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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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어두운 편견의 장벽
2013년 10월 23일 20시 53분  조회:3861  추천:0  작성자: 김송죽
 

에세이 어두운 편견의 장벽

 

 

 

세상을 살아가노라니 별의별 눈꼴사나운 인간을 다 보게된다.

내가 교단을 떠나 퇴직한 이듬해의 여름, 송화강이북에 있는 신화(新華)에 갔다가 거기서 당한 일이다. 그곳 물비료공장의 권주임과 함께 거리에 나가 한 음식점에서 술을 마시고있는데 성이 장가인 30대반의 갱핏하게 생긴 웬 한족젊은이가 먹던 술과 두부볶음채접시를 들고 우리 상으로 건너와갖고는 나를 향해 아무리봐야 본지의 사람같지 않은데 어디서 왔느냐며 말을 거는것이였다.

 

권주임이 그에게 화천(華川)의 성화향이라는데서 왔는데 작가라 알려주었다. 장가는 아 그런가 헌데 성화향이란건 어떤 곳이냐고 묻기에 나는 성화향은 가목사에서 40여리가량 떨어진 시교에 있는 농촌이라 알려줫다. 그러니 장가는 집이 촌에 있다구? 하면서 고개를 찌붓하더니만 나를 다시금 여겨보면서 그럼 너에게 작가증이 있느냐고 캐묻는것이였다. 나는 “작가증”이라는건 없고 “회원증”이있다고했다. 그랬더니 그가 아 그런가, 그렇다면 그걸 좀 보여줄 수 없겠느냐, 여기는 전에 정령이 와서 로개를 하다가 돌아가고는 다른 작가가 와있다는 소리는 제가 못들었노라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기는 나이 설흔을 넘어먹도록 여직 “작가증”이 어떻게 생긴건지도 모르는데 그걸 좀 보여줄 수 없겠는가고 했다.

 

나는 비싼물건도아닌진라 별다른 고려없이 보겠으면보라고 몸에 지니고있던 성작가협회의 회원증을 꺼내놓았다. 그랬더니 장가는 쥐여 여겨보고서는 돌려주지 않고 생각밖에 그것을 제 호주머니에 넣어버리는것이였다. 나는 무례하기 짝이없는 그를 여겨보면서 아니 너가 왜 그러냐, 남의걸 해서는 뭘하는가 돌려달라했다. 그랬더니 장가는 지금은 돌려줄수없다면서 찾겠거든 자기와 함께 가자는것이였다. 내가 어디로 가자느냐 물으니 장가는 자기를 따라오면 이제 알게될거라면서 밖으로 먼저나가는 것이였다. 한쪽에서는 돌려달라느니 한쪽에서는 안주겠다느니.... 나는 무례하기 짝이 없는 그자와 승갱이질하기싶지 않거니와 창피스러워 따라갔다. 이러는 장면을 지켜보고있었던 음식점주인은 그제야 쯔쯔 혀를 차면서 권주임한테 알려줫던 것이다.

 

“애먹게됐구만, 저자식은 감옥밥먹고 방금나온 망나니라니까.”

 

밤이 다 된지라 행길에는 나다니는 사람이 드믈었다. 나는 그녀석을 따라 휑뎅그렁한 대통로를 걸었다. 좀 있으려니 10여명의 젊은이들이 뒤쫓아왔다. 권주임이 나의 안전이 몹시 우려되여 급히 달려가 젊은공인 10여명을 제꺽동원시켰던 것이다.

 

성이 장가라는 그 녀석은 아느새 가더니 나를 길남의 불밝은 뜰악으로 데리고 들어가는것이였다. 벽에 붙은 패쪽을 보니 “신화진파출소”였다. 나는 안도의 숨을 쉬면서 그런데 이자식이 나를 여기로는 왜 끌고왔을고 하고 의문스러워했다.

우리가 가자 나이 지긋한 사람이 나타났다. 파출소 소장이였다. 그는 먼저 나보고 무슨일에 왔는가고 물었다. 나는 나도 잘 모르겠다, 저치가 나의 작가협회 회원증을 보여달라기에 보여줬더니 보고서는 제호주머니에다 집어넣고 나를 여기까지 끌고온거라 했다. 그랫더니 파출소소장은 장가쪽을 향해 네가 정말 이분의것을 가졌는가 묻고는 그걸 내놓으라했다.

