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기로 태여나서
사방으로 뻗어 속상했지요
하루빨리 결구하라고 묶어둘수는 없겠지요
속이 찰무렵 해빛 좋은 날
무심코 눌러놓은 배추잎들이
한결같이 퍼렇게 독을 쓰더니
옥결처럼 속을 다듬으며
단단한 통배추로 일어서더군요.
꽃
아무리 하찮은 꽃이라도
안으로 안으로 피는 꽃은 없다
못난 내 청춘
서럽고 또 서러워도
꽃은 결국
서러움을 이슬처럼 삼키며
세상을 향해 피여난다.
계단
고임돌 없는 루각이 없듯이
계단이 없는 루각도 없습니다
한평생 뼈가 부서지도록
가녀린 어깨를 내밀어
내 삶의 계단이 되여주신 어머니
높은 곳에 올라
멋진 풍광 두루 돌아보고서도
왜 눈물만 앞을 가리웁니까
이젠 그만 계단을 내리렵니다
조용히 어머니 곁으로 돌아가
아픈 어깨를 주물러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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