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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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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문제방둑
2016년 11월 28일 15시 37분  조회:1963  추천:1  작성자: 회령
       수필
                                                       도문제방둑
                                                                                                           회령
    하늘에는 알지못할 풍운조화가 있고 사람에게는 알수없는 길흉화복이 있다고 어른들이 말씀했지만, 금년이야말로 어른들의 말씀과 맞아떨어진 셈이다.

    금년농사를 보면 밭갈이며 파종과 입종이 참 잘 되였다. 누기와 일조가 약속이나 한듯 거기에 산들바람까지 삼박자가 신통히도 알맞아 한전출묘가 백프로고 벼모는 건실해서 제때에 모내기를 쉬원히, 번개같히 하였다. 하서에 들어서도 밤에는 소나기가 오고 낮에는 무더위가 찌는듯해서 말그대로 오곡백과가 소리치며 우썩우썩 자랐다. 강냉이는 두세이삭씩 업고 키들이로 검푸른 화폭을 이루고 벼이삭은 무겁게 고개를 숙이고 황금벌로 물들어 갔다. 과원에서는 사과배 사과 복숭아 백살구 딸기 포도가 탐스럽게 주렁지고 향기 그윽한데 새농촌 집집마다 뜨락은 어떠한가! 오이 고추 가지 불기(상추) 배추 파 마늘 젠추 내기 감자 양파 진채… 각가지 햄(반찬)으로 먹는 채소가 기름지고 푸르싱싱. 찰옥수 줄당콩 호박과 깨는 담장밑으로 돌아갔다. 살찐돼지는 꿀꿀 앎탉무리에서 수탉은 긴목을 빼들고 꼬끼요 황둥개는 댑싸리그늘밑에서 늘어지게 자고있다. 풍요로운 넓은벌, 울긋불긋 산기슭, 아담한 새농촌마을이다.

    “금년두 어거리대풍일세…”
농민들은 말할것도 없고 비만오면 풍년이라고 하는 시가지사람들도 풍년세월이라고 머리를 끄덕이며 좋아했다. 그들에게도 풍년은 좋다. 온갖 먹거리가 흔하고도 눅(싸)겠으니.(그래도 앵앵거리며 한푼이라도 깍고 톱는 시내깍쟁이들이 있다만.)

    하느님께 부처님께 신령님께 귀신님께 개여올리는 사람이 많아선가 빌지않는 사람이 많아선가… 8월하순에 들어서며 하늘이 하는 짓거리가 신통치 못했다. 한번 본때를 보이자고, 위풍을 부리며 심술을 피우기로 작심을 했는지 련일 찌뿌둥한 하늘에서는 시도때도없이 비가 찔끔거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장마비가 늦게 오는것 같다고 하며 근심에 싸여 불안해 하기 시작했다. 주책머리가 없다고 하늘에 대고 삿대질하며 대포를 갈기겠다고 을러메며 밸(성)을 쓰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하늘은 련일 비 질을 하였다. 25일부터는 밤낮으로 비를 내리는데 비발이 굵어지며 주룩주룩 한대중 내리기 시작했다. 거기에 무슨 률동이나 박자를 넣듯히 때로는 쏴아! 거세찬 폭우를 마구 쏟아붓기도 했다. 순간에 대통로는 개천으로 변하군했다. 동시에 미친듯 광풍이 마구 갈개치며 대작을 하는데 땅위의 모든것을 뽑아버리고 날려버릴듯 기승을 부리는게 아닌가?! 천상 보지못하던 태풍이 왔다는 것이다. 사자산인가 사자대가린가 한 태풍이 들이 닥친거다. 이놈의 태풍이 그예 큰일을 치겠다고 떨고있는데 이틀이 지나서 태풍은 동북간으로 나가 버렸다. 그런데 웬걸?! 떨리던 가슴이 아직도 후두두한데 이번에는 특대홍수가 수백수천마리의 사자무리처럼 감때사납게 질풍같이 덮쳐온다고 하였다!! 물결이 15메터높히로 짓쳐온다고 하였다. 이 홍수는 백년만에 오는거라고도 하고 일백삼십년만에 일백오십년만 일백팔십년만에 오는거라고도 했는데 황황한 인심에서 나오는 공포의 비명이였다. 도문이 생겨난지가 150년이 채 않되니 일백팔십년만이라는 것은 지나친 말이지만, 하여튼, 이번홍수가 상상외로 엄청난사태임은 사람마다 알았다.

