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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시대의 문학지
황유복
우리는 지금 지식과 정보(信息)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매일같이 드라마나 광고의 현란한 언어와 ‘명언’들이 인터넷 사이트나 소셜미디어(社交媒体)를 통해 산사태처럼 쏟아져내리는 요즘이다. 종이책을 매체로 했던 문학의 립지가 좁아지면서 문학인들의 글쓰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일반인들의 글쓰기에 대한 욕망은 점점 강해지는 현상이 글로 소통하는 데 익숙해진 소셜미디어 시대의 진풍경이다. 작가와 독자 사이의 경계는 점점 허물어지면서 문학인들은 문학지의 존페에 대한 걱정을 하기에 이르렀다.
얼마 전 북경 삼지마을문학회는 송년모임을 가지고 뉴미디어 시대 삼지마을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토론을 했다.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종이책에 대한 독서가 줄어든 대신 스마트폰을 통한 독자들은 예전보다 많아졌기 때문에 토론에 참가한 작가들은 오프라인 문학지의 미래를 걱정하게 되였고 최종적으로 삼지마을문학회 회원들에게 독자층을 넓혀주고 온라인상 독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위챗플래트홈(微信公众号)을 개설하기로 결정했다.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 덕분에 지식과 정보는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분배되고 접근이 더 쉬워졌다. 그러나 지식과 정보의 진위를 판단할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겐 페해가 더 크다는 것이 갈수록 확인되는 요즘이다. 우리는 날마다 지식과 정보의 산사태와 싸운다. 이메일, 스마트폰, 트위트, 페이스북 등에 매일같이 올라오는 원하지 않는 과다한 지식과 정보, 하지만 방대한 량의 지식과 정보를 처리하는 기술은 거의 배우지 못한 사람들은 너무 많은 선택 앞에서 집중력이 산만해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을 《메가렌드》를 쓴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우리는 정보의 바다에서 허우적대면서 지식에는 목말라있다”고 했다. 독자를 겨냥한 채널과 정보량은 폭증했지만 ‘섭취하는 정보’는 과거보다 훨씬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피터 힌센은 《뉴노멀》에서 “문제는 정보의 과부하가 아니라 필터링(过滤)의 실패”라고 진단한다. 그리고 《딥워크》의 저자 칼 뉴포트는 뇌를 산만하게 만드는 것으로 이메일, 소셜미디어와 스마트폰을 지적한다. “항상 멀티태스킹을 하는 사람은 무의미한 것을 걸러내지 못한다. 사실상 정신적으로 망가진 상태에 가깝다.”라고 지적했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알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해야 지식과 정보의 홍수에 휩쓸리지 않고 지식을 제대로 처리하고 창조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가?
오프라인의 종이책은 편집자들이 가공되지 않고 구별되지도 않으며 출처를 알 수 없는 가짜 정보를 걸러내 독자들로 하여금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주인공으로 살아남게 도와준다. 문학지의 경우 편집인들은 소셜미디어에 넘쳐나는 비문非文이나 비속어, 인터넷식 엉터리 문체들을 려과시켜 독자들이 정품(精品) 문학작품을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시 말해 문학지 편집인들은 문학이 간직해야 할 것과 지워버려야 할 것을 구분 짓는 려과작용을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작가들이 독자들과 소통하는 글을 쓰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리고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에서 삭제버튼만 누르면 사이버공간의 글들은 깔끔하게 지워진다. 그 속에 쓰레기와 보존하고 싶은 글들이 함께 휩쓸려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문학지는 독자들에게 안전한 독서를 보장해준다.
나는 수백명의 회원을 가진 위챗플래트홈에서 경영자의 부탁을 받고 <독서일기> 형태로 새로 읽은 책을 소개하는 작업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칼 뉴포트의 《딥워크》를 읽은 후 “장담하건대 산만한 대중을 떠나 집중하는 소수의 대렬에 합류하는 일은 인생을 바꾸는 경험이 될 것이다. 물론 모두가 몰입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려면 노력을 통해 습관을 뜯어고쳐야 한다. 많은 사람은 신속한 이메일 교류와 소셜미디어 활동에 따른 인위적인 분주함을 편안하게 느낀다. 그러나 몰입하는 삶을 살려면 이런 일들을 대부분 등져야 한다.”라는 저자의 말을 마지막 <독서일기>에 남기고 위챗플래트홈을 떠났다.
나는 좀더 몰입하는 삶을 살아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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