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룡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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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수필문학에 대한 사고
2016년 04월 29일 07시 52분  조회:1161  추천:0  작성자: 김룡운

수필의 문학성과 상상력

오늘 필자는 수필을 아끼고 사랑하는 한 성실한 독자의 신분으로 《길림신문》에 발표된 일부 수필들과 한자리에 앉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련다. 

지금 수필을 쓰는 사람이 엄청 많다. 그러나 수필이 대량적으로 발표되고있다고 하여 수필의 질도 그만큼 높아졌다고는 말할수 없다. 수량적으로는 많으나 알찬 수필이 적은것이 큰 문제이다. 그중에서 가장 큰 허점이 수필의 문학성이다. 알고보면 수필은 결코 만만한 글이 아닌데  많은 사람들이 수필을 너무 쉽게 쓰고있다. 그리하여 수필은 무성하지만 오히려 사막화되고 오아시스를 찾게 된다. 하여 적지 않은 사람들이 수필을 진정한 문학으로 보지 않거나 “3류문학”이라고 홀대하고있다. 수필에 문학성이 가미되지 않는 한 수필가들은 이러한 비난과 홀대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것이다. 

오늘의 사회는 정치, 경제, 문화를 비롯해  메타(초월)와 퓨전(융합)이라는  말에 모든것이 귀결되는 시대인것 같다. 퓨전이란 기존의것이 가지고있는 고유한 성격을 해체함으로써 다양한 가치와 그로 인한 존재의 의미를 확정시키기 위해 불기 시작한 바람이며 이 바람의 속성은 혁신이고 혁명이다.(윤재천) 

퓨전문학을 둘러싸고 할 말은 많지만 주로 우리 수필의 가장 큰 문제 그리고 수필의 생명력이라고 할수 있는 문학성과 상상력만을 주로 다루련다.

우선 수필은 나눔의 고유한 미를 미적향기로 담아내야 하며 진한 인간미를 수용하여 창작적품위를 갖춰야 한다. 시가  언어의  집이라면 수필은 인간의 행로이고 결국은 인간학이다. 그러므로 인간적향기의 탐구와 탐색은 수필의 본령이다.

다음으로 수필은 감동적이여야 한다. 감동적인 수필은 단순히 자신의 서정이나 서사를 담는 그릇이 아니라 시대를 확인하면서 자신과의 거리를 유지한채 인간을 예술적으로 형상화시킬수 있는 힘의 원천이 그 주체가 되여야 한다. 우에서 말한 인간미를 수용한 미적향기, 인간적향기의 탐구 등이 있어야만 감동의 출산이 가능하며 그러자면 수필은 감동의 잉태와 분만이라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 잘 조률된 수필의 디자인만이 독자에게 감동을 줄수 있다. 필자는 조률된 디자인을 총체적으로 문학성이라고 말하고싶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위트, 비유, 은유, 기지, 해학, 과장, 유머, 아이러니 등 여러가지 수사기법이다. 문학성은 상상력을 떠날수 없다. 상상력을  펼쳐 자유에 날개를 달아주고 언어에 날개를 달아줄 때 문학성이 탄생한다. 문학성과 상상력은 불가분리의 관계라고 말할수 있다. 상상력이 없으면 문학성을 운운할수 없고 문학성이 없다는것은 곧 상상력이 없다는것과 같은 말이다.

인간적향기에 대한 탐구와 탐색은 필연적으로 문학성과 상상을 전제로 한다. 

우리 수필에서 흔히 범하고있는 문제인데 작품에서 주제는 적극적으로 로출되지 말고 작품속에 은밀히 용해되여야 한다. 주제가 강하게 표면에 로출되면 문학적미감이 손상을 받고 문학성이 결여하게 된다. 음미의 미학은 시나 소설뿐만아니라 수필에서도 있어야 한다. 

구체적인 작품을 살펴보자.  

김동진선생의 수필 “사라진 종소리는 메아리가 없다”는  표제부터  신선미를 안고 여운을 유발시키고있다. 문학성이 체현된 글이다. 작가는 수필에서 아픈 심정으로 민족의 교육위기를 절규하고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서술이  너무 많은것 같다. 마지막 부분에 “깨여진 마을에는 종소리가 없고 사라진 종소리는 메아리가 없다”라는 아주 좋은 구절이 있다. 작가는 응당 여기에서 발걸음을 멈추어야 했다. 헌데 작가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그러고 보니 잃어버리고나서 그리워하는것이 얼마나  허망하고 보잘것 없는것인줄 조금은 알것  같다”라는 말을 첨부함으로써 화사첨족이 되였고 주제를 표출시키는 실수를 하고말았다.