 

장가는 오섭서리 내놓았다. 파출소소장은 펼쳐보고나서 그를 향해  헌데 네가 남의걸 봤으면 돌려줄게지 왜서 제호주머니에다는 넣었느냐고 물었다. 그러니 장가가 하는 말인즉은 지금은 “문혁”때가 아니지 않는가, 녀작가 정령도 여기서 로개를 하다가 “문혁”이 끝나니 제가있었던 도시로 되돌아갔는데 작가가 옳다면 도시에 있지 않고 왜서 이런데는 와서 고생스레 공장일을 하겠는가 하면서 자기는 아무리봐야 이 사람은 작가같지 않다, 아무리봐야 허풍치고 다니는 사기꾼같아서 조사해보고 붙잡으라고 데려왔다는 것이였다.

 

보아하니 제딴에는 립공속죄를 한다는게 그꼴이였다.

《야 이 더러운자식아! 네가 대체 뭔데 그분의 신분증에다 함부로 손을 대는거냐?》

소장은 말을 더않고 노기서린 눈길로 그를 쏘아보다가 귓뺨을 한대갈겼다. 그러고나서 그는 나를향해 사과했던 것이다.

《과연 미안하게 됐습니다. 우리가 저자식을 제대로 관제못해서 공연히 불쾌하게 욕을 보는군요. 과연 미안하게 됐습니다. 사과합니다!》

 

돌아오면서 열어놓은 창문으로 들여다볼라니 파출소민경여럿이 그를 방바닥에 엎놓고 언말똥굴리듯 걷어차고있었다. 그자가 내지르는 비명소리가 멀리오도록 들려왔다......

그자가 매맞은게 속시원했지만 나는 일면 불쾌하기 그지없었다. 왜 쓸데없이 여기와서 이같이 불쾌한 변은 당하게되는가?.... 그후로부터 나는 다시는 그따위 “신분증”은 갖고다니지 않았다. 그러면서 남앞에서 “나는 작가요” 하는 소리를 입밖에 내지도 않았던 것이다. 그래봤자 리익되는 일이란 하나도없었다.

 

북경에 이사와서도 마찬가지다. 여러해를 지나도록 남들은 내가 그저 중학교선생질을 하다가 퇴직한줄로만알고있을 정도였다. 그러다가  내집에 놀러왔던 이들이 책장몇개에 책이 꽉 차있는것을 보고, 그속에 내가 쓴 책도 꽂혀있는 것을 보고서는 드디여 내가 글쓰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되였던 것이다. 우리 로인회의 70여명 회원들은 지난해겨울 내가 회장의 부탁에 의해 로인회회가의 가사를 쓰고 최의광선생이 곡을 지어 그것을 부르게되면서야 내가 작가라는 것을 알게되였던 것이다. 연길법원계통에서 사업하다가 퇴직하고  북경에 온, 악기를 잘다루는  구형서선생이 그 노래를 배워주면서 조글로에 오른 나의 글과 프로필을 보고는 공개를 해서 다가 내가 소설가인것을 알게 된 것이다. 

 

나는 "문혁"때 부친의 “렬사증”과 함께 나의 “초중졸업증”마저 개같은 혁명자손에 빼앗겨 찟기우고말았다. 렬사증은 훗날 현민정에서 다시냈어도 졸업증은 다시내지도 못하는 형편이니 어디가서 내가 그만큼한 학력이라도 가졌다고 떳떳이 내놓고 말할수도 없는 신세다, 물론 쓸데는 없지만. 나는 내가 아는대로 글을 썻더니 "학자도 아닌 주제에 아는척한다"는 비웃음의 소리를 들은지 벌써다. 듣자니 지금은 돈을 써 원핑(文凭)을 밭는 일도있다는데 나는 엎디여 기는 신세가 됀대도 그러고는싶지 않았다.

 

국가와 사회가 내 노력을 승인하고 알아주고있으니 그보다 더 고마운일이 없는가한다. 국가는 내가 자습인재라 하여 중히 봐주고있다. 아마도 이 일에 유관되는 일 한가지를  말해야겠다. 륙조의 고도 남경에 있는 "中山文學院"(영어이름:Zhongshan School of Arts)은 1999년초에 중국민주혁명의 선구자 손중산선생의 손녀 손수방박사(孙穗芳博士)가 중화의 문화를 부흥시키고 사회문명을 촉진하며 문예창작을 번영시키자는 목적에서 성립한 것이다. 그 문학원은 해마다 기자와 문학인을 배양해내고있다. 학원에서는 내가 밑바탕이 초중졸업생임을 번연히 알면서도 나를 객원교수로 초빙했던 것이다. 놀랍고 반가운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다시한번 랭정히 나자신을 해부해보았던 것이다. 좌담회같은데는 얼마든 참가하고 조직도 할 수 있지만 나더러 교단에 올라 강의를 하라면 안된다. 우선 한어구술력이 모자라니 제로인 것이다. 하여 나는 학원측에서 보낸 "客座敎授登記表"를 받아놓기는 했어도 여지껏 답변을 하지 앟고있는거다. 주제넘는 짓은 하지 못하겠다는 나다.

