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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에 비낀 봄 (외3수)
김동진
봄이 왔다고 하여
고개를 들고 보니
누군가 우리 집 유리창에
연두색 페인트를 칠해놓았다
그날 아파트 정원에는
아기잔디가 태여나고
나무잎들이 눈을 떴다
며칠이 지나
다시 창문을 바라보니
연록의 바탕색에
노오란 개나리꽃이며
연분홍 살구꽃을 그려 놓았다
그날 아파트화단에는
꽃들의 잔치가 있었다
기척도 없이 살그머니 와서
우리 집 창문에
페인트로 유화를 그려준 사람
무상으로 풍경을 그려준 사람
고맙다, 그 사람
봄이라는 명함을 지닌
화가출신의 그 사람이
꽃잎이 동동
동구밖 시내물에
꽃잎이 동동
떠가는걸 보니
어디선가 벌써
꽃이 지고있음을 알겠다
동구밖 시내물에
꽃잎이 동동
떠가는걸 보니
지금쯤 열매가
크고있음을 알겠다
동구밖 시내물에
꽃잎이 동동
떠가는걸 보니
나역시
꽃이 지면서 남긴
한알의 씨앗인줄 알겠다
랑랑 18세
봄은
랑랑 18세
초록치마에
다홍저고리
물오른 몸매
풍기는 향기
느낌이 설레인다
봄은
랑랑 18세
새뽀얀 가슴에
핑크빛 꽃망울
목걸이 반짝
귀걸이 반짝
악세사리 눈부시다
살구꽃
사뿐사뿐이
살구나무거리로
연분홍노을이 걸어옵니다
한오리 봄바람에
울렁이는 처녀가슴
마침내 꽃망울을 터치는군요
잎새보다 먼저
꽃이 피였습니다
꽃이 먼저 피여도
시샘을 모르는 잎은
꽃비가 내릴 날을 기다립니다
꽃비가 흩날리는 날
뒤늦게 돋은 잎새들이
꽃이 가는 길 바래줍니다
초록손 흔들어 바래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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