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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못할 생활회의
2014년 01월 06일 16시 01분  조회:2090  추천:1  작성자: 회령
               수필
                                                        잊지못할 생활회의
                                                                                                            회령
    사람에게는 자각성과 자률성이 있어야 할뿐만아니라 약속력, 압력, 감독이 있어야한다. 지난날이나 현실을 살펴볼때마다 조직의작용을 새삼스레 느끼게된다. 한 사람이 선진적인 신앙을 가지고 선진적인 조직에 가입하여 조직생활을 하는것은 한생을 결정하는 중대사라고 말할수있다. 다른조직체들도 그러하겠지만 우리 공산당조직에서는 생활회의를 조직생명의 건강을 보장하는 중요한, 필수적인 것으로 간주하고있다. 수백차의 생활회의에서 잊을수 없는 두번의 생활회의는 추억속에 있지만 오늘도 현실적 의의를 가진다.

    남녀작풍문제를 취급한 생활회의

    1956년10월의 어느날이였다. 구(향)당위서기 왕광보동지가 저녁7시부터 생활회의를 하니 모두 참가하라고 통지를 했는데 이 회의는 림시로 소집되는 것이였다. 당지부의 생활회의는 토요일 밤마다 하는것인데 이날은 월요일이였다. 이것은 지금까지는 없던일이였다. 다음은, 정부의 간부들이 모두 참가하는 회의였다. 그때, 우리 구정부에는 간부가 모두해서 8명이였는데 생산조리원과 부녀주임, 단서기인 나는 아직 당원이 아니였다. 그런데 모두가 참가하라고 하니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당시의 생활회의는 사상과 작풍을 바로잡고 제고하는데 모를 박았는데, 하다보니 단결ㅡ비평ㅡ단결의공식을 주로 사용했다. 생활회의는 사상회보, 학습심득발표, 표양, 자아검사, 호상비평방조, 어떤알륵(갈등 혹은 모순)해결, 처벌, 누구에게 혹은 가정에 어떤곤난이 있는데 어떻게 방조하겠는가 하는 조치도 결의하는 등… 다채롭고 활기로웠다. 생활회의에서는 서로간에 간격이 없었고 못할말이 없었고 허물을 잡지 않았다. 말하는 사람은 죄가 없었고 듣는사람이 삼가하였다. 생활회의를 하고나면 말그대로 통일된인식, 의지도있고 개인의 심정도 유쾌하였다. 생동활발한 조직생활로서 우리는 생활회의를 기다리고 좋아했다. 모두가 친형제보다 더욱 친밀한 혁명동지로서 조직의 귀중함과 따사로움, 고마움을 느끼게 되였고 더욱 관심하고 방조하고 단결하였다.

    그날, 저녘밥을 먹은후 제시간에 모두 숙직실에 모여 앉았다. 다들 유달리 긴장해 하는 눈치였다. 조직위원이 회의를 사회하고 왕서기가 발언을 하였다. 왕서기는 항일간부로서 우리 이 일대에서도 토기그릇장사를 하며 정찰임무를 한적이 있다고 했는데 문화수준은 거이 없었으나 사업능력은 비상하였다. 그는 혁명사업만 골몰하는 사람 같았다. 집은 흑룡강 어느 산골에 있는데 안해도 있고 아이도 둘인가 셋인가 하다고 하였는데 안해는 자주 앓는다는것 같았다. 왕서기는 단통 첯마디로 오늘저녘에는 당원과 간부들의 남녀작풍문제에 대하여 생활회의를 한다고 선포하였다. “에키! 누가 지치부레한 짓을 했는 모양이군. 왕서기에게 걸렸군…” 나는 속이 꿈틀했다. “남들은 전방에서 피땀을 흘리고 지어는 생명까지 바치며 싸우는데 후방에서 뜨신밥을 먹구 뜨신구들에서 자면서 그것두 모자라서 바람을 써?! 아예 그걸 뜯어 개를 주라구. 바람쓰는 자는 몽땅 철당철직캐출이라구. 괘씸한새끼는 콩밥이야!...” 왕서기는 당원이요, 간부요하며 내리 풀고는 인민을 위하여 사업한다는 사람들이 이래서야 말이 되는가? 우리들은 항상 어떻게 해야하는가? 다들 명심하라. 주의하라… 한바탕 “줄욕”을 퍼 붓고는 손가락만큼 크게 담배를 말아 피워댔다.

