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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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아리랑 (외 1수)
2013년 12월 26일 15시 42분  조회:1101  추천:1  작성자: 김인덕

산이 많아 아리랑 곬이 깊어 아리랑

물이 많아 아리랑 곬이 넓어 아리랑

잘 익은 김치에 깊이 스민 아리랑

된장국 한숟가락에도 펄펄 끓는 아리랑

저기 산언덕 할아버지 무덤가에 풀꽃이 피고

목동의 애꿎은 피리소리 령 넘어갈제

노고지리 구름우에 높이 솟아 애꿎이 울면

봄물이 오른 처녀의 댕기에 눈물자국 아리랑

나그네의 어깨에 걸친 무거운 등짐에 눌려

학교 가는 아이의 무거운 책보에 눌려

아낙네의 손에 들린 무거운 장바구니에 눌려

연길역 떠나가는 기차의 아리랑곡조 애처롭다

너에게도 있고 나에게도 있지만

유독 우리에게만 없는 아리랑

비좁은 보따리속에 바리바리 싸들고 가더니

퇴화되여 번식기능을 잃은 연변아리랑.

 

눈의 무게

술 마시고

눈이 오는 새벽거리를 지나

비틀거리며 귀가하는 길

눈의 무게에 눌려

아빠트 벤치에 털썩 주저앉는다

하염없이 내리는 저 눈송이처럼

지나간 사연들이 꾸역꾸역 밀려온다

내곁에서 떠나간 사람들과

내곁에서 맴도는 사람들의

흘려보낸 말씀들이

마디마디 가슴에 응어리로 맺힌다

눈에 묻힌 돌멩이에 걸려 넘어지듯이

내곁을 떠난 누군가는 나에게 아픔이겠지만

그 누군가에겐 행복이겠지요

비를 맞으면 옷이 젖지만

눈을 맞으면 가슴이 젖는줄

눈 내리는 새벽에야 알았습니다

저 깃털같이 가벼운 눈도

제 무게를 못 이겨

비틀거리며 산산조각으로 흩어지는데

나도 머리에 몸에 가슴에 맺힌

눈을 툭툭 털고

눈의 말씀들을 주저없이 밟으며

비틀거리며 아빠트 계단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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