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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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배추(외 2수)
2013년 07월 26일 11시 11분  조회:1105  추천:0  작성자: 김인덕
가을배추(외 2수)
 
김인덕
 

한줄기로 태여나서

사방으로 뻗어 속상했지요

 

하루빨리 결구하라고 묶어둘수는 없겠지요

속이 찰무렵 해빛 좋은 날

무심코 눌러놓은 배추잎들이

한결같이 퍼렇게 독을 쓰더니

옥결처럼 속을 다듬으며

단단한 통배추로 일어서더군요.

 

 

아무리 하찮은 꽃이라도

안으로 안으로 피는 꽃은 없다

 

못난 내 청춘

서럽고 또 서러워도

꽃은 결국

서러움을 이슬처럼 삼키며

세상을 향해 피여난다.

 

계단

 

고임돌 없는 루각이 없듯이

계단이 없는 루각도 없습니다

 

한평생 뼈가 부서지도록

가녀린 어깨를 내밀어

내 삶의 계단이 되여주신 어머니

 

높은 곳에 올라

멋진 풍광 두루 돌아보고서도

왜 눈물만 앞을 가리웁니까

 

이젠 그만 계단을 내리렵니다

조용히 어머니 곁으로 돌아가

아픈 어깨를 주물러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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