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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부유해지 전에 늙어버린다”
21세기 진입 후 저출산·고령화 심화와 그에 따른 파급효과는 한·중·일 삼국의 중요한 사회문제로 각광받고 있다. 한편 저출산·고령화 진행정도에 따라 저출산·고령화 대비책이 상이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0년대 이후 저출산이 고착화되는 한국은 고령화 사회(2000)에서 초고령사회에 진입(2026)하는 시기가 매우 짧고, 저출산·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된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2006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해 인구감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일본은 소자화(少子化) 대책보다 고령화 대책이 더욱 중요한 인구정책으로 실시되고 있다.
한편 농촌의 사회보장제도 미비와 1.25억의 방대한 고령인구를 보유한 중국의 경우, 불원간 고령화 정책이 가장 중요한 인구정책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현재 중국에서는 출산수준 차이 및 경제발전수준에 따라 도시와 농촌 및 소수민족지구에서 1~3자녀의 다양한 출산정책이 실시되고 있다. 각 종류의 정책인구비율은 1자녀 정책인구가 35.9%, 1.5정책 52.9%, 2자녀 정책 9.6%, 3자녀 정책 1.6%이다(郭志刚, 2005). 한편 중국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다원화 정책’은 현재 1.8 전후의 출산율을 유지하고 있는 주요인이며, 이 또한 현재 도시 저출산화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저출산 대책’이 없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2000년대 이후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는 한국의 경우 2009년 합계출산율이 1.15로, 세계 최저의 초저출산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의 인구문제는 기대수명의 연장과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와 고령사회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2000년에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한국은 2010년 노인인구 비율 11%, 2026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한편 생산가능인구 감소(2017)와 고령사회 진입(2018) 및 총인구 감소(2019) 등 인구구조 변화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또한 2050년에 노인인구 비율은 38.2%(선진국 평균 25.9%)로, 세계 ‘최고령국가’가 되어 국가운영 자체에 중대한 문제와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중국은 20~30년의 강력한 계획생육정책과 고도성장에 따라 2000년대 이후 고령화가 빠르고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즉 중국의 고령화는 고령화 속도가 빠르고 고령인구 규모가 큰 것이 특징이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2006)는 2001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중국은 2026년 고령사회(14%)에 진입하고, 2036년 초고령사회(20%)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0년 현재 중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1.25억(9%)이지만, 2040년에는 4억을 상회할 것이다. 즉 중국의 ‘고령화 문제’는 사회보장체계를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고령화가 급진전되어, “부유해지기 전에 늙어버린다”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고령화의 심화는 노동력 감소와 노인부양 부담 증가 등으로 경제성장 둔화가 초래된다. 중국의 생산가능인구는 2015년을 정점으로 감소될 것이며, 지금까지 ‘인구보너스(人口紅利)’를 누려온 중국의 경제성장에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인구보너스란 경제발전에 유리한 인구연령구조로서 생산가능인구가 인구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 부양비가 낮고, 경제발전에 유리하다. 한편 중국의 인구보너스 시기는 개혁개방 진행시기와 맞물려 지난 20여 년간 중국의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했으며, 경제성장의 30%를 인구보너스가 공헌했다는 관련 연구(侯东民, 2007)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 중국의 인구학자들은 인구 고령화의 가속화로 인구보너스 시기는 곧 끝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고령화 특징을 잘 반영한 “부유하기 전에 늙어버린다”는 ‘미부선로(未富先老)’는 중국인민대학 우창핑(邬滄萍) 교수가 1986년 '인구노화 담론'이란 책에서 처음으로 제기했다. 우 교수는 산업화·공업화의 발전과 국민소득이 매우 높은 수준에서 발생한 선진국의 고령화는 ‘부국(富國)의 인구병’이며, 중국의 고령화 진입을 “가난한 나라가 ‘부국의 인구병’에 걸렸다”고 지적했다. 주목할 것은 2000년에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중국은 (농촌)사회보장제도가 미비하고, 1인당 국민소득이 선진국의 ‘10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미부선로’는 중국의 고령화 특징을 ‘정확히 반영’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세계 1위의 장수국’인 일본은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빨리 진행된 나라이다. 2006년 일본의 고령화 비율은 20.7%로, 세계 최초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05년 12월 일본 총무성은 ‘2005년 인구조사 결과’를 통해 2차 세계대전 후 일본 인구가 처음으로 감소되었다고 발표했다. 한편 일본의 고령화 특징은 고령화 속도가 지극히 빠르다는 것이다. 1970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24년 후 고령사회, 12년 후 초고령사회(2006)에 진입하는 등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향후 소자화의 심화와 함께 고령화 진전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며, 일본의 인구감소는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최근 고령화의 심화에 따른 고령화 대책은 한·중·일 삼국의 중요한 인구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다. 현재 저출산·고령화가 급진전되고 있는 한국의 경우 저출산·고령화 인구정책이 국가차원에서 추진되고 있고, 2006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경우 고령화 정책이 소자화 대책에 ‘우선’하는 정책과제로 실시되고 있다. 한편 도시 (초)저출산화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계획생육정책을 지속 추진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불원간 고령화 대책이 더욱 중요한 인구정책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한·중·일 삼국의 고령화 현상은 이들 삼국이 20세기 중·후반 각국의 경제발전을 위한 ‘인위적’ 출산억제의 산아제한정책과 밀접히 연관된다.
한중 양국에 비해 일찍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고령화 정책대응으로 베이비붐 세대 은퇴로 인한 고령인구 활용, 연금제도 개선 등의 사회보장제도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의 딜레마인 농촌의 사회보장제도와 ‘고령화 문제’,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 농어촌의 ‘노인문제’와 최근 증가하는 독거노인 자살 및 저소득층 노후생활 보장 등 ‘고령화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책이 시급하다. 21세기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한 고령화 대비책은 20~30년 후 ‘노인천하’가 초래하는 국가적 ‘악재’를 대비하는 중요한 사회정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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