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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님, 빈몸으로 어디로 그리 급히 가시오?
―바위님, 바깥세상이 하도 보고싶어서
밤새 풀숲 헤치며 단숨에 달려왔다오.
―물님, 하루해도 긴데 잠시 쉬였다 감이 어떠하오?
―바위님, 안될 말씀이오.
고개너머 함께 갈 친구들이 날 기다린다오.
―물님, 난 당신이 참 부럽구려.
나도 매일 떠날 생각에 오금이 저리다만
여태껏 단 한치도 드텨보지 못했다오.
―바위님, 난 되려 당신이 부러울뿐이오.
한번 떠나면 영영 돌아 못 올 걸음 아니겠소.
바다에 닿으면 내 몸은 짠 눈물로 채워질거요.
동해바다에서
은은한 솔파도소리 가슴 후련하다
새 한마리 쪽빛 가르며
커다란 깃 쫘악 펴고
엎어질듯 맨발바람에 달려온다
옥구슬처럼 부서지는 격한 포옹
찝찔한 기습키스에
뒤안길의 소년이 바람처럼 나타나
바다에 풍덩 한몸 맡긴다
숨 막힐듯 깊숙이 껴안아주는 바다
락엽처럼 이리저리 내 몸 굴리며
키득키득 겨드랑이까지 간지르며
타향살이에 찌든 몸 어루 쓸어준다
해안선따라 걷고 걷노라니
아쉬운듯 솟구쳐 옷깃 부여잡고
한발 물러서면 지꿎게 다가와
내 발목을 요리조리 감돌아치누나
감성이 무뎌진 초로의 나그네
이제야, 알겠구나
바다물, 네가 바로
어릴적 물장구 치던 내 고향 시내물임을
한몸 던져 고향에 데려달라는 네 애원성
낱낱이 가려듣겠구나
그래, 가야지 네 손목 꼬옥 잡고
나 또한 고향으로 돌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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