친구들이 둘러앉아 이야가를 나눌수 있는 그늘이다.사실 지난해 강냉이 철에 우리동창들이 마반산에서 강냉이 축제를 가지였는데 바로 이 포도넝쿨아래에 상을 차리고 음식을 나누었다.포도넝쿨의 그늘은 내가 새로짓은 정자보다도  더 시원하였다.한것은 정자는 양철기와를 올려 열을 받는  반면 포도넝쿨은 그 포도의 넓은잎사귀와 포도송이들이 해볓을 가리워 주기 때문에 시원한 것이다.
 
    마반산과 연길도심은 기후차이가 난다.시내의 포도가 잎사귀를 내민지 한 열흘되였는데도 우리집 포도나무는 아직 움도 트지 않았다.“원일이지?"이 친구가 너무 과도하게 전지해서 인가?" 하지만 이미 엎질러 놓은 물이라 별 방도가 없다.만물은 다 자기의 생장법칙이 있는것이다.5월중순에 들어서니 제법 싹이 나오기 시작했고 그뒤로는 언제 그랬냐싶이 포도잎이 잘도 나왔다.나는 더 확실히 그늘을 확보할 목적으로 검은색 비닐 그물을 두겹으로 포도넝쿨 아래를 막아주었다.
 
    나는 친구가 알려준대로 포도송이가 나오는 즉시 순을 따주었다. 포도가 달리면 그 앞부분의 줄기를 끊어버려야 영양실조를 줄일수 있다고 한다.그대로 내 버려두면 한해에 햇순이 4메터도 넘게 자란다고 하니 포도가 영양섭취를 못라게 되여 결과적으로 포도알이 성기고  작아질수 밖에 없다. 다음 필요없는 포도 손은 다 따버리였다.포도손도 많은 영양을 섭취한다고 하니 말이다.
 
    매먼 마반산에 갈 때마다 나는 포도순을 주는것을 잊지 않았다.철근으로 만든 포도 달대는 아주 든든한대 무거운 포도넝쿨을 거뜬히 받들어 줄수  있었다.나는 달대밖으로 나가는 순은 모조리 따버리였다.장장 온여름을 경과 하면서도 달대 안에 검은색 비닐 그물을 쳐놓았기에 도대체 그 안에 포도가 열리였는지는 알수도 없었다.당초에  포도수확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기에 맛볼정도로만 수확하면 나는 그것으로 만족이다.내가 관찰한 결과 그물이 막히지 않은 달대 아래쪽에 포도가 여러송이 달렸는데 그 자람새가 아주 좋았다.
 
   더운 여름에는 포도 넝쿨이 우리집주차장으로 변신한다.놀려온 사람들은은근히  먼저 포도넝쿨아래에 차를 주차하려는 눈치다.하지만 여러분도 짐작이 가련만 그것은 안해의 전용 주차장이다.
 
    가을에 접어들면서 포도는 진한 남색으로 변한다.처음에는 푸른포도 송이가 연한 자주색으로 변하는데 탱탱한 알알의 포도알은 진주같이 아름답다.좀더 지다면 짙은남색으로 변하고 다음엔 포도껍질이 조금씩 마르기 시작한다.그때면 포도가 한결더 시원하고 달콤하다.우리집에 드나드는 사람마다 포도나무에서 포도 몇알씩 뜯어내여 입에 넣는것이 관례다.내가 자주 순을 준 덕분인지 금년 포도는 왕년에 비하여 알이 촘촘하고 굵고  달았다.국경절을 지나고 나면 포도맛은는 절정을 이루는데 사람만 좋아하는것이 아니고 까치도 좋아 무리지어 포도나무를 습격한다.
 
    국경절 휴가 마지막날 나는 포도 달대에 매여 놓았던 검은색 비닐 그물을 철거하기로 하였다. 먼지를 막기위하여 채양이 넓은 모자를 쓰고 나는 사닥다리에 올랐다.봄에  비닐 그물이 바람에 펄럭이는 것을 방지하려고 쇠사슬줄 촘촘이 매여 놓았더니 철거작업 역시 쉽지만은 않았다.밑으로 부터 위로 하나하나 매듭을 풀어가노라니 웬지 머리위에 묵직한것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뭐지하고 머리를 드는 순간 나는 희열에 빠자고 말았다.포도송이들이 마른 잎사이에  빼곡히 달려있는데 난  이렇게 많이 달린 포도를 처음 보았다.주섬주섬 그물을 다 철거하고 사닥다리 에서 내려와 올려 보니 그야말로 가관이 였다.글쎄 우리집 포도나무에  탐스러운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빼곡히 열려 있었다. 나는 이때 불현듯 "无心插柳柳成荫"이란 구절이 떠올랐다.
 
    우리집 포도는  살뜰한 대접을 받지도 못했어도 가을이 되니 나한데 이토록 많은 맛나는 열매를 선물해주었다.나는 수확의 희열에 빠지고 말았다.그물안에 둥지틀고 있던 새들이 퍼드득거리며 날아 예고 이름모를 곤충들의 울음소리가 귀청을 울려주었다.진짜 세외도원이 있다고 한다면 바로 이런 정경이 아닐가 싶다.
 
    내가 우리집 포도풍년 상황을 위챗에 올렸더니 모두들 풍년이라며 즐거워하였다.물론 포도따려온 친구들도 많았다.아마 100근의 포도는 쉽게 수확할것 같았다.혼자 먹으려고 재배한 것이 아니고 다 같이 나누어 먹자고 한일이라 나는  더큰 행복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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