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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사업은 2000년 8월 현대아산과 북한 아태평화위원회의 합의서 체결로 공식화되었다. 개성공단은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노동력과 토지가 결합한 남북경협의 모델케이스이다. 개성공단의 성공적인 추진은 남북의 경제적 이익과 번영은 물론 ‘통일 KOREA’를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바람직한 대안(모델)이 될 수 있다. 또한 북한이 시장경제를 직간접으로 체험·학습할 수 있는 교육장으로, 남북통일 이후까지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개성공단은 일방적 대북지원이 아닌, 남북한 모두에 평화와 번영을 기약하는 상생의 국가적 프로젝트이다. 북한은 개성을 경제회생의 발판으로 구조적 문제를 타개하고, 경제위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의 동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특히 핵실험 이후에도 생산과 수출, 북한 노동자들의 수가 꾸준히 늘어남으로써 개성공단은 명실상부한 ‘남북경제공동체 시험장’이 되고 있다. 한편 ‘개성특구’라고 불리는 개성공단은 북한주민들에게는 ‘희망’의 상징하며, 냉전시대의 이념을 떠나서 남북이 ‘하나로 되는’ 통일시험장으로 간주되고 있다.
북한정부는 군사분계선에서 제일 가깝고 군사적으로도 매우 민감한 지역인 개성지구에 주둔하고 있는 인민군 1개 사단을 후방으로 이동배치한 후, 개성지구를 공업지구로 선포하고 경제특구로 지정했다. 경제특구다운 ‘특구’를 성공적으로 운영해보려는 북한의 파격적 조치는 북한 ‘시장경제의 첫 신호탄’으로 일컫는 2002년 7월의 ‘7.1경제관리개선조치’에 힘입은바가 크다.
게다가 ‘7.1 조치’ 이후 중국의 홍콩특구를 벤치마킹하여 북한정부가 큰 기대를 걸고 추진한 신의주특별행정구가 국내외의 각종 원인으로 좌절되었고, 1991년 12월에 나진·선봉 자유무역지구가 인프라 부족과 외국인투자자 인센티브 결여 등으로 실패한 상황에서 개혁개방의 일환으로 추진한 개성공단(특구)에 대한 기대는 확실히 컸던 것이다.
개성공단은 시범단지 생산 2년 만에 월간 생산액 1천만 달러, 수출액 250만 달러의 남한 전용공단으로 발전하였다. 2008년 8월 현재 개성공단은 79개 업체가 가동 중이며, 3만여 명의 북한 노동자가 고용되고 있다. 개성공단은 2천만의 소비시장과 구매력을 보유한 수도권의 시장 인근에 위치했고, 인천·서울에서 60~70km 떨어진 지리적 인접성이라는 이점이 있다. 아울러 북한의 개혁개방 일환으로 추진된 경제특구로 (공단)진출한 남한기업들은 북한정부의 정책상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인위적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점도 있다.
반면 개성공단은 아직 많은 문제점과 불안정성을 내포하고 있다. 개성공단 경제활동의 제도적 보완과 원산지 표기 및 전략물자 반출문제 등 선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되어 있다. 개성공단은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지역으로 전략물자 반출 및 원산지 규정(WTO 규정 제9조)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분단으로 인한 비경제적 측면의 제약을 받고 있다. 개성공단은 남북경협의 정책변화와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의 영향을 받는 것이 가장 큰 딜레마이며, 현재까지 미국이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것도 개성공단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에게는 수출규제와 이윤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얼마 전 북한이 군사분계선을 통한 모든 육로통행을 엄격하게 제한·차단하겠다는 통지문을 남한정부에 보내온 것은 남북관계가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지난번 군사실무회담에서 북측이 민간단체들의 대북 전단지 살포를 거론하면서 개성공단에 끼칠 악영향을 경고한 후, 개성공단을 볼모로 대남 압박을 강화한 것이다. 지난 10년 한국정부가 추진해온 남북경협의 최대 성과인 개성공단 사업이 존폐위기에 놓인 것이다. 현재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을 타개할 열쇠는 한국정부의 손에 있으며, 정부가 10.4 선언과 6.15 공동선언의 이행 및 준수 의지를 분명히 하는 것만으로도 사정은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대남 강경자세는 일부 ‘불순한 동기’를 지닌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지 살포에 대한 MB정부의 방임과 무관하지 않다. 결국 전단지 살포의 피해자는 그간 대북지원을 추진해온 민간단체들과 개성공단에 입주한 남한기업들이다. 궁극적으로 이는 남북경협의 성과를 상징하는 개성공단의 존폐위기로 직결된다.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남북관계의 시금석’, 개성공단이 고사위기에 직면했다. 북한정부는 지난 2008년 3월 개성공단의 당국자들을 추방했고 7월에는 금강산 관광을 중단한 후, 현재 정부차원에서의 대남 인적교류를 전면 차단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최악의 상황은 개성공단 폐쇄로, 이는 남북경협의 전면 중단과 퇴보를 의미한다. 목전의 경색국면을 풀기 위한 해법은 정부가 대북정책의 비현실성을 인식하고, 남북관계가 최악의 사태로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대책으로서 기존의 대북정책 기조를 전환시키는 것이다.
한반도는 반도이지만, 남북경협이 중단되고 대북교류가 막힌다면 남한은 ‘섬’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경의선과 동해선의 개통은 남한과 대륙을 육로로 연결시켜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개성공단의 (핵심)비전은 개성의 제조업과 서울의 금융, 인천의 물류를 연결시켜 개성공단을 동북아 경제협력의 물류중심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개성공단에서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토지와 값싼 노동력을 결합하여 민족경제공동체의 기반을 조성하면 한반도 평화체제가 앞당겨질 것이다.
한마디로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은 상징과 실리성을 겸비한 상생의 프로젝트이며, 남과 북이 모두 소중히 여겨야 할 귀중한 자산이다. 아울러 개성공단은 21세기 민족통일의 시험장이 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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