 

한데 수준이 나보다 별로높지도 않은 주제에 나를 제멋대로 경시하고 놀리는 것을 보면 좋지 않다. 썩 오래전에 알게된 한가지  일이다. 연변작가협회에서는 한국에 나가보지 못한 회원들을 한패한패씩 조직해서 견학을 보낸적이있는데 북방의 시인이자 연변작가협회의 리사였던 리삼월선생이 회의를 한다고 부르니 갓다는가, 그 회의에서 한국견학을 보낼 사람을 선정하길래 리삼월선생이 나 이 김송죽이를 보내는게 어떠냐고 제의를 했더니 당시 그를 주관했던 우아무개가 “화성이도 못가는데 뭐” 하더라는가. 그 소리를 리삼월선생이 돌아와 했다. 이전의 령도면 말을 그정도로는 하지 않았을 건데?..... 인맥이 없이는 일이 안된다는것을 알게 된 나는 그때부터 회비를 내지 않았거니와 아예 연변작가협회를 자퇴하고만 것이다.

 

中國作家協會創聯部에서 書記處의 결정이라면서 원회원증을 거두고 국제류형양식의 새 회원증으로 바꾸니 원회원증을 아무날까지 보내라는 것이였다.

나는 보낼 수 없었다. 회원이 아니여서 회원증이 없었던 것이다. 그랬더니 여러날지나 또 편지가 왔었다. 내가 작가협회에 가입했으면 필경 소개인이 있을텐데 나는 아직까지도 모른다. 그래서 보내는 창작통신을 받아 보면서도 시종 회원수속은 밟지 않은거다. 중요치않다. 작가는 글을 쓰면 된다는 생각이였다.  

 

내가 국가로부터 자습인재칭호를 받기에 이르기까지는 외려 여러 한족지성인들의 관심과 보살핌이 더 많았다. 나의 첫장편이 출판되자 그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가목사시방송국”의 오련상(吳蓮湘), “가목사신문사”기자 호회군(湖會軍)은 여러번이나 와서 채방하고는 나를 방송과 신문에 맨먼저소개했거니와 옹군한책의 편폭이 되는 장편방문기를 써 성작가협회의 “作家創作通信”에다 내기도 했다. 그리고 “三江晩報”기자 장지평(張志平)과 왕소선(王小蝉)은 지어 “乡野高人金松竹”라는 과분한 표제까지 달아 신문에 내여 나를 소개하기까지 한 것이다. 시작가협회와 문련에서는 "선진작가"칭호를 주면서 내앞가슴에 커다란 붉은꽃을 달아주었거니와 그것을 텔레비에 전집보도로 내기까지했던 것이다. 요란한 찬사에 얼굴이 뜨거울정도지만 아무튼 지극히 감사한 일이였다. 나는 그일로하여 해마다 시작가협회아니면 시문련에서 여는 회의아니면 성작가협회, 성문련에서 여는 좌담회거나 대표대회에 많이 참가하군했던 것이다. 지어는 현총공희의 추천과 성총공회의 심사와 추천을 거쳐 국가로부터 "우수자습인재"칭호를 받기에까지 이른것이다. 나는 내 노력이  헛되이되지 않았음에 자호감을 갖는다. 한데 지금에 이르러서는 글을 많이 써도 빈축을 받아야하는가?

 

요즘 조글로에 보면 누군가는 네가 쓴 책을 누가 보기나 하느냐면서 나더러  호들갑을 피우지말라 훈계를 해가며 주제넘게 이래라저래라니 개가 달을 보고 짖는것 같아 과연꼴불견이다. 사촌이 기와집을 지어도 배아파한다고 과연 속담그른데없나보다. 고리끼도 한때 “대학자님”들로부터 그러루한 비꼬움을 받은적이 있는 것이다. 인재명 호재피(人在名 虎在皮)라 그것을 귀감으로 삼앗다가 숱한 고애를 겪고 줄똥을 쌋지만 맘먹바를 이루고야말았으니 나는 유감이 없다. 아직 써야할 글이 많으니 앞으로도 계속 쓸 것이다. 그러니 읽어보고 관점이 다르면 어디 반론을 써 제 이름을 밝히면서 정정당당히 나오기를 바란다. 그어지를 않고 그냥 익명이나 바꿔가면서 나를 해치려들면 나는 그런 인간은 비렬한 졸부 암해군으로 치부할테다.

진정 사나이라면 정정당당하게 나오라.

나는 굴복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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