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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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사는 일을 두고
2008년 05월 18일 17시 23분  조회:856  추천:39  작성자: 김동진
[미니수필]

자연과 사는 일을 두고


김동진



바람은 왜 불어야 하고 비는 왜 내려야 하는가를 묻지 않으련다.

꽃은 왜 피여야 하고 새는 왜 울어야 하는가를 묻지 않으련다.

화산은 왜 폭발해야 하고 해일은 왜 울부짖어야 하는가를 묻지 않으련다.

그것은 동산에 뜨는 아침해를 보고 왜 뜨느냐고 묻는것과 같은것이다.

인생과 사랑을 놓고 정답을 요구하는것도 사실은 부질없는 짓이다. 왜 살아야 하고 왜 사랑해야 하는가를 물을 필요가 있는가? 목숨이 있으면 사는것이고 사랑하고 싶어서 사랑하는데 거기에 무슨 “왜?”라는 물음이 필요한가?

죽음과 증오도 마찬가지이다. 숨이 끊어지면 죽는것이고 미워하고 싶어서 미워하는데 무엇때문에 “왜 죽느냐? 왜 증오하느냐?”하고 자꾸만 물어야 하는가?

이 세상 모든것이 바람처럼 구름처럼 흘러가고 비처럼 눈처럼 내리고 안개처럼 이슬처럼 사라지는데 그 앞에서의 인간의 어떤 생각은 참으로 유치하다. 허장성세할줄 모르는 위대한 자연의 행위는 물음과 대답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자연은 철저한 행위준칙으로 모든 언어를 대신한다. 그러한즉 행동보다 헛말이 많은 인간은 아무래도 자연앞에서 부끄러운 고급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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