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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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이끼 (김동진)
2007년 11월 25일 23시 21분  조회:930  추천:44  작성자: 김동진
말하는 이끼


김동진



더는 크게 뜰수 없는
작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네
그 이상 더는 작아질수 없는
작디작은 귀로
바람소리, 새소리 그리고
세상이 떠드는 소리를 들었네

함박꽃같은 웃음도 없이
장미꽃같은 향기도 없이
살아서 위대할수가 없고
죽어서 영광스러울수가 없는
기막히게 작은 가슴으로
천년바위와 나무와 함께
조용히 조용히 살았네

하늘이 어찌하여
나를 만들었는지
나는 그것을 몰라도 좋네
더는 작아질수 없는 가슴에
바늘귀같은 뙤창을 만들고
푸른 하늘 흘러가는 구름을 보며
나도 시간의 하늘을 오고가는
한오리 바람인줄 알았네


<<연변문학>> 2007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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