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유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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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사랑의 미학
2006년 03월 21일 00시 00분  조회:5057  추천:68  작성자: 황유복
3. 사랑의 미학

남계 수필이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또 다른 한 매력은 수필 전반을 관통하고 있는 사랑이다. 그의 수필은 사랑으로 충만되여 있다. 자연에 대한 사랑, 인간에 대한 사랑, 생명에 대한 사랑, 인생에 대한 사랑, 이성에 대한 사랑, 민족에 대한 사랑⋯등이 《감동의 바이러스》가 되여 독자들을 감염시킨다. 추억속에 담은 할머니의 애틋한 사랑과 저녁노을처럼 봉사하며 사는 인생이 아름답다는 주장은 물론, 받는 사랑보다 주는 사랑이 더 지순하며 계산되지 않은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사랑관, 어렵게 사는 사람이 자기보다 더 어렵게 사는 사람을 위하여 사랑을 베풀수 있을 때 모두가 행복해질수 있다는 인도주의 정신은 인간애가 날로 쇠퇴되여가는 우리 생활에 너무나도 아름다운 멜로디로 안겨온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에서 작가는 《사랑은 동사》라는 담론을 화두로, 전신화상을 입는 12살의 최려나를 도와나선 대학생들의 쌈지돈 모금에 그토록 감동하며《그들의 자그마한 사랑이 나를 행복해지게 한다》고 기뻐하면서 《그래도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고 확신한다. 인간애와 민족애의 감동이 그대로 독자에게 전해지고 있다.

남계의 민족애는 유별나다. 어린시절 고향의 《담장마을》집에서 할머니들의 구수한《이바구》를 들으면서 전통문화의 감각을 체험하고 전통문화에 대한 긍지감을 키워온 작가는 동란의 년대에 겪었던 첫사랑의 실패에서《민족》이란 무엇인지를 알게 되였고 그때의 깨달음이 《조선족》에 대한 사랑의 씨앗이 되였다고 한다.

일생을 민족을 위해 끊임없이 모색하고 고민하고 실천해온 작가의 헌신적인 삶과 같이 그의 수필에도 애틋한 민족애로 가득차 있다. 민족에 대한 그의 사랑은 눈물겹도록 진지하여 진한 감동으로 독자들의 가슴에 와닿는다.

《사랑의 언어학》 계렬수필은 사랑에 대한 진지한 사색과 투철한 리해를 바탕으로, 언어학, 사회학, 민족학, 신화학 등 다각도에서 사랑의 참의미를 추적하여 그 가치를 파헤치고 있는데 그것은 다시 민족문화에 대한 긍지와 민족애로 귀결되고 있다. 사실상《사랑의 언어학》, 《사랑의 민족학》은 사랑의 비교학을 통한 민족애라고 할수 있다.

위의 수필은 여타 민족 문화와의 비교속에서 본 민족문화에 대한 긍지와 사랑을 표현했다면 《선택》 등에서는 민족의 단점을 들춰내서 비판과 기대속에 절실한 민족애를 담고 있다.

수필《선택》에서는 조선족인구의 마이너스 성장, 출산률의 급하강, 조선족처녀들의 섭외혼인과 유흥업 진출, 조선족남자들의 타락 등 현실을 비판하면서, 이제 《조선족호》라는 배도 방향없이 표류하다 침몰하느냐 아니면 여타 55개 민족호 배와 함께 시련을 극복하면서 앞길을 열어나가는것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갈림길에 서있음을 일깨우고 있다. 200만 조선족 구성원 한사람 한사람이 선택한 미래상이 합쳐져서 조선족공동체의 미래선택이 되기에 조선족 모두가 책임성 있는 인생길을 선택하여야 조선족 공동체의 발전과 번영이 담보될것라는 일깨움은 읽은이로 하여금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게 한다. 민족의 출로에 대한 작가의 진지한 사색과 뜨거운 민족애가 그대로 가슴에 와 닿는다.

《원일 아침 수상록》에서는 《나무군과 선녀》이야기를 빌어 돈벌이때문에 수많은 《리산가족》이 생기는 현실을 가슴아파하며 과연 오늘의 행복을 희생하면서 번 돈이 래일의 행복을 기약할수 있을가고 의문을 제기하는가 하면 을유년에는 우리 민족의 《리산가족》들이 하루 빨리 《통일가족》으로 되기를 기원한다. 작가는 또한 한족문화에서 닭띠해가 불길한 《과부의 해》라는 민간속설과는 달리 우리민족에게 닭띠해는 광복을 맞은 행운의 해라고 긍정하면서 60년만에 다시 돌아온 을유년 닭의 해에 조선족 모두가 힘을 합쳐 위기상황을 극복할수 있는 새로운 계기를 마련했으면 싶다고 간절히 바란다. 진정어린 민족애, 동포애가 눈물겹도록 감동적이다.

항상 조선족의 발전과 출로를 고민하고 모색해오던 작가는 인재를 중시하지 않아 들어왔던 인재도 날려보내고있는 연변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인재인《금봉황새》들을 유치하기 위하여 지금이라도《오동나무》를 심자고 충고하는가 하면 (《오동나무를 심자》) 입시교육 중심의 조선족교육 문제를 지적하면서 젊은이들은 기술을 배우라고 귀띰하기도 한다. (《한국에서 기술을 배워라》)

《오늘도 새로운 태양이 떠오른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며 힘과 용기를 주기도 하고 실패했던 사람이나 성공했던 사람이나 《또 다른 새로운 시작》(《오늘도 새로운 태양이 떠오른다》)이 중요함을 일깨우기도 하며 《우리 민족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수 있을 때 우리는 민족의 발전을 운운할수 있다.》(《그래도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민족에 대한 절실한 사랑과 진지한 사색에서만이 우러나올수 있는 민족애의 고백이다. 작가의 민족의 출로를 위한 끊임없는 모색, 민족의 정체성을 확보하려는 애타는 노력, 민족구성원 모두가 행복해질수 있는 삶을 지향하는 마음은 읽는이로 하여금 숙연해지게 하며 저도 모르게 민족에 대한 책임감과 사명을 가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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