김동진선생의 미니수필 “침묵에서 피여나는 시간의 꽃”은 한편의 서정시이다. 작가의 시적재능이 엿보이는 수필이다. 작가는 자연의 위대함과 인간의 왜소함을 노래하고있다. “자연이 침묵속에서 고독의 시간을 씹어 천만가지 무성의 꽃을  빚고있는줄 알겠습니다”, “나의 시간은 부끄럽게도 허공에서 부서진 꿈이였습니다”,  “침묵속에서 침묵보다 무거운 나의 시간의 꽃을 빚기 위해 스스로 가슴을 끓이는 생명의 모닥불을  지펴야겠습니다”. 보다싶이 이 수필은 상상력이 아주 풍부하며 그만큼 문학성이  강하다. 그런데 마지막구절에서 자기도 모르게 그만 주제를  드러내고말았다. 총적으로 김동진선생의 수필은 괜찮은데 마지막 부분에 주제를 로출시키는것이 흠이다. 수필도 음미의 여지가 있어야 하고 그것 역시 문학성의 일부분이다. 

수필에 상상력이 차한것은 다수의 수필가들이 안고있는 공통한 결함이므로 상상에 대해 좀더 이야기하련다. 한국의 수필대부 윤재천선생은 “상상력은 어머니 자궁에서 잉태되는  신성한 생명력”이라고 했고 시드니는 “신(神)이 무의 상태에서 세상을 창조한것처럼 작가는 세상에 없는것을 상상력을 통해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했으며 상상력을 크게 중시했던 칸트는 “감각적지각의 자료를 사유속에서  종합하는 능력이 상상력이고 상상력은 감각과 오성(悟性)을 종합하여 현실적인식을 성립시키며 현실에 체험하는것과 자유라는것을 련결시켜주는 의식적장치”라고 했다.  

최진옥선생의 수필 “저 강뚝에는 봄꽃이  피여나고있다”는 자연으로서의 강뚝으로부터 민족정체로서의 강뚝을 유도해나가면서 리산으로 인한 민족의 비운을 가슴 아파하고 민족사회의 단결을 갈구하고있다. 표제도 좋고  문학성도 어느 정도 체현되였으나 주제를 너무 적라라하게 드러내고있어 결국은 문학성이 많이 삭감되였다. 례하면 “든든한 강뚝과 더불어 우리 민족사회의 기반을 더 든든하게 다져갈것을 기대한다”는 이 구절은 호소문, 연설문으로서는 제격이나 문학작품으로서는 크게 손색이 간다. 

김영애선생의 수필 “바람이 있어  흔들리는 모습이 아름답다”는 상상력에  생명을 불어넣고있다. 작가는 바람우에 앉아 상상의 나래를 펴고 이 세상과 자신의 내면세계를 함께 날면서 사색을 줏고있다. 그 와중에 “출렁이는 강물에 꿈을 동동  띄워”보기도 하고 “꿈과 함께 까르르 웃어보기”도 하며 때론 “망가진 꿈과 짓뭉개진 랑만을 수선해보기”도 한다. 이런 표현을 일컬어 자유에 날개를 달고 언어에 날개를 단다고 한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바람의 세례 즉 여러가지 시련을  겪는중에서 생명의 존재를 확인할수 있고 꿈을 이룩할수 있다는 철리를 펴내고있다. 그런데 문장이 좀 지루한 감이 나고 마지막 부분에서 주제를 공개하여 작품의 맛을 좀 죽인것 같다. 이런  사례는 아마도 우리 수필이 안고있는 공통한 허점인것 같다. 

김경희선생의 수필 “바다를 보셨습니까”는 한편의  서정장시를 방불케 한다. 수필이 보다 나은 문학의 한  분야로 성숙하기 위해 다른 문학쟝르가 갖고있는 우점을 수용하여 자기것으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바다는 그 깊은 맛으로 들뛰는 정서를 차분히 길들입니다”, “가슴 깊은 곳에서 풀떡이는 감정덩어리들 같은 고기떼들”, 바로 상상으로 만들어진 이러한 구절들이 있어 문학성을 획득했고 수필다운 수필로 될수 있었다. 그런데 좀 지루한 감이 든다. 수필은 될수록  짧아야 한다. 긴 수필을 쓰기 좋아하는것도 우리 수필문학의 공통한 약점인것 같다.

길림신문 2016-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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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1 ]

1   작성자 : 독자
날자:2016-04-29 22:14:08
선생님의 글을 잘 보았습니다. 저의 생각에는 수필은 말 그대로 작자가 겪었거나 본 사실을 토대로 하여 작자의 소박한 견해 진실한 느낌과 감정이 주요하다고 봅니다. 작자의 그러한 느낌과 감정에 독자들이 감응이 된다면 그 수필은 어떻게 썼던간에 좋은 수필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수필을 씀에 있어서 이렇게 써야한다, 저렇게 써야한고 하면서 작자의 고유한 사작특점에 공적으로 되는 어떤 요구를 제기하면서 꼭 그렇게 써야한다고 보는 견해에 대하여 저는 좀 동의가 가지 않습니다. 수필을 씀에 있어서는 작자에게 형성된 개성을 잘 살리는것이 주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수필이란 작자가 가장 자유롭게 쓸수있는 문체라고 봅니다. 좋은 글들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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