    지방티비에서는 태풍, 홍수주의홍색경보를 주야로 24시간련속방송하고 시정부와 가도, 주민구 모든공무원 주둔부대장병들까지 대거 출동을 하였다. 성, 주 일급령도 들이 도문제방둑에 붙어있었다. 덮쳐오는 물갈기를 맞으며 도문은 두가지일에 총력을 몰부었다. 하나는 제방둑을 보강하는것이였고 다른하나는 수만의 시민들을 안전지대로 대피시키는 사업이였다. 말그대로 피를 말리며 분초를 다투는 백열전이 였다!! 후일담이지만, 시정부어느국의 국장은 한시간에 거이 백근에 달하는 흙마대를 80여개를 메여날랐다고 하였다. 그러고 나흘이나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고 하였다. 시민대피에 나선 공무원들은 8월30일11시부터 대피대상 매개집들을 찿아다니며 다시한번, 최후의 동원과 락실을 하였는데 밤12시전까지 달려다닌 거리가 매인당 평균 백여리에 달한다고 한다. 어떤여성간부들은 목이 쉬고 인후염으로 며칠을 말도 못했다고 한다.(새농촌마을들에서도 간부와 당원, 단원, 많은사람들이 피어린 투쟁을 하였다!)
8월30일11시부터 두만강수위는 5분단위로 각일각 불어갔다. 이런속도라면 최대물갈기가 도문에 이르는 시간은 밤12시부터 31일 새벽5시사이 일거라고 했다. 물갈기는 9월2일아침부터 수그러지기 시작한다고 했는데, 8월31일과 9월1일은 도문의 생사존망을 결판내는 시각이라고 하였다. 최대물갈기가 오기 40분전까지 도문은 사람이 할수있는 작업은 전부 완료를 하였다. 다음은 하늘놈의 몫이였다. 20리도문제방둑은 위험구간을 전부 보강하였고 땅바닥을 떠날수 없는 물건들 례하면 각종차량, 귀중물품은 전부 고지대로 옮겨갔다. 8월30일 밤 11시까지 3층까지의 시민들을 몽땅 안전지대로 대피시켰다.(좀 낮은구역에서는 4, 5층까지 대피.) 비는 뜬금없이 휘뿌리고 5,6급의 미친바람이 몰아치는 불순한 악천기속에서 도문사람들은 최후의 각오로 주야련삼일 악전고투를 하였다. 끊임없이 힘차게 울리는 싸이렌 소리는 돌격의 나팔소리였고 도문사람들의 함성이였다!

    특대홍수는 많은 제방들을 흔적도 없이 쓸어버리고 새농촌마을들에 참혹한 상처를 남겼다… 하지만,  도문시가지는 안연무사했다!

    모진시련이 지나간후 나는 일광산기슭으로부터 시작된 도문제방둑을 곡수망해탑산 기슭까지 20리를 쭈욱 답사를 했다. 보강하느라 쌓았던 모래주머니, 흙무지들을 다 청리한 뒤여서 도문제방둑은 원모습 그대로 정겹게 고맙게 안겨왔다. 도문시가지는 범진령, 일광산, 망해탑까지 서로 이어진 높은산 기슭으로부터 펼쳐졌는데, 그곳을 삼각형의 밑변으로 할때 삼각형의 두 옆변은 두만강과 부르하통하다.(부르하통하를 도문사람들은 도문강 혹은 북강이라고도 한다. 연변에서 제일 큰 이 강은 삼각형의 정점격인 도문시동쪽변에서 직각으로 두만강에 뛰여든다.) 도문사람들은 지난세기 60년대초반부터70년대중기까지 두만강과 부르하통하(량안)제방을 완성했다고 한다. 이번의 특대홍수는 두만강철교, 인도교의 교면밑을 스치면서 지나갔는데 제방둑에서 는 약 반메터쯤을 남기고 격류가 사품치며 용트림하며 날뛰였다. 북강홍수도 팔엽교를 아슬아슬하게 스치며 내달렸다.

    과학적인 준확한 설계, 영명한 지휘, 신근한 로동, 백년대계 확실한 질 보증은 오늘 충분히 과시되였다. 도문제방둑은 형식주의 관료주의 산물도 아니였고 형상공정 업적공정도 아닌 실사구시의 실제적인 민생공정이였다. 도문제방둑은 도문을 지켜냈다!!  산자락과 제방둑안에 포근히 안긴 도문시가지를 바라보니 너무도 아름답고 평온하고 포근하고 사랑스럽고 귀여웠다…

    고마운 도문제방둑이여! 너는 력사의 시련, 인민의 고험을 끄떡없이 이겨냈다. 아니다. 당년의 기획자, 설계자, 지휘자, 로력자들이 백년의 시련과 고험을 이겨낸 것이다….

    고마운 선인들에게 심심한 경의를 드린다!!
                                                                                                    1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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