    조직위원이 다들 인식을 말하라고 서너번 재촉하니 선전위원을 비롯해서 서너사람이 작풍문제는 꼭 주의해야 한다고 남녀간문제뿐만아니라 사업작풍, 주풍, 언어까지도 당원과 간부는 꼭 주의해야 한다고, 참으로 명심할바라고 범위와 심도가 깊은 발언을 했다. 다른사람들은 “옳습니다. 동의합니다.”하고 자기발언을 대체했다. 회의는 룡두사미처럼 인차 끝나버렸다. 간단했다. 그때의 회의는 보통 그랬으나 효과는 상당히 길고 좋았다. 

    건넌산 꾸짖기로 변죽만 울린 그날 생활회의는 우리들에게 의의가 깊었다. 딱 그번 회의역활이라고는 말할수 없겠지만 우리들에게서 훗날 두고두고 남녀생활작풍문제는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구정부에 한명뿐이던 부녀주임은 생활회의 이튿날 자기집으로 돌아갔다.

    진상은 이렇다.
    부녀주임은 농촌아낙네로 촌에서 부녀주임공작을 했다. 문맹퇴치를 하여 글도 알고 말을 잘하고 노래, 춤도 잘하고 일도 잘하고 사업적극성도 좋았다. 그의 남편은 항미원조에 나가서 대공1차, 소공2차를 세우고 잘싸웠는데,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구정부에서는 그를 중용해서 구부련회주임으로 임용하였다. 일요일 밤, 부녀주임은 자기사무실에서 무엇을 보기도 하고 쓰기도 하면서 밤늦게 사업하였다. 숙직실이자 숙소로 하고 있는 왕서기는 코를 드르렁 드르렁 골며 자고 있었다. 그는 련일 하향했다가 오늘 오전에 구정부로 돌아 왔던것이다. 그때의 구정부간부들은 모이면 회의를하고 흩어지면 하향하였다. 구정부간부들의 사업임무는 아래에, 농민들속에 있었기에 사무실에서 볼일은 별로 없었던 것이다. 밤은 어느때가 되였을가, 왕서기는 무엇이 뭉클하며 자기몸에 덮치자 와뜰놀라며 정신이 곤두섯다. 부녀주임이 자기목을 끌어안고 마구 몸부림치지 않는가!... 우리는 부녀주임이 어덴가 속병이 재발하고 집사정도 있고해서 사퇴했다고 조직위원이 그렇게 말하니 그런가 했을뿐이다. 얼마후 촌에서 새로 처녀부녀주임을 물색해 올려왔다. 그가 바로 나의 안해다.

    집으로 돌아간 부녀주임은 남편이 돌아올때까지 그리고 인생의 긴 훗날에도 다른 구설수는 없었다. 그들부부는 자식도 여럿을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 그때의 생활회의가 그를 정신차리게 했다고 생각된다. 그의 “실수”를 아는 사람은 아마 두셋뿐일 것이다.

    주풍을 다룬 생활회의

    1961년봄, 두만강물을 끌어들이는 수리공정을 하게 되여 조선측에서 유관대표단이 우리현으로 왔다. 협상은 우호적인 분위기속에서 원만히 끝나고 조선손님들은 돌아가게 되였는데 점심에 우리공사(향)에서 연회를 마련하게 되였다. 그날 연회에서 워낙 주량이 큰 왕서기는 기쁜김에 고급병술을 만나자 종지들이로 마이며 손님들과 주량을 겨루기까지 하였다. 누구나 술이 과하면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왕서기는 조선대표단 단장에게 “어이, 동생! 야! 술도 못마이는게 단장은 무슨 개코같은 단장이니. 이잔만 내면 내가 최고사령관을 시켜줄게…흐흐흐.”하고 아주 유쾌해서 떠들어 댔다. 우리는 그를 겨우 려관방에 데려다 눕혔다. 왕서기는 세상모르고 곯아떨어졌다.

    우리는 어제일을 우스개로 한바탕 왕서기를 놀려줬다. 그런데 이틀이 자나서 현위 조직부장이 찌프를 타고 드달겨 올줄이야! 부장은 공사조직위원과 반나절 밀담을 한후 공사간부 전체 생활회의를 소집 하였다. 회의는 물론 공사조직위원이 사회를 했다. 그는 “오늘 긴급생활회의를 하게 된것은 왕서기가 주정을 한데 대하여, 조선서 대단히 유감스러워 하기에, 그러지 않는대도 왕서기는 크게 실수를 하고 우리를 망신시켰으니 좀 비판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이 회의를 하는데 모두 방조를 서슴없이 하라.”고 개회사를 했다. 현조직부장이 잇따라 장광설을 휘둘러 댔다. 그는 주풍도 주풍이지만 이건 엄중한 외사활동파괴라며 사상상에서 근원을 찿아야할, 영향이 극히 나쁜 엄중한 착오라고 을러멨다. 모두는 대뜸 긴장해 하고 왕서기는 술을 마이였을때보다 더 얼굴이 불콰해서 머리를 떨구고 담배를 말았다. 누구도 발언하는 사람이 없었다. 이윽해서 왕서기가 말을했다. “미안합니다. 평시처럼 생각하구… 술이 들어가니 세상이 녹두알만한게… 뭐, 파괴하자구 그런건 아닌데 에참! 내가 다시는 술을 먹지않겠으니까 한번 용서해 주시우. 처벌은 아무거나 다 좋습니다. 클수룩 좋아유. 그래야 정신을 바짝 차릴게니까… 그것참, 무슨술을 그리 많이 먹었는지… 출출하던참에 도투괴기를 보니 정신이 나가서 게걸스레 먹구는… 에참, 망신을 했수. 부끄럽수다. 두번 다시야 그런일이 또 있겠수? 꼭 고칠테니까 널리 봐주오.” 왕서기의 심각한 자아검사란게 이러했는데, 사람들은 그만 와하하! 웃음통을 터쳤다. 현의 조직부장은 얼굴이 벌개서 웃지말라고 소리치고는 왕서기를 노려보다가 자기도 으하하! 웃어댔다. 모두가 진정이 되자 현의 조직부장은 차근차근 아이를 교육하듯 왕서기를 그리고 우리모두를 교육하였다. 우리는 마디마다 옳은 말이라고, 명심하겠다고 태도표시를 했다. 우리는 왕서기를 잘 알기에 그의 말이 정말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날, 왕서기에게 다음과같은 처벌이 결정 되였다. 현위의 결정은 “왕광보동지는 금후 일체의 외사활동에 참가하지 못한다.”이고 지부의 결정은 “언제든지 술을 두냥이상 먹지못한다. 이에 경고처분을 준다.” 였다. 본인은 두말할것 없고 우리전체도 아주 지당하다고 인정하였다. 그후, 왕서기는 인차 농업주관부현장으로 전근해 갔다.

     나는 그와 함께 사업할때도, 리직한후에도 술좌석에 종종 함께 앉았는데 왕서기가 두냥이상 마이는걸 한번도 보지 못했다. 어느한번, 내가 이젠 그 반가워하는 술을 량껏 마이라고 하니 그는 “난 술 경고처분을 받은 당원이야.”하며 유쾌히 웃었다. 왕서기는 우리현에서 초유록식간부라고 찬양을 받으며 사업을 잘하였다. 술로인한 착오는 말할것도 없고 다른착오도 한번없이 그는 우리들에게 모범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모두가